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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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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줍잖은 걸 써 놓고 해제(解題)까지 달고 있으니 제가 봐도 “여러 가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습니다.
중론(衆論)이 어렵다는 것이니 잘못 쓴 입장에선 변명이라도 해야지요.

아래 시리즈의 글을 통해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은
현대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느낌을 주려고 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음악의 소재(素材)로서 사용되는 화성, 선율, 리듬을 현대적 느낌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
선율과 화성의 근본 재료인 음계는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가,
현대음악에서는 조성(調性)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어떤 기법을 통해 조성이 변화되는가, 아울러 현대적이라고 일컫는 리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대표적인 곡을 들어 설명 드린 것이 글의 주제였습니다.
하지만 서양식 글쓰기의 특징이 그렇듯,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에 들어 있는 함축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선 기본전제의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독일의 인문학 작가 “디트리히 슈나비츠”가 쓴 “교양(Bildung)"이란 책 안에 모차르트의 오페라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모짜르트의 오페라는 다리우스나 알렉산드로스의 운명에 등을 돌리고 자신의 시대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 한 문장 안에 함축된 의미를 음악사(音樂史)적으로 해설하려면 여러 페이지의 글이 필요할 겁니다.
첫째, 다리우스와 알렉산드로스라는 인물의 역사적 배경-그리스인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 대왕)가 페르시아 왕 다리우스와 큰 전쟁을 치렀다는 사실과 그 시대적 상황-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초기의 오페라는 이런 영웅들의 활동을  서사시(敍事詩) 적으로 표현하는 양식(樣式)이었다는 점을 선수과목(先受科目)으로 수강하지 않으면
“자신의 시대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부분의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이런 경향이 발전해서 영웅 대신 시인이나 음악가 혹은 방직공의 생활과 사랑을 묘사하는 식으로 오페라의 표현 대상이 바뀌었고,
이런 걸 “사실주의 오페라”라고 말한다는 것, 그리고 사실주의 오페라의 대가 가운데 한 사람이 베르디라고 이해하시면 더욱 좋을 겁니다.

번스타인의 음악해설이 이런 식이었습니다.
제가 시간을 뜸을 들이고 욕심을 냈던 부분이 이런 표현에 대한 재해석이었고,
또 그것이 번스타인 정도의 대가가 선곡하고 구성한 프로그램에 대해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에 쫓기고 성의가 부족해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미진하게 된 겁니다.
하여튼 변명을 늘어놓는 것은 이쯤 해 두고, 졸고에 대한 해설을 드릴까 합니다.

“현대음악의 실마리 잡기-2 : 조성에 대하여”에서 말씀 드린 것은 “미의식(美意識)”에 대한 의미 및 음계의 발견 과정입니다.
현대음악의 미의식이란 기존의 음악에서 우리가 느끼던 미의식을 포기한 뒤 새로운 것을 찾아 낸 게 아니고(방향을 선회한 게 아니라)
단지 미에 대한 의미의 해석을 확장한 것뿐이라는 것,
그리고 기존의 미의식의 근간을 이루는 음계란 자연적으로 발생되었다는 것을 설명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12음을 찾아냈지만
사용하는 음이 기본적이고 작다고 해서 음이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과 “에로이카 교향곡”의 주선율을 통해 말씀 드렸습니다.

