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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모 언론은 연합뉴스 기사를 인용하면서 "한국 재산세 부담 수준 OECD 평균의 1.9배"
라는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기획재정부가 감세를 추진하면서 OECD의 통계자료를
논리오류를 활용해 왜곡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의 재산세가 국내총생산(이하 "GDP")에서 차지하는 비률이 3%로 OECD
평균인 1.9%보다 높다면서 그 이유로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 부담이 크기 때문"
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총 조세에서 재산세가 차지하는 비률이 11.9%나
된다고 하면서 OECD에서 높은 순위에 해당한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신정부의 내각
과 청와대가 모두 종부세 대상자임을 고려하면 이런 통계 왜곡이 왜 무비판적으로
보도되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이 통계가 왜곡인지 살펴봅시다. 우선 객관적으로 재산세 부담이 높은지
낮은지를 살펴보려면, OECD국가들의 부동산 세률 등을 살펴봐야 하는 것이지
전체 국내총생산이나 조세에서 재산세가 차지하는 비률을 살펴보면 안됩니다.
'가' 국가는 100개 가운데 10개 있는 것이, '나' 국가는 1000개 가운데 90개가 있다면,
'나' 국가가 9배나 많이 낸다고 해석하면 안됩니다. 전형적인 수학의 오류입니다.
10%와 9%라고 봐야하지요. 거꾸로, 전체 세금 총액을 떼어놓고 비률만 보는 것도
또다른 수학의 오류의 유형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산세 비중이 높다는
것이 그만큼 국내 부동산의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과도하게 비싼
부동산이 문제이지 재산세률이 높은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세번째로
집값이 비싸다는 보스턴 지역의 평균 집값이 5-6억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보유세률은 실효세률이 집값의 1% 수준입니다. 연간 5-6백만원이지요.

그런데, 한국은 종부세 대상이 6억원 이상의 주택인데, 보유세율도 2005년 기준 0.20%,
2017년 시준 평균 0.61% 수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 비해 한국의 아파트 등 부동산
값이 거품이 끼어 있는 것이 총 재산세액을 높인 원인이지, 같은 재산을 가진 한국인이
더 많은 부동산 세금부담을 지는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또한 미국은 7-80%의 시민이 장기 모기지로 주택을 마련하여 매달 월세금으로4-5백만원
(집이 6억이라면) 을 내야 한다는 점을 무시한 채, 소득공제가 되어 보유세율이 낮다는
것도 또다른 왜곡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부모들이 탈세 혹은 절세의 목적
으로 증여세를 대신 내어 주면서 젊은 부부들에게 집을 사줍니다. 결국, 돈이 많기 때문에
장기 모기지 이자를 내지 않는 것이고, 미국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이자까지 내야 하는
것이므로 개인 부담에 보유세 뿐만 아니라 이자도 포함시켜 계산해야 합니다.

요즘 자꾸 이런 수학 혹은 통계의 오류를 활용해서 국민을 속이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는데 국민들이 눈을 똑바로 뜨고 잘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결국, 올바른 재산세 부담 비교방법인 선진국들의 재산세률을 고려하지 않고, 부동산
시장의 거품때문에 전체 재산세액이 많아져서(총 재산가액이 더 많으므로, 한국의
부동산을 다 팔면 미국 땅 몇배를 살 수 있다는게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전체 국내
총생산중 재산세 비중이 높게 나오는 것을 엉뚱한 이유를 달아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외국과 재산세률을 비교하지 않고 GDP대비 비중을 얘기하는 신정부의
수학의 오류, 비합리적인 공무원들의 거짓말을 비판할 수 있는 언론, 지식인, 개혁
네티즌이 필요합니다.

둘째, 국민의 조세부담률이 국내총생산(GDP)대비 22%에 불과하기 때문에 재산세가
우리 조세에서 차지하는 비률이 높아보일 뿐입니다. OECD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조세부담률이 문제이지 재산세 비중이 높은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OECD국가들의
전체 조세부담률을 비교하지 않고, 즉, 총액은 비교하지 않고 특정목적을 가지고
잘못된 통계해석을 한 것입니다.

