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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2013.05.22 11:50

할빈 行

조회 수 2122 좋아요 1 댓글 3
스키를 통해 가까와 분이 한동안 고국을 떠나게 되었는데, 전에 고향을 돌아보러 제가 있는 길림성 가까이까지 오신다 하길래, 뵈려 할빈(哈爾濱) 갔다 왔습니다.

 

한국에서 중국 지명을 대개 두 가지 방식으로 읽는데, 북경을 한국 한자음 ()으로 읽어 북경이라 하거나, 현대 중국 표준어 소리내기로 읽어 베이징이라 하거나 하는데 비해, 할빈은 알파벳 표기 그대로 읽거나 (할빈, 하르빈) 중국 병음 표기대로 읽거나 (하얼빈) 하지만 音으로 읽지는 (합이빈) 않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하겠습니다. 러시아의 영향이 많은 도시라 러시아 단어인줄 알았더니, 만주말로서 그물을 말리는 ’의 뜻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중국의 간선 철로망에 도입된 고속 열차는, 커다란 사고도 겪었지만 (열차를 시험운행할 외국기자들을 불러 선보이는 자리에서 중국철도관계자가 미국기자에게 그랬답니다. ‘미국에 이런 거 있어요?’ 미국기자는 빙긋이 웃고만 말았는데, 그리고 얼마 있다 참극이 일어났지요. 사람이나 나라나, 나갈 겸손해야 하는 법입니다.) 올해부터 시속 300Km 가까이 달리는데  Jilin(길림) 시에서 타니 시간만에 할빈 시에 닿았습니다.

 

고속열차가 처음 나왔을 때는 비싼 표값 때문에 타는 사람들 면면을 보면 사는사람들 일색이었는데, 이젠 민공이라 불리는 중국사회 기층민도 보입니다. 전체 운행 열차 가운데 고속열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서 고속기차를 선택할 여지가 적어지기도, 오른 가격에 대한 저항도 적어지기도, 또한 육체노동자의 수입이 커지기도 해서 그런 같습니다. 하지만 수입이 변함없는 농민은 부담이 되는 모양인지, 매표 창구에서 되도록이면 보통 열차표를 사려 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새로 놓은 철로는 새로 세운 역사에 닿습니다. 둥베이의 주요 도시가 대부분 그러한데, 할빈은 서참(西站)이라 하는군요. 공항처럼 지은 역에서 택시로 시내까지 십오 분 걸렸습니다. 러시아거리 중앙대가中央大街 하니 다시 묻지도 않고 달립니다.

 

지인 C 어린 시절 자란 곳은 할빈 러시아 거리에서 멀지 않았습니다. C  의사였던 부모가 문화혁명 된서리를 맞아 농촌으로 내려가야 했기 때문에 때부터 할아버지 손에 자랐습니다. 조부는 형제들을 전쟁통에 읽었기 때문에 자녀들 C 삼촌과 고모도 함께 길렀습니다.

 

조부도 의사였고, 족장patriarch 같이 일족을 돌보았어요. 그런데 최후엔 뿐이었습니다. 부모 대신에 저를 기르셨고, 더우기 저를 가장 아끼셨기 때문에, 늙고 병든 조부에게 갚음하려 했지만 중학생이 있었겠어요. 때로 학교에서 돌아오면, 조부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지요. 오래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는데, 아직 저를 귀여워하시는지 꿈에서 자주 뵙니다.”

 

슬퍼하는 지인을 위로하려 저는 사후의 문제, 영혼이라든가, 기억하는 일을 한참이나 주절거렸습니다.

 

저로 하여금 다시 책을 읽게 하신 분이 미국에서 돌아가신 것을 알았을 ,( 저는 대련에 살았는데) 일본 청주 댓자 병을 사다 마시면서 추모했습니다. 일본 청주냐구요? 현대 한국 제사 풍습입니다. 창밖으로 바다를 보면서 고인을 그리워했습니다.”

 

고대인들은 물을 이승과 저승을 나누는 상징으로 보았으니까 그렇겠네요.”

 

이야기가 이야기이서 그런지 갑자기 육개장이 먹고 싶어졌습니다. 마침 러시아거리 귀퉁이에 옛날 왕국 고도의 이름을 "S" 라는 한국 식당이 있었습니다. C에게 음식도 상을 치를 먹는 거라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맛이 없는데다 맵기만 해서 먹을 없었습니다. 국물이 빨개서 악귀를 쫓으려 먹었다 하는데, 이렇게 맛이 없으니 과연 귀신도 달아나겠습니다.

