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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일이다. 우리 아파트 주변에 소문난 맛집 하나가 생겼다. 손만두 집이다. "엄마 손만두"란 만두국 가게인데, 한동안 운영이 되었으나 누구 하나 거들떠 보는 일이 없는 그런 집이었다.

 

그런데 요즘 갑자기 그 앞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있는 걸 자주 보게 된다. 그래서 난 '저 집 위에 있는 [장군]점을 보는 집에 사람이 몰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우리 아파트 주민이 내게 "저 집이 TV에 한 번 방영되고, 인터넷에 그 소문이 전해져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고 하는 얘기를 전해 줬다.-_-

 

bandwagon00001.JPG

- 그 만두집 앞엔 이렇게 못 들어간 사람들이 몰려있는데...

 

bandwagon00002.JPG

- 오른편 골목의 몇 사람과 나무 아래 몇 사람도 그 집 손님들이란다.-_-

 

누가 TV에 나와 그 집 만두가 맛있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세상에 맛있는 만두를 만드는 집들이 어디 한둘인가??? 저 집이 한국 최고의 만두집은 아닐 수도 있는데... 어찌 그리 많은 사람들이 단기간 내에 이렇게 몰려들 수 있는 건지... 이건 아침 나절이라서 그렇지 오후가 되면 사람들이 저 두 배 정도로 몰려와 가게 앞에 진을 치고 서 있는단다, 길게 줄을 서서...(알고보니 백종원의 삼대천왕에서 다뤄졌다고 한다.-_-)

 

이런 현상을 심리학적으로는 "밴드웨곤 효과(Bandwagon Effect)"라 부른다. 아래 위키피디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이 서커스 홍보를 위한 소위 "밴드웨곤"이다. 왜곤은 마차이고, 그 마차 위에 소위 딴따라꾼들이 모여 북치고 장구치고, 나팔을 불어대면서 주의를 끄는 것이다. 그걸 보고 사람들이 서커스의 존재를 알고 서커스를 찾는데...

 

bandwagon_Jul09.jpg

 

이 만두집을 위한 밴드웨곤은 바로 TV였던 것. 근데 원래 밴드웨곤 효과라는 말은 약간 네거티브한 표현이다. 이의 심리학적인 기제는 원래의 것보다 훨씬 더 부풀려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것. 내가 만두를 좋아하지 않아, 그 맛을 앞으로도 직접 평가해 볼 수는 없겠지만 (또 그로 인해서 정말 맛있는 만두를 만드는 집에 대한 누를 끼칠 지는 모르겠지만...^^;) 저 집의 만두 맛은 분명 밴드웨곤 효과로 부풀려진 것일 게다. 왠지 씁쓸한 기분. 뭐 동네에 맛집 하나가 생기는 게 싫어서는 아니고, 또 누가 그로 인해 돈을 버는 것이 배가 아파서가 아니라 저런 부하뇌동 현상이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는다는 것.-_-

 

나중에 들으니 이미 주차장조차 없는 길가의 만두집 때문에 아파트 주변의 주차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집사람도 오늘 외출을 하면서 주민과 만두국집을 찾아온 고객의 집앞 주차 문제로 걸린 시비를 보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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