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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게시물은 홈페이지 관리자에 의하여 " 안중찬의 독서 일기"란으로부터 이동되었습니다.(2012-05-10 17:13)



나의 NO.1 멘토는 신혼 여행지로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추천했었다.
어떤 깊은 문화에 젖어 함께 공감하고 그 문화를 오래도록 함께 추억하는 부부가 되어야 한다면서...
아쉽게도 우리는 신혼여행을 부산으로 떠났고, 이상을 이루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누가 묻더라도 꿈꾸는 최고의 도시로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주저하지 않는 나에게 그 도시의 건설자 표트르 대제는 호감가는 인물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얼마나 위대했으면 수도에 그의 이름을 붙였을까.
뒷날 레닌그라드로 개명 되어 잊혀질 듯 하였으나 다시 1992년에 대제의 영광을 되찾은 도시...

1703년, 표트르 대제는 낙후된 러시아를 유럽으로 진출시키고 새로운 문물을 받아 들이는 발판을 만들고자수도를 모스크바에서 발트해 연안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던 것이다. 이후 2세기 동안 러시아가 유럽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국가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책은 표트르 대제 개인의 전기가 아니다. 전기란 역사 연구의 유용한 방편이긴 해도 역사 자체는 아니다. 역사는 결코 한 사람에 대한 기록이 아니다. 그 한 사람이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역사란 집단으로 조직되고, 공동체를 형성하고, 민족을 이루고, 국가를 형성하는 수많은 사람의 다층적 상호작용이다. 이 책은 표트르 대제가 러시아에 수행한 혁명의 역사에 관한 연구이다. 대제라는 명칭은 그가 혁명을 주고 했기에 유효하다. (50쪽)

1603년, 로마노프 가문의 시조인 미하일은 차르가 사라진 혼란의 시기를 딛고 젬스키 소보르(전국 회의)를 통해 새로운 차르로 등극한다. 1645년에는 미하일의 아들 알렉세이가 왕위에 오르고, 1676년에는 알렉세이 사망 뒤에 아들 중 최연장자이자 표트르의 이복 형인 표도르3세가 평화롭게 왕위에 오르지만... 건강하지 못했던 그가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죽자 모스크바의 귀족, 관리, 시민 수뇌부가 표도르3세의 이복 동생인 표트르를 왕으로 추대한다. 알렉세이의 첫왕비는 표도르3세와 함께 이반과 공주인 소피아를 남겼는데, 소피아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는지 군사 쿠데타를 주도해 자신의 친동생 이반을 표트르와 함께 공동 왕(이중 차르)에 임명한다. 이 독특한 제도 속에서 표트르는 몸을 사리며 다양한 친구들과 놀며 취미로 세월을 낭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전쟁놀이와 뱃놀이는 군사 개혁의 승리자 표트르의 밑거름이 된다.

이 책은 표트르 대제와 주변 인물에 대한 수다스러울만큼의 해박한 사연들이 숨 쉴틈 없이 펼쳐진다. 2미터가 넘는 이 건강한 사나이 표트르 주변에는 수많은 사회 개혁을 추진하는 행동하는 콤파니야(동료)들이 있었다.

아시아인으로서 이런 말 하기 부끄럽지만 땅만 넓지 매우 낙후되어 아시아스럽던 러시아가 유럽스러운 러시아가 된 것은 표트르와 그 콤파니야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자 혁명, 인쇄 혁명, 예술 혁명... 바로 러시아 문화 혁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표트르의 모든 것이 바로 내 영원한 로망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다. 아무것도 없던 그 땅을 거대한 문화 도시로 만들어 버린 저력... 그 모든 방대한 이야기를 이 한 권의 책에 압축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미소간의 역사 인식에 일생을 바친 제임스 크라크라프트의 저서를 나의 전직장 입사동기이자 내가 참 좋아 했던 이주엽 씨가 번역 했으니 이 책의 신뢰도는 100에 가깝다. 다만 나의 짧은 지식이 졸음을 불러올지언정 내가 궁금해 하는 대제의 모든 것이 이 가벼운 한 권의 책에 잘도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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