 

만주족이시지요? 제게 있어 한국사의 잊지 못할 장면 가운데 하나가 조선의 왕이 만주의 왕에게 땅에 무릎을 꿇고 이마를 찧은 것인데, 이제 저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족이 되었습니다. "

 

Manzu 원래 만족의 말로, 자신들 혹은 자신들의 땅을 가리켰는데, ‘ 뭔가 커다랗고 굉장히 좋은 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한자로 표기할 滿 자를 골랐지요. Manzu 滿洲의 한국 동음과 같아 한국에서 지명으로만 여겨지기 쉬운데, 위에 말했듯이 사람들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한편 滿族의 중국어 발음은 아예 알파벳 표기까지 같아서 민족만을 가리키는 걸로 여기기 쉽지요. 유럽인에게 알려질 때는  Manchuria, Manchu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 만족(蠻族)과 동음, 발음이 같은데, 이는 한반도 주민들이 화의 시점으로 이민족을 오랑캐라 보던 것과 묘하게 어울립니다. 유럽사에서 만족(Barbarians) 침입이라 하여 현재 유럽을 이루는 주류가 되었을지도 모를 민족을 타자(他者)로 보는데, 여기서도 ‘만족’ 재미있게도 게르만에도 ‘만’ 자가 들어가네요

 

저는 정식으로 기술된 역사와 현재의 인식에 반발하는 의미로, 중국의 신분 구분으로만 남아있는 만족의 존재가, 지금 당신의 외모와 정신에 남아 있듯이, 분명히 살아남은 것이라 생각하고 싶습니다.

 

"조부께서는, 청나라 초기 황제들이 그랬듯이 이마가 높으셨나요?”

 

만족의 혈통, 무슨 (, 만족은 모두 만주 팔기 하나에 귀속됨) 였는지, 옛날 성씨가 무엇이었는지,(만족은 대개 복성이었습니다. 위지경덕의 위지 저의 본성(本姓)입니다. 직접 관련은 확인 되지만,) 어느 동네 어느 후통(胡同/골목) 출신이라든지모두 과거의 일입니다. 제가 조부의 모습을 닮았다는 말을 듣고 자라긴 했습니다만.”

 

만주어는 한국어와 친연성 보입니다. 예를 들어 심비 브넴비 (나는 너를 사랑해)’ 보면 주어, 목적어, 술어 순으로 한국어와 어순이 같습니다. 평서문이 함경도 방언처럼 ‘- 끝나는 것도 닮았습니다. ‘사둔’, ‘천천히 같은 말은 아예 똑같은데, 이것은 이웃하여 한쪽으로 단순 유입된 단어들이라 생각하지만 말입니다. 사라진 언어라는데 호기심을 느껴 몇 마디 배웠지요.

 

영원과 영혼을 (재밌게도, 영어나 (eternity, soul) 중국어 (/yong yuan/, /ling hun/) 그렇지 않은데 한국어는 단어가 헷갈릴 정도로 소리가 비슷하네요.) 보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는데, 중에 옛사람들이 알았던 , 바로 혈육이 물림으로서 개체의 죽음의 초월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저의 애가 할머니를 빼닮은 것을 보고 이렇게 격세유전이 이어졌다면 애의 생김새가 조상 여인의 모습 그대로일 수도 있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윽고, 지인이 외모 뿐만 아니라 재능과 성격도 물려받았다면 그것이 바로 지인 속에 조부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우겼습니다.

 

제가 말이 다 소용없었지요?”

 

위로하려 애쓰시는 게 좋았습니다.”

 

나중에 삼촌과 고모가 장성하여 외지로 떠나고 C 부모는 아직 돌아오지 못 하여 중학생으로서 늙고 병든 조부를 보살펴야 했던 기억 때문인지 오랫동안 고향에 돌아오지 않았더니, 조부의 고택은 이미 흔적을 찾아볼 없었습니다

 

어릴 공간이 사라진 것은 저도 그렇습니다. 어린 시절 뛰놀았다 있는 기억은 76년까지 천호동에 때였다고 할텐데, 한참이고 걸어올라가야 했던 언덕이라든가, 주위 저수지를 지금은 흔적도 찾을 수가 없지요. 언젠가 보스톤에서 알게 집배원 하는 친구가 어릴 놀던 거리를 지금은 공무로서 누비고 있으니 즐겁다.’ 하는 말을 듣고 부러워했었습니다

 