셋째, 조세중 재산세의 비중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의 낮은 간접세비중, 낮은 근로자
고용률이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25%수준인 스웨덴등의 부가가치세에 비해 낮은
우리나라의 간접세, 0-7%수준인 미국의 부가가치세와 15-25%수준인 팁으로 고객이
임금을 지불하여 세금을 납부하는 미국의 비해 낮은 세액, 국민의 80-92%가 근로
소득자인 OECD국가들에 비해 66%수준인 우리나라의 지독히 낮은 고용률이 낮은
근로소득세액의 문제를 만든 것입니다. 참고로, 그나마 고용의 질도 낮아서 대다수
비정규직 고용으로 인해 정작 근로소득세를 낼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40%미만입니
다.

다시 말하면, 조세총액 중 부동산 거품의 증거인 총 재산세액을 제외한 나머지 세금이
일자리가 부족해서 덜 걷힌 것이 문제이지, 재산세률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것이 아닙
니다.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의 재산가액이 거품으로 많게 평가되어 있는 것이지,
재산세률이 높은 것이 아닙니다. 자기들의 재산이 뉴타운 정책 등으로 집값이 올라
선진국에 비해 고평가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정작 세금은 더 적게 내겠다는 생각이
아닙니까?

넷째, 우리나라의 GDP대비 재산세 비중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은 과거 1980년대 권위주의 정부하에서 부동산 부자들이 탈세률이 높았기 때문에
세액이 적어서 발생한 것이지, YS/DJ 정부를 거치면서 재산세 부담이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탈세하던 사람이 세금내라고 한다고 반발해서 이렇게 통계를 왜곡하면서
국민을 속이면 안됩니다.

현 정부가 선진정부를 자처한다면, 임금상승에 비해 과도한 물가 상승 우려 없는
일자리를 늘릴 생각을 해야지, 특정 계층 혹은 장관들 내는 재산세 줄여줄 생각으로
통계를 왜곡하면 안됩니다. 국민들이 논리학을 잘 모른다고 이렇게 통계오류를 활용해
잘못된 감세 정책을 내세우면 안됩니다.

얼마전에도 어느 국책연구원에서 우리나라의 교사 임금이 GDP에 비교해 선진국
수준이라는 보고서를 내었습니다. 정말 우리나라의 교사 임금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지 비교하려면, 시간당 임금을 비교해야 합니다. 단위 시간당 업무의 과중을
비교하지는 못해도 최소한 근로시간을 고려해서 연구보고서를 써야 합니다. 즉,
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이 47.1시간 (최근에는 45시간으로 완화되었지만, 야근
시간을 임의로 삭감, 빼기로 공제하고 있는 우리 근로현실을 고려해야합니다.)과
미국의 무급 점심시간 5시간 포함 40시간(유급 35시간)을 고려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교육예산을 늘려서 교사수를 늘려 교사 1인당 학생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하며, 특목고나 자사고 등으로 교사의 임금을 늘리고,
0교시, 보충수업, 야간자율 학습 등의 근로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개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 통계입니다. 그런데 단위시간당 임금이 아니라, 전체
임금 수준만 비교해서 교사 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거나, 고연봉 근로자의 고임금이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이란 식으로 통계왜곡을 이용한 약자를 공격하는 연구보고
서를 내어서는 안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천만원 수준입니다. 88만원세대인 20대를
제외하면, 정규직 근로자는 2천만원보다 높은 임금을 받지만, 전제 인구중
근로자의 비률이 적어서, 1인당 국민 소득이 낮게 나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전체 인구중 근로종사자가 66.4% 에 불과해서 어린아이, 고령자를 다 포함한
선진국 인구의 90-92% 수준인 근로종사자 비률에 비해 낮기 때문에 1인당 국민
소득이 낮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을 높이려면, 160만 고용에 그치는
대기업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2천만명 이상을 고용한 중소기업 등의
정규직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낮은 고용율, 높은 실질 실업률 (표면적인 가짜 실업률이 아닌) 때문에
우리 교사들의 임금,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의 임금이 1인당 국민 소득 대비 높은
비률을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왜곡된 연구에 속아서 비정규직이 정규직
근로자들의 높은 임금 때문이라고 근로자들끼리 혹은 중산층이나 서민층끼리
서로 싸워서는 안됩니다.

도대체 상위 0.1%, 1%를 얘기하면 국민 통합에 저해된다고 하면서, 왜 각종 통계의
왜곡을 통해서 정규직/비정규직간 노노갈등, 서민/중산층 간의 고임금 갈등을 야기
하는 언론이나 공무원들, 그리고 소위 지식인들은 국민 통합을  위해 연구발표를
한다고 하는 것일까요?