세 번째 글 “현대음악 실마리 잡기-3 : 불협화음”에서 다룬 것은 음악의 표현에 다양성을 가하기 위한 조성의 변화입니다.
그리고 이런 변화, 다시 말해 현대적 기준에서 본다면 참으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음악적 표현의 다양성을
“불협화음”이라고 침 튀기며 공격했던 당시의 최첨단 평론가의 비평을 베토벤과 쇼팽의 예로 들어 비판함으로서
소위 “불협화음”에 대한 우리 시대의 선입견을 음미했습니다.
아울러, 베토벤 7번 교향곡의 주선율을 보여드림으로서 아름답다는 느낌을 주는 게 반드시 선율만은 아니라는 것,
아름다움에 대한 요소로는 tune도 포함된다는 것,
또 오펜바흐와 베토벤을 비교시켜 tune 만이 아름다움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선율과 조성의 변화를 보여 드리고,
현대음악에서 조성이 복잡해지게 되는 시발점-바그너가 현대음악의 수문장이 되는 과정-의 느낌과
조성의 확장이 현대음악의 현관문이 되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3편 글의 마지막 부분의 내용인즉슨
바그너가 화성을 마구 흔들어버렸고, 고전적 의미에서의 화성의 구사기법을 모두 사용해버렸기 때문에
현대음악의 작곡가들은 결국 화성에 대해 전혀 다른 각도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현대음악을 이해하는 핵심이라는 점이었는데,
이게 현학적으로 표현되어 독자께 의미의 혼란을 끼친 것 같습니다.

“현대음악 맛보기-4 : 조성은 어디로 갔는가.”에서 다룬 게 현대음악의 상징적 표현기법인 12음계, 혹은 무조성음악입니다.
바그너가 조성을 다 써버렸기 때문에 현대음악 작곡가는 대안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한 파-무조성파는 아예 조성을 버리자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버리는 과정을 설명 드린 게 쇤베르크의 “정화 된 밤”과 현악4중주입니다.
정화된 밤에서는 조성이 그래도 좀 보이는데 현악4중주에선 아예 사라져 버립니다.
하지만 둘 다 현대적 느낌이 든다는 점은 같고요.
피에로의 밤에선 이런 무조성 음악이 “기악” 뿐 아니라 “성악”까지에도 확장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4부의 마지막에서 드린 3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앞에 이미 다 나와 있습니다.

첫째, 12음계는 어디까지나 물리적이다,
둘째, 해설을 통해 알 수 있듯, 우리는 무조성 음악에 대해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셋째, 고로 인간 본래의 감수성을 통해 우리는 무조성 음악에 대한 예술적 미를 느낀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Lyric Suite"는 언뜻 느낌엔 철저한 무조성 음악이지만
이것은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뒷부분을 인용해서 만든 것이고,
이런 멜로디의 차용과 확장은 재즈에서 아주 자주 보는 바라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현대음악 실마리 잡기-5 : 간결함의 미학”에선 무조성파의 반대세력(?)인 조성파의 활동과 음악적 특징을 설명 드립니다.
조성파 현대음악 작곡가로서 유명한 사람이 사티, 드뷔시 등이고,
그 들의 음악 역시 현대적이지만 전혀 부담감 없이 편안하게 받아 들여 질 수 있으며,
그 이유는 간결함과 단순함에 있다는 것,
그들은 절대 조성을 무시하지 않고 인상(印象)을 현대적 조성으로 표현했으며 그런 사조를 일컬어 인상주의 음악이라고 한다는 것,
그런 사조가 나오게 된 배경은 바그너 식의 풍염하고 웅혼한 독일낭만주의의 반동(反動) 때문이었다는 것,
그런 반동의 한 표현양식으로서 인상주의 음악의 특징인 간결함에 유머와 풍자를 가미해서 음악을 만들기도 했으며
그런 당파(黨派)를 “웃기는 음악학파”라고 했고,
그 예로서 그래서 쇼스타코비치의 폴카를 들었으며 그것 역시 당연히 현대음악의 한 범주라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모차르트, 하이든 등의 시대를 고전주의라고 하는데,
고전주의 양식의 음악은 마치 건축물과 비슷해서 이론에 의해 차곡차곡 쌓여져 나갑니다.
객관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고, 이것이 나중 낭만주의로 발전합니다.
쇼팽, 슈베르트, 베를리오즈 등등이 유명한 낭만주의 음악가로서, 낭만주의는 당연 주관적입니다.
현대음악의 또 다른 입구로서의 인상주의 음악은 이런 낭만주의의 특징인 주관의 확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느끼는 인상을 주관적으로, 현대적으로 표현합니다.
드뷔시가 듣기 편한 인상주의 음악가입니다.

