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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황준의 블로그, 장현태의 블로그, 창고란의 오디오, 갤러리란의 오디오
실용 오디오, 와싸다, 소리 오디오, 누리안 비상, 케이블/진영공구, 진공관 구입, 이치환 교수의 아날로그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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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6567 좋아요 749 댓글 9
제목만 보면 오디오광들은 '모노블록 파워 앰프 얘기겠지.'라고 생각할 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모노블록은 아니라도 '출력이 적은 파워 앰프 두 개를 직결해서 좀 큰 파워로 운용하려는 건가보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그것도 아니다.

위의 게시판 제목 아래 몇 개의 서브 메뉴 링크 중에 황준의 블로그가 있다. 오디오 마니아 중 마니아로서 "오디오 마니아 바이블"을 저술한 건축가 황준 선생의 블로그이다. 그 블로그의 글 중에, 혹은 그 저서 중에 황 선생이 어렵던 시절에 그에게 큰 힘이 되어 준 기계인 크렐(Krell)의 파워 앰프 얘기가 있다. 건축사무소에서 힘들게 일하고, 퇴근하기 전에 청계천의 오디오 샵에 들렀을 때 불빛 아래 전시된 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진 그 파워 앰프(당시로서는 초하이엔드 기기)를 볼 때마다 황 선생은 힘이 솟았다고 한다. 그리고 나중에 경제적으로 사정이 좀 나아졌을 때, 예전에 경외심으로 보곤했던 그 앰프를 구입했다고 한다. 물론 세월이 많이 지나 거의 헐값이 된 오래된 기계로 그걸 구입한 것이다. 그런데 그 기계를 똑같은 것으로 하나 더 구입했다는 거다. 그 앰프가 정말 좋아서, 그리고 고장이 나면 바로 두 번재의 제품으로 대체해서 쓰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나도 좋아하는 모글 스키는 같은 브랜드의 똑같은 모델을 두 개(세트)씩 구입하는 것이 습관이다. 왜냐하면 다른 스키에 비해서 부러질 가능성이 많은 모글 스키는 두 세트를 사 놓고 타면, 한 개가 부러질 경우에 남아있는 한 세트에서 한 개를 꺼내 보충하면 되고, 또 하나가 부러지면, 남아있는 또 하나로 보충하면 되기 때문이다.(그것마저 하나가 부러지면, 그 스키는 가지고 있다가 같은 모델을 사용하는 사람이 스키 하나를 부러뜨렸을 때 선물하면 무지 좋아한다.^^) 물론 스키는 한 번 부러지면 그걸 고쳐서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오디오는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그게 고장났을 때 그걸 고쳐서 들을 수 있는 점에서 다르다. 하지만 그게 고장나서 한동안(수리하는 동안) 그걸 사용하지 못 한다면 그건 말이 안 된다.

내게 황준 선생의 크렐 파워 앰프 같은 기기가 있다면 그건 클라인(Klyne) 프리 앰프이다. 원래는 좋은 포노(phono) 앰프 대신에 사용하려고 구입한 오래된 물건이다. 나의 오디오 선생인 윤세욱 선생이 극찬을 한, 20년 이상을 프리 앰프 하나만 고집스레 만드는 회사의 제품이다. 나도 원래는 이걸 포노단만 사용하려고 했다가 매킨토시 파워 앰프에 물려보고는 이의 진가를 알게 되어 이걸 프리 앰프로 사용해 왔고, 지금은 오디오 노트 300B 진공관 앰프의 프리로 사용하며, 두 대의 오디오 시스템에서 포노단을 담당하는 포노 앰프로 이걸 사용하고 있다. 가끔 '이런 제품이 있는 걸 모르고 살았다면?'하는 안도감까지 들 정도로 내가 좋아하게 된 프리 앰프이다. 가히 최고의 프리 앰프인데, 오래 전부터 마크 레빈슨 앰프를 사용해 온 윤세욱 선생이 클라인 프리 앰프를 한 번 사용해 보고는 "차라리 마크 프리 앰프 대신 이걸 쓰세요."라고 내게 권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난 마크 레빈슨의 골수 팬으로서 차마 그렇게 하지는 못 하지만, 실제로 마크 프리를 대신할 수 있고, 또 그보다 더 따뜻하고, 부드럽고, 밝은 소리를 내 줄 수 있는 프리 앰프가 바로 클라인 프리 앰프라고 생각한다. 이의 포노단은 초하이엔드 기종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무지하게 세밀한 바이어스 조정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사실이 진정으로 오디오를 아는 마니아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불나비 닷컴의 오디오광들 중에 이 클라인 제품의 신봉자가 여럿 된다.)

