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황준의 블로그, 장현태의 블로그, 창고란의 오디오, 갤러리란의 오디오
실용 오디오, 와싸다, 소리 오디오, 누리안 비상, 케이블/진영공구, 진공관 구입, 이치환 교수의 아날로그보이스

수리: CDP/CDT 나돈주(부천) 010-2723-7411, 하이파이전자수리 김명운 010-3781-2712(남양주 진접읍 장현로147번길 1), 진공관 앰프 등 이상훈(전북 진안) 010-9009-0760, , 황홍락(강서) 010-5695-5560, 참소리(부천) 011-9922-8123

윤세욱 칼럼
2009.05.30 09:09

신(新) “신 귀거래사(新 歸去來辭)”

조회 수 4247 좋아요 98 댓글 52
친지로부터 전해들은 노무현의 죽음 소식 앞에서 전 망연자실했습니다.
노무현의 죽음은 한 인간 혹은 전직 대통령 노무현의 차원을 넘어선 한국 사회 전체의 죽음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며칠 동안 혼란에 빠져 지내다가 언론과 국민의 대응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한 후 이젠 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세상 일이 쉬운 게 없군요.
빨리 나오라는 조무형 선생님의 책망까지 듣게 됩니다.
책임감과 수치심을 느낍니다.
하지만 저로서도 말씀 올리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맺힌 게 너무 많아서요.
그래서 조 선생님의 말씀을 계기 삼아 몇 가지 생각을 다시 정리해 보고자합니다

혹시, 지난번 선거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해외 언론의 기사를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한국인은 경제를 위해 민주주의를 버렸다는 BBC 방송의 해설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우리 누구도 현 대통령이 도덕적, 법률적 하자로부터 떳떳하다는 말을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습니다.
모든 사람의 권리와 의무는 동등하기 때문에 절차의 하자 없이 결정된 일이라 결과가 내 생각과 다르더라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 그랬고요.
하지만 우리는 황금과 권위에 눈이 멀어,
그리고 손 안에 든 떡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위탁시킨 권력과, 사회와, 정의와, 무엇보다 “우리 자신”에 대한 반성과 감시를 게을리 하는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전 그게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의 근간을 죽였다고 믿고 있는 것이고요.
절망했고, 그래서 절망의 막다른 골목에서 다시 귀거래사를 뱉은 것뿐입니다.


http://old.drspark.co.kr/cgi-bin/bbs/bbsview.cgi?section=reader-2&start=2260&pos=509


우리가 지켜야 할 여러 자산이 있습니다.
돈도 있고, 명예도 있고, 재산과 사회정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제가 보는 한국인은 돈 외엔, 그것도 내 돈 외엔 무엇도 지키지 않으려하는 것 같습니다.
이민자라는 굴레 때문에 여태 말을 참았습니다만
제 자신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돈 외엔 가치를 별로 부여하지 않는,
탐욕과 천박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기왕지사 말이 나온 김에 객기로 내뱉습니다.

미네르바가 한국 경제의 문제점을 논할 때 우리는 그가 경제를 망친다고만 떠들었습니다.
내 아파트 가격과 주식과 펀드의 가치하락만 걱정했을 뿐,
몇 몇 극소수를 제외하곤 사회의 구성원인 “천민”이 어떤 나락으로 떨어질 지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눈길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천민이 실은 자기 자신인줄도 모르면서........

여러분은 아직도 박대성이 미네르바라고 믿으십니까.
TV에 나와 질문의 요지도 파악하지 못한 채 동어만 반복하다가,
인터넷에 올라간 글이 자기 것이라고 저작권을 주장하면서 한국 사회의 모순에 대해 환멸을 느껴 이민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는 어떤 30대 백수가
피가 철철 흐르는 생생한 문장으로 한국의 경제와 천민을 걱정해주던 미네르바와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은 지금도 BBK가 현 대통령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70대 할머니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고 실명의 위기에 처했었다고 믿습니까.
여러분은 지금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4대강 녹화사업이 필요하고,
자전거 산업을 통해 경제가 활성화되리라고 믿습니까.
여러분은 지금도 747공약을 믿으며, 고환율 정책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000원 대에도 5퍼센트 가까운 성장을 유지하던 한국 경제가 1250원 환율에 비명을 지르는 지금의 현실이,
그래서 중소기업이 다 죽거나 말거나 고환율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현 정권의 대응책이
노무현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지금도 믿으십니까.

