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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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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표의 PC-Fi 가이드
2012.05.07 16:57

[제2부] 2. DAC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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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 가이드

최초의 범용 디지털 오디오 기기인 CD 플레이어가 등장한 시점의 DAC는 CDP(CD Player) 안에 내장된 형태였다. 이후 하이파이 오디오 분야에서는 기능의 분화가 이루어져서 CDP는 CD에서 디지털 신호만을 읽어내는 CDT(CD Transport)와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DAC으로 분리되었다. CDP에서 DAC이 따로 분리된 이유는 CDP 이외의 다양한 디지털 오디오 기기들이 탄생하게 되면서 이를 종합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전문 DAC의 수요가 존재하였기 때문이다.

PC를 이용하여 음악을 감상할 경우 PC로는 디지털로 된 음악을 저장하고 관리하고 재생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하고 내장 사운드 카드의 성능이 너무 뒤쳐지므로 아날로그 변환은 별도의 DAC(Digital Audio Converter)에서 수행하는 것이 좋다.

오디오 메이커 입장에서 DAC은 부품 가격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다. DAC은 수 많은 업체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그 종류도 많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기는 하지만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DAC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개발에 상당히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첨단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기술을 동시에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의 발전도 빨라서 최근 출시한 제품이 몇 년 전에 출시한 제품보다 훨씬 우수한 경우가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구매 시 DAC과 관련된 기술적 내용을 파악해야 보다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 관련 내용들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1.        우수한 DAC이 가져야 할 조건 

DAC에 대해서 설명하기 전에 DAC와 DAC Chip의 구분이 필요하다. DAC의 역할이 디지털 신호의 아날로그 변환이기에 DAC Chip도 이런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동일시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저가의 DAC에는 간단한 전원부와 디지털 신호 인터페이스 관련 Chip, DAC Chip 한 개만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케팅 적인 측면에서도 특정 회사의 최신 xx칩을 사용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기에 “DAC = DAC chip”이 성립하는 것 같지만, 중급 이상에서는 이런 등식이 통용되지 않는다. DAC chip이 전체 부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맞지만, 이 칩 하나만으로 전체 음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하이파이 측면에서 DAC은 DAC Chip 이외에도 수 많은 부품들로 구성된다. 이런 회로들의 역할은 본질적으로는 DAC Chip에 올바른 전원과 디지털 신호를 공급하고 변환된 아날로그 신호를 인터페이스 규격에 맞는 크기로 잘 증폭해서 외부로 출력하는 역할을 한다. DAC Chip이 소수의 반도체 메이커에서 공급되고 있는 지금 기본 품질 이상의 제품을 만들려고 할 때는 이 부가회로가 더 중요하다. 본격적으로 각 파트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1.1        디지털 신호 입력 부

1)        Isolation Transformer(차폐 트랜스)

외부에서 공급되는 디지털 신호를 입력 받는 부분이다. 별다른 처리 없이 외부 신호 입력 단자에서 단순히 선을 끌어다가 연결하면 될 것 같지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먼저 외부의 전기적 잡음이 내부로 유입되지 않도록 Isolation(차폐) 처리가 필요하다. 오디오 업계에서는 표준 규격상 Isolation 처리를 위해 트랜스를 사용한다.

진공관 앰프 사용자라고 하면 트랜스에 대해서 잘 알고 있겠지만 아날로그 신호를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DAC에서는 특별히 설계된 Digital Audio Signal용 트랜스가 사용된다. Digital Audio Signal용 트랜스에도 성능 등급이 있으며 특히 192kHz의 신호를 다룰 경우에는 빠른 동작이 지원되는 타입을 사용하여야 한다. 저가 DAC에서는 이 트랜스가 생략된다.


그림: Isolation을 위해 사용되는 디지털 오디오 트랜스. 가장 높은 품질을 가진 Scientific Conversion사의 제품 사진

2)        I2S로의 포맷 변환과 Clock Recovery

Digital Audio Signal용 트랜스를 통과한 디지털 시그널은 포맷 변환 파트로 공급된다. 이 파트의 역할은 외부에서 전송된 디지털 시그널 포맷을 DAC 내부에서 사용될 수 있는 디지털 시그널 포맷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주로 I2S 포맷으로 변환된다.

외부 기기에서 보내진 디지털 시그널은 전송 경로상에 유입된 잡음으로 인해 신호가 다소 손상된다. 그리고 원 신호를 보낸 기기의 성능이 좋지 않아 시간 축이 흔들리는 다소 불안정적인 신호 형태로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우수한 DAC에서는 부정확한 신호를 깨끗한 신호로 다시 복구하는 기능이 내장되어야 한다. 이 지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포맷 변환시 클락 신호를 정확하게 재정렬(Clock Recovery)하는 작업이 수행된다. 클락 신호를 재정렬하는 방식으로는 USB Audio에서도 설명되었지만 적응형과 비동기형이 있다.