난 그래서 이 앰프를 하나 더 구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번에 클라인 SK6를 구할 기회가 왔을 때 그걸 구입코자 오디오 선생에게 문의했다가 퇴자를 맞았다.-_- 차라리 윤 선생에게 묻지 말고 그냥 사는 건데 잘못했다고 후회를 했을 정도였다. 사실 그 당시에도 그걸 사기 위해서 내가 배수의 진을 친 바가 있었다. 미리 그걸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판매자에게 메일을 보내면서 윤 선생을 참조인으로 정해 놨던 것이다. 근데 윤 선생이 왜 그렇게까지 해야하느냐고 쌍심지를 켜고(???) 반대를 하는 바람에 판매자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내고 구매 취소를 했다.


- Klyne SK5E(below) & SK5A(above): 슬림형의 앰프여서 두 개를 포개 놔도 랙 한 칸에 수납된다.^^

그런데 다행히(?) 집에 있던 클라인의 전원부가 좀 특이한 것이어서 이게 좀 속을 썩이는 일이 생겼다. 클라인은 슬라이드 스위치로 220/110볼트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휴우즈(fuse) 함과 함께 만들어진 박스 안에 있는 작은 기판을 네 방향으로 돌려 끼움으로써 네 가지의 전압으로 선택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다행히(^^;) 이게 한 번 이상한 짓을 했다. 초록불이 계속 들어오는 상태라야 되는데, 이게 중간에 빨간색 스탠바이 불이 들어오는 고장 증상을 보인 것이다. 그래서 허정일 기사님께 알아보니 전원부의 접촉 불량이라고 한다.

하여간 긴 얘기를 줄여서 말한다면, 난 정말 두 개를 가지고 싶었던 물건이었기에 클라인 프리 앰프를 또 하나 들여놨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고 해도, 아무리 그 여자에 대한 욕심이 있다고 해도 같은 여자를 하나 더 보완용으로 들일 수 없는 것과는 달라서 다행인 것 같다.ㅋ 오디오 기기건 뭐건 정말 사랑하면 두 개를 가지고 싶다. 나도 그런 기기가 생긴 걸 보면 이제 오디오광에 가까이 다가간 게 아닌가 싶다. 하여간 이런 기회를 통해서 이처럼 마음에 드는 좋은 제품을 소개하고, 또 구해 준 윤 선생에게 감사하는 바이다.

아래는 제가 자유 갤러리에 올린 사진이다. 집에 와서 찍어놓은 사진인데, 어디다 기록을 남겨야겠다 싶어서 (집에서는 보안 관례로 제 홈 페이지의 FTP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자유 갤러리에 올린 것이다.

제목: 클라인 SK5E
카테고리: 오디오/음악

촬영자: 박순백 * http://old.drspark.co.kr

등록일: 2008-08-04 20:55
클라인 SK5E

- Klyne SK5



오디오 노트 진공관 앰프 오른쪽에 놓인 것이 클라인의 전원부이다. 여기서 직류 전기가 만들어져 그것이 바로 앰프에 공급된다. 그리고 랙 맨 윗칸에 놓인 클라인 SK5E의 위쪽을 보면 이 역시 옵션인 투명 플라스틱 뚜껑으로 덮여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 제품은 전과는 달리 약간이라도 발열 가능성이 있는 부위는 모두 둥근 구멍을 뚫어 놓았다.(기존 제품이 통기구가 없는 채로도 발열이 거의 없이 잘 설계되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보다 철저히 방열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전원부 분리형의 클라인 SK5E

기존의 클라인은 전원 스위치가 뒤에 있어서 랙(rack) 안에 넣었을 때 그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게 쉽지 않았었다.(물론 클라인의 설명서에는 전원을 한 번 켠 후에 끄지 말고 그냥 두라고 되어 있다. 대개의 고급 오디오 기기들이 그러하듯이...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그런 운용은 정신 건강에 안 좋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안 쓰는 전기 기구는 전원을 끄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안 쓰는 전기 기구의 전원 코드를 콘센트에서 빼놓으라는 권유까지도 받아왔다.) 그런데 이 클라인 SK5E는 전원부가 원래부터 분리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건 당연히 전원부로부터의 간섭이 프리 앰프의 다른 회로에 영향을 안 미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근데 전원부에 전원 스위치가 달려있다 보니 이젠 전원을 끄기도 편하게 되었다.
Comment '9'
  • ?
    임형찬 2008.08.04 22:01
    [ haelove21@naver.com ]

    아크릴 판넬 속으로 비추는 저 부품들이 각각의 조각품으로 보일 정도로
    아름답고, 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속 심장 박동수가 빨라짐을 느끼게 만듭니다.

