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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5810 댓글 14
월드컵에서 증명된 회전스키 - 로시뇰 RADICAL 9SL Ti

최근의 월드컵 스키대회에서 단연 좋은 성적을 내는 브랜드는 헤드와 아토믹.
두 오스트리아제의 스키입니다.

헤드는 굉장한 실력의 스키어들을 영입함으로써 월드컵포디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스키가되었고,
아토믹은 오스트리아팀의 쟁쟁한 실력자들이 사용하는 전통의 레이싱스키로 역시 시상대에서 자주 보는 스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 일반 스키어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SLALOM 종목의 시상대에서는

헤드나 아토믹보다 더 자주 보이는 스키가 있으니.

그 스키가 다름 아닌

ROSSIGNOL의 RADICAL WORLDCUP SL 입니다.


- JEAN-Baptiste GRANGE - SLALOM WORLD CHAMPION (FRA)

2011년 Garmisch-Partenkirchen 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프랑스의 J.B. GRANGE 선수가 회전종목에서 우승하며,
로시뇰의 RADICAL WORLDCUP SL을 세계챔피언회전스키에 등극시켰지요.

사실 로시뇰의 회전스키의 명성은

과거 알베르토 톰바의 4S 부터 시작되어, 7S, 9S로 이어지는 계보를 따르고 있습니다.

위에 열거한 회전스키들은 모두 월드컵과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등 유수의 대회에서
그 능력을 검증받은 경기용 스키들이었지요.



- 이런식의 레이서들을 동원한 대규모 테스트를 로시뇰에서는 매년 실시합니다.


실상, 선수들이 타는 스키는 과거에는 스키샵에서 구해서 탈 수 있는 스키가 아니었습니다.

스폰서쉽을 받는 유명선수들이나 그런 스키를 탈 수 있었지요.

하지만 2000년대에 이르러, 진짜 선수들이 타는 스키들이
시장에도 나오면서 "진짜 월드컵 스키"와 "양판 월드컵 스키"로 회전경기용스키를 구분하기까지 합니다.

로시뇰의 RADICAL WORLDCUP SL은 위의 기준으로 보면 "진짜 월드컵 스키" 인 것입니다.


- 진짜 월드컵 스키인 RADICAL WORLDCUP SL 2012

최고의 성능을 지닌 진짜 월드컵 스키들은 역시 정말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시장에서 그 점유율을 높혀갑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보여드린 로시뇰의 스키 이외에 살로몬의 LAB스키, 아토믹의 SL, 피셔의 WORLDCUP SL T 모델,
뵐클의 RACE TIGER중 월드컵모델 등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스키 실력은 참 떨어지지만 장비욕심이 엄청나게 심한편인지라.^^
국내에 정식 출시가 안된 진짜 월드컵스키를 따로 구해서 탄 경험이 있습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스키들이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탄 진짜월드컵스키는 피셔와 뵐클의 월드컵회전스키들이었습니다.
컨디션이 좋은날에는 한시간정도 그 스키를 타면 참 신났습니다. ^^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날은 스키를 타는게 아니라 그냥 타고 다녔을 정도였죠.

특히나 뵐클의 월드컵스키는 월드컵스키중에서도 상위권선수를 위한 특별모델에 바인딩도 무식하기 이를데 없는
최고 DIN이 30인 마커의 comp3000 이라는 바인딩을 달았던지라 가끔은 타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무식한 장비데몬짓을 열심히 하다가 정착하게 된 스키가 다름아닌
로시뇰의 "진짜 월드컵 스키"였습니다.

그때 당시 제 스폰서가 로시뇰이었기도 했었지만,
이 스키는 제가 주변분들에게 매번 강추를 했었던 회전스키였지요.

어려운 스키이지만, 무식하게 어렵지는 않고, 매우 솔직하고 확실한 스키였으니까요.
3년간을 쭈욱 로시뇰의 R9S Worldcup모델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테스트장에서 만난 9SL 모델을 테스트해보고,
내가 왜 어려운 스키를 그리도 탔었을꼬? 하면서 후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프리뷰하는 스키는 로시뇰의 양판용 회전스키인 RADICAL 9SL Ti 모델입니다.


1. 로시뇰 - 명가재건을 꿈꾼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로시뇰스키는 스키시장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스키였습니다.
스키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가 로시뇰. 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지요.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국내 스키시장에서는 이미 타 브랜드들에게 추월을 당했고,
프랑스본사도 주인이 몇번 바뀌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입업체가 바뀌면서 브랜드가 조금 위축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해외에서의 상황은 그다지 크게 변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로시뇰 스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더군요.