USB에서 사용되는 비동기 방식은 현재 타이밍에서 소스 측인 PC에서 가져올 오디오 데이터를 능동적으로 요청하여 정확한 데이터 양과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는 방식이다. 구조상 이 보다 더 나은 방식이 나오기 힘들 것일 정도로 완벽한 방식이다. 그러나 DAC에서의 비동기형 방식은 소스 측에서 가져올 데이터를 소스 측에 요청하여 조절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수신된 데이터들을 바로 재생하지 않고 일정 크기의 버퍼에 담아 놓고 자체 마스터 클락의 시간 주기에 맞춰 처리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버퍼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좋지만 음이 바로 재생되지 않고 일정 버퍼에 데이터가 다 찰 때까지 음이 재생되지 않는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완전히 유실된 데이터가 처리되지 못 하는 문제가 발생된다. 때문에 DAC에서의 재정렬 방식으로 반드시 비동기형 방식이 우수한 것만은 아니기에 두 가지 모두를 결합한 방식이 사용되기도 한다.

1.2        고정밀 클락

디지털 기기에서의 클락 정밀도는 음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클락의 정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좋기는 하지만 효용 한계라는 것이 존재한다. 정밀도가 높은 클락은 온도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서 미리 예열을 해야 하는 등 다루기가 힘들다. 또한 고정밀 클락을 달았다고 해서 소리가 엄청나게 달라지는 그런 마술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인간의 귀는 클락 정밀도의 차이를 감지할 수 없다.

고급 DAC의 경우 2.5PPM(Part per Million, 백만분의 일) 정도의 정밀도를 가지는 온도 보상 수정발진기(TCXO, temperature-compensated crystal oscillator)가 주로 사용되며 고음질을 내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고가의 클락을 채용하는 만큼 제품 설계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클락의 주 소재로 사용되는 크리스털이 진동에 매우 취약하기에 외부 진동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되어야 하며 동시에 잡음이 최소화된 전원이 공급되어야 한다. 혹 기존의 기기에 클락을 업그레이드한다고 할 때 진동 대책과 전원과 관련된 대책이 없다면 그 효과가 반감된다.

1.3        DSP(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싱) 파트

디지털 신호 처리가 필요한 이유는 아날로그 출력단의 Low Pass Filter의 부담을 사전 디지털 프로세싱 통해 완화하기 위함이다. 초기 80년대 CDP 시절의 음질이 90대 들어서 갑자기 향상된 이유 중의 하나가 DSP 기술이 발전된 것에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디지털 신호 입력 부에서 처리된 I2S 시그널을 그냥 DAC Chip으로 보내도 소리가 재생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DSP 파트가 필요한 이유는 DAC Chip에 내장된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싱 능력이 그렇게 출중하지 않기 때문에 고음질을 위해서 별도의 추가 작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고가의 DAC Chip일수록 용도상 하이파이에 사용될 것을 전제로 외부에 DSP를 추가하도록 설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파트가 필요하다.

DSP의 기능이 아날로그 출력단의 필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전 필터링이라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많은 노우하우가 숨어있다. 어떤 디지털 필터 알고리즘을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음질이 상당히 많이 변화하고 DSP의 연산 능력에 따라 음질이 변한다. 더구나 소스의 샘플링 레이트가 192kHz로 확대되면서 이전보다 더욱 고속 연산을 수행하는 DSP가 필요해 졌다. 과거의 DAC 보다 최신 DAC의 성능이 더 우수해 진 것은 DSP 파트의 발전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저가 제품의 경우 DSP 파트가 생략되는 것이 일반적이고 중가 제품의 경우 특정 메이커가 만든 디지털 필터 칩을 사서 쓰거나 Sampling Rate Converter 칩을 사용해서 필터링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고급 제품의 경우에는 거의 틀림없이 제조사에서 개발한 고유의 DSP 프로그램이 사용되며 자사 고유의 음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림: 3.6GFLOPS의 연산 능력을 가지고 있는 TigerSHARC DSP

1.4        DAC Chip

High End DAC 제조 업체가 DAC Chip을 직접 만들어 사용할 것 같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일반 오디오 업체가 DAC 칩을 만드는 것은 비용상 거의 불가능하다. 극소수의 업체에서 DAC Chip을 커다란 보드 한 장에 꽉 차게 일반 부품으로 풀어서 만든 예는 있지만 양산 칩과 비교해서 월등하다고 얘기하기 힘들다.

