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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 그렇습니다.
대회 끝난지 어느덧 옛날옛적 되었는데, 후기 쓰다말고 스키타러 갔었던 지피.
대략 그쯤으로 하고 쌩까도 되었을 일을, 이대로 개기려니 일보고 밑닦지 아니한 심정이라
아무래도 제겐 815 해방이 필요한 듯 하여요. T.T

여전히 게시판에다 재잘재잘 떠들 수 있는 재미난 일이 계속 생겨나는데, 숙제를 끝내지 못한 찝찝한 기분인지라...
오늘은 제발이지 누가 읽어주시거나 말거나, 태극기 휘날리며 [대한독립만세]의 부르짖고 있는 후기입니다. T-T




29. 살로몬 아마추어 기술선수권대회, 데몬팀 시범스킹.

(지피가 하필 이 순간에 현장사진 촬영하느라 정신없어서, 포메이션 스킹의 초반부를 놓쳤습니다. T-T)



11. 사람 잡는 스키판때기


1탄 글에서 말했다시피, 대회 현장에서 행여나 꿔다놓은 보릿자루 될까봐
대회참관이 가능한 7명의 살로몬더들끼리 사전에 약속합니다.-'우리 함께 스키타자꾸나.'

헌데 그 중 유일히 노기삼님만이 [T.T]을 날리셨습죠.
본인은 촬영하느라 함께 어울리지 못할 거라고요.

뭐 중간중간 짬내서 함께 타면 되지 않겠느냐, 설마 그 많은 참가선수들 죄다 찍을라고? 했더니만,
결국 설마가 사람 잡는 회신이 날라옵니다.

"참가선수 500여명의 전종목 모두 촬영 예정..."

...
...

제가 언젠가 살로몬더 동료들에게...
우리가 지원받은 엑스카트(X-Kart)의 스키 한대의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샵 판매가 120만원대에서 할인가 치고빼고 하면 100만원 기준 가감으로 샵 판매가인 듯 하여요?
그래서 말했었지요.- '우리의 스트레스 가치는, 100만원이에요...T.T"

물론 돈의 문제가 아닌, 여러 의미에서 부여되는 개인의 자긍심의 가치가 훨씬 값지겠지만
그래봤자 공식 데몬스트레이터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는, 미천한 중생 스키어들입니다.

스키판때기 한대만큼 각자의 영역에서 뭘 제일 잘할 수 있을까,
순진한 사명감(?)이 스키 테일짝 뒷면에 껌딱지처럼 찰싹 붙어가지고 설라믄,
이 한몸 희생하야 받은만큼 보답하리요, 가끔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우기도 합지요.

도대체 참가선수들 전원을, 전 종목 촬영이라니??????????
혹여 직업이 그 사진 팔아서 생계에 보태는 일을 가졌다해도,
도저히 인간이 할 짓이 못될 만큼 정말 고되고 힘든 일인데, 그걸 자진해서 촬영 하다니요??

에이~ 이 눔의 스키판때기.
이 판때기 하나가 사람 무쟈게 잡고 있습니다요. T-T


(...했었었는데, 사실은 꼭 그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글 쓸 때마다 굳이 이렇게 스크롤 압박의 장문을 쓰는 지피도 그렇고,
혹은, 말씀 하실 때마다 굳이 예시와 원리와 과정등의 부연설명이 길어지는 박순백 박사님도 그렇고,
그리고, 사진 찍을 때마다 굳이 모든 선수들의 스킹 모습을 죄다 카메라에 담으려는 노기삼 선생님도 그렇고,
따지고보면 모두..."쟁이"들의 단순한 자기 만족감일 뿐입니다. 반드시 그래야만 제 성이 차는 것들. -_-;;)





30. 상단부에서 바라본 경기장 풍경.




31. 2층 카페테리아의 로비에서도, 온통 선수들로 북적북적.-



12. 가장 고생하신 노기삼님1.


그는 새벽 5시에 출발해서, 제일 먼저 대명에 도착하셨습니다.
결국 새벽 7시부터 시작된 그의 촬영.
(참고로 대회 일정은 [오전 8시, 전주자 출발]이었습니다.)