앞서 말씀드린 회전경기용스키에서는 TOP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소개하는 RADICAL 9SL Ti(이름이 너무 길어서 9SL로 부르겠습니다.)이 부활의 신호탄이 되는 스키입니다.


- 9SL 비대칭회전경기용스키.


2. SPEC - 가장 현대적인 회전용스키로 태어나다.


- 다른 회전용 스키보다 넓은 70mm의 허리폭, 그리고 124mm에 달하는 Top의 너비.

기본적인 스펙은 위와 같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24-70-112mm에 이르는 무지하게 넓은 profile입니다.

회전반경도 165cm의 스키에서 11m인 굉장히 짧은 회전반경을 가지고 있는 스키입니다.


처음 이 스키를 신고 슬로프에 서면 무지막지하게 넓은 TOP만 눈에 들어옵니다.
정말 넓습니다. 삽같은 느낌이 들정도입니다.
무지 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그런면에서 첫인상은 별로입니다.)

하지만 신고 슬로프를 내려오면, 이 스키 웃기는 녀석입니다.

넓디 넓은 스키가 말을 너무 잘 듣고, 쉽게 움직여 줍니다.
회전중의 안정감도 월드컵스키의 수준은 아니지만 꽤 좋습니다.

숏턴을 위한 스키로도 좋지만, 다용성도 꽤나 좋아서 편하게 스키를 즐기기에 딱 적당한 느낌이 듭니다.

그게 다름아닌, 로시뇰에서는 가장 MODERN한 사이드컷이라고 부르는 OVERSIZE사이드컷 때문입니다.

앞머리를 넓디넓게 만들어서 눈에 파고드는 능력을 부여하고,
대신 허리를 조금 두껍게 만들어서 너무 급격하지 않게 스키가 움직이게 합니다.
또한 두터운 허리로 안정감이 더해지고, 회전변환이 부드럽게 이루어집니다.
넓은 꼬리는 살짝 걸리는 느낌이 들지만, 회전마무리에 든든한 안정감을 더해주지요.


- 오버사이즈 사이드컷은 과격하게 짧은 회전반경의 스키에 안정감을 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거기에 더해, 회전스키에서 가장 필요한 회전의 시작은 SLANT NOSE라고 불리는 독특한 모양의
TOP이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SLANT NOSE. 기울어지게 만든 TOP의 모양.

이런 모양으로 TOP을 만들어 줌으로써, 넓은 TOP의 단점이었던 무거운 무게를 15%이상 경감시키고,
Top부분의 스윙웨이트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다시말해서 TOP부분의 무게중심을 조금더 스키의 안쪽 에지쪽으로, 그리고 스키 중심쪽으로 이동시켜
스키의 TOP컨트롤을 위해 머리부터 에지를 박아넣는게 수월해지게 만든 것이지요.

이 기술은 사실 판매되기전에 월드컵무대에서 이미 검증이 된 기술로,

로시뇰과 R&D를 같이 하고 있는 DYNASTAR에서도 같은 모양의 TOP을 가진 회전스키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GRANGE선수도 이런모양의 회전경기용 스키를 사용해서 우승을 계속 하고 있구요.


- ROCKER가 아닌 완전한 CAMBER를 적용한 POWERTURN.

요즘의 이슈인 ROCKER는 아쉽게도 적용되어 있지 않습니다만,
대신 강력한 리바운드를 위한 POWERTURN CAMBER가 적용되어 있어, 에지전환이 시원시원한 장점이 있습니다.


- 바인딩은 공구없이 장착, 조절이 가능한 TPX 바인딩 시스템입니다.

지난 모델들에 적용되었던 TPI2 시스템을 조금 개선하여, 바인딩이 장착되는 금속부분의 설계를 변경,
내구성을 더 좋게 만들고, 인터페이스의 강도를 강화한 시스템입니다.

바인딩의 조절방식은 과거와 동일한 방식을 사용합니다.

http://old.drspark.co.kr/cgi-bin/zero/view.php?id=ski_info&page=1&sn1=&divpage=1&sn=on&ss=off&sc=off&keyword=%C1%B6%B9%CE&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360

위 링크는 제가 예전에 올린 로시뇰의 TPI바인딩의 조절법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인터페이스의 양끝부분에는 로시뇰이 과거에 굉장히 자랑하던 VAS 시스템을 적용하여,
스키에 가해지는 충격과 진동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더해준 인터페이스가 TPX 인터페이스입니다.