DAC Chip은 반도체 라인에서 생산되는 대량 양산품이 맞기는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거대 반도체 메이커에서도 제조할 때 상당히 어려워하는 노우하우와 기술이 집약된 부품이다. 불량률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하이파이용 DAC Chip을 만드는 회사의 수가 손가락을 꼽아 셀 수 있을 정도이다. 생산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판매량이 많은 것도 아닌데 엄청난 가격표를 붙일 수는 없는 약간은 천덕꾸러기 같은 제품이 하이파이용 DAC Chip이다.

DAC Chip이 만들기 어려운 것은 디지털 시그널 입력에 따라 정확한 아날로그 양의 전류 또는 전압을 출력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디오 시그널이 24비트로 확장되면서 세분화되는 전류/전압의 양은 224= 16,777,216 단계에 이른다. 최근의 DAC Chip 구현 방식이 멀티 래더 방식에서 델타 시그마 방식으로 변경된 이유는 이 방식이 소리가 더 좋아서가 아니라 제조하기 쉽기 때문이다. 설계 방식의 차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다루기로 하겠다.

1.5        아날로그 출력단

DAC Chip에서 출력된 아날로그 신호는 잡음을 야기하는 고주파 신호를 제거하는 아날로그 로우 패스 필터를 거쳐 앰프 단으로 전송할 정도의 크기로 증폭된다. 아날로그 로우 패스 회로는 DSP에 의해서 단순화 되기는 했지만 구현하기 까다롭다. 그리고 DAC Chip에서 나오는 신호의 크기가 워낙 작기 때문에 이것을 다른 기기로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많은 크기로 증폭해야 하는데 왜곡 없이 이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

중저가 제품의 경우 필터링과 증폭을 위해 OPAMP라는 Chip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OPAMP Chip은 반도체 메이커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것으로 일반적인 품질 수준을 유지한다. 그러나 대량 양산품이라 품질 보다는 양산시 제품 균일성에 초첨을 맞춘 설계라서 하이엔드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음질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OPAMP의 기능을 고속 TR과 컨덴서, 고정밀 저항 부품을 사용해서 꽤 크기가 큰 기판에 꽉 찰 정도로 풀어서 만들어야 한다. 일단 만든 다음에도 정확한 증폭률을 맞추기 위해서 테스트하고 튜닝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이런 형식을 디스크리트(Discrete) 출력단이라고 한다. 대다수 고가 제품에는 반드시 이 디스크리트(Discrete) 출력단이 내장되어 있다.

  
그림: 좌측의 작은 OPAMP Chip을 Discrete 방식으로 재설계한 예. 가격이 최소 10배 이상 비싸다.

아날로그 연결 커넥터 바로 직전에 Isolation을 위한 트랜스를 사용하는 것도 고급 제품의 특징이다. 이 트랜스가 없으면 앰프 단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역으로 유입될 수 있다. 유명한 회사의 트랜스의 경우 상당히 고가이며 192kHz 주파수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제품도 드물다.

1.6        깨끗한 전원부

DAC에는 아날로그 출력단에서 상당히 큰 크기로 신호를 증폭해야 하기 때문에 전원에 잡음이 있으면 그것도 함께 증폭되어 노이즈 양이 증가한다. 전원 설계에는 전력 소모가 많기는 하지만 잡음이 가장 적은 선형 전원 공급(Linear Power Supply) 방식이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행히도 DAC은 파워 앰프와 달리 많은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지 않기에 크기가 작아 발열 대책 등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그리고 디지털 파트와 전원을 분리하여 잡음 유입이 최소화 되도록 하고 있다.


그림: 아마추어가 제작한 선형 전원 공급 장치. 크기도 크고 변환 효율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발열도 상당한 단점이 있지만 저잡음 구조로 많은 오디오 메이커에서 사용하고 있다.

1.7        샤시(Chasis) 설계

내부 부품의 배치들도 상당히 중요하다. 전원부에는 높은 AC 전압을 낮은 DAC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낮은 전압으로 낮추어 주는 커다란 트랜스가 있는데 이것을 부품에 가깝게 배치하면 전자기적인 영향으로 잡음이 유입된다. 그리고 수신부에서 DAC Chip까지의 디지털 처리 부분과 DAC Chip 이후부터 아날로그 출력 처리 부분이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RF EMI적인 배려가 극한에 이르면 통 알루미늄의 내부를 파서 각 파트 별로 공간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형태로 만들게 된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더라도 우수한 샤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히 비용이 필요하다.


그림: Linn Klimax DS 내부 사진으로 각 파트의 전자기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통 알루미늄을 가공하여 제작되었다. 이런 구조는 공진을 막기에도 좋다.