비단 개인의 기억속의 한정된 면적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변한 같습니다. 제가 처음 할빈에 것은 7년전인데, 스키장비업체를 만나러 왔었지요. 시간이 남아 러시아 거리와 송화강변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거리라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russia.st.jpg 거리가 생긴 것은 100 전인데요? 보행로를 덮은 돌은 바닥에서 단지 센티일뿐인 현대의 블럭 같은 것이 아니고, 1미터 길이의 막대를 세워 땅에 묻는 것이에요. 세월과 혹한과 무게를 견딜 있도록. 얼음과자(冰棍 /bing gun/) 보시지 않겠습니까? 제가 거리에 돌아오고 싶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어릴 먹던 이것을 다시 맛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래, 프루스트 경험을 하셨군요. 달콤한 얼음과자를 맛보자마자 어린 시절의 기억이 생생하게 돌아온 것이로군요. 이런 모양을 제가 어렸을 때는 하드’, 전엔 아이스케키 불렀습니다. 믿지 못하시겠지만, 우유, 계란, 설탕이 진한 맛은 제가 어릴 집안 도와주던 누나가 어느날 레시피 보고 만들었던 홈메이드 아이스크림 같은 맛입니다. 검은 커피랑 마시고 싶군요.

 

커피하고 먹는 사람은 처음이라고요? 커피의 뜨거움과 맛을 지옥에 비유한 사람이 있었던 같은데요. 얼음과자와 함께 드니 한 손엔 천국을 한 손엔 지옥을 모양새입니다. 이것 또한 저의 어린 시절 기억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의 모친보다 두 살이 어려 같은 뱀띠인 이모는 자주 놀러 왔었는데, 어느 날 커피에 아이스크림을 넣어 주며 이것이 <비엔나 커피>라고 대단한 소개하여 주었습니다. 원래는 휘핑크림을 얹는 것이었을 텐데, 그것을 이모는 아이스크림인 알았던 것이지요. 철없던 이모는 나중에 감리교파 목사와 결혼하여 미국으로 이주합니다. 중년이  저에게 악마가 실재하는 것처럼 겁을 주는 귀여운 할머니가 되었지요.”

 

“7년전엔 바닥만 보고 걸었나 봅니다. 같은 것은 돌바닥 뿐인 같습니다. 거리 주변의 상점들은 외국 유명 상표 일색입니다. 이념의 전파보다 끊임없고 속도도 빠른 것이 브랜드의 전파인 것처럼 보입니다. 세계의 대도시는 점점 닮아간다는 말을 누군가가 했었는데, 사람들의 모습도 닮아가는 같습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중국인들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군요.”

 

러시아의 영향일 겝니다. 할빈은 오래전부터 그런 느낌이 있었지요.”

 

밤이 되어 젊은이들이 몰려나오니 더욱 그렇군요. 미국이라든가, 유럽 젊은이들 같은 옷차림에 자유분방함이 놀랍습니다. 마치 영화세트에 같기도 합니다. <13>이라는 영화가 있었지요. 우리가 인지하는 세계가 실은 프로그램된 허구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 주어진 역할을 연기 뿐이라는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차를 몰고 멀리 나가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사람은 세계의 발견하지요. 나갈 수가 없는 겁니다. 거리를 벗어나면 중국같지 않음 이상 없겠지요.”

 

좋은 방법이 있어요. 바로 여기서 체제를 부정하거나 신장 독립을 지지한다고 외치면 현실 보시게 겁니다. 조금 걸으실까요? 송화강변이 멀지 않습니다.”

 

한여름 낮에 할빈의 송화강을 보았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황토색의 더러운 물인데 강변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재미있게 생각했었지요. 이렇게 가까이서 보니 다른데요. 더구나 밤이라 그럴까요. 물결이 일렁이는 것이 서울의 한강만큼 강처럼 보이는군요. 강을 보니 좋냐구요? 제가 사는 바로 앞이 강인데요. 물의 윗줄기이지요. 거기는 이렇게 물이 크지 않습니다. 모든 물이, 당신도 겨울에 갔다 스키장이 있는 장백산 서쪽면에서 내려오는 물이지요.

 

강은 시간의 흐름의 메타포로 자주 쓰였지요. 제목이 생각 납니다만 무심한 세느강의 흐름을 노래한 시가 떠오릅니다. 명민한 예술가들은 강변에 있으면 마치 똑같은 강인데도, 강물은 빠르게 흘러가 버려, 결코 같은 강이라고 없다는 관찰을 했습니다. 당신이 가장 좋아한다고 모네도 세느강을 그렸지요. 빛의 변화에 따라 그린 순간이 영원으로 남은 것이 재미있습니다.”