3. 해외의 스키테스트 - 여전히 뛰어난 성능과 호평


- 프랑스의 스포츠웹 SPORTS-HIVER.com의 2012 스키테스트결과. 회전스키부분 2위(0.1점차이)

프랑스의 유명 스포츠웹인 SPORTS-HIVER에서 실시한 스키테스트에서 같은 계열사의 스키라고 할 수 있는,
그리고 한 급윗급의 스키라고 할 수 있는 다이나스타의 speed OMEGLASS Ti에 0.1차이로 밀려 2위.

http://www.sports-hiver.com/FR/Skitests/index.php?season=2012&category=slal

하지만, 다이나스타의 저 모델은 나사장착형 인터페이스가 달린 몇년전의 월드컵출전모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로시뇰의 순수양판용인 RADICAL 9SL의 테스트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입니다.

아토믹의 SL D2와 피셔의 WORLDCUP SC보다 좋은평가를 받았다는 것 부터가 상당히 놀랄 결과인 것이지요.


- 테스트 상세결과 (프랑스어를 영어로 번역한 결과문입니다.)

로시뇰의 9SL은 회전스키로써 즐거운 스킹을 위한 좋은 스키로 다용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대의 스키. 그 것도 회전스키로 시즌을 나는 스키어들에게는 이 스키가 적당하다는 이야기지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안정감이라는 부분에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는 스키인지라,
숏턴뿐만 아니라 약간은 긴 회전에서도 상당히 좋은 느낌을 주는 스키입니다.

하지만 점수표에서도 보시다시피. 턴의 시작, 숏턴능력, 쉬운조작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스키인 만큼
대회전스키의 그것을 기대하면은 안됩니다. ^^

CANADA SKI MAGAZINE에서도 회전스키부분에서 추천스키로 뽑힌 결과도
이 스키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보증해주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조작감과 안정감을 모두 원한다면 - 9SL

이 스키는 최대의 장점으로 뽑을 수 있는 것이

다름 아닌 "밸런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전스키의 성능만을 놓고 보았을때,

이 스키보다 숏턴이 더 잘되고.
이 스키보다 더 그립력이 뛰어나고,
이 스키보다 더 안정적이고,
이 스키보다 더 빠른 숏턴이 되고,
이 스키보다 더 쉬운 스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모든 것을 적절히 잘 버무려 놓은 스키를 고르신다면,

RADICAL 9SL Ti 가 그 부분에서는 상당히 앞서 있습니다.

개성이 부족한 그런 스키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 이 스키의 최대 장점일 수 있다는 것이죠.


단지 눈위에서 즐겁게 숏턴을 하고, 다양한 사면을 즐기고, 가끔은 달려줄 수도 있고,
안 좋은 눈에서도 탈 수 있으며, 아이스반에서도 밀리지 않는 그런 느낌의 스키.

바로 개성은 없지만 무덤덤한 RADICAL 9SL Ti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 ?
    김윤식 2011.11.27 15:01
    [ goldof7seas@gmail.com ]

    잘 읽었습니다. 저도 전에 피셔 스키를 좋아하다가 차츰 살로몬, 로시뇰로 바뀌었는데, 리뷰 중에 다른 오스트리아 브랜드들을 언급하신 걸 보고 전부터 그 이름들이 어떻게 유래됐을까 궁금하던 김에 잠깐 찾아봤습니다.

    헤드는 역시 창업자 성이었네요. (멋대로 상상해서, 업계의 ‘머리’ 가 되겠다는 야심의 표명이 아니었나… 했는데) 만물을 합성수지와 알미늄으로 재창조하려던 하워드 헤드라는 엔지니어가 합성수지와 알미늄으로 스키를 만든 것(50년대)이 시초랍니다. 미국에서 태어나서 오스트리아로 시집간 스키.

    아토믹은 역시나 사람 이름이 아니었습니다. 전세계가 핵 노이로제에 시달리던 시기에 창업된 영향으로, 냉전 시대의 부산물이 아닌가 멋대로 상상해 봅니다.

    피셔는 마차를 만들던 창업자의 성. 마차를 만들다가 겨울엔 마차 밑에 썰매날을 달아볼까 한 것이 스키제조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또 멋대로 상상해 봅니다. 옛 제국의 문장같이 생긴 독수리 문양하며, 오스트리아 스키팀이 신으면 가장 어울릴 것 같은 스키라고 생각합니다.