현대음악 작곡가들은 베끼는(?) 대상으로서 낭만주의 뿐 아니라 고전주의도 사용하자고 대듭니다.
그게 신고전주의적 현대음악입니다.
고전주의적 양식을 현대적 멜로디와 조성으로 사용한 예를 들어 드린 것이 스트라빈스키의 “Little Octet for Wind Instruments"입니다.
고전적 느낌은 분명하지만 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현대음악이고,
그래서 들어보시면 이런 것이 현대음악의 맛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 겁니다.
고전주의의 맛을 본 현대작곡가들은 12음계가 아닌 전통적 7음계를 사용해서도 충분히 현대적인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예가 코플랜드의 아팔래치아의 봄입니다.
이 곡은 제가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에 대한 연극공연의 음악을 담당했을 때 배경음악으로도 사용한 적이 있을 만큼 선율적, 목가적입니다.
나아가, 고대 음계인 5음계만을 사용해도 현대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해리스의 3번 교향곡을 이용해 보여드렸습니다.

6부 “현대음악 실마리 잡기-6 : 섞어찌개”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조성의 충돌을 해결하지 않고 고의적으로 방치함으로서 음악이 현대적 느낌을 갖게 만드는 기법,
혹은 스트라빈스키가 자주 사용하던 바이토널리티 기법을 사용한 현대적 작곡 기법에 대해 설명 드린 것이 6부의 내용입니다.

2부 이후 쭉 설명 드린 것은 조성에 대한 점인데,
7부 “현대음악 실마리 잡기-7 : 리듬”에서 말씀 드린 것은 리듬의 현대적 확장입니다.
그런데 도입부에서 해설이 약간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하이든은 오스트리아-지금의 독일- 고전주의 작곡가입니다.
기본적으로 딱딱한 고전주의 양식에 독일이라는 국민성이 결합해 하이든의 박자는 무척 주기적입니다.
그런 하이든이 현대적이 되면 이렇게 박자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 도입부의 주장이었고요.
직접 연주해 보시면 박자와 액센트의 위치가 바뀌는-변박(變拍)“의 느낌을 금방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익숙한 리듬은 액센트가 주기적인데
이걸 뒤집거나 섞으면 금방 현대적이 된다는 것을 봄의 제전과 엘 살롱 드 멕시코를 통해 보여드렸습니다.
현대음악이 헷갈리실 때는 조성과 박자를 이런 기법으로 뒤집어 만들었구나 하는 점을 되돌려 보시면 이해가 편합니다.

이 시리즈의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 드린 게 좀 헷갈리는 내용이고 표현이었습니다.
쇤베르크나 코플랜드의 예를 들어 박자와 조성을 뒤집어서 현대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말씀 드렸는데,
화음이라고 해서 현대적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예로서 스트라빈스키가 시편 교향곡에서 사용한 기법을 보여 드렸습니다만 설명이 미진했습니다.

이 악보는 오케스트라 용 총보(總譜)입니다.
그래서 기초 대역인 콘트라베이스와 아주 높은 영역인 플롯과 오보에가 모두 나와 있습니다.
물론 첼로 등의 현악기와 트럼펫, 트럼본 심지언 목관인 잉글리시 호른도 같이 연주합니다.
여기서 연주되는 것은 ”C" 화음입니다.
C화음엔 당연 도, 미, 솔의 3음이 포함되는데,
천재 스트라빈스키는 여기서 “솔”을 뽑아버렸습니다.
그리고 고음을 담당하는 목관 군 플롯과 오보에서 “도(C)"는 뽑고 "미(E)"만 불게 합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는 도와 미만 연주합니다만
이 화음이 만들어 내는 것은 번스타인의 표현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순수한 관현악적 화음“이 됩니다.
도와 미만 불어도 배음에 의해 솔이 나타나기 때문이고,
이런 느낌이 고전적 화성까지도 현대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하여튼, 이런 식으로 주절 댄 것이 7부작 “현대음악 실마리 잡기”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만 아마추어의 치기라 생각하시고, 넓게 이해해주시길 부탁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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