2.        DAC Chip에 사용된 기술을 자세히 알아보기

DAC Chip은 내부 처리 방식에 따라 크게 Multi Ladder, Sign & Magnitude, Delta Sigma의 3가지로 구분된다. DAC Chip 회로 설계에서 가장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왔던 기술은 Multi Ladder 방식이다. 이 방식의 원리는 단순하며 공학 교과서에도 실려있다. Sign & Magnitude 방식은 Multi Ladder 방식의 개선형이고, Delta Sigma 방식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2.1        Multi Ladder 방식

Multi Ladder는 몇 가지 방식이 있으나 여기서는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R-2R Ladder 방식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Ladder는 사다리로 번역될 수 있으며 이 이름은 그 구성 모양에서 따온 말이다. 아래 그림은 4 bit로 구성된 2진수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예로서 이진수로 표시된 각 bit마다 스위치가 1개씩 있다. MSB와 LSB는 각각 2의 3승을 나타내는 최상위 비트와 2의 0승을 나타내는 최하위 비트를 뜻하는 영문의 약자이다.



이 회로의 동작 구조를 보면 MSB부터 LSB까지의 스위치가 개폐에 앞단에 붙어있는 저항에 의해 출력되는 전압의 양이 조절되는 형태로서, 각각의 스위치가 붙었을 경우 순서적으로 8, 4, 2, 1 크기의 전압 발생 가중치 값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입력되는 4비트 디지털 신호의 값에 따라 스위치를 개폐하여 최소 0 최대 15의 전압 크기를 가지는 신호가 만들어진다.

무척이나 이해하기 쉬운 원리를 가진 이 방식은 낮은 bit 폭을 가진 변환에서는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높은 bit 폭을 처리할 경우 단점이 드러나게 된다. CD의 16비트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가장 작은 전압 값과 가장 큰 값이 0에서 65,535 단계에 이르며 되며 이 사이의 값들이 균일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항의 정밀도가 굉장히 높아야 하기에 제조시 칩 내부의 저항들을 레이저를 이용하여 깎아내면서 조정하여 낮은 오차를 가지도록 만들고 있다.

이런 수고를 들여서 제품을 만들어도 내부에서 전자기 간섭 등의 문제로 100% 완벽한 성능을 가지기는 힘들며 최종 출하 테스트에서 많은 불량품이 나오게 되고 성능이 좋은 칩은 따로 빼서 높은 가격을 받는다. 그리고 최신 오디오 규격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비트 데이터 폭이 24비트가 될 필요가 있는데 이때 최소~최대 전압이 16,777,216 단계로 구분되기에 24개 저항에 대한 요구 정밀도가 엄청나게 높아지게 된다.

또 다른 문제점은 16개에서 24개에 이르는 스위치가 서로 같은 속도로 동작시키기가 무척이나 힘들기 때문에 어느 경우 음수와 양수 구분의 부호가 바뀌어 순간적으로 출력 파형이 왜곡되는 Zero-Crossing distortion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더 엄격한 제조 기술이 요구된다.

2.2        Sign Magnitude 방식

Sign Magnitude 방식은 한글로 “부호 크기”라는 의미로 번역될 수 있는데 앞서 설명된 Ladder형 방식에서 스위치가 정확한 타이밍에 개폐되지 않아 Zero-Crossing distortion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음악 디지털 신호의 음수 부분과 양수 부분에 대해 R-2R Ladder DAC Chip을 따로 사용하여 변환하고 그 출력 값을 합산하는 방식이다.

2.3        Delta Sigma 방식

Multi Ladder나 Sign Magnitude 방식 모두 제조 원가가 높은 방식이다. 아날로그 변환에 사용되는 부품들을 레이저로 조정(trimming)해야 하고 성능을 테스트해서 선별해야 한다. 제조사들은 높은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게 되었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Delta Sigma 방식이다.

Delta Sigma 방식의 동작 원리를 간단히 정리한다면, 연속적으로 입력되는 디지털 신호에 대해서 앞서서 내 보낸 신호와 비교해서 “값의 변화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여 출력 전류를 내보내는 스위치의 개폐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출력단 신호는 다음 그림에서처럼 푸른 색의 펄스 형태로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2차 아날로그 필터를 통과한 뒤 다듬어지면 최종적으로는 붉은 색의 파형 신호가 된다.


그림 출처: Wikipedia

Multi Ladder 방식에서는 16비트나 24비트 신호를 처리하려면 스위치가 그에 맞게 16개 24개가 있어야 하지만 1bit Delta Sigma 방식에서는 단 1개만 필요하다. 한 번에 묶음으로 여러 비트를 처리하는 멀티 비트 Delta Sigma 방식에서도 필요한 스위치의 개수는 몇 개가 되지 않는다. 물론 고속으로 스위치를 켜고 켤 수 있어야 하지만 현재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

설명을 쉽게 해서 매우 간단한 원리로 동작하는 것 같지만 정확한 아날로그 파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지털 필터 단에서 상당히 복잡한 DSP 연산을 수행하여야 한다. 잡음 형상화(Noise Shaping)라는 디지털 변조 기술이 사용되는데, 이에 대한 동작 원리를 설명하는 것은 일반인들이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필터 구현을 위한 높은 DSP 연산량 문제 때문에 개발된 초기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반도체 집적 기술이 향상되어 고성능의 DSP를 비교적 구현할 수 있게 되어 낮은 가격으로 제조가 가능한 방식이다.