    기기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일생에 한 번쯤은 앉고 가고 싶을 만큼의 매력적인 디자인입니다.

    (열심히 돈 벌어서(일하여) 좋은 일에도 쓰고, 또한 매력적인 디자인의 기기들도 품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
  • ?
    방형웅 2008.08.04 22:26
    [ hwbang@blueway1.co.kr ]

    지난주에 얘기 나왔을 때 제가 인터셉트 할걸 그랬습니다. ^^;

    비록 생명이 없는 앰프이지만...이토록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 클라인 프리는 행복 할 듯 싶습니다.

  • ?
    배은경 2008.08.04 22:29
    [ wlgjs@dreamwiz.com ]

    황준 선생님이 같은 앰프 두 개를 쓰신 이야기를 보면서
    아 진~짜 지독(?)하다 생각했었는데
    박사님께서도.......-_-;;

    얼마나 든든하고 뿌듯하고 행복하실지는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감축드립니다.~~~~~~~~~^^;;
  • ?
    박순백 2008.08.04 22:30
    [ spark@dreamwiz.com ]

    앞으로 어디라도 클라인 프리 앰프가 뜨면, 바로 잡으세요.^^ 혹시 당장 돈이 없어서 못 잡으시는 경우는 제게 말씀해 주세요. 제가 사 놓겠습니다.^^ 그리고 필요하실 때 제게 사 가세요. 저도 맨 입으로 달라면 못 드립니다. 그 경우, 테익 아웃 커피라도 한 잔 사 주시던가, 점심이라도 한 끼 사 주시면 그 때 전해 드립니다. 클라인 같은 좋은 기기가 시장에서 사 주기를 바라도록 놔두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됩니다.-_-
  • ?
    배은경 2008.08.04 22:48
    [ wlgjs@dreamwiz.com ]

    아 박사님 그렇게 무시무시하게 고마운 공약을 하시다니.^^
    명심하겠습니다.ㅎㅎ
  • ?
    조용훈 2008.08.05 12:29
    [ cho4cho@hanafos.com ]

    이렇게 해서 SK5가 예비군이 되었군요 ^^
    그런데, 정작 클라인 SK5E의 속은 안 보여주시네요 -_-;;

    .
    .
    .
    .
    .

    부러워서 괜한 심술입니다.
    저 속을 찍으시려면 다시 내리셔야할텐데,
    그것이 얼마나 귀찮은지 잘 알거든요 ^^
  • ?
    박순백 2008.08.05 13:16
    [ spark@dreamwiz.com ]

    사용하는 앰프에서 하나가 속썩이면 다른 걸로 대체하면 되지만, 왠지 클라인으로 듣던 것은 다른 걸 걸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ㅋ SK5E의 내부를 촬영할 시간도 없이 그걸 걸어 놓고 소리 들어보느라고 바빠서 그렇게 된 것이지요.^^
  • ?
    박순백 2008.08.05 14:32
    [ spark@dreamwiz.com ]

    그리고 Klyne SK5E의 내부는 이런 식으로 생겼습니다. 우측 상단에 있던 토로이덜 트랜스가 외부 전원으로 분리되었기 때문에 사라졌고, 네모진 부품 내장 박스들 위에 뭔가 둥근 것이 올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회로에서 열이 좀 발생하는 부분들은 모두 뚜껑에 구멍을 뚫어놓았고요. 이 사진은 제가 웹에 있는 걸 가져 온 것이어서 사진의 상태는 별로 안 좋군요. 제가 나중에 한 번 직접 사진을 찍도록 하겠습니다.

  • ?
    박순백 2008.11.13 15:30
    [ spark@dreamwiz.com ]

    클라인 SK-5A 매뉴얼 - PDF 파일은 없고, 윤세욱 선생이 복사하여 PSD 파일로 만든 것을 .zip 파일로 묶어놨습니다.

    다운로드: klyne-sk5a-manual.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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