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호연(孟浩然, 689-740)을 위한 브로큰 링크 잇기

맹호연은 당나라 전성기의 유명한 시인으로서 이름은 호(浩), 자는 호연(浩然)인데, 호북성(湖北省) 출신으로 고독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자연의 한적한 정취를 묘사한 작품을 남긴 사람이다. 하지만 실상은 관직에 오르고자 했으나 과거에 낙방하여 끝내 불우한 일생을 마친 사람이라 안타깝다. 동시대에 전원산수(田園山水)를 주제로 많은 시를 남긴 왕유(王維)와 더불어 "왕맹(王孟)"으로 일컬어진다.

- 춘효(春曉)와 초추(初秋)

그의 시 춘효(春曉)와 초추(初秋)는 봄·가을 시로 매우 유명한데, 여름·겨울 시가 빠져 아쉽다. 그래서 그의 스타일로 그 두 개를 채워봤다. 물론 맹호연, 그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내가 어찌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만은...^^;

'끝내 난 아재개그에서 벗어나질 뭇 하는구나.ㅜ.ㅜ'

춘효(春曉 / 봄의 새벽)

봄잠에 날 밝는 줄 몰랐는데

곳곳에 새소리 요란하네

간밤에 비바람 소리 들리더니

꽃은 얼마나 많이 떨어졌을까?

하야(夏夜 / 여름밤)

여름밤 산새 울음에 잠을 설치니

산골을 비추는 달빛에 먼산을 우러른다

시냇물 소리 한가롭고 바람은 나뭇잎을 스치니

먼 종소리에 마을은 고요히 잠들어 간다.

초추(初秋 / 초가을)

어느새 초가을 밤은 점점 길어지고

맑은 바람 솔솔 부니 쓸쓸함이 더해가네

무더위 물러간 초가집에 고요함이 감도는데

섬돌 아래 풀섶에는 이슬 빛 반짝이네

설경(雪景 / 눈 풍경)

겨울 바람은 사무친 마음을 잠재우며

마당을 덮는 흰꽃을 불어올린다.

나무를 흔든 바람이 눈덮인 강 위에 불 때

하늘은 맑아 찬 공기가 입속에 스민다.

물론 맹호연이 "여름날 남정에서 신대를 생각하며(夏日南亭懷辛大)"란 시를 쓴 바 있으나 그건 결론이 그리움과 사랑인 5언 고시 형태의 악부시(樂府詩)라 자연에 대한 관조(觀照)에서 살짝 멀다. 그의 겨울 시 "이른 추위에 강가에서 느낀 바가 있어(早寒江上有懷)" 역시 향수와 고독의 심상을 호소하려는 의지가 지나치게 뚜렷하다. 그래서 그 모든 걸 감추고 담담하게 그린 춘효와 초추에 비할 수 없다. 그래서 말도 안 되지만 그 브로큰 링크(broken link)를 이어본 것이다.

참 별짓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