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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11.04.13 10:13

春情

조회 수 1839 좋아요 106 댓글 0
벚꽃놀이로 유명한 경기도청의 벚꽃은
꽃망울이 터진 지가 벌써 며칠 지났는데
광교산자락 우리 아파트의 게으른 벚꽃들은
오늘 아침에서야 꽃을 피우기 시작하네요.

바야흐로 “분홍 벚꽃, 흰 사과꽃” 피는 계절입니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며칠 전 춤방의 ‘차차차’와 함께 맞추어 본  
“제임스 라스트”의 “체리핑크 맘보”는  
퍽이나 감미롭게 들렸고요.
하지만 계절에 어울리기는 “제임스 라스트 악단”보다는
달콤한 “팻 분”의 목소리가 제격입니다.



It's cherry pink and apple blossom white, when your true lover comes your way.
It's cherry pink and apple blossom white, the poets say.
The story goes that once a cherry tree, beside an apple tree did grow,
And there a boy once met his bride to be long, long ago.
The boy looked into her eyes, it was a sigh to enthrall.
The breezes joined their sighs, the blossoms started to fall.
And, as they gently caressed the lovers looked up to find.
The branches of the two trees were intertwined.
And that is why the poets always write, if there is a new moon bright up above.
It's cherry pink and apple blossom white, when you're in love.

“안다성”이라는 가수의 우리말로 개사된 오래된 노래도 있습니다.

“능~금 꽃~이 필적에 귀여운 손목을 잡고, 첫사랑 속삭이던 그대는 어데 갔나.
능~금 꽃~이 필적에 귀여운 손목을 잡고, 첫사랑 속삭이던 그대는 어데 갔나.
그대는 날 버리고 어데로 멀리 갔나. 애달픈 첫사랑에 눈물이 흘러 젖는,
어여쁜 로~사 그대는 어데 갔나. 팔에다 휘어 감던 내 사랑아.”

'팻 분'이었건 '안다성'의 노래가 되었건
노랫말은 봄꽃에 취한 남정네들의 사랑 주정^^이죠.

난 이 노래를 들으면 중학교를 다니던 40여년전,
노래에 맞추어 흥얼거리던 제 짝쿵 놈의 노랫말이 떠오릅니다.
(동네의 조숙한 애들에 의하여 외설스럽게 개사된)

“영자야, 쉬~지 말고 돌~려라. 그러면 뭔~가 나온다.”

무얼 돌리라는 건지, 도대체 뭐가 나온다는 건지,
순진한 나는 알 수가 없지만^^, 내가 그 뜻이 무어냐 물어도
대답 않고 실실 웃기만 하던 능글맞은 그 자식 얼굴위의
꽃샘추위에 콧물 지린 자국은 지금도 기억나구요.


그 철부지 중학생시절,
동부이촌동 우리 아파트 앞 동 1층에는 저보다 한 살 아래의 여학생이 살았습니다.
어느 병원 원장의 막내딸로, 예원학교를 다니면서
바이얼린을 전공하는 작고 예쁘장하고, 또 약간은 새침한 아이였는데,

어느 해 봄, 그만 춘정에 그 아이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집에선 공부도 않고 마냥 그 아이 방의 창문만을 훔쳐보다가
용기를 내어 장문의 연애편지를 써서 품안에 넣고 다니며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드디어, 서울역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그녀와 함께 타게 되었는데,
근데, 비록 짝사랑이긴 하지만 처음 시도해보는 연애질인지라,
가슴은 조마조마, 심장이 두근두근, 마음이 안절부절...
버스 안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거의 졸도 직전이었고,
(전에 말했었죠. 제가 Micturition Syncope(Vasovagal Syncope)... 뭐 그런게 있다고... -_- ;)
버스차장의 부축 받아 겨우 버스에서 내리긴 하였죠.

그리곤 앞 동 사는 그녀의 부축을 받고 집까지 갔어야 일이 이루어지는 건데,
바보처럼 그리 못하여 그녀의 동정어린 시선을 받았다는 것으로만 만족을 하고...
또 다음 기회를 기다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이는 먼데로 이사를 가버리고,

결국 편지는커녕, 좋아 한단 말 한마디 못 건넸고,
편지는 구겨져 휴지통으로 들어가고,
속상함으로 눈물도 흘리고 며칠 잠도 못자고...
무슨 ‘소나기’ 비스무리^^ 시츄에이션이 되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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