본문 바로가기

profile
조회 수 313 좋아요 0 댓글 0
ban-c_26.jpg ban-c_02.jpg  ban-c_31.jpg ban-c_30.jpg

 

 

IMG_9309.jpeg

 

집에 꽤 많은 머그컵들이 있었는데, 지난해 말에 거의 대부분 버렸다. 짐이 많아서였다.

 

그런데 오늘 커피를 마시며 보니 스타벅스의 컵이 두 개나 있다. ’왜 이건 안 버렸을까?‘ 첫 번째 사진 오른편의 포트메리온 머그컵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어서 안 버린 거라 당연하지만... 

 

IMG_9308.jpeg

 

일본 쿄토 스타벅스의 컵은 누가 선물해 준 것이라 버릴 수 없는 것이라 그냥 둔 것이다. 거기서 한정판으로 나온 것이라서 내게 선물하려고 사왔다고 한 것이라... 그런데 그도 아닌 평범한 왼편의 머그컵은 왜 그냥 둔 것일까? 사실 이런 형태의 머그컵은 내가 별로 좋아하는 게 아닌데...

 

IMG_9307.jpeg

 

포트메리온 머그컵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것의 맨 위에 입술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머그컵처럼 불쑥 솟아오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살짝 밖으로 굽어져 있다. 이 작은 돌출 부위는 구연부(口緣部)라 불리는데, 이것이 커피를 마시는 입술 상단에 닿을 때 가져다 주는 안정감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구연부는 말하자면 “컵의 아가리” 부위이다 이건 컵의 입구에 대한 감각을 명확히 만들고, 두 입술의 접촉으로 인한 부위가 커지며, 커피가 자연스레 흘러 입안으로 들어가게 하며, 따뜻한 컵의 기운이 보다 입술에 더 흘러들게 한다. 도자기를 손으로 빚어 만드는 사람들이 그런 컵의 입술을 만들거나 이런 머그컵 같은 공업용 자기의 석고틀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머그컵들이 흔치 않은 걸 보면 심지어 스타벅스의 마케터들조차도 이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 해서 그런 듯하다.

 

IMG_9305.jpeg

 

어쨌거나 왜 스타벅스의 머그컵은 버리지 못 했을까? 한국의 스타벅스 커피 값이 높아서 가져온 폐단인가?(미국에서의 스타벅스 커피값은 우리의 절반이라 가격으로 인해 느끼는 좋은 커피란 생각은 허상인데...) 그건 아닌 듯하다. 미국의 커피 문화를 바꾼 혁명가로서의 하워드 슐츠(전 스타벅스 CEO)의 마케팅 감각에 대한 놀람이 그의 저서 "Onward"를 읽은 후에 내 머리속에 뿌리내렸기 때문일 것이다.

 

IMG_9306.jpeg

 

난 특별히 맛이 뛰어난 것도 아닌 스타벅스 커피를 자주 마시지도 않지만 그 상징성을 높이 사고 있기에 그런 듯하다. 그간 여러 차례 바뀌어 온 사이렌 로고 중에서 사진의 2011 Edition이 가장 나아 보인다. 그 이전엔 너무 고전적이라 촌스러웠고, 그 이후엔 너무 과감한 생략으로 스토리가 사라졌다.

 

난 스타벅스의 커피맛엔 관심이 없고, 그 스토리를 사랑하는 것이다. 기왕지사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길에 언제 스타벅스에 관한 글이나 써야겠다.^^

 

IMG_9315.jpeg

 

조금 전 커피를 마시며 지산리조트의 실시간 웹캡을 보니 사람들도 별로 없던데 거길 갈 걸 그랬나? 설날에 대비하여 그 전날(금요일)에 미리 스키장에 다녀왔다는 내 동생은 어제도 스키장에 가려다 제수씨의 핀잔(?)을 듣고 안 갔는데, 휴일인 오늘은 분명 스키장에 가서 열심히 스키를 타고 있을 듯하다. 지금쯤 집에 올 준비를 하고 있거나 집으로 향하는 중일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2863 잡담 하트웰과 스탠드 오일 4 file 박순백 2024.06.17 192 1
2862 잡담 라일락 향기의 추억 file 박순백 2024.04.17 170 0
2861 잡담 횡재 같은 해외직구품 하나 file 박순백 2024.04.13 204 0
2860 잡담 [2024/04/10, 수] 아름다운 봄날의 기원 file 박순백 2024.04.10 166 0
2859 잡담 양평 산수유마을, 내리의 산수유꽃 마을축제와 주읍리 방문 file 박순백 2024.03.26 235 0
2858 단상 새봄의 다짐과 동강할미꽃 4 file 박순백 2024.03.23 161 3
2857 사는 얘기 슬리퍼 돌려놓기 11 file 박순백 2024.03.22 275 0
2856 단상 [이상돈] 소산비경(小山秘境) file 박순백 2024.03.12 226 0
2855 잡담 맹호연(孟浩然, 689-740)을 위한 브로큰 링크 잇기 - 하야(夏夜)와 설경(雪景) file 박순백 2024.03.02 177 0
2854 잡담 품질에 대한 취향이 있다는 건 인생에 대한 취향이 있다는 거다. file 박순백 2024.03.02 196 0
» 잡담 스타벅스 머그컵, 포트메리온 머그컵의 구연부, 그리고 스키장 file 박순백 2024.02.11 313 0
2852 사는 얘기 설날, 퇴촌에서... file 박순백 2024.02.10 284 0
2851 잡담 크리스마스 시즌이 왔고, 이제 캐럴과 친할 시간들 4 file 박순백 2023.12.14 305 1
2850 잡담 인스타그램 사진/동영상의 다운로드 file 박순백 2023.12.03 260 0
2849 잡담 “3일의 휴가”(2020년 영화) - 12월 6일(수) 개봉 file 박순백 2023.11.28 267 1
2848 사는 얘기 한계령에 얽힌 한(恨) - 시집에 실릴 추천사 겸 축사를 쓰며... 2 file 박순백 2023.11.22 242 1
2847 사는 얘기 대성산에 한 번 오르고 싶다.^^ 6 file 박순백 2023.11.03 631 2
2846 잡담 [사라졌던 글] 다른 데서 퍼 온 글 "아들놈과 함께 달린 324km" 박순백 2023.09.10 323 0
2845 단상 [과거의 오늘] 오늘 "처서"에 가을비가 내리니... file 박순백 2023.08.23 159 0
2844 사는 얘기 [이상돈] 은퇴귀족 file 박순백 2023.08.01 460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4 Next
/ 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