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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2006.12.12 04:16

[밴쿠버 일기] 연료전지 자동차-1

조회 수 3256 좋아요 546 댓글 2
전승민 선생께서 댓글을 통해 수소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에 대해 언급해주셨습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지난 5월 경 작성했던 연료전지 자동차 관련 원고를 전재합니다.

예정대로라면 이건 한참 더 있다가 써먹을 작정이었는데...^^

<미래의 자동차>

몇 달 전 중국 국가주석 “후진타오(胡錦濤)”가 밴쿠버를 방문했습니다. 1
50만 밴쿠버 인구 가운데 50만 명이상이 중국계인지라 후진타오의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오르내렸는데,
후 주석의 밴쿠버 일정 중 민간 업체 관련은 단 한번이었습니다.
“버나비"의 "마린 드라이브”에 자리 잡은 “발라드(Ballard)"라는 회사 방문이 그것입니다.
밴쿠버 시장 면담과 중국 교민 초청 면담 등을 제외하면 기타 일정 할애에 극히 인색하던 후 주석 일행이
이곳만은 자진해서 찾아가므로서 화제가 되었던 이 회사 발라드는 ”연료전지(燃料電池)“ 생산이 주 사업 아이템입니다.
실제로 후 주석은 연료전지의 연구와 생산 과정을 보고자 이 회사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지금 중국은 경제규모가 너무 커져서
미국이 에너지의 수급 등을 통해 은연 중 견제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세계의 제품 생산기지가 되어 있습니다.
작금의 석유 값 파동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술수라는 항간의 속설이 있을 정도로,
중국이 세계경제와 원유(原油)소비에 차지하는 영향이 큽니다.
그런 중국의 국가주석이 유일하게 방문한 회사의 생산품목이 연료전지라는 사실은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이 연료전지를 얼마나 중요한 미래의 가능성으로 생각하고 있는가를 한번에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은 수소와 산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학교 과정 물상을 배우신 분이라면 실험 시간에 전기를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실험을 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건전지를 연결한 막대기 두 개를 꽂아 넣자 전극 위로 산소와 수소 기포가 방울방울 생기던 모습이,
그리고 만들어진 산소에 달구어진 철사를 집어넣으면 불꽃놀이 하듯 철사가 타들어가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연료전지는 바로 이 물의 전기분해 과정을 반대로 실행하는 것입니다.
산소와 수소를 결합시키면 전기가 나오게 됩니다.
연료전지의 이론은 이곳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수소와 산소를 불꽃을 이용해 결합시키면(점화) 결합의 속도가 너무 빨라 폭발해버립니다.
이래서야 폭탄을 터뜨려서 전기를 만드는 꼴이니 말도 안 되지요.
몇 가지 해결책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촉매를 이용하는 겁니다.
백금(白金) 필라멘트 위로 수소와 산소를 흘려보내면 백금을 촉매로 해서 전기가 만들어집니다.
촉매 대신 전해질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그리고 수소 대신 천연가스나 메탄올을 사용하기도 합니다만 기본 원리는 모두 같습니다.
아폴로우주선, 그리고 지금 건설 중에 있는 우주정거장의 에너지원도 연료전지입니다.
사족으로 말씀드리면 무인(無人)우주선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사능 연료는 유인우주선엔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승무원에게 유해한 방사선을 차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연료전지는 장점이 무척 많습니다.
첫째 깨끗한 에너지입니다.
GM의 광고에도 나오듯 연료전지의 생성물은 물 뿐입니다.
스모그의 원인인 산화질소 등의 유해한 가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등을 전혀 뿜어내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입니다.
둘째 에너지의 양이 무한합니다.
물을 분해하기만 하면 수소가 나옵니다.
그리고 연소 후의 생성물질 역시 물이므로 끝없이 재순환 시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셋째 원리적으로는 에너지 생성-발전(發電)- 도중 소음과 진동이 발생 하지 않습니다.

이런 많은 장점을 가진 연료전지이니 미래의 자동차의 에너지원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연료전지를 이용한 자동차가 아직 실용화 되지 못한 까닭은
넘어야 할 몇 가지 기술적 장벽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는 적재할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입니다.
아시다시피 수소는 LPG와는 달리 액화가 극히 어렵습니다.
영하 170도 가까운 낮은 온도와 몇 백 기압이상의 압력을 가해야 비로소 액체 상태가 됩니다.
기체 상태로 저장하면 에너지 밀도가 너무 낮아 몇 십 킬로미터도 달리지 못하고 연료-수소가 고갈되어 버릴 겁니다.
두 번째는 사고 발생 시의 위험도입니다.
일반 휘발유를 적재한 차도 사고가 발생하면 가끔 불이 일어나는데
수소를 적재한 자동차에 사고가 났을 때의 폭발이나 화재 위험도는 일반자동차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큽니다.

-다음 주에도 계속 연료전지 자동차-미래의 자동차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Comment '2'
  • ?
    김진용 2006.12.12 11:20
    [ jinykim@hyundai-motor.com ]

    ...50만 밴쿠버 인구 가운데 50만 명이상이 중국계인지라 ...
    밴쿠버는 중국계에 올인? 거기다가 추가까지?
    흐흐... 태클 한번 걸어 봅니다.
  • ?
    김홍순 2006.12.12 15:53
    [ hongsunkim@gmail.com ]

    윤세욱 선생님의 해박한 지식은 정말 끝이 없으시군요.....^^
    아, 전화 드린다고 전에 댓글 달아놓고 몇 주 째 online에서만 뵙습니다.
    죄송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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