결국, 1인당 국민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당 47.1시간이란 과도한 근로를 하는
근로자의 임금을 다룰 것이 아니라, 해당 근로자의 가족들이 똑같은 임금을 받게
해 주는 것, 즉, 일자리를 선진국 수준인 전체 인구대비 최소 80%까지 높여야만
합니다. 그럴며면 6-7백만개의 일자리가 더 필요합니다. 한미 FTA와 한EU FTA 같이
신규시장 창출에 의한 일자리 늘리기 정책이 옳은 방향이었던 것입니다. 수출입이
늘어서 환율이 안정되면 물가도 안정되므로 국내경기 부양으로 인한 물가상승
과 인플레이션 우려도 없으니까 일거양득인 것입니다.

우린 항상 어린이와 고령자 때문이라고 하지만, 선진국은 비근로 가족종사자가
전체 인구 대비 1%미만입니다. 우리는 비근로 가족 종사자가 6.6% 이고, 자영
업자 비률도 고용주(7.3%), 영세자영업자(19.7%) 등으로 실질적으로 실업률이 10%
가 넘는다고 봐야 합니다. 실업률보다 고용률을 봐야 하고, 외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미성년자, 고령자 통계제외 비률을 고려하면, 선진국 모임인 OECD 기준인
전체 인구중 고용률 비교를 봐야 합니다.

공식 실업자률을 3%수준이라고 통계를 조작하는 것(외국에 비해 더 넓은 기준에
의해 비자발적 실업자를 규정하여 실업 통계에서 빼는 등 왜곡)은 해당 공무원의
체면세우기 위한 것일뿐, 국가의 정책방향을 세워가는데 거짓 왜곡 통계를 제공
하는 잘못된 일입니다.

이런 합법적으로 보이는 통계 왜곡은 물가산정에서도 일어납니다. 물가산정시
가중치를 편법으로 정하거나, 특정 지표 상품을 임의로 선정함으로써 실제 물가
수준과 다른 선진국 수준의 보기좋은 한자리수 물가상승률로 포장을 합니다.

우리나라의 공무원들은 이렇듯 국민들이 속기쉬운 논리학의 오류들을 활용해서
정치인을 속이고 국민을 속여서 감세정책이나 근로자의 임금을 줄여야 한다는
등 왜곡된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이 고의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경제학의 단점인 전체 다면평가를 하지 못하고, 미리 정해둔 정책방향 하나만의
가설을 세워 밀어붙이기 식으로 하나의 가능성만 바라보는 비합리적인 정책
관행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과도한 성장률을 원해서 건설시장 경기부양 책을 내면서, 국민들에겐 물가를
잡겠다고 하면서, 연말이 되어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 해외 원자재가 올랐다거나,
환율이 올라서 그렇게 되었다고 변명을 하고 다시 연초엔 경기부양책을 펴는 것입
니다. 다시 연말이 되면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많아져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 지지만 정부의 장미빛 수출 증가지표와 낮은 물가상승률 목표에 속습
니다. 바로 1997년 IMF가 오기 전까지 우리의 과거 정부 공무원들이 했던 관행입니다.

그럴듯한 공무원들, 언론, 그리고 소위 지식인들의 비합리적이고 오류투성이인
변명에 속지 않는 국민이 되기 위해 정말 눈 부릅뜨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학생
들은 논리학도 열심히 공부하고, 각자의 공부 분야에서 잘못된 정보, 잘못된 상식을
찾아서 바로잡아 가야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참고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보고서 2006-17 "OECD 주요국의 의료보장제도
재정구조 분석," http://www.nhic.or.kr/ 중 정보공개메뉴/연구자료실 메뉴/
Comment '7'
  • ?
    조무형 2008.05.05 22:25
    [ chomoohyung@hanmail.net ]

    좋습니다.

    조금 더 바라는게 있다면
    약간만 더 쉽게 써 달라는 겁니다.

    글은 쉬워야 이해가 빠르고 전달력이 높습니다.
  • ?
    박순백 2008.05.06 12:55
    [ spark@dreamwiz.com ]

    ㅋ [조무형 선생님]이 정곡을 찌르셨군요.

    사실 전 최재원 선생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일단 심지가 깊은 분이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에 대한 확신도 깊은 분이어서죠. 글도 잘 쓰시고...

