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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
2008.04.04 15:18
[윤세욱] 간이형 오디오 기기 선택법
조회 수 2744 좋아요 40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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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기기 관련 낙서를 할 때마다 느낍니다. “썰 풀 재료는 있는데 이렇게 운 떼기가 어려워서야 원...”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줄리어스 시저의 본토 발음)의 “갈리아 전기(戰記)”를 읽고 이렇게 말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쳐들어가는 그의 문장이야 말로 최고 가운데 최고다” 그래서 저도 앞으로는 황제 스타일로 살아 보기로... “이래서 세욱이 저 놈은 칭찬을 해주면 절대 안 되는데...” “앗! 형님. 여기 계신 줄 몰랐습니다.” 진도 나갑니다. 일단 오디오 기기를 고르시는데 까진 성공하셨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어쩌면 특정 기기를 마음에 두셨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정확하겠군요. 어쨌든 좋습니다. 작정하신 물건이 좋은 기계인지 나쁜 기계인지 알아보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외관을 통해 알아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덜 정확합니다. 물론 상관계수가 높은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되 맛있는 음식을 고르면서 때깔로만 판단하실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백문이 불여일견. 나아가 백견이 불여일쩝. 결국 듣고 고르시는 게 정석이자 왕도지요. 시청을 시작하십시오. 음악을 즐기자는 오디오 기기이니 대부분의 경우 노래나 연주를 듣게 되실 것 같습니다. 실제론 더 나은 소스가 있긴 합니다만 뭐 아무래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볼륨을 중간 이하에 놓고 들으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줄이시진 마시고요. 비유가 좀 그렇긴 한데 너무 줄이시면 시동이 안 걸립니다. 그리고 그냥 내쳐 들으십시오. 마음이 가는 대로 기기를 조작하시고요. 그러다가 볼륨을 어떻게 놓고 계신지 한번 살펴보십시오. 볼륨이 늘어났습니까? 그러면 일단 첫 관문은 통과하신 겁니다. 만약 볼륨이 내려와 있고 음량을 증폭하시는 게 마음에 썩 내키지 않으시면 그 기기는 두말 하실 것 없습니다. 미련 끊어버리세요. 다른 경우는 이제 볼륨이 늘어나 있는 기계입니다. 자! 이제 일차 관문을 통과한 기계의 볼륨을 조금 또 올려보십시오. 기분이 더 좋아지고 소리에 쾌감을 느끼시면, 그리고 늘어난 음량에 귀가 거북스럽지 않으면서도 소리가 무너진다는 느낌이 없으면 그 기기는 틀림없이 여러분의 취향에 맞을 뿐 아니라 성능도 믿을 만 한 겁니다. 남은 일은 가격 흥정뿐입니다. 왜 그러냐고요? 사람의 기호는 아주 간사하기 짝이 없는 것이라서 자기 기분에 맞으면 자꾸 더 집어넣으려고 하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소리가 좋(다고 느끼)기 때문에 볼륨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 소리가 무너지지 않으면 오디오 기기- 특히 앰플리파이어의 증폭 성능이 믿을 만 한 것이고요. 물론 이것은 트랜스듀서인 스피커 쪽에 대해서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어쩌면 스피커 쪽이 더욱 강한 영향권에 있다고 생각하셔도 되겠군요. 잘 인식하지 못하시는 사안 가운데 하나가 입력에 대한 스피커 출력의 직진성입니다. 어렵게 말씀드렸군요. 단순히 말씀드려 큰 소리를 내는 것과 작은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한 스피커의 진동 모습이 다르다는 겁니다. 들어오는 주파수 특성은 같은데(물론 진폭은 다르겠지요) 출력되는 소리의 파형은 생각 외로 많이 달라지는 게 이 스피커의 특성이자 죄악이자 문제점입니다. 그래서 작은 소리가 좋은 스피커, 큰소리가 나야 소리가 잘 나는 스피커, 혹은 작은 소리도 좋고 큰소리도 잘 내는, 사람으로 치면 저 같은 스피커가 있는 것입니다. “우웩!” 애고 죄송합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잠깐이나마 진실을 말씀드린 스왕자 윤세욱을 용서... 하여튼 결론은 이렇습니다. 시청 도중 자연스럽게 볼륨을 올리고 싶은 느낌이 드는 기기가 있다면, 그리고 볼륨을 올려도 계속 즐거운 느낌이 드는 기기가 있다면 그건 일단 괜찮은 기기라고 판단하셔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볼륨을 아무렇게나 마구 올리시면서 “이건 좋은 물건임에 틀림없어!”라고 자기최면을 걸진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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