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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협곡을 따라 길고 긴 다운힐을 하는 코스이다. 

초반 한번의 업힐 이후에는 계속해서 다운힐을 하는 구간이며, 다운힐 이후에는 평지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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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특히 길이 잘 닦여지지 않은 잔디밭 위를 업힐로 올라가는 것은 쉬운 라이딩은 아니다. 더군다나 몽골에서 우리가 선택한 곳은 사람들이 가는 장소들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쉽지는 않았다. 

업힐이후 잠시 숨을 돌린 후 오늘의 숙박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다운힐을 시작했다. 협곡 그리고 강줄기를 따라서 다운힐을 하는 코스이기 때문에 중간 중간 물줄기를 가로 질러야하는 순간도 있었다. 

초반에는 물이 깊지 않아서 그냥 살짝 물이 튀기는 정도라만 여기고 물줄기를 자전거로 가로 질러 갔는데, 중반 이후 부터는 물 깊이가 꽤 깊어져서 물줄기 또는 물 구덩이를 가로질러갈 때 조심스럽게 지나 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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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후반부에는 습지들이 많이 나왔다. 보기에는 그냥 잔디밭이었지만 잘못 들어가면 바퀴가 습지에 빠져 더이상 나아가기 힘든 그런 함정들도 도사리고 있어서 생각보다 라이딩이 힘들어졌다. 

다운힐 코스라고 해서 쉽게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친 셈이다. 문제는 중간에 멈추게 되면 습지에서 살아가는 대규모의 모기떼와 날 파리떼의 습격을 당하게 된다.  이건 뭐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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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야 날파리들의 습격을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다.)

바람막이 자켓을 입고 후드를 최대한 뒤집어 쓰고 소들이 그러는 것처럼 계속해서 다리는 흔들어줘야만 모기나 파리 떼들의 공격으로부터 그나마 조금 피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이곳은 몽골에 자전거 여행을 온 여행객들에게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메인 가이드인 바타와 지원팀 간의 무전이 심상치 않다. 바타가 말하길 우리에게 이곳에 잠시만 기달려 달라고 한다. 이유는 지원 차량 중 한대가 습지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바타는 우리는 남겨둔 채 차가 빠진 장소로 서둘러 돌아갔다. 

처음에는 지원차량들이 모두 4륜 구동차량이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금방 빠져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간식을 먹으려 그리고 다리를 흔들어주며 쉬고 있었다. 그러나 갈수록 시간이 길어지고, 무엇보다 몽골 현지 팀들로 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어서 불안감은 급증했다. 특히 우리 자전거 라이더 팀과 바타를 비롯한 몽골 현지 지원팀들과 연락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더욱 불안했다. 전화기를 봐도 전화기가 터질 그럴 장소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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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타를 기다리던 장소! 잠시 여유를 가지고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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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정도 기다리니 이제는 조금씩 지쳐갔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시간은 2시간가까이 지나가고 바타로 부터는 연락이 없다. 그래서 나는 다른 라이더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내가 바타가 간 쪽으로 이동해서 알아본 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다고 이야기한 순간 저 멀리 한 사람이 열심히 라이딩을 하면서 오는 것이 보였다. 

바타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습지에 빠진 차량을 구하기 위해 도와주러 들어간 다른 차량마저 습지에 빠져서 차량 두개가 나올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위성전화로 가까운 마을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여서 전문 구조차량이 오는 중이라고 한다. 바타가 우리에게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본다. 문제는 점심 식사였다. 차량 2대가 있어야 점심 식사가 가능했다.  우리 라이더들은 이곳으로부터 숙소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라이딩 코스 상태가 어떤 지 물어보았다. 

바타는 이곳에서부터 숙소까지 대략 30키로 가까이 되고 라이딩 코스는 지금까지 우리가 거쳐온 습지대와 오프로드가 섞인 코스로 비슷하다고 한다. 