    최 선생님의 글이 장황하고, 현학적인 건 사실이지만, 뭐 아는 게 많으면 말도 많아지는 거라는 걸 저처럼 말 많은 사람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ㅋㅋㅋ

    저의 경우도 제 글 선생님 두 분 중 한 분인 서정범 교수님께서 "좀 줄여서 쓰기만 하면 정말 좋은데... 그거 다 안 써도 사람들이 충분히 알아듣는다니까?"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는데 결국 못 고쳤지요.^^; 그건 아직 기회가 많은 최 선생님이 받아들이면 좋을 겁니다.

    근데 많이 읽어서 많이 알게 되면, 그걸 다 자랑하고 싶어서 그렇게 된다니까요?-_-
  • ?
    최재원 2008.05.06 19:16
    [ saro@dreamwiz.cm ]

    조무형 선생님/ 격려와 조언 정말 고맙습니다. 저도 인제 새로운 글쓰기 방법을
    배워서 익히고 있는 중이라 아직 미완입니다. 전세계에서 제일 독특한 미국식
    영문 글쓰기를 배우고 있는 중이거든요. 주장을 찾기 쉽고, 이유를 설명해서 글
    자체만으로도 주장을 설명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장점을 배우려고 영어 글쓰기 방식으로 훈련을 하다보니 한글 글쓰기는
    어중간해져 버렸습니다. 한글과 영문 글쓰기를 익숙하게 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영어 글쓰기의 장점은. 전문용어나 어휘를 예를 들어 설명하는 등의
    방식으로 글을 읽는 이들의 이해를 돕는 방식입니다. 어중간하게 이런 시도를
    하다보니 글만 길어지고 장황해지는 부작용이 생겨버렸습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고치겠습니다. 조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순백 박사님/ 제가 아는 어느 신문사 기자 형님은 제 글이 소위 인터넷 논객수준
    이라서 아무리 아이디어, 글 제재가 신문컬럼용이라해도 그걸로는 부족하다는
    평을 해 주시더군요. 하지만, 아무래도 제한된 지면에 주장만을 싣는 언론 컬럼이나
    사설은 근거를 제시하거나 상세한 이해를 돕는데에는 단점이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좀더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문화인류학이나 협상론의 입장에서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같은 적은 어휘를 가진
    한자 문화권은 고배경문화, 즉, 고전지식을 공유하고 있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매우 추상적인 방식으로 글을 쓴다는 것입니다. 글이 소위 "품위"는 있어 보이지만
    고전지식을 암기하고 있지 않거나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젊은 세대들과는 의사
    소통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단순하게 글을 쓰는 미국식 영어 글쓰기는 독자의 이해를
    도울 수는 있지만, 상상력을 저해해서 문학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다른
    문화권을 이해하는 것에는 매우 약한 문제가 있습니다. 즉, 같은 문화권내에서 공유
    하는 고전지식이나 일반지식이 부족해서 세대내에서만, 혹은 동일 문화권내에서만
    서로 이해를 쉽게할 뿐 다른 문화는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미국인
    이나 서양인들이 한자로 된 중국어를 배우기 힘든 이유가 이것입니다.

    특히 한글 글쓰기를 서투르게 익히면,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머리속에서 혼자
    생각하는 것이 글쓰기나 말하기 보다 빨리 진행될 때 근거를 생략하거나, 어려운
    용어의 설명을 생략하는 방법으로 글을 쓰게 됩니다. 글을 읽는 제3자는 전혀 이해
    할 수 없는 주장만을 쓰는 우리나라의 신문 컬럼이나 사설의 문제점입니다. 근거가
    없으므로 주장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주관적인 의사소통만 가능합니다. 게다가
    글을 읽는 사람이 오해를 하게되고, 글을 쓴 사람은 자기 머리속에서만 존재하는
    내용을 가지고 당신이 오해를 하는 것이라고 서로 주관적인 말싸움을 하게 되어
    버립니다.

