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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튤립이나 수선화, 그리고 히아신스 등의 구근식물들을 화원에서 사다 집안에 두곤 했다.(전엔 장모님께서 생전에 그렇게 하셨었는데...) 그런 화분들을 집에 놓아두면 구근식물의 생명력이 잘 느껴지기도 하지만 화려한 꽃을 보는 게 좋아서였다. 

 

그런데... 전엔 몰랐다. 그래서 꽃이 지고, 줄기가 시들면 그걸 모두 가져다 버렸다.

지난 봄에 당진 도시농부 주말농장에 갔는데, 수선화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도시농부 차두현 선생님께서 구근식물의 뿌리는 꽃이 지면 말려뒀다가 가을에 화분에 다시 심으면 겨울이 지나며 꽃을 피운다는 말씀을 하셨다. 믿을 수 없는 말씀이었다. '아니 양파 뿌리처럼 생긴 구근들이 꽃이 지면 다 시들던데, 그게 안 썩고 마른다고???'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의 말씀이니 믿어야겠기에 다른 구근식물들은 꽃이 져서 다 버렸는데 히아신스 한 뿌리만 남아있기에 그걸 화분에서 빼낸 뒤에 베란다에서 말렸다.

 

여름철에 가끔 히아신스 구근을 살펴봤는데 뿌리가 안 썩고 말라간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심어도 살아날 것 같은 모양이 아니었다. '저렇게 시들었는데???' 하지만 전문가의 말씀을 떠올리며 그대로 뒀다. 그리고 그걸 가을에 화분에 심고 물을 줬다. 그랬더니 그게 물을 먹고는 몸체가 탱탱해지고, 흰색의 구근 껍질에 초록빛이 돋으며 살아나는 것이었다.^^

오늘 베란다의 큰 화분에 심어 둔 히아신스를 보니 잎이 많이 올라왔고, 잘 보면 히아신스의 잉크빛 꽃잎이 살짝 올라온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생명의 신비를 느꼈다. 이게 머지 않아 화려한 꽃을 피우리라 생각된다. 그간에 버린 수많은 구근식물들이 아깝게 여겨졌다.^^; 진작 도시농부 차 선생님과 그런 대화를 나눠봤어야 했는데...^^;

 

KakaoTalk_20220102_163604850.jpg

- 히아신스 꽃잎이 움터나오는 것이 보이시는지??^^ 껍질이 양파처럼 하얗던 게 가을에 물을 먹으면서 저렇게 초록으로 변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모양이 되었다. 

 

KakaoTalk_20220102_163604538.jpg

- 오늘 큰 화분에서 이 작은 화분(?)으로 옮겨심었다. 

위의 엔젤리너스 커피 종이컵은 컵에 인쇄된 그림이 멋져서 커피를 마신 후 집에 가져와 표면에 에폭시를 발라 방수를 하고 작은 화분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KakaoTalk_20220102_163605176.jpg

- 이 그림은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스티나 페르손( https://facethis.org/illustrator-stina-persson-interview-2/ )의 작품이다. 

 

KakaoTalk_20220102_163605521.jpg

 

Stina-persson-3.jpg

- 스티나 페르손, Photo: Courtesy of https://facethis.org/

 

Stina-persson-4.jpg

- 스티나 페르손, Photo: Courtesy of https://facethi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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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리너스 커피 잔(종이컵)을 본 길에 브라질 Daterra의 Inga Natural 생두를 강배전으로 볶았다. 진한 초컬릿향이 나게 구운 것이다. 오늘은 거의 다 떨어져 커피 머신에서 바닥을 드러낸 원두를 내려 마시고, 새로 구운 원두는 내일 저녁이나 모레 아침 나절에 내려 마셔볼까한다. 

 

KakaoTalk_20220102_165544096.jpg

- 이 사진엔 커피가 너무 검게 찍혔는데, 실제는 아래 사진 정도로 구워낸 것이다. 

 

KakaoTalk_20220102_165544766.jpg

 

Comment '2'
  • ?
    고성애 2022.01.02 18:23

    친정 어머니께서는 유독 히아신스를 좋아하셨지요. 그 향이 진하면서도 오래간다고 하시면서. 매년 봄이면 히아신스  두 종류를 사다주시곤 해서 오래도록 그 향기를 즐기곤 했어요. '히아신스' 하면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 profile
    Dr.Spark 2022.01.02 19:01

    그러게 사람은 배워서 뭘 좀 알아야 행복하고, 낭비도 않는 건데...^^ 이제라도 알았으니 앞으로는 구근식물 많이 사서 좋은 꽃을 보고, 그게 매년 불사조처럼 되살아나는 것도 즐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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