    내친김에 살로몬도 조사해 봤는데요, 역시 창업자 패밀리 네임. 선친이 강철톱을 만드는 가내수공업을 하셨는데, (그럼 혹시 살로몬이 최초로 스키에 엣지를 박은 회사인가요? 전에 스키 해부도를 보니까 분해된 엣지는 톱처럼 생겼던데) 영감이 뛰어난 엔지니어 조르쥬 살로몬에 의해 혁신을 거듭했는데, 조르쥬 옹은 많은 돈을 벌었지만 아디다스에 회사를 판 이후 ‘난 이제 뭐 하고 사냐고…’ 이렇게 매일 한탄하다가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살로몬은 먼 옛날 호구조사 공무원의 부주의로 ‘솔로몬’ 에서 오기된게 아닌가 멋대로 상상해 봅니다.

    드디어 리뷰하신 로시뇰. 불어로 나이팅게일이란 뜻도 있지만 (예전 로고의 새는 이 새가 아니라 닭이잖아요) 역시 창업자 성이네요. 설립연도가 가장 앞서고, 위키피디어에는 재밌게도 최초로 플라스틱 스키를 내놓은 회사라고... 지금은 대문자 R 이지만, 전에는 닭이 그려져 있었죠. 청백홍 삼색 치킨. 우리나라는 치킨업계를 제외하고 로고로 닭을 잘 안쓰지 않습니까? ‘닭짓’, ‘닭스럽다’ 등 닭에 대한 이미지도 안 좋고.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전에 ‘백 투 더 퓨처’ 보면 평소에 얌전하던 주인공이 ‘치킨’ 이라고 불리면 광분했죠. 아 욕도 있네요. Cock sucker) 그런데 프랑스는(프랑스어로는 Coq), 옛날에 왕이 자기만 잘먹는게 미안했는지 백성들도 일주일에 한번 닭을 먹게 해 주겠다고 한 때문인지 뭐 닭을 아예 국가의 표상처럼…

    얘기가 또 삼천포로… 그런데 주말에 스키 안타고 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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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유현 2011.11.2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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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무 2011.11.28 10:24
    [ longturn2@gmail.com ]

    작년에 시승해 본 느낌은 중급자에게 쉽게 숏턴하게하는 스키였던듯하였습니다.!^ http://www.cyworld.com/shorturn/677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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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순백 2011.11.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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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률 2011.11.28 11:11
    [ 19940@paran.comm ]

    Atomic이 원래는 Anatomic이었군요. 자회사 중 디너믹(Dynamic)과 운이 맞네요. 보드, 스케이트 브랜드로 Oxygen이 있으니 그 쪽은 상표명이 어째 물리학 쪽입니다.
  • ?
    박순백 2011.11.28 12:03
    [ spark@dreamwiz.com ]

    사랑방의 글을 읽으면서도 느꼈는데 김윤식 선생님의 호기심은 저와 비슷하군요.^^

    그럼 제가 오래 스키를 탄, 호기심이 많은 사람으로서 알고 있는 관련 이름에 관한 정보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헤드 스키를 만든 하워드 헤드를 이해하려면 그 사람이 직업이 뭔가를 알아야 합니다. 그 사람은 항공기 엔지니어입니다. 헤드가 스키를 처음 타 보고 이게 너무 무겁고 다루기 힘들어서 항공기에서 사용하는 6000 시리즈 알루미늄을 이용해서 항공기 날개의 벌집구조를 심재로 채우고, 합판 측벽에 알루미늄 판을 넣은 최초의 알루미늄 스키를 만든 것이지요. 나중에는 알루미늄 시트를 상판에도 사용하게 되었구요. 그렇게 자신이 잘 타 보려고 알루미늄 스키를 1940년대 말에 처음 만든 이후, 1970년대의 테니스 붐 중에는 테니스를 잘 쳐 보려고 하다 또 안 돼서 헤드가 큰 오버사이즈드 라켓을 발명합니다. 바로 그게 그 후의 테니스 라켓 모양을 바꿔 버린 프린스(Prince) 라켓이지요. 이 사람이 항공기 엔지니어가 아니었다면 하니컴 공법이 스키에 도입되기까지 무척 많은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헤드는 미국 볼티모어에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네델란드 회사이고, 오스트리아에서 제작하며 오스트리아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어서 그 나라 회사로 오해를 받고 있지요.

