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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대명 스프링 모글을 매일 이용하는 제가,

페이스북에 쓴 대명모글 일지의 오늘자 이야기입니다.

개인 페이스북 게시글이므로, 문체나 표현단어에 대해

주관적 견해가 있을 수 있음을 리 양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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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 스프링모글 일지-3월 22일 화요일 이야기

 

오늘은 맨처음부터 모글스쿨의 조갑준 코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대명의 힙합의 눈 상태는 어제부터 본격적으로 눈층 몰아주기 제설차 작업이지만,

어제 처음으로 상단코스와 하단 하프파이프 코스를 연결하는 중간 이동길에 흙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

스쿨의 뒷치닥거리 서포트를 도맡아하느라 있는듯 없는듯

존재감이 2순위로 밀려있는 듯한 조갑준 코치는, 월요일 휴무를 보낸뒤 오늘 복귀했고

생일을 맞아 부재 중인 장원코치도 없는 스쿨사무실을 지키다가 그 흙바닥을 발견하고야 만다.

 

실상 스쿨코치진들이니 당연히 슬로프 관리를 책임지는 것도 당연한 책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대선, 장원코치도 없는 스쿨에서 그는 혼자였고,

그를 도와줄 수 있는 스키어들 또한 마땅치 않았던 이유가

대부분 모글 스킹을 "즐기러 온" 손님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느즈막히 대명에 도착했을 때 는 혼자 삽을 들고, 모글 슬로프 한가운데서

드러난 흙바닥을 손수 수작업으로 메꾸는 노가다를 몇시간째 하고 터였다.

실상 수작업으로 될 일이 아니라 설차로 밀어서 작업해줘야 전체적으로
보수보강이 되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아무도 엄두내지 못했던 일을 혼자...
누군가에게 도와달라는 SoS도 없이 혼자 묵묵히 작업하느라

아침부터 땀에 흠뻑 젖어있었던 조갑준 코치.

그는 그렇게 오전시간 전부를 혼자 삽질해서 슬로프의 구멍을 모두 다 메워버렸다...

 

물론 모글 마니아라면 누구라도 그런 열정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나름 직장의 서열관계로 비유하자면, 그는 그저 시키는 일만 해도 되는,

결정권 없는 평사원의 입장이기도 했었으며 무엇보다도... 어제 그는 아무도 없는 스쿨사무실을

혼자 지키던 상황이었는데, 슬로프의 흙바닥을 본 순간 그는 망설일 것도 없이

삽을 들고 그렇게 단신으로 혼자 슬로프에 나가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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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서야 나는...
스키장업협회의 기술선수권 준비로 모두 다 롹모글 코스조성에 여념없을 때,

내내 방치되어 있었던 힙합 모글을 혼자서 정설하던 그 유일한 스키어가

조갑준 코치였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달았다.(어쩐지 많이 보던 스키어드만)

 

스프링시즌엔 정설하지 않는다는 스쿨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어제 분명 내가 마지막 리프트를 타고 꼴찌로 내려온 코스가 절대 이 모양새가 아니었는데,

오늘 갑자기 아주 타기 좋은 코스로 바뀌어있었던 것도

실상 아침 일찍 혼자 그 코스를 정설해 놓은 조갑준 코치의

숨겨진 노고였다는 것도 나는 어제 처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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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삽질로 정오가 되어 파죽음으로 스쿨에 돌아온 조갑준 코치를 바라보며,

그 어떤 주어진 책임과 의무와 애착심으로 인해 안일주의에 빠지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새삼 찐하게 감동을 느꼈다...

 

고생했다고, 수고했다고 단지 말로만 고마움을 치하하기엔 왠지 같은 주인의식이 느껴지던 내가

그래도 조금이나마 그를 도울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싶어 그에게 물었다...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

그러자 그가 대답한다.

 

"누나.. 나는 작년처럼 우리 대명모글이 가장 코스좋고

관리 잘한다는 칭찬을 올해도 변함없이 또 듣고 싶어요..."

 

...
...

 

하여 오늘 나는, 행여 이 글을 읽는 모든 스키어들에게 감히 부탁하는 바이다.

이런 열정과 애착심과 부지런함을 가진 스쿨의 막내(?) 조갑준 코치를 위해,

그에게 작은 힘이 되어주기로.

 

매일 오후 4시.
이제 지피와 그 동료들은,
조갑준 코치가 바라는 그 기특한 마음을 위해,
그가 바라는대로 스프링시즌의 슬로프 정설을 도와주려 한다...

 

오늘부터 스프링모글 정설 1일.
오후 4시 모글코스 상단집결.

 

-우리가 타는 모글이 좀더 재미있고 즐거운 스킹이 되길 위하여,

그래서 최대한 오래오래 이 행복한 스킹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우리들을 위한 정설타임... 지피(Zi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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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 스프링모글 스쿨, 조갑준 코치와 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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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5'
  • ?
    김준성 2016.03.23 09:01

    조갑준 코치 고생 하시네요..

    저도 4시정설 동참 하겠습니다!!

  • ?
    카이 2016.03.24 10:27

    저도 스프링시즌 대명에 가게 된다면 4시 모글 정설에 꼭 동참하겠습니다. ^^

    대명 최상의 스프링 모글 설질을 위해서 고생하시는 조갑준 코치님과 모든 스탭 에게 감사 드려요 ^^

  • ?
    제리(이수익) 2016.03.24 22:18
    모레 토요일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철수합니다.
    커피 한잔 갔다 놓을게요. 스벅 싫어하려나?
    홍어회에 막걸리 한잔해야 하는데...
  • ?
    qnfRHc 2016.03.25 09:30

    갑준이가 고생이 많구나 화이팅 조코치님~~~~

     

    잘생겼다 ~~~

  • ?
    섹시가이 2016.03.25 11:38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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