    그렇지만 하이데거도 만년에는 철학자임을 부정하고, 스스로 시인임을 선언했다고
    합니다. 글을 구체적으로 적으면 오해의 소지는 적지만, 세대를 거듭해 시대가 바뀌
    면 후학자들의 잘못으로 원전과는 완전히 다른 해석이 세상을 지배하게 되기 때문
    입니다. 시를 쓰거나 감동을 주는 문학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게 되면, 비록 그 해석
    이 어렵더라도 후대에 어느 누군가는 선배 학자들의 잘못된 해석을 깨고, 원전에
    가까운 해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글을 쓰는 방식은 미국식 영어 글쓰기방법의 훈련과정에서 쓰이는 교과서식
    글쓰기입니다. 미국의 대학교 이상에서 필수적으로 가르치고, 고교때까지의 글쓰기
    방법을 완전히 바꾸는 훈련방법입니다. 감정을 절제하고, 사적인 얘기를 생략하는
    방법을 씁니다. 그런데 이러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거나 편함을 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남성적인 글쓰기이기 때문에 여성독자나 일반적인
    상업적 독자와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직 학생이고 한글과 영어라는 전혀 다른 두개의 문화를 비교적으로 공부하고
    훈련받는 중이라 많은 분들의 격려와 질타가 참 많은 도움이 됩니다. 동서양이 서로
    오해없이 서로 의사 소통할 수 있다면 설사 미국과 중국이 반목하는 미래의 어느
    순간에도 전쟁없이 외교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라도 글쓰기의 기초부터 하나씩 다져갈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
    양희창 2008.05.07 15:41
    [ wolfy17@gmail.com ]

    조무형 거사님과 정반대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죠. 공통점은 스타일은 달라도 정보는 많이 들어있다는 것.
  • ?
    박순백 2008.05.07 18:59
    [ spark@dreamwiz.com ]

    공통점이 될 수 없는
    조무형 거사님의 다양한 "끼."-_-

    최 선생을 만나보면 완전 선비 타입
    입니다. 꽁생원(?) 선비 타입으로 글
    만 읽는 남산골 샌님 스타일.

    근데 조 샘은 아무리 봐도 "꾼"의 풍
    모가 줄줄 흐르는... 절대 선비적이지
    않은 스타일인데, 아시는 건 선비 뺨
    을 치니 참...-_-(아니면 '완전 난봉꾼
    일 거다.'라고 단정짓고 말았을 것 같
    은데 혼란이...^^;)
  • ?
    최재원 2008.05.07 23:22
    [ saro@dreamwiz.com ]

    박순백 박사님 정곡을 찌르셨습니다. 끼가 참 없고, 숫기가 없는게 제가 제일
    고치고 싶은 제 성격입니다. 옛날에 20대 후반에 처음 소개팅이란 것을 했는데,
    그녀가 심리테스트에서 하얀색깔에 저를 꼽고, 푸른 색에는 다른 친구 이름을
    적었다고 합니다. 하긴 손한번 잡아보지 못했으니 하얀색이긴 했겠지만, 남친
    으론 빵점이었겠지요. 훗.

    사실 꽁하고 숨기고 있는 저 같은 친구가 훨씬 엉큼하단 얘기가 있더라구요.
    대범하게 툭툭 밝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공개적으론 얌전한 척 하면서,
    부뚜막에 먼저 올라가는 얌전한 고양이라는 거지요. 훗. 한번은 깨달은 척
    하면서 몰래 숨겨둔 못땐 CD를 몽땅 파기한 적이 있습니다.

    선비타입이란 말씀에 제가 한문학을 배울 때 초입에 "대학"에서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이 세상에 색을 좋아하는 것만큼 학문을 좋아하는 자는 보지
    못했다는 공자님 말씀. ㅋㅋ 딱 엉큼한 저 같습니다. 훗.
  • ?
    박순백 2008.05.08 11:49
    [ spark@dreamwiz.com ]

    "이 세상에 색을 좋아하는 것만큼 학문을 좋아하는 자는 보지 못했다는 공자님 말씀. ㅋㅋ 딱 엉큼한 저 같습니다."

    위 한 줄의 글에 "색"이니 "ㅂㅈ" 같은 엄한 단어가 둘이나 끼어있는 걸 보면...^^; 문제아는 문제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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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칼럼 토마토는 채소라던 미 대법원, 소는 육식동물이라고 판결할 것인가? 21 최재원 2008.05.05 5135 508
» 칼럼 논리모순_수학의 오류에 빠진 감세정책 논란 7 최재원 2008.05.05 3783 706
325 잡담 오체활용법 장보성 2008.05.05 2660 538
324 칼럼 합리적인 정보를 갖춘 건전한 민주시민이 필요합니다. 최재원 2008.04.30 2622 515
323 문화 Les Miserables 의 "미리엘 주교" 8 유신철 2008.04.28 5422 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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