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란(walking iris)이 다시 꽃을 피웠다.
박순백님이 새로운 사진 13장을 추가했습니다 — 고성애님과 함께.
머리가 나쁘면 평생 고생한다고 하더니만...ㅜ.ㅜ 1년에 딱 한 번 피는 꽃이고, 이 꽃이 피었다가도 몇 시간 만에 시들어버리는 것이라 툭하면 그 이름을 잊고 만다.
결국 꽃이름 찾기 사이트인 "모야모"에 접속해서 또 질문을 했다. 몇 분 안 돼서 꽃이름을 알려주는 댓글이 달렸다. 아, 그제야 생각이 난다. 워킹 아이리스(Walking Iris), 네오마리카 그라실리스(Neomarica gracilis)란 이름. 아이리스(Iris)인 걸 보면 붓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학란"이라 부르는 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꽃이 피어있기에 찍었다. 전날 핀 꽃은 쳐놓은 커튼에 가려 집사람과 내가 보기도 전에 혼자 피었다가 져버렸기에...
이젠 좀 외워보자. 학란! 모야모 사이트(앱만 가능)에 감사드린다.
박순백님이 새로운 사진 12장을 추가했습니다.
겨우 몇 시간만 생생하게 피었다가 시들어 떨어지는 창가의 학란(鶴蘭)이 다시 한 송이가 피었다. 한 화분에서 세 번째 피는 꽃이다. 앞서의 글에서 얘기한 대로 첫 번째 꽃은 커튼에 가려 언제 피었는지 모르게 피었다가 사라졌고, 두 번째 꽃은 다행히 발견하여 사진을 찍었다. 그 꽃이 마지막이려니 했는데 기존의 꽃대에서 새로운 꽃이 또 올라온 것이다.
새벽 두 시에 왜 잠 안 자고 페이스북을 보냐고 한 분이 있었는데, 그 분에게는 내가 차마 학란이 필 듯하여 잠을 못 잔다고 할 수 없었다.^^;(천지욱 선생, 그 때문이었다오.)
새벽 두 시에 다 피지 않은 꽃을 카메라용 LED 조명까지 동원해서 사진을 찍었다. 꽃봉오리만 보이기에 기록하려고 한 건데, 얘가 조명이 비치니 낮이라 생각(?)했던지 꽃잎을 하나씩 벌리기 시작했다. 그런 인위적인 개화는 안 되겠다 싶어서 촬영을 중지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젠 중간의 닫혀있던 꽃술까지 다 열리고 예쁘게 피어났다.
참 귀한 꽃이다. Walking Iris란 이름처럼 이게 붗꽃에 지나지 않으나 난(蘭)이 가진 고고함과 세련된 아름다움, 그리고 향을 다 가지고 있다. 이건 딱 동양란과 서양란의 중간 정도의 모양이다. 동양란의 꽃처럼 갸냘프고 가늘지만도 않고, 서양란처럼 화려하고 꽃술이 두껍지도 않다. 향도 동양란 만큼 많지는 않아도 서양란처럼 적지는 않다.
늘어지는 난잎새와는 달리 꽃대가 높이 올라오는 게 특징인데 이 꽃대가 꼿꼿이 서질 못 하고, 축 늘어진다. 그 늘어진 꽃대가 땅에 닿으면 거기서 뿌리가 내린다고 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뿌리를 내려 옮기기에 그걸 서양에서는 "걸어가는 붓꽃"이라는 의미로 워킹 아이리스라 호칭하는 것이란다.
왠지 기분 좋은, 그 귀한 꽃으로 인해 아름답게 시작되는 아침을 맞았다.^^
- 이처럼 예쁘게 피었던 꽃은 몇 시간 만에 아래와 같이 변했다.
- 흰꽃잎이 말려들더니...
- 나중엔 이런 모양으로...
- 그리고 종국에 가서는 이런 모양으로 변했다가 시들고, 혼자 떨어져 버린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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