2.4        어느 방식이 더 우수한 것인가?

Sign Magnitude 방식은 원리적으로 Multi Ladder와 동일하므로 DAC Chip을 만드는 기술은 크게 전통적인 Multi Ladder 방식과 Delta Sigma 방식으로 구분된다. 이 두 개 방식을 비교해 본다면 제조 원가 측면에서 그 기능을 DSP에 대부분 의존하는 Delta Sigma 방식이 반도체 집적 기술 향상 덕분에 가장 저렴하고 앞으로 더 싸질 여력이 있다. 제조 방식도 어렵지 않기에 많은 회사들이 앞 다투어 칩을 생산하고 있다.

반면에 음질 측면에서는 어떨지 본다면 Multi Ladder 방식은 나름의 단점을 지적하기는 했지만 좋은 품질의 부품을 제조하는 회사에서 제대로 된 칩을 구할 수 만 있다면 가장 좋은 소리를 내어 준다. 이 말은 Delta Sigma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Delta Sigma의 잡음 형상화의 동작 원리상 가청 영역의 잡음을 비 가청 영역으로 밀어내는 방식을 사용하여 DAC Chip에서 신호가 출력된 후단의 아날로그 필터 회로를 무척이나 신경 써서 설계하여야 한다. 아날로그 필터 회로가 복잡해 진다는 것은 많은 OPAMP가 사용되어야 하고 신호가 이 부품을 여러 번 거치게 되면 음에 착색이 입혀진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스위칭이 이루어지므로 클럭 신호 변동인 지터에 민감하고 외부에서 잡음이 유입되면 내부 피드백 회로의 안정도가 떨어져서 이상한 소리가 재생된다.

Delta Sigma DAC Chip 자체의 SPEC만 놓고 매우 우수하다. Multi Ladder로는 꿈도 꾸지 못할 SNR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SNR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부에 우수한 지터 제거 회로와 아날로그 출력 단과 회로 설계 기술이 부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과연 높은 SNR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SNR은 일정 수준만 넘으면 충분하다. 140dB에 이르는 SNR는 이론으로만 있는 것이고 실제 부품의 열 잡음 문제로 제대로 구현할 수 없다. 이 정밀도로 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 파워 앰프와 이를 재생할 수 있는 스피커는 현재 존재하지도 않는다.

최고의 스펙이 아닌 음질을 위해서라면 Multi Ladder 방식의 DAC Chip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Multi Ladder 방식의 DAC Chip을 만드는 회사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시장에서 하이엔드적 성능을 원하는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기에 부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별 수요도 없는 것을 고생스럽게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3.        음의 성향을 결정하는 DSP 알고리즘 자세히 알아보기

DSP는 DAC Chip 출력단의 아날로그 로우 패스 필터링(LPF: Low Pass Filtering) 회로를 단순화하기 위한 디지털 신호 처리를 사전에 수행하기 위해 사용된다. 혹 Delta Sigma 방식에서는 DSP가 잡음 형상화 기술 자체를 만드는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잡은 형상화 부분은 설계 시 내부 소자들의 성능에 맞춰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외부인이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단지 사전 업 샘플링을 통해 Delta Sigma DAC Chip의 동작 안정성을 더 높일 뿐이다.

3.1        업 샘플링과 오버 샘플링의 구분

업 샘플링과 오버 샘플링의 용어가 조금 혼재되어 사용되기 대문에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해설을 좀 넣어 보았다. 업 샘플링과 오버 샘플링은 디지털 프로세싱에서 사용되는 용어로서 공학적 의미에서 서로 유사하다. 업 샘플링과 오버 샘플링과 모두 A/D 또는 D/A 작업시 수신된 디지털 신호의 샘플링 속도를 보다 높은 샘플링 속도로 변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버 샘플링은 x1, x2, x4, x8과 같이 정수 배로 샘플링 속도로 변환하는데 주로 사용되는 용어이고 업 샘플링은 44.1kHz에서 48kHz의 변환과 같이 정수배가 아닌 임의의 배율로 변환하는 것을 추가로 포함하여 보다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3.2        업 샘플링이 필요한 이유