저는 시즌방에서 채비하느라, 오전 8시 20분 느즈막히 경기장 도착했는데, 마악 여자부 경기중이더군요.
노기삼 선생님 도대체 어디에 자리잡으셨나 둘러보니, 아니나 다를까
아직 여명이 가시지도 않은, 푸르스름한 경기장 안쪽에 이미 자리잡고
벌써부터 촬영삼매경입니다.

'음...  노기삼님이 저렇게 생기셨었구나...'

멀리서 그의 스키복과 풍채를 확인하며, 지피도 이만 촬영모드로 착수.

하지만 어쩐지 좀 아쉬워집니다.
제가 여자이니, 사실상 여자부 경기가 넘 궁금했었는데, 사진 찍느라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었네요.
누가 잘탔는가, 어떻게 탔는가 당연히 저도 관심이 많았지만
실상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용기와 실력을 지닌 여자부 출전선수 모두가 참 부러워집니다.
저도 언젠가 잘 탈 수 있으면, 다음 대회 때에 그녀들처럼 가슴에 비브를 착용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혹은 그녀들을 바라보면서 나의 미천한 수준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좋은 채찍도 되어줍니다.

확실히 대회라는 것은... 그게 어떤 대회이건간에 개최하는 주최사의 성과,
그 대회에 참여하는 스키어들, 그리고 관람하는 갤러리.
이 모두에게 각각의 큰 의미와 좋은 추억을 부여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자극들도 함께요.^^+




32. 리프트 위에서 경기장면을 바라보는 스키어들.




33.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다음 종목을 위해 몇시간째 대기중.




13. 처절한 문자.


말이 새어나갔는데... 암튼 그렇게 대명에 도착한 살로몬더들 제각각 자기방식대로 대회를 참관하던 중,
이윽고 나라시(슬로프 정설)도 끝내고, 드디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다시 한번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대회는 나 몰라라 잠시 자유스킹 타러 우리들끼리 도망갔습니다.ㅎㅎ

지피야 베이스가 대명이지만, 다른 살로몬더 동료들은 아직 슬로프 생소한지라
이 슬로프 가보자, 저 슬로프 가보자, 여긴 어디야, 저긴 어디냐,
내가 먼저 내려가네, 네가 먼저 내려가네, 스파이캠(이승환님의 고글캠)으로 찍어주네, 마네
네명의 스키어들(총 7명 참석 중에, 1명은 촬영/1명은 대회출전/1명은 연락 안닿음.)이
그야말로 관광스킹, 투어스킹, 놀자판 스킹으로 하하거리고 있는 사이...
갑자기 카톡 채팅방으로 문자가 한 통 날라옵니다.

'누가 먹을 것좀 사다줘요...'


경기장에 나가계신 노기삼님 문자.
단 한줄의 문자였지만, 처절함이 잔뜩 배겨있씀돠요. T-T




34. 전 선수들의 전 종목들을 풀 촬영 중인 노기삼님1.(촛점 맞추고~)




35. 전 선수들의 전 종목들을 풀 촬영 중인 노기삼님2.(금새 쌩하고 지나가는 선수들.)




36. -전 선수들의 전 종목들을 풀 촬영 중인 노기삼님3.("으응...? 지금 날 찍는거유?")



하긴 벌써 정오가 다된 시각이었지만 아직도 첫번째 종목인 롱턴이 안 끝났던 환장할 상황이었지요.
우린 벌써 자유스킹 1시간째 놀고 있었지만, 노기삼님은 오전 8시부터 경기장 안으로 진입해
[전 출전선수, 전 종목 모두 촬영]을 목표로, 음료수 한잔 못 마시고 있던 모양입니다.

안그래도 노기삼님 춥고 손시렵고 목 마르고 배고프시겠다, 간식거리 사들고 가보자꾸나 했던 참인데
먼저 문자를 받게 되니, 정말 미안하고 뜨끔해집니다? 하긴 우리도 내내 놀고 있을 수만은 없던 터라
슬로프 정상매점에서 기삼님 요기거리를 사들며, 덩달아 우리도 잠깐 요기.^^




37. 슬로프 정상매점에서, 노기삼님 간식거리 사드는 중. 계산은 이승환님이 전부 쏘심.^^




38. 한의사 살로몬더, 박영수님(대명)




39. 스파이캠(고글캠)의 살로몬더, 이승환님(지산,하이원)




40. 30대에 시집 못가고 2012년을 맞은, 지피.




