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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팝송 하나와 "마가렛 파머"의 슬픈 추억

 

현재 70대의 마가렛 파머란 여성이 1년 전에 유튜브의 어떤 뮤직 비디오 아래 이런 댓글을 달았습니다. 17세에 19세이던 언니를 암으로 떠나보냈는데, 언니와 함께 병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이 노래를 불렀었다고 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 다시 17세의 그 때를 추억하게 된다고...ㅜ.ㅜ 그 추억의 노래는 무엇일까요? 

 

그분의 댓글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읽어보니 가슴이 찡합니다. 

 

마가렛파머8184

 

"이 노래가 절정에 달했을 때 제 언니는 19살이었고, 암으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전 17살이었고, 그 때 학교를 그만두고 실험적인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언니가 있는 시카고병원에서 함께 지루한 겨울을 보냈습니다. 늦은 밤이면 8층 암 병동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었기 때문에 지하 응급실로 피자를 배달해달라고 주문하곤 했습니다.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때와 올라올 때 이 노래를 함께 화음을 맞춰 불렀죠. 언니는 그 직후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 전 70대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17살이 되어, 음향이 잘 울리는 엘리베이터에서 피자를 들고 내 최고의 친구, 언니와 함께 노래를 부르던 때가 떠오릅니다."

 

@margaretfarmer8184

 

When this song was at its height, my sister was 19 years old, dying from cancer. I was 17, and left school to spend a dreary winter with her in a Chicago hospital where they were doing experimental chemo. Late night, we'd order a pizza to be delivered to the ER in the basement, because nobody was allowed on the 8th floor cancer ward that late. We'd ride the elevator down and back, harmonizing this song together. She died too soon after that. I'm in my 70s now, but when I hear this song, I'm 17, in an elevator with great acoustics, holding a pizza, and singing my heart out with my best friend.

 

그 노래는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The Sound of Silence)입니다.( https://youtu.be/NAEppFUWLfc )

 

다운로드.jpg

 

원래 이 노래는 1964년에 발표된 것이나 마가렛 파머가 말한 "이 노래가 절정에 달했을 때"는 1967년이었습니다. 이 노래가 영화 "졸업(The Graduate)"의 주제가가 되어 세계적으로 알려졌을 때가 바로 그 해이니까요. 그렇다면 그건 56년 전의 일이고, 그 때 17세였던 마가렛 파머는 현재 73세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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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엄청나게 많이 흘렀지만 마가렛 파머는 먼저 간 언니를 맘속에 품고 살아왔고, 이 노래는 언니와의 아름다운 추억을 되살려주고 있는 것이지요. 먼저 간 사람을 둔 가족들이 가장 마음 아파 하는 것이 먼저 간 그들의 가족이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것이라 합니다. 하긴 먼저 간 사람과 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가족이 아니면 간 사람을 쉽게 잊기 마련입니다. 심지어는 가족들도 세월이 흐르면 그 슬픔이 바래서 옅어지지요. 그러다 잊고 지내기도 하고, 우연한 어떤 일로 먼저 간 가족에 대한 생각이 나면 그간 잊고 지낸 것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끼게 되구요. 

 

저는 오랜만에 이 노래 "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를 들었습니다. 실은 엊저녁에 자정을 넘기고 유튜브 알고리즘의 친절한 인도에 따라 포레스텔라(Forestella)의 노래를 듣게 되었습니다. 작년초만해도 제가 포레스텔라를 몰랐는데 페친인 김현목 라이더스 파크 대표님이 그들의 노래를 추천해 주시는 바람에 듣고 반해버렸지요. 엊저녁엔 노래를 들은 게 아니고 포레스텔라의 노래에 대한 외국인들의 반응(reaction) 영상을 보게 된 것입니다. 외국의 음악 전문가나 음악 인플루언서들(influencers)의 리액션 영상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그들의 소름끼치게 놀라는 모습이며, 말을 잊고 마는 얼빠진 듯한 반응들, 그들의 포레스텔라에 대한 극찬을 보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런 멋진 그룹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단한 국뽕이 차오르더군요. 그 바람에 계속 그들 관련 영상을 보다가 새벽 04:50에야 억지로 눈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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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estella

 

리액션 영상을 보면 그들이 가장 놀라는 게 배우 송일국과 뭔가 닮은 듯한 강형호(테너, 카운터 테너=소프라노)에 대해서이고, 다음으로는 김연아의 남편인 고우림(5세 연하남, 1995년생)의 동굴속에서 울리는 듯한 베이스 파트의 극저음입니다. 리더인 조민규와 배두훈 두 테너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대한 칭찬이 그 뒤를 따르구요. 강형호는 팔색조입니다. 혼자서 대화체의 "오페라의 유령"을 부르는 걸 보면 할 말을 잊게 될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혼자 장구치고, 노래하고, 춤까지 추는 거나 마찬가지이니까요. 그런 사람이 지방의 한 화학회사 연구원으로 썩었으면(???) 어쩔 뻔 했는지...^^; 제 생각엔 대중가수들 중에서 소향과 포레스텔라는 인간문화재급입니다. 