업 샘플링 기술이 처음 개발된 목적은 CD 규격에서 아날로그 로우 패스 필터링(LPF: Low Pass Filtering) 회로를 위한 여유 폭을 겨우 2.05kHz만 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먼저 로우 패스 필터링 회로가 필요한 이유는 음성대역의 20kHz 이하의 주파수 성분만 통과 시키고 나머지 성분은 차단하기 위해서 사용되며, 만일 이 회로가 없다면 매끄러운 아날로그 파형이 아닌 계단 모양의 파형이 만들어지게 되어 계단 부분의 날카로운 부분이 모두 고주파 잡음이 되어 앰프 단으로 들어가 혼변조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림: 상단의 계단형 파형 그림은 DAC Chip의 출력을 그대로 측정한 것이다. 이 신호가 아날로그 로우패스 필터를 통과하면 고주파 성분이 제거되어 계단 모양의 신호가 부드러운 파형 신호로 변환된다.

CD 포맷의 신호를 업 샘플링 하지 않는다면 20kHz 주파수에서부터 22.05kHz까지의 범위에서 높은 대역을 차단하는 아주 날카로운 필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처리를 수행하는 아날로그 필터를 설계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구현 비용도 비싸며, 구현하여도 실제로는 제대로 동작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 가청 주파수의 16kHz~17kHz에서부터 음을 감쇄(roll-off)하는 필터 회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 고음이 감쇄되어버린다.

업 샘플링 또는 오버 샘플링 기법은 디지털 신호처리 기술을 이용하여 처리할 신호의 원 샘플링 속도 보다 더 높은 샘플링 속도로 변경하여 아날로그 회로로 구성해야만 하는 로우 패스 필터링 회로를 쉽게 구현할 수 있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CD의 44.1kHz의 주파수를 4배 업 샘플링하면 176.4kHz가 되며, 이 경우 아날로그 로우 패스 필터 회로에서는 훨씬 여유 있게 20kHz에서 88.2kHz까지 신호 레벨을 감쇄시키면 된다. 이 작업을 보다 높게 8배 업 샘플링하면 아날로그 로우 패스 필터 회로는 더욱더 간단해 진다.

물론 업 샘플링 비율이 높으면 높을 수록 더 빠른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싱 작업이 요구된다. 이는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반도체 설계와 구현 기술이 발전한 지금에 와서는 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싱 부분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별다른 장애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저렴하게 필터를 구현하는 기술이 되었다.

3.3        별도의 DSP를 이용하여 업 샘플링하는 이유

DAC Chip에는 기본적인 업 샘플링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그러나 그 성능이 하이엔드를 수용하기에는 좀 모자라기 때문에 이것을 활용하지 않고 외부에서 FPGA나 DSP 칩을 사용하여 별도로 변환 알고리즘을 구현한다.

외부 DSP를 통해 업 샘플링이 가능한 이유는 DAC Chip이 높은 샘플링 레이트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384kHz, 높으면 800kHz까지 수용이 가능한데 실제 CD규격의 샘플링 레이트가 44.1kHz인 것을 보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DAC Chip에서 낮은 샘플링 레이트의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하는 것 보다 이를 높은 샘플링 레이트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에 이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3.4        업 샘플링 방식 따른 음질차이

1)        연산 정밀도 문제

업 샘플링은 수학적 연산으로 이루어지므로 연산 정밀도라는 문제가 대두된다. 데이터를 몇 비트 정밀도로 다루어 연산 오차를 최소화하는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저가의 장비에서는 고정 소수점 방식이 이용되며 중가에서는 32비트 부동 소수점, 고가에서는 64비트 부동 소수점 연산이 사용된다. 연산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정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고성능의 DSP가 필요해 진다. DSP 성능에 대한 음질 차이는 다음 그림을 보면서 설명이 가능하다. 이 그림에는 가장 일반적인 형식의 FIR 디지털 필터 알고리즘의 주파수 특성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그림: 가장 일반적인 FIR 필터 주파수 특성 그래프

그림을 보면 왼쪽 위 부분에 그려진 파형에 맥동과 같은 Ripple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 Ripple은 주파수 대역 전체에 걸쳐 올라갔다 내려감을 반복하는데, 당연히 Ripple이 거의 없이 평탄해야 좋은 음질이 나오게 된다. 물론 DSP 연산양은 증가한다.