제 집사람의 고객 가운데는 노무현의 아들 노건호가 말썽을 하도 피워 외국으로 쫓아 보낸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권양숙 여사는 골수 불교신자로서, 적 그리스도와 같은 편이라고 말하는 개신교 신자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도 노무현이 돈을 받긴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현 정권이 하도 심하게 따져서 분에 못 이겨 자살했다고 믿습니까.
노건호의 뉴욕 아파트가 고대광실이고, 노무현의 사저는 아방궁이라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의심을 가져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일개 신문사주 방우영의 흑석동 집과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 노무현의 봉하 마을 사저의 크기를 한번 비교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파트 투기 광풍은 노무현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 경제가 박살난다고 생각하십니까.
인터넷에 떠도는 노무현 타살설이라는 괴담이 좌익불순세력이 만들어 내는 정치적 선동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말이 많으면 CCTV 화면을 까고, 노무현의 사체를 부검하던가,
그게 여의치 않으면 하다못해 MRI 스캔이라도 떠서 그 영상만 보관해서 법의학자에게 맡기면 될 일 아니냐고 생각해 보신 적이,
황우석 박사의 논문에 대한 의구심이 항간에 회자될 때 “줄기세포 다시 만들어주면 될 일을 왜 그리 이유가 많은가”하고  생각해 보신 적이,
외화 스왑이란 실제론 빚을 얻어온 것뿐이고, IMF가 되었건 외화 스왑이건 어차피 남의 돈 쓰는 것은 마찬가지란 쪽으로 생각을 돌려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진보 세력에게도 할 말이 많습니다.
여러분은 왜 적과 아군도 구별 못하십니까.
왜 본인의 선명성을 강자나 악을 통해서가 아닌 약자나 차악을 통해서 입증하려 하십니까.
노무현만 씹으면 본인의 선명성이 더욱 잘 노출되고,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은 역량이 부족해서 못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게 아니면,
대다수 국민이 현 정권의 문제점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고 그 과오는 깨끗이 정리 되어 있으니
잔 설거지 차원에서 노무현까지도 마저 세탁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의원으로 대표되는 진보세력 여러분.
당신들은 실제로 선명하기나 하십니까.

우리는 다른 사람의 희생을 통해 자기의 이익을 찾으려만 할 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자기를 희생할 생각이 없는,
어느 주미대사의 말처럼 정말로 들쥐에 가까운 국민성을 가진 민족이 아닐까 하는 자괴심까지 들기도 합니다.

“개혁하자. 그러나 나는 빼고.......”

나를 빼면 국민은 없는데 어떻게 나를 빼고 개혁을 합니까.
파업이 싫으시지요?
하지만 내가 근로자이고,
사용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으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아무런 사회적 제도가 보장되지 않을 때 여러분은 어떤 방법을 택하시겠습니까.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듯 여러분은 회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해결책을 삼으시겠습니까.

돈 빚만 빚이 아닙니다.
한때 우리가 누렸던 언사와 행동에 대한 자유는 앞서 간 민주영령이 피로서 남겨 준 유산이고,
우리가 후손에게 전해 주어야할 부채인 것입니다.
돈만 남겨주려고 할 게 아니라 정의와 진리가 살아 숨 쉬는 사회 역시 물려주어야 하는 중요한 자산인 것이며,
우리는 그걸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객관적 자기성찰과 뼈저린 자기희생의 각오를 통해서!!!

이제 노무현은 갔습니다.
그리고 그의 몸에 피로서 새겨졌던 모든 진실은 화장장의 연기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어떤 사람은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해선 역사에 기대자고 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 것은 진리와 선 뿐 아니라 모순과 악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권리는 누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스스로 찾는 것입니다.
단 돈 10원 하나도 그냥 주기 싫은 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저도 여러분도.........

"뺏긴" 것을 되찾으려고 10년 노력한 세력이 있다면
수십 년 세월과 수많은 목숨을 희생시켜 이뤄낸 집회와 시위와 양심과 결사의 자유를 지키려는 국민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역사 대신 우리의 의지와 노력에 기대어 볼 작정입니다.