 

포레스텔라의 수많은 노래들이 리액션 대상이었지만 오늘 저녁을 먹은 후에 생각난 것은 그들에 관한 리액션 중 "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였습니다. 그래서 리액션 영상이 아닌 그들의 공연 영상을 찾아봤습니다. 2029년 1월 6일자의 KBS 열린 음악회 공연( https://youtu.be/facu-I30uWE )입니다. 그 영상에 "연속재생"을 걸어서 여러번 들어봤습니다. 그리고 원곡을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로 듣고 싶어서 그들의 공연 중 가장 유명한 뉴욕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공연 실황 영상으로 찾아서 봤습니다. 역시 그건 저의 젊은 날의 추억을 담고 있는 영상이기도 한데, 다시 들어보는 그들의 노래는 정말 예전 그대로 아름다웠습니다. 포레스텔라는 그들의 "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를 잘 불렀고, 원조는 원조 대로 그들의 "더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를 잘 불렀습니다. 폴 사이먼의 목소리가 그처럼 아름답다는 걸 이번에 다시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도 "연속재생"을 걸어서 지금까지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8년 전에 올린 것인데 현재의 조회수가 1억3천 회이더군요. 대단합니다. 이 노래에 대한 외국인들의 평가가 어떤가 궁금해서 거기 달린 무려 23,711개의 댓글 전체를 다 읽겠다는 생각으로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러나 12개밖에 못 읽었습니다. 그 12번째 댓글이 바로 이 글 맨 앞의 마가렛 파머가 쓴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슴이 저며오는 듯한 심정이 되어 그 댓글을 읽고 난 후의 제 생각을 여기 적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글의 앞부분을 쓰다가 그 마가렛 파머에게 위로의 댓글이라도 남겨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글에 6,200개의 "좋아요"가 남겨졌고, 답글이 무려 500개가 달렸더군요. 그 대댓글들을 읽어내려갔습니다. 거기 달린 대댓글에 그녀가 대대댓글을 달아주었더군요. 대댓글로 그녀가 많은 위로를 받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 그녀의 수많은 대대댓글을 다 읽지 못 한 채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중에 저도 위로의 댓글을 아래와 같이 하나 남길 생각입니다. 

 

Greetings from Seoul, South Korea. I am Dr. S. P. Park, a fellow Seoulite of a similar age as yourself. While watching this music video, I happened to come across your writing, and it deeply touched my heart. I wanted to convey words of comfort regarding those past events.

 

I would like to express my admiration for the beautiful friendship between you and your elder sister. Your sister, who departed before us, will forever be remembered by us and will remain in our hearts on its high plateau.

 

As a writer, I am currently composing a piece inspired by your writing, which I intend to share on my Facebook and personal website as well. The introduction to this piece reads as follows:

"Recently, a lady named Margaret Farmer left a comment under a Youtube music video a year ago. She shared that when she was 17, her sister was 19 when she passed away due to cancer. They used to ride the hospital elevators down and back while singing a certain song. Whenever she hears that song, it brings back memories of her 17-year-old self... ????. What song could this memory be associated with?"

My Facebook URL is FACEBOOK URL slash drspark . As you know well, the Google does not allow us to include URLs in the Youtube comment. God bless you and your elder sister. Regards. 

 

 이 대댓글을 써놓고 그걸 올리려니 그녀의 글에 "답글"을 달 수 없더군요. 원래는 댓글 밑에 "좋아요, 싫어요, 그리고 답글" 표시가 있어야 하는데, "답글"이 없고, 기존 답글도 1년전에서 그쳐있더군요.ㅜ.ㅜ 그래서 못 썼습니다. 뭐 어쨌든 저의 뜻은 그러니까...

 

사진이 없으면 추억이 없는 것. 맞는 얘긴데, 노래도 그렇군요. 노래는 추억입니다. 그게 기쁜 것이든, 슬픈 것이든 우리의 삶이 반영되기 마련이고, 그게 추억이 됩니다. 우리 기억의 일부가 되고, 우리 몸의 일부가 되어 평생을 함께 하게 됩니다. 

