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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관련 책, “코코넛 다이어트” 읽기

최근 코코넛 오일을 이용한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책 이름 자체가 “코코넛 다이어트“이다.(박민 저, 시공사 간) 이 달에 서점에 깔린 따끈따끈한 책이다.



키 176cm에 몸무게가 64.5kg인 장년의 내가 다이어트를 할 이유는 없다.  하긴 다이어트란 말이 꼭 살빼기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식습관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내 경우도 healthy diet를 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다이어트는 대부분 살빼기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 “코코넛 다이어트”는 살빼기에 관한 책이며, 내가 필요해서 구입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내 모습을 보는 분들마다 “살 좀 쪄야겠다.”고 하는 판에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읽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구입한 것은 페이스북 친구인 박민( http://www.facebook.com/min.park.311 ) 양의 아래 포스팅을 보았기 때문이다.



박민 양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알아오던 사람이다. 그녀의 고딩 시절, 우리나라에 인라인 열기가 한창이던 시절에 박 양은 K2 인라인 스케이트의 데몬스트레이터(데몬)를 했다. 데몬은 장비 회사로부터 장비와 훈련비, 대회 참가비 등을 후원받고 그 회사의 홍보를 위해 시합이나 강습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프로 운동 선수들은 물론 아마추어 스포츠 동호인들은 데몬이 되기를 갈망한다. 대개의 데몬들은 성인들이기 마련인데, 의외로 나이어린 앳된 여학생이 웬간한 남자들보다 훨씬 인라인 스케이트를 잘 타는 언니들 틈에 끼어 대회에 참가하고, 오히려 그 언니들을 젖히고 시상대에 서는 걸 보며 놀랐는데, 그게 바로 박민 양이다.



특히 박민 양은 내가 관여하고 있는 대한롤러경기연맹의 인라인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하여 시험 당일에 만난 일도 있다. 나중에 들으니 박 양은 고교 졸업 후 인라인 강사 활동을 하며 아르바이트를 하여 대학 등록금을 스스로 벌어 졸업했다고 하여 날 감동시키기도 했다.

다이어트에 관한 온 국민의 관심이 거세니 내가 그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그건 잘 팔릴 책이다. 하지만 그래도 생애 처음으로 저술한 책이라니 그에 대한 축하의 의미로 그걸 한 번 읽어보기로 한 것이다. 근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걸 깨달았다.

명색이 수필가인 나는 책을 읽을 때 그 책의 내용만 보지 않는다. 그 책을 어떻게 쓰게 됐고, 어떤 필치로 썼으며, 어떤 표현 방법을 통해 자신의 저술 의도를 달성해 나가는가에 대한 걸 살펴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난 깜짝 놀라고 또 반성까지 해야했다.

‘아, 요즘 젊은이들은 이렇게 글을 쓰는구나. 이런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논리로 독자에게 할 말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글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1970년대 문장작법, 문장론 등의 고답적인 접근법인 내게는 참으로 신선한 것이었고, 글의 진행 과정에서 중언부언하지 않고 할 말만 한 후, 결론을 제시하는 그 당당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사실 난 “코코넛 다이어트”란 제목을 보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의학적인 문제점 등 골치 아픈 내용도 좀 나오리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건 있지도 않았다. 일상 생활을 통해서 자신이 직접 경험한 다이어트 문제를 친구에게 말하듯 제기하면서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기술하고, 주변인의 비슷한 경우에 대해 제시하고, 그간의 많은 노력들이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하여 썼다.