조무형 선생님.
말을 뱉지 않겠다는 결심이 며칠 되지도 않아 허언이 된 것은
“돌아오라”는 조 선생님의 따뜻한 위로 때문이었다고,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두서없이 뱉었습니다만 속내에 없는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많이 꾸짖어 주십시오.

사람의 몸에서 나온 것은 무엇이든 더럽다는 생각을 갖고 삽니다.
그런 인간이 이렇게까지 심한 말을 토한 처지에 무슨 염치로 여러분을 다시 찾아뵙겠습니까.
부족한 인간을 많이 돌봐주신 동안의 은혜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깊이 엎드려 감사드립니다.
전 이제 다시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다시 뵈올 때까지 건강하십시오.

윤세욱 배상.
Comment '52'
  • ?
    나원규 2009.06.04 14:21
    [ afagom@gmail.콤 ]

    게시판에서 이런 저런 분들 들어도 보고 놓아도 보고 간도 보고 흔들어도 보고 그러면서 어떤 반응을 보이나 그것도 한번 보고.
    그러는 사람이 자기 혼자뿐인줄 안다 생각하는 분도 보고. (이럴 땐 요새 청년들 유행어로 ㅋㅋㅋ 이러고 맙니다만)
    뭐 세상은 재미있죠. 사실 여긴(이 게시판은) 모든 분들이 그렇게 사시는 것 같아 더 재미있습니다.
    근데 윤세욱 선생님 안 오신다고 하니깐 기양 뿔이 나는 거에요. 그렇게 가시면 섭섭하고 아쉽쟎슴까.
    쫌만 쉬고 빨리 돌아오셔서 다시 재미있었음 좋겠습니다.
  • ?
    강호익 2009.06.04 18:12
    [ hoika@dreamwiz.com ]

    서울도 훌훌 떠나신 분인데
    여기라고
    그리 쉽게 돌아 오실까?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109 윤세욱 칼럼 임피던스에 대하여 윤세욱 2010.12.17 798 60
108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임피던스에 대하여-2: 카트리지의 임피던스 (발굴10) 방형웅 2010.12.16 1003 59
107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임피던스에 대하여-1; 임피던스란 무엇인가 (발굴9) 방형웅 2010.12.16 1140 61
106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계륵 들이다 (발굴8) 방형웅 2010.12.16 1108 93
105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제일 정이 가는 기기 (발굴7) 방형웅 2010.12.16 1199 60
104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임피던스에 대하여-3: 임피던스의 계산과 적용 (발굴6) 방형웅 2010.12.16 1545 90
103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계륵 들이다-2 (발굴5) 방형웅 2010.12.16 929 68
102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짝 찾은 4722 (발굴4) 방형웅 2010.12.16 874 60
101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트랜스포머 이야기 그리고 사진 몇 장(발굴3) 방형웅 2010.12.16 1331 84
100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승압트랜스 파일럿 프로젝트(발굴2) 방형웅 2010.12.16 1252 84
99 윤세욱 칼럼 [오디오 잡설] 알텍 트랜스포머 족보(발굴1) 1 방형웅 2010.12.16 2805 136
98 윤세욱 칼럼 [윤세욱] 알텍 트랜스포머 족보(그래픽 캡춰본) 1 file 박순백 2010.12.16 1488 174
» 윤세욱 칼럼 신(新) “신 귀거래사(新 歸去來辭)” 52 윤세욱 2009.05.30 4247 98
96 윤세욱 칼럼 제가 LP의 소리를 즐기는 이유 23 윤세욱 2009.05.07 3979 117
95 윤세욱 칼럼 김민수 선생님과 빈티지 스피커 22 윤세욱 2009.03.29 4159 171
94 윤세욱 칼럼 LP강좌 - 2 : 음구의 모습 7 윤세욱 2009.03.07 2869 228
93 윤세욱 칼럼 선무당 “젠센(Jensen)" 잡다. 19 윤세욱 2009.03.07 5792 324
92 윤세욱 칼럼 LP 강좌 -1 : 오프셋, 오버행, 그리고 앤티 스케이팅 18 윤세욱 2009.03.04 5627 253
91 윤세욱 칼럼 "클립쉬혼(Klipschorn)" 이야기-8 (마지막) 27 윤세욱 2009.03.02 6519 256
90 윤세욱 칼럼 "앤티 스케이팅(Anti Skating)"에 대하여 11 윤세욱 2009.02.27 5446 30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