 

12시가 가까우니 이제 이걸로 마무리합니다.^^

 

포레스텔라 관련 리액션 비디오들(정말 재미있으니 한 번 보세요.^^)

 

https://youtu.be/JRPY0qg7Www

https://youtu.be/sJEnB05hhpc

https://youtu.be/ZAcuxlNoFOw

https://youtu.be/w-8PUjWFisU

https://youtu.be/26iZqVAQe3U

https://youtu.be/jsPNyHPL_AM

https://youtu.be/O_NiRIWtnQU

https://youtu.be/lFPqATnapE8

https://youtu.be/IwmY3JaYjFM

https://youtu.be/DeVIEQ3kghk

 

* 사족들

 

Katharine_Ross_-_Buddwing.jpg

캐서린 로스(졸업의 여주인공 "일레인 로빈슨" 역) - 우리 시대의 모든 남성들이 사랑한 여배우이다. 영화 졸업을 찍을 당시의 나이는 27세. 1960년대 후반의 나이이니 이 1940년생 배우의 현재 나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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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Graduate의 Mrs. Robinson 역, 앤 밴크로프트의 리즈 시절 사진.

 

영화 "The Graduate"의 한글 제목이 "The Graduation"을 번역한 것처럼 "졸업"이 되었다. 원래의 의미는 "졸업생"이고, 그건 그 영화의 남자 주인공 벤자민(더스틴 호프만 분)을 가리킨다. 대학의 수석 졸업생이다. 영화속에서 그가 몰던 새빨간 스포츠카는 "Alfa Romeo Spider"이다. 이 차는 영화가 촬영되고 있던 1966년, 바로 그 해에 생산된 차이기에 다음해 개봉 영화에서 전세계적으로 잘 홍보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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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6년 자료는 구할 수가 없어서 1986년 당시의 자료를 토대로 보면 이 알파 로메오 스파이더의 최초 가격은 기본가 20,500불이었지만 옵션을 다 갖춘 최고가는 50,600불에 달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861.4원/1달라였으니 17,658,700원에서 43,586,840원인 셈이다. 당시 한국의 근로자 월평균 가구소득이 겨우(?) 423,700원이었다. 그러므로 풀 옵션의 알파 로메오 스파이더를 그 당시의 가구소득으로 사려면 무려 103개월간 번 걸 써야했다는 얘기다. 8년반동안의 소득을 전부 모아야 그 차 한 대를 살 수 있었던 것이다.

 

The Sound of Silence의 가사는 역설적이다. 그 자체로 시이며, 수많은 은유(메타포)를 담고있다. 웹에서 이 노래의 가사가 번역된 걸 찾아봤는데 내 맘에 100% 만족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번역해봤다. 

 

침묵의 소리

안녕, 어둠아, 나의 오랜 친구
너와 다시 얘기하러 왔어
환상이 부드럽게 기어 들어와
내가 자고있는 동안 씨앗을 남겼어
그리고 내 뇌에 심어진 비전은
아직도 남아있어
침묵의 소리 속에
불안한 꿈속에서 혼자 걸었어
조약돌로 덮인 좁은 거리
가로등의 불빛 아래서
나는 차갑고 축축해서 옷깃을 돌렸어.
네온 불빛의 번쩍임에 눈이 찔렸을 때
그게 밤을 쪼갰고
침묵의 소리에 손을 댔다
그리고 벌거벗은 빛 속에서 나는 보았다
만 명, 어쩌면 더 많은
말 없이 말하는 사람들
듣지 않고 듣는 사람들
목소리가 공유하지 않는 노래를 쓰는 사람들
아무도 감히
침묵의 소리를 방해하지 않았다
"바보들"이라고 나는 말했다, "넌 모른다
침묵은 암이 자라는 것 같다는 걸.
내가 가르칠 수 있는 내 말을 들어라
내가 네게 닿을 수 있도록 내 팔을 잡아봐"
그러나 내 말은 떨어지는 조용한 빗방울 같았고,
침묵의 우물에 울려 퍼져
그리고 사람들은 절하고 기도했다.
그들 스스로 만든 네온 신에게
그리고 표지판은 경고를 번쩍였다
그게 만들고있는 단어로
그 표지판은 이렇게 말했지 "예언자들의 말이
지하철 벽과 연립주택에 쓰여 있어
그리고 침묵의 소리로 속삭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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