우리 라이더들은 점심을 건너뛰고 그냥 숙박 장소로 이동하자고 건의했다. 가방안에 응급 식량들이 있었고, 그것만 먹어도 이곳에서부터 숙소까지 30키로는 거뜬히 라이딩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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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장소에서 라이딩 간식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우리는 라이딩을 시작했다. 중간 중간 너무 질퍽한 습지대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걸어서 지나가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풍경을 가진 곳이 정말 지구의 풍경일까?’ 란 생각을 들도록 너무나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몽골의 자연 풍경이었다. 

자전거가 아니었으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었을까?

자전거로 여행을 할 수 있음에 다시한번 감사함을 느꼈다. 

어느덧 저 멀리 게르(Ger) 몇 채가 산 중턱에 자리잡은 모습들이 보인다. 바타는 저곳이 숙소라고 했을 때 너무나 행복했고, 습지로부터 묻은 진흙들을 샤워로 털어내고 젖은 신발을 빨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흥분되었다. 

눈에 보이던 게르 마을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지 않았나 보다. 아직도 더 가야하는 듯한데, 아까부터 아내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약간 저혈당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몸이 차갑고 약간의 경련과 어지러움 증이 있다고 한다. 사실 점심을 먹지 못하고 과자로만 끼니를 해경을 했고, 중간 중간 다른 간식을 먹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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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자전거 여행의 가장 큰 적은 지원차량이 없으면 쉴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습지 때문에 생각보다 라이딩이 많이 힘들어서 에너지 소비가 더 많았다. 때마침 간식도 없었고. 더군다나 날씨가 너무나 화창해서 저 뜨거운 태양이 라이더들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었다. 몽골 초원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그늘이 없다는 점이다. 중간에 태양을 피할 곳이 없다.  중간 중간에 지원차량을 만났다면 별일 아니었을 텐데, 하필 오늘 지원차량이 없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다시한번 느끼는 점이지만 오지에서의 지원차량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지원차량은 위급상황시 라이더들의 생명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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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저녁식사)

아무튼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아내의 저혈당 증세를 해결하기 위해 콜라를 찾았다. 이런 때에는 설탕물이나 식빵 아니면 콜라면 응급해결을 할 수 있다. 

아쉽게 콜라는 없었다. 설탕도 찾을 수 없었다. 문제는 바타는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지원차량에 남아있는 지원팀들과 전화 통화를 계속하느라 도움을 받기 어려웠다. 어렵게 손짓 발짓해가면서 결국에는 빵을 얻었다. 빵과 몽골 밀크에 각설탕을 넣어서 먹으니 아내가 조금 살아나는 것 같았다. 

숙소에 체크인을 했으나 여행가방이 지원차량에 있어서 옷을 갈아입기는 어려웠다. 그냥 급한대로 샤워를 하고 신발만 빨아서 샤워실 앞에 놔두었다. 발가벗은 채 잠시 한두시간 정도 낮잠을 잔 사이에 어느덧 지원차량이 숙소에 도착을 했고 우리에게 짐을 전달했다. 나는 짐을 받은 후에 다시 기분 좋게 샤워를 했다. 

샤워를 다시 하러 가는 길에 신발이 잘 말랐나 확인하는데, 신발이 뽀송뽀송하게 말라 있어서 너무 놀랐다. 탈수기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그냥 흐르는 수돗물에 세척을 한 것을 밖에 햇볕아래 놔둔 것뿐인데, 그새 완전히 마른 것이다. 이게 몽골의 날씨인 듯하다. 쾌청하고 건조하고 우리 어머니들이 빨래할 맛 날듯 한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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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몽골 자전거 여행에서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이것으로 라이딩은 끝이다. 

내일은 차량을 이용해서 울란바토르 시내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테릴리국립공원(Terelji National Park)에서의 다른 숙박 시설물들을 둘러보고 칭키스칸 동상을 둘러본 뒤 처음 우리가 묵었던 울란바토르 호텔로 돌아간 뒤 마지막 저녁 만찬을 같이 하는 날이다.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몽골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이제 다시 문명으로 돌아가야 할 순간이 와서 많이 시원섭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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