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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22.09.09 15:23

Catchfly Flowers Revis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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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파리잡이(catchfly)란 이름으로 불리는 끈끈이대나물.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 날아와 씨를 틔운 끈끈이대나물 꽃. 며칠 전(09/05, 월)에 못 본 꽃이 다른 곳에 핀 것이다. 딱 한 송이가 보이는데, 그 옆엔 언제 피었다 졌는지 모를 또하나의 꽃대가 있었다. 분명 며칠 전엔 그 둘 다 안 보였던 것이다. 

 

catchfly12.jpg

- 신기하게도 이 꽃이 피어난 토양은 베란다 턱에 날아와 쌓인 먼지가 흙이 된 것인데, 그 표면에 이끼가 자라 습기를 오래 보존해 주었던 듯하다. 

 

실은 위의 꽃 사진을 찍기 전에 찍은 다른 사진을 보면 거긴 꽤 큰 줄기가 보이기도 한다.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는 끈끈이대나물이다. 꽃대가 컸던 걸 보면 거기에도 꽃이 한 무더기가 피었다 사라진 것일 게다. 

 

catchfly2.jpg

- 이렇게 큰 꽃대가 있었는데 그게 피운 꽃을 보지 못 했다니...^^; 하긴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서 일부러 이쪽을 보지 않으면 절대 발견할 수 없는 상황이다. 

 

catchfly8.jpg

 

catchfly13.jpg

- 일단 시들어 말라버린 꽃대를 잘라줬다. 

 

근데 끈끈이대나물이 또 다른 곳에도 자라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렇게 잎이 자라 올라오고 있다. 

 

catchfly3.jpg

 

얘네들은 그간 자연스레 날아와 씨를 틔우고, 자라나고, 꽃을 피우고, 시들고, 말라버렸던 것이다. 그러다 장마철에 비가 잦을 때 그 한 없는 생명력으로 버티던 뿌리에서, 혹은 그 자리에 떨어졌던 꽃씨에서 다시 잎이 피어나며 그 과정을 반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비가 드문 가을에 빨리 시들까싶어서 그 자연스런 과정에 끼어들기로 했다. 대개는 그게 바람직하지 않은 일인 걸 안다. 그래도 좀 더 보살펴주고 싶어서이다. 

 

catchfly15.jpg

 

그래서 지금은 안 쓰는 화분에 담겨있던 흙을 알루미늄 방충망의 레일이 있는 곳까지 덮어줬다. 그리고 물을 줬다. 심지어는 화초용 알비료(beads fertilizer)까지 몇 알 그 흙속에 뿌려줬다.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아니길 빌며 그 자연적인 과정에 끼어들었다. 

 

며칠 전에 처음 본 끈끈이대나물의 꽃은 지금도 건재하다. 그 밑둥의 줄기는 아래와 같은 환경에서 뻗어올라온 것이다. 

 

catchfly4.jpg

 

catchfly16.jpg

 

먼저 꽃을 보여주었던 그 줄기 밑에도 화분의 흙을 퍼서 덮어주고 물을 줬다. 그 꽃이 더 싱싱하게 자라고, 더 많이 피어나면 좋겠다. 

 

처음엔 이렇게 시작된 꽃구경이었다. 베란다의 방충망에 뭔가 핑크빛 색상이 어려서 살펴본 것이었다. 

 

catchfly1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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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충망을 여니 끈끈이대나물의 꽃이 보였던 것이다. 물론 며칠 전에 처음 봤을 때는 중간 아래쪽의 꽃과 이파리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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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에 비해 왼편 줄기의 꽃들은 많이 졌고, 오른편 줄기의 꽃은 많이 피어났다. 한 편에서는 지고, 다른 한 편에서는 피어나니 균형이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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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베란다에 핀 흔치 않은 꽃, 끈끈이대나물이 오래 예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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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0(토) 추석

 

catchfly-20.jpg

- 흙으로 덮은 끈끈이대나물은 물을 주니 흙이 자꾸 앞으로 밀려나간다. 그래서 그 앞에 나뭇가지로 댐을 쌓았다. 비버의 댐처럼... 난간의 틈에 우겨넣은 나뭇가지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양단에 순간접착제를 두 방울 떨어뜨려주었다. 일부러 밀어도 빠져나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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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버의 댐 2. 어제 물을 주었더니 어젠 없던 줄기가 왼편 바깥에 하나 더 나왔다. '이렇게 빨리 클 수가?' 

 

catchfly-24.jpg

- 댐 높이로 흙을 더 덮어줬다. 그리고 물도 줬다. 내일은 또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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