그 후에 코코넛 다이어트에 관해 알게 되고, 그걸 시험해 본 후에 나타난 극적인 변화에 대해 썼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그걸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임상실험(?)을 하여 동일한 결과가 나타남을 보면서 코코넛 다이어트의 검증가능한 과학성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확신을 가진 상태에서 그 전도사가 되기를 자처한다고 했다. 코코넛 다이어트는 미란다 커나 안젤리나 졸리의 다이어트 법이라는 게 독자들에게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지만 그런 유명인들을 동원하여 그 효과를 알리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142쪽의 얇은 책이라서 난 그 책에 담긴 내용이 적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걸 읽으면서 그 분량이 그녀가 알려주고자하는 내용을 담기에 충분한 것임을 알았고,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이 의외로 방대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하긴 다이어트 자체가 아니라 코코넛 오일을 이용하는 것에 한정된 다이어트이니 그에 관해 백 여쪽이 넘게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여간 이 책은 왜 다이어트를 위해 코코넛을 활용하는가에 관한 내용이 전부 다 담긴 듯하다. 그리고 불포화지방산이 아니면 안 된다고 배워온 뚱뚱이들에게 포화지방산인 코코넛 오일이 왜 효과가 있는가를 역설하고, 그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하는 능력도 돋보였다. 코코넛 오일을 숟갈로 떠먹거나 조리할 때 사용하여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살이 빠지고, 젊은이들의 고민거리인 청춘 여드름이 사라진다는 얘기에 이르면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당장 그 요법을 실행해 볼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책의 내용은 코코넛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유로부터 지구상 최고의 건강한 오일로서의 코코넛 오일에 대한 지식 전달, 그에 대한 오해와 진실, 나아가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는 뚱뚱이들에게 맞는 코코넛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이다. 이런 내용들이 확신에 찬 어투를 토대로 산뜻하고도 감각적인 언어로 전개된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놓게 되지 않는 재미있는 책이다. 난 이런저런 일이 중간에 끼어들어 책을 잡은 지 세 번만에 이를 끝까지 읽었지만, 당장 다이어트를 해야할 사람이라면 한 번에 끝까지 읽을 만큼 흥미로운 책일 것이다.

우리나라엔 정말 훌륭한 책이 아니면 발간하지 않는 몇몇 자존심 높은 출판사들이 있다. 이 책 “코코넛 다이어트”를 출판한 [시공사]가 바로 그런 출판사 중 하나이다. 아무 책이나 원고를 써 가면 허겁지겁 출판하는 그런 허접한 출판사가 아닌 곳에서 자신의 첫 번째 저술 작업 결과를 얻어낸 저자의 능력도 놀랍다. 근데 내용을 읽어 보고 나면 그게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 책을 살 때 따라온 프랑스산 매니큐어는 집사람에게 주었다.^^

책 구입:

예스24: http://goo.gl/bZm1l
알라딘: http://goo.gl/U5Giw
교보문고: http://goo.gl/UwhMf


- 맨 오른쪽이 박민 K2/Pearl Izumi 데몬스트레이터(2008년 전주인라인마라톤대회)


- 한강 이촌트랙에서 어린이들에게 강습 중인 박민 데몬.

Comment '3'
  • ?
    신경승 2012.06.22 11:06
    [ navikorea@gmail.com ]

    "명색이 수필가인 나는 책을 읽을 때 그 책의 내용만 보지 않는다. 그 책을 어떻게 쓰게 됐고, 어떤 필치로 썼으며, 어떤 표현 방법을 통해 자신의 저술 의도를 달성해 나가는가에 대한 걸 살펴보는 것이다."

    저도 글을 꼬아본단 표현을 합니다만, 공통점을 발견하고 혼자 히죽거려보았습니다.
    그런데 박사님께서 부끄러움까지 느끼셨다니...

    오랫만에 옛 사진도 잘 보고 갑니다.
  • ?
    한상률 2012.06.22 12:30
    [ 19940@paran.comm ]

    아니 그 귀엽고 스케이트 잘 타는 박민 데몬이란 말인가요. 참 재주도 많네요.
  • ?
    박승도 2012.06.22 15:41
    [ astosa@hanmail.net ]

    몇년전에 신정교트랙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친구가 공부를 하면서 짬짬히 인라인을 타는걸 보고 우와 잘탄다. 하고
    안면을 익힐려고 말을 건낸적이 있습니다. 중학생으로 보기에는 성숙해 보여서 의아해 했는데 대학생 박민님 이였구요^^
    한동안 안보인다 했는데 이런 재주아 능력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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