    아토믹은 권유현 선생님의 댓글 링크에서 보신 바와 같이 Anatomic에서 비롯되어 Atomic으로 이름을 변신시킨 회사이고요.

    오스트리아제 스키 피셔는 독일어를 사용하는 나라이기에 이름을 Fischer로 표기하는데 이것은 당연히 영어의 fisher와 같은 단어이고, 의미도 어부입니다. 그 창립자인 Josef Fischer, Sr.는 원래부터 마차와 스키를 함께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스키가 생활화된 오스트리아에서 도구 제작자가 스키를 만드는 건 하나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고, 누가 그 일을 산업화하여 성공했는가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살로몬은 최초의 스틸 에지를 만든 회사가 아닙니다. 최초의 스틸 에지는 1928년에 오스트리아의 레트너가 만들었는데, 살로몬 사는 1947년에 비로소 바인딩 전문회사로 태어난 것이니까요. 살로몬이란 프랑스 이름은 히브리어로 "평화"를 의미하는 솔로몬(Solomon)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살로몬 사는 원래 바인딩 회사로 성장하다가 80년대 말에 부츠를 90년대 초에 스키를 만들게 된 회사입니다.

    로시뇰(라지널) 종달새이고, 예전 로고의 닭은 프랑스 동계 제품의 상징일 뿐입니다. 여러 동계 제품 생산자들이 나름으로 디자인된 다양한 모양의 닭을 소개했지요. 다이나스타도 그래서 삼색의 닭이 있는 것입니다. 로시뇰은 계속 프랑스 국기의 삼색이 있는 닭은 쓰다가 10년 이상 안 쓰던 시기가 있었고, 몇 년전부터 다시 그걸 쓰지요. 다이나스타 역시 그랬습니다.

    로시뇰은 말씀 대로 최초의 파이버글라스 스키를 만들었죠. 1960년에 에밀 알레란 직원이 파이버 글라스 스키를 만들었기에 그 스키를 Allais 60이라 이름을 붙였고, 그 스키로 스쿼밸리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를 휩쓸었지요. 그 때 우승자가 로시뇰을 탄 프랑스의 다운힐 선수 쟝 부아네(한 때 이 사람의 이름을 딴 고글이 제작되기도 했죠.)와 스위스 선수인 로져 스타웁. 스타웁은 GS에서 우승했는데, 이 사람은 후에 미국 선밸리 스키스쿨의 교장을 오래 하다가 행글라이딩 사고로 사망했지요. 이건 진짜 다른 얘기지만, 당시 언스트 힌터지어가 SL에서 우승했는데, 그가 바로 오스트리아 국가대표 스키어로서1970년대에 6회나 스키 월드컵 챔피언을 하고, 가수, 배우, 엔터테이너로 변신한 수퍼 스타 한스 힌터지어의 아버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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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률 2011.11.28 13:11
    [ 19940@paran.comm ]

    다이나스타의 오메글라스 같은 최상급 스키는 아직도 프랑스 국기의 삼색을 씁니다. 로시뇰 것도 찾아 보면 삼색을 쓴 것이 꽤 되고요. 프랑스 국가 대표 스키 선수들 레이싱 수트는 데상트 삼색이고, 살로몬의 파랑 노랑 빨강 마크도 프랑스 국기 색깔과 두 가지가 공통이죠.
  • ?
    조민 2011.11.28 14:49
    [ madskier@드림위즈.컴 ]

    ㅋ 단순히 쓴 프리뷰가 댓글로 흥하는군요. ^^ 감사합니다.

    프랑스팀은 데쌍트가 아닙니다. 올 시즌부터는 COLMAR 가 의류를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도 데쌍트는 아니었습ㅂ니다. ^^
  • ?
    한상률 2011.11.29 09:15
    [ 19940@paran.comm ]

    앗 그래요? 스위스 팀과 착각했나 봅니다. 인라인 국가 대표 팀 수트가 삼색이 든 데쌍트였던 겉기도 하고...
  • ?
    김윤식 2011.11.29 12:21
    [ goldof7seas@gmail.com ]

    원래 comprehensive 한 리뷰였는걸요...

    박사님, 추가 정보 감사합니다. 박사님과 비슷하다면 스킹면에서 비슷해지고픈 소망이 있습니다.