그래프에서 왼쪽에서 중간을 넘어서 파란색 선이 붉은색 네모 박스로 영역에서 급격히 감쇄함을 알 수 있는데, 그 감쇄된 수치 값이 최대 고주파 성분의 차단 크기이다. 보통 dB 단위로 표시되며 이 기울기가 급격할수록 연산량은 증가하지만 음질은 좋아진다. CD가 16비트로 96dB의 재생이 가능한 것임을 고려할 때 그림의 -60dB 값은 많이 모자란 것이고 90 dB 이상으로 차단 값이 결정되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DSP 연산 정밀도와 처리 속도에 따라 음질이 달라지며 당연히 높은 성능의 DSP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고성능의 DSP 가격은 매우 비싸서 한 개의 가격이 20만원을 호가하기에 경제성을 생각해서 음질을 타협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디지털 로우 패스 필터 알고리즘에 따른 음질 차이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필터링 알고리즘의 종류이다. 업 샘플링을 하게 되면 주파수 영역에서 원래 파형과 대칭되게 거울에 파형이 반사된 것 같은 이미지(Mirror Image)가 그대로 만들어지게 된다. 이 거울 이미지를 디지털 로우 패스 필터를 사용해서 제거해야 하는데 사용되는 알고리즘의 종류 따라 음질이 변한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디지털 로우 패스 필터 알고리즘은 Linear Phase라는 방식으로 위상 변환 없이 모든 주파수 성분이 동일한 속도로 처리되는 특징이 있다. 2000년 들어 새롭게 부각된 필터 형식은 Minimum Phase라는 것으로 Linear Phase 방식이 가지는 Pre-Ringing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Pre-Ringing은 Linear Phase 필터 알고리즘에서 원래 소리가 나기 전에 원 신호의 크기보다는 상당히 작지만 먼저 소리가 나게 된다.

다음 그림을 보면 원래 이상적인 디지털 필터 변환에서는 위의 그림처럼 재생 신호가 나타나야 하지만 Linear Phase를 통과하면 밑 부분의 그림처럼 소리가 앞 뒤로 진동된다. 이 진동 성분은 필터 알고리즘 특성상 발생하는 것으로서 최소화는 가능하지만 삭제는 불가능하다.


그림: 상단 그림은 시간축으로 볼 때 이상적인 소리 파형이고 하단 그림은 Linear Phase 필터를 통과한 후 변환된 파형이다. 원 신호의 소리가 재생되기 전에 미리 소리의 진동이 일어난다. 이를 Pre-Ringing이라 한다.

과거에는 Pre-Ringing 성분은 그 크기가 작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다고 생각했으며 비록 이런 문제가 있다 하여도 위상 차이가 발생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낮다고 생각되었기에 용인되었다. 그러나 2000년 들어서 이 문제를 자세히 분석한 결과 높은 고음을 내는 캐스터네츠와 같은 악기가 재생되는 경우 매우 부자연스러운 것이 지적되곤 하여 이 앞 단의 Pre-Ringing 성분을 제거하는 것이 청감상 더 좋다고 여겨지게 되었다.


그림: Pre-Ringing을 최소화한 Minimum Phase 알고리즘의 파형과 Linear Phase 알고리즘의 비교 그림. 푸른색 파형이 Minimum Phase Filter를 통과한 신호로서 Pre-Ringing 성분이 없다.

시중에는 하이엔드급 기기를 중심으로 Linear Phase와 Minimum Phase를 절충하여 조금 다른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알고리즘에 따라 소리의 성향이 달라지며 자사의 제품을 차별화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4.        샘플 레이트 컨버터(Sample rate convertor)

업 샘플링 또는 오버 샘플링 기법이 샘플링 레이트를 높이는 것에만 사용되는 반면에 샘플 레이트 컨버터는 임의의 샘플링 레이트로 변경하기 위해 사용된다. 높은 샘플링 레이트 신호를 낮게 만들 수도 있으며 낮은 샘플링 레이트의 신호를 높일 수 도 있다. 애초에 이 기술이 개발된 목적은 CD에 담겨진 44.1kHz 음악을 48kHz의 DAT에 디지털 방식으로 녹음하기 위한 것과 같이 서로 다른 샘플링 레이트를 지원하는 장비간의 호환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설계된 것이나, 최근에는 DAC 설계시 입력된 샘플링 레이트가 어떤 것이든지 고정된 높은 샘플링 레이트로 내보내게 하여 DAC 칩에서 고정된 샘플링 레이트로 손쉽게 아날로그 변환을 수행하며 동시에 업 샘플링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고급 DAC 설계에 오버 샘플링 칩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오버 샘플링 칩을 판매하는 회사도 많았으나 부품의 수요가 적어져서 더 이상 새로운 오버 샘플링 칩은 제조되지 않고, 현재는 보다 범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샘플링 레이트 컨버터를 구하는 것이 더 쉬워졌기에 중급 이하의 DAC 설계에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수요 문제로 샘플링 레이트 컨버터의 판매 가격을 무한정 높일 수는 없기에 고품질의 업 샘플링 변환이 이루어지지 않기에 음질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5.        DAC 구매시의 주의 사항

1)        SPEC은 단지 참고 사항이다

DAC 구입시 가장 주의할 점은 시장에서는 제조사에서 발표한 SPEC을 100% 믿지 말라는 점이다. 상당히 모순적인 이야기이지만 대체로 저가의 DAC이 SPEC 상으로 가장 우수하고 고가의 제품일수록 SPEC이 떨어진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비싼 제품일수록 SPEC도 우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래 수치는 국내 모 회사의 30만 원대의 DAC과 외국에서 제조된 고품질 DAC의 SPEC을 비교를 위해 기재한 것이다.