 

그림, , 노래, 기억들이 모두 옛날 것들 뿐이로군요. 당신은 때로 아주 나이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사실 백살 먹은 노인이라고 한다면 놀라시겠습니까? 농담이지만, 서양에는 죽지 않는 인간에 대한 설화가 적지 않습니다. <하이랜더>라는 영화도 있었지만, < 프롬 어스> 생각할 만한 여지를 남기지요. ‘ 제르맹이라는 사람의 얘기는 전부터 전해지는데, 마디 전해 볼까요?

 어떤 귀족이, 제르맹의 허풍을 익히 들었어도, 같이 먹다 사람이 내가 사람 그렇게 나가면 위험하다고 충고했는데도…’ 하고 예수를 알고 지냈던 것처럼 떠벌리는데 기가 차서 허풍선이의 직원에게 자네도 있었나?’ 하고 농을 치니까 이렇게 답하더랍니다. ‘저는 백작님을 모신 지 6백년밖에 되지 않아서요…’

 하하 치곤 몸과 힘이 좋으신데요.”

 인라인 스케이팅 때문입니다. 겨울에 스키 타려고 시작했으나, 운동 자체가  좋습니다. 사람 스스로 힘으로 추진하여 나아간다는 것이, 물론 역사 오랜 바이시클도 있지만 그것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인류가 바퀴를 발명한 것이 문명 진보를 촉진하여 오늘날까지 왔다지만, 바퀴를 밑에 달게 것은 년도 되지 않은 일입니다. 남아메리카인은 말을 적이 없어 등에 유럽인의 상륙이 신탁의 실현인 알았다지요. 고대인들은 발에 바퀴를 인간을 퀵실버 비슷한 반신반인으로 보지 않았을까요. 신인류, ‘호모 롤루엔스 합니다.”

  거리의 다른쪽 끝에는 동방정교회당이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커다랗고 오래된 건물인데 문화혁명 때는 안에서 마오쩌둥의 어록을 인쇄했지요. 그러지 않았다면 훼손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래된 종교를 새로운 종교가 갈음한 셈이군요. 저는 마오쩌둥같이 인류에 커다란 영향을 행세한 사람을 보면 도스토에브스키의 <대심문관> 생각납니다. 원래 <까라마조프 형제들> 장인데, 읽지는 않고,(누가 요즘 길고 지루한 책을 읽겠습니까? 글도 분에게만 읽힐 겁니다.) ‘악의 유혹우화가 있는 부분만 읽었습니다.

 황야의 수행자에게 접근하여 인민의 배고픔을 해결해 주겠다거나, 대중이 무조건 따르도록 주겠다거나 하고 제안합니다. 같이 일하자는 것이지요. 원래 종교의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도스토예브스키가 기가 막히게 풀어냈지요. 마오같은 사람을 보면 제안을 받아들였던 아닌가인민의 가난을 해결한답시고 파국만 일으킨 주제에 말입니다.”

  인간의 권력욕 때문에 수천만이 고통을 겪은 것입니다. 한국은 민주주의라 좋겠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일부러 대련까지 오셔서 투표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마침 코스모팀 통역하러 갔을 때였습니다만, 나중에 보니 했나 싶습니다.”

 

직접 국가의 리더를 선택하는 것을 중국에서는 아직 상상도 하는, 그런 일인데요?”

 

나이든 여자들과 나이든 여자들이 모여 얘기를 했더랍니다. 나이든 여자들이, ‘너희는 좋겠다. 직접 신랑을 골랐으니. 우리 정해주는 대로 했다.’ 하니, 나이든 여자들이, ‘모르시는 말씀이어요. 지금 남편이란 인간을 보면, 이런 내가 선택했다고 생각하면 살고 싶지 않아요.’ 했답니다.

 러시아 정교 회당을 보니 이반 3세가 종교를 수입할 일화라든가, 포교하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금주해야 하는 종교를 받아들일 없었던 황제는 술은 러시아인의 기쁨이라 했던가 하여튼 그런 말을 하면서 그리스 정교를 선택했고, 딱히 러시아 정교만의 만행이라고 없겠지만, 왠지 물가에서 수염을 기르고 향을 정교 수사가 포로들을 향해 정교가 아니면 죽음하고 개종을 강요하는 이미지가 그것입니다. 이것이 같은 신을 믿는 종교 안에서 입장이 다르다고 개종 요구하는 것이라면 우스울 수밖에 없지요.

이거 아니면 죽는다그런 것을 선택이라 있을까요?”

 그렇군요. <소피의 선택>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메릴 스트립하고 케빈 클라인이 나오는데요, 분방하게 삶을 즐기는 보였던 미녀에게 실은 나치 수용소에서 아이 가운데 하나만 살리라는 선택 강요당했던 과거가 있었다는 얘기인데, 선택 결국 여인을 파괴하고 말지요.”