    하워드 헤드는 역시 재밌는 이름입니다. 이름을 지은 분도 유머가 있습니다. 두운과 H 각운을 D 다 맞추었습니다. head 를 갖고 하는 말장난이 몇 개 생각납니다. 전에 본 BBC 코미디 Monty Python 한 스케치에, 훈족 족장이 아들에게 '학교에서 앞서야지(get a head)' 하니까 아들이 웃으면서 안그래도 머리하나 갖고왔다고 피투성이 사람머리를 꺼내는 장면이 생각나고, 또 맑스 형제 영화에 '꽤 고집이 세시군요(headstrong)' 하는 말을 들은 그루초 맑스가 '저의 아버지는 고집이 세셨고(headstrong) 어머니는 팔뚝이 세셨습니다(armstrong). 두분은 헤드스트롱家와 암스트롱家의 결합이었습니다.' (... 저는 웃기다고 생각합니다만 ...)

    헤드 앞에 give 가 오면 차마 이곳에 못쓸말이 되는데요, 저는 그걸 별로 즐기지 않습니다.

    아토믹, 아나토믹... 저는 이 스키를 보면 알수없이 불안했는데, 이름의 유래를 알고보니 그것은 메스에 대한 공포였던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아나토미...

    다이나스타 스키를 로시뇰이 소유함을 이번에 알았는데, 처음에 다이나믹과 협력했었기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하네요.

    C**k sucker 는 써놓고도 불안했었습니다. cock 의 이중의미 때문에 재밌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배드민턴 셔틀콕은 깃털이 달렸으니까 그렇게 불렀겠지만 어떻게보면 또다른 cock 도 닮았습니다. 칵테일의 이름의 유래는 잊었지만, 중국에서는 鷄尾酒라고 부릅니다. (로시뇰 스키는 金鷄板이라고 하는데, 김씨에 닭띠의 저한테는 이 스키가 운명입니다.) cock sucker 를 '수탉을 빠는 사람' 이라고 읽어도 대단한 욕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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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민 2011.11.29 17:20
    [ madskier@드림위즈.컴 ]

    다이나스타와 로시뇰의 관계는 지금은 역전되어...로시뇰을 다이나스타 그룹에서 소유한 상태라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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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식 2011.11.30 21:44
    [ goldof7seas@gmail.com ]

    다이나스타를 그렇게 많이 타나요? 충격인데요...

    그리고... 박사님, 제가 요즘 일본기술선 스토리를 읽는데요, 거기 게재된 프랑스 교본 저자 이름이 눈에 익어서 보니까 언급하신 에밀 알레였습니다. (동명이인일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보통 직원은 아니었던 것 같고, 혹시 기록할 만한 성적을 낸 선수, 혹은 유명한 스키강사가 아니었나 합니다. (알레는 월드컵의 알레 알레 응원가 (Go go 라고 이해합니다) 하고 소리가 같은데, 역시 이름대로네요...)
  • ?
    박순백 2011.12.01 18:10
    [ spark@dreamwiz.com ]

    에밀 알레(Emile Allais)는 당연히 스키 선수 출신이지요. 1936년(베를린 섬머 올림픽의 해에 열린) 동계올림픽(독일 가르미쉬)에서 활강/회전 복합 경기의 동메달리스트이고, 1937년과 1938년에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쉽 경기에서 각 알파인 3개 부문(전부문) 우승과 금메달을 딴 사람입니다. 말씀하신 그 책은 알레가 "프랑스 스키학교"를 설립했을 때 교재로 쓴 책입니다. 프랑스 올림픽 스키팀 감독이었구요. 그러면서 로시뇰 사의 기술 자문을 담당키도 했었지요. 각 스키 회사들은 다 스키 선수 출신의 직원들을 채용합니다. 엘란이 월드컵 스타 스텐마크를 이사로 초빙한 것 같은 게 다 그런 예지요.
  • ?
    김윤식 2011.12.03 09:07
    [ goldof7seas@gmail.com ]

    어휴~ 박사님은 역시...!

    추가 정보 감사합니다.

    Allais 가 '아예' (Camille 가 까미유 인 것 처럼) 아니고 왜 '알레' 냐..., L 이 두 갠데 하고 프랑스 친구한테 물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유래된 단어 혹은 뒤에 'ai' 가 오는 단어들은 그 법칙에서 예외야' 와 같은 대답을 기대했는데, 그건 그냥 그래 그럽니다. 세 살 짜리가 말 배울 때 하는 질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저렇게 옛날 인물인데 혹시 아냐고 했더니 기억을 하는 걸 보면 프랑스 '국민선수' 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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