30만 원대 DAC의 SPEC
        SNR: 132dB
        THD: 0.0004%

200만 원대의 DAC SPEC
        SNR: 110dB
        THD: <0.12%

수치상으로 상당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30만 원대 DAC이 200만 원대의 DAC보다 엄청나게 좋다. 이 정도면 200만 원대의 DAC을 만든 사람을 품질에 비해 값을 비싸게 받는 사람으로 몰아세워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음질은 정 반대이다.

저가의 DAC이 수치상으로 월등한 것은 이 제품이 정말로 잘 만들어져서가 아니라 기제 방법에 속임수가 있기 때문이다. 저가 DAC은 사용한 부품의 하나인 DAC Chip의 성능을 그대로 적어놓고 높은 품질인 것으로 위장한 것이다. 반면에 고가의 DAC은 실제 제품을 동작시켜 면밀하게 측정한 값을 가감 없이 기재한 것이다. 이런 뻥튀기 SPEC 문제는 이미 PC 메인 보드 내장 사운드 칩에서도 경험했던 것이기는 하지만 구입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실측으로 THD가 0.1% 수준 이상이며 SNR이 100dB가 넘으면 음악을 감상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아날로그 신호를 다루게 되는 DAC과 같은 제품에서는 SPEC은 참고 사항일 뿐이다. 직접 소리를 듣고 경험으로 구매해야 한다.

2)        비싼 값을 하는 것인가?

일상 용품의 대부분이 그렇지만 하이파이에서도 비싼 제품이 좋다는 속설이 있다. 이른바 명품이라 불리며 손에 닿을 수 없는 정도의 제품도 있고, 저렴한 가격에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제품도 있다.

시중에는 아주 저렴한 DAC과 높은 가격의 DAC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 둘 간의 성능차이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할 것이다. 기기의 소리를 들어보고 그 차이가 어떻다고 하는 것은 너무 주관적이기에 객관성을 가지기 위해서 장비를 통해 측정한 자료를 가지고 따져 보도록 하자. 여기에 제시된 자료들은 http://nwavguy.blogspot.com에서 가져온 것이다.

다음 그림에는 가장 낮은 성능이라고 알고 있는 PC에 내장된 메인보드 사운드 카드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서 측정한 값이 표시되어 있다.


그림: 인텔 메인보드에 내장된 사운드 출력 장치의 지터 스펙트럼 측정 자료

중심 주파수라고 할 수 있는 11kHz의 음 재생 특성을 측정한 것으로 중심 주파수 성분 이외의 주파수 성분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C의 각종 장치들에서 발생한 잡음들로 인해 오염된 상태로 음질을 떨어지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 그림을 $1600 가격을 가진 Benchmark DAC 1 Pre의 지터 스펙트럼 측정 자료와 비교해 보기 바란다. 재생하려는 주파수 성분 이외의 값이 최대한 억제되어 있으며 이것이 음질 향상으로 바로 이어지게 된다. 앞에 소개된 측정 그래프와 비교하면 거의 극단적인 차이가 발생함을 알 수 있다.


그림: Benchmark DAC 1 Pre의 지터 스펙트럼 측정 자료

물론 모든 DAC이 이렇게 좋은 측정 값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가격이 좀 저렴한 USB DAC을 측정해 보면 내장형 사운드 장치 보다는 좀 나은 수준이지만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3)        가격과 만족도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하이파이에서는 다양한 제품이 다양한 가격대로 분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격대가 높을수록 음질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비용에 대한 만족도가 꼭 높다고 볼 수 는 없다. 일반적으로 20~30만원대 제품을 사용하다가 100~200만원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면 상당히 큰 만족도가 느껴진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1000만 원대 이상의 초고가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한다고 해 서 그 가격 차이만큼 만족도가 비례 해서 오르지는 않는다. 가장 싼 제품과의 차이가 무려 50배나 큰데도 불구하고 만족도는 50배가 아니며 2배가 되기도 힘들다. 자신이 지불할 수 있는 비용 내에서 최선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Comment '1'
  • ?
    홍진표 2012.05.07 18:21
    [ jin@bannaudio.com ]

    DAC과 관련된 글을 게제하면서 문득 든 떠오르는 속담은 "공자 앞에서 문자 쓴다" 입니다.
    아마도 DAC의 대가이신 조용훈 소장님이 저의 모자른 부분을 잘 설명해 주시라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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