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chfly Flowers Revisited
영어로 파리잡이(catchfly)란 이름으로 불리는 끈끈이대나물.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 날아와 씨를 틔운 끈끈이대나물 꽃. 며칠 전(09/05, 월)에 못 본 꽃이 다른 곳에 핀 것이다. 딱 한 송이가 보이는데, 그 옆엔 언제 피었다 졌는지 모를 또하나의 꽃대가 있었다. 분명 며칠 전엔 그 둘 다 안 보였던 것이다.
- 신기하게도 이 꽃이 피어난 토양은 베란다 턱에 날아와 쌓인 먼지가 흙이 된 것인데, 그 표면에 이끼가 자라 습기를 오래 보존해 주었던 듯하다.
실은 위의 꽃 사진을 찍기 전에 찍은 다른 사진을 보면 거긴 꽤 큰 줄기가 보이기도 한다.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는 끈끈이대나물이다. 꽃대가 컸던 걸 보면 거기에도 꽃이 한 무더기가 피었다 사라진 것일 게다.
- 이렇게 큰 꽃대가 있었는데 그게 피운 꽃을 보지 못 했다니...^^; 하긴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서 일부러 이쪽을 보지 않으면 절대 발견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일단 시들어 말라버린 꽃대를 잘라줬다.
근데 끈끈이대나물이 또 다른 곳에도 자라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렇게 잎이 자라 올라오고 있다.
얘네들은 그간 자연스레 날아와 씨를 틔우고, 자라나고, 꽃을 피우고, 시들고, 말라버렸던 것이다. 그러다 장마철에 비가 잦을 때 그 한 없는 생명력으로 버티던 뿌리에서, 혹은 그 자리에 떨어졌던 꽃씨에서 다시 잎이 피어나며 그 과정을 반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비가 드문 가을에 빨리 시들까싶어서 그 자연스런 과정에 끼어들기로 했다. 대개는 그게 바람직하지 않은 일인 걸 안다. 그래도 좀 더 보살펴주고 싶어서이다.
그래서 지금은 안 쓰는 화분에 담겨있던 흙을 알루미늄 방충망의 레일이 있는 곳까지 덮어줬다. 그리고 물을 줬다. 심지어는 화초용 알비료(beads fertilizer)까지 몇 알 그 흙속에 뿌려줬다.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아니길 빌며 그 자연적인 과정에 끼어들었다.
며칠 전에 처음 본 끈끈이대나물의 꽃은 지금도 건재하다. 그 밑둥의 줄기는 아래와 같은 환경에서 뻗어올라온 것이다.
먼저 꽃을 보여주었던 그 줄기 밑에도 화분의 흙을 퍼서 덮어주고 물을 줬다. 그 꽃이 더 싱싱하게 자라고, 더 많이 피어나면 좋겠다.
처음엔 이렇게 시작된 꽃구경이었다. 베란다의 방충망에 뭔가 핑크빛 색상이 어려서 살펴본 것이었다.
방충망을 여니 끈끈이대나물의 꽃이 보였던 것이다. 물론 며칠 전에 처음 봤을 때는 중간 아래쪽의 꽃과 이파리들은 없었다.
- 며칠 전에 비해 왼편 줄기의 꽃들은 많이 졌고, 오른편 줄기의 꽃은 많이 피어났다. 한 편에서는 지고, 다른 한 편에서는 피어나니 균형이 있어서 좋다.^^
아파트 베란다에 핀 흔치 않은 꽃, 끈끈이대나물이 오래 예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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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0(토) 추석
- 흙으로 덮은 끈끈이대나물은 물을 주니 흙이 자꾸 앞으로 밀려나간다. 그래서 그 앞에 나뭇가지로 댐을 쌓았다. 비버의 댐처럼... 난간의 틈에 우겨넣은 나뭇가지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양단에 순간접착제를 두 방울 떨어뜨려주었다. 일부러 밀어도 빠져나가지 않는다.
- 비버의 댐 2. 어제 물을 주었더니 어젠 없던 줄기가 왼편 바깥에 하나 더 나왔다. '이렇게 빨리 클 수가?'
- 댐 높이로 흙을 더 덮어줬다. 그리고 물도 줬다. 내일은 또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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