14. 숨겨진 노고들에 감사.


그렇게 어느덧 오후 2시가 가까워지고...
참가선수들이 어찌나 많은지, 그 오후 2시에 이제 겨우 미들턴 진행 중입니다.
다시말해 한 종목 경기 끝난 후, 다음 종목까지 대기시간 2시간 남짓.

참가선수들이 참 많긴 많네요.
이러다가 자칫 슬로프 폐장하는 오후 5시까지, 경기가 끝나지 못할 수도 있을 듯 한데,
선수들 또한 그새 분위기 파악됐는지, 사이사이 여유롭게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선수들이 함께 갤러리 되어 대회현장을 더 북적북적 만들어 줍니다.

결국 마지막 숏턴 종목이 치뤄질 무렵의 그를 바라보니...
선수들 내려올 때마다 겨우 한 컷 찍고, 아무래도 팔이 많이 아프신지
다음 선수 내려올 때까지 어깨를 크게 빙빙 돌리며 계속 스트레칭을 하고 계시더군요.T-T.

하기사, 오전부터 함께 촬영하시던 이종호 사진작가님(소위 '바람개비 아저씨')은 물론이요,
몇시간을 쉴새없이 말을 해야하는 장내 방송 진행자 김동선 과장님.
그리고, 붙박이장처럼 꼼짝없이 앉아서 눈이 튀어나올 지경까지 점수를 매겨야 했던 심사진의 고충들.




41. 제4회 살로몬 아마추어 기술선수권, 심판진들.




42. 밥도 못 드시고, 화장실도 못가고, 나중엔 팔이 아파서 카메라도 제대로 못 드셨던 노기삼님.


그렇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절대 자리를 떠날 수 없는 사람들.
화장실도 맘대로 못가는 사람들. 당연히 밥도 제대로 못먹는 사람들.
당연히 대회 내내, [붙박이장 신세]였던 그 분들을 그냥 지나쳐 갈 수가 없습니다.

이제서야 말씀 드리건데....
모두들 진심으로 고생하셨습니다. T-T.

대회를 위해 [오십견, 성대결절, 사시]를 불사르고 한 몸 던지신, 님들의 노고들.
[출전선수들]이라는 대회의 꽃이며 주인공들의 그들 뒤에
당신들의 노고가 있어, 또하나의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고 갑니다...


-계속-


*추신: 참고로 노기삼님은, 결국 그날 [전 선수들의 전 종목 촬영]의 목표를 모두 완수하셨으며,
총 촬영건수 2만건, 파일용량 21기가. 그리고, 대회 끝난 이후 사진 고르는 작업에, 만 열흘을 소비.
    
하여 현재 [스키갤러리]란에 총 22개의 게시물에 걸쳐, 전 선수들의 경기장면 사진들을,
종목별로 모두 올려 놓으셨습니다. (마지막 게시물은 1월 18일에 올려짐)
또한 게시판에 게시되지 않은 선수사진들은 개별적으로도 메일로 보내주는 작업을 현재까지 계속하고 계시며,
메일 작업은 너무 힘들어, 시간을 두고 천천히 보내드릴 예정이라는군요.

그가 마지막 게시물을 올려놓으며, [숙제를 끝낸 기분]이라고 문자를 보내셨었는데
아직도 후기를 못 끝내고 있는 지피의 입장에서는, 그가 정말 부러울 따름입니다. T-T



...가족들 다 제사 지내러 가고 혼자 집 지키고 있는 일곱번째 살로몬더, 지피(Zipy).
Comment '2'
  • ?
    차재문 2012.01.23 14:47
    [ cjmcjm1@hanmail.net ]

    조금멀리서 후기를 재미나게 읽고있습니다요,,,,^^
  • ?
    남고미 2012.01.26 07:54
    [ konami36@dreamwiz.com ]

    현장에 얼마나 가고 싶었는지 몰라요.
    용을 쓰고 이리저리 통밥 재고~

    8살, 4살 사내녀석 둘 델고 갤러리는 으~~~아~~악~~
    실시간 캠 들여다 보며
    가까 마까 가까 마까~~~(갈까 말까 갈까 말까)

    이렇게 그 순간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당신!!
    너무 너무 고마워요.
    숙제 해시느라 고생했쓔!!

    참 잘했어요.(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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