 이런 것은 극단의 경우인데요, 일반으로도 인류에게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란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위에 도스토예프스키가 전한 우화에도 그런 것이 나옵니다만.”

 

아시아 고대사에는 그런 장면들이 두드러지지요. 개인에게 선택이 아닌 선택 강요하는 말입니다. 방효유의 경우가 생각나는데요… ‘십족을 멸하라  뭐랩니까? 그것을 자초한 사람은 어떻구요. 사상체계에 완전히 몰입한 사람이 이상으로 삼던 삶의 결말이 신변에 다가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것을 선택, 마치 지적 마조히스트같지 않습니까.”

 

옛날 중국에선 그런 것을 절개라고 했습니다.”

 

! 중국에도 단어가 남아 있었군요! 일상생활에선 쓰지 않지요? 저는 이런 가치체계를 높이 여기는 위인전이라는 이상한 장르의 책들을 읽으면서 자랐는데요, 신념을 포기하지 않으면 육체에 고통이 가해진다는 상황, 무서운 공상을 하곤 했습니다. 아시아 가치체계와 그로데스크라고 할까요. 저의 아이들은 절대 읽히고 싶지 않은 글들입니다. <삼국연의> 그렇구요. 제가 어릴 한국은 개인의 신념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어찌 아이들 손에 그런 책이 들어가게 되었는지도 모르겠고요.

 

방효유의 케이스를 봐도, 아이들이 무슨 죄랍니까? 여인네들은요.”

 

호랑이같은 황제에게 개기고도 살아남은 경우도 있습니다. 당나라 이세민과 위징의 케이스이지요.”

 

경우는 짜고 고스톱이었다는데요? 위징은 선을 넘지 않은 선에서 직언하는 시늉을 했고, 이세민은 그걸 받아들이는 연기를 해서 너그러운 황제라는 평을 얻었고요. , 이세민은 위에 나온 위지경덕과도 연관되는군요.”

 

태양은 찬란하고 도시는 아름다운데, 이야기는 고대적 컴컴한 어둠을 벗어나지 못 하는군요.”

 

그렇군요. 미안합니다. 이제 다시 할빈 서역으로 가는 택시는 할빈 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정말 깨끗해졌군요. 제가 아는 할빈은 결국 주변과 러시아 거리 뿐이겠지요. 밖은 도시의 확대로 생긴 무수한 (저는 myriad 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길들과 구역들의 연속이겠지요.

 

정말 스키를 실컷 타려고 콜로라도 이주를 선택하신 겁니까? 스키 열락(悅樂)을 느끼시는 정말인가요? 저는 아무것도 아닌데, 정말 그렇게 많은 도움을 드렸습니까? 조부를 patriarch 하셨는데, 저나 당신이나 expatriot 되었습니다. 모두 어근 ‘pat-()’에서 비롯된 말들이겠지요. 요즘은 점점 모계사회로 회귀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지만근처에는 어떤 스키장이 있습니까? 베이유라고요? , 베일 Vail…  베이유(Weil) 들었습니다. 마침 시몬느 베이유가 전한 이누이트 설화, 어둠속에서 빛을 희망한 까마귀의 바람대로 빛이 생겼다는 얘기를 읽었기 때문에 헷갈렸나봅니다.”

 

스키 타러 오세요.”

 

콜로라도송어를 낚으러 꿈을 꾸긴 했었지만, 스키라그런 희망을 품으면 이루어질까요. 까마귀처럼 바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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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3'
  • profile
    Dr.Spark 2013.05.22 13:22 Files첨부 (1)

    ^^ 인라인 스케이트의 역사는 250년이 되었고, 자전거는 이제 겨우 196년이 된 거라서 인라인 스케이트가 더 오랜 것입니다. 그렇게 오래 전에 멀린(Merlin)이란 벨지움 사람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만들었습니다.^^

     

    c3.jpg

  • profile
    일월여신|한상률 2013.05.23 11:01

    K2 아동용 인라인 스케이트 중에 멀린이 있었는데, 그 이름을 딴 걸까요?

    아니면 킹 아서 전설에 나오는 그 멀린인가요.

  • profile
    Dr.Spark 2013.05.23 12:27

     

    K2는 아마도 John Joseph Merlin의 이름을 땄을 것.

    당시 K2제품 개발이사였던 존 스벤슨이 아마도 자기

     이름과 같은 멀린의 이름을 빌린 것이겠지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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