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2120 좋아요 0 댓글 10

전 제 발이 이렇게 비정상인지 몰랐습니다.

스키를 시작하기 전까진 말이죠.

발이.... 넓고 높더라도 크기라도 했으면 그래도 선택의 폭이 넓을 텐데... 젠장입니다.

전 발이 작은데... 넓고... 높은... 그런 슬픈 짐승은 아니고 스키어 입니다.

 

m103r.jpg

 

레인보우 삼거리에서 울면서 부츠를 벗은 적도 있습니다.

편하다는 부츠들 사이에서 방황하던 그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이 헤드 Ti M103R 이라는 부츠였습니다.

일명 노랭이~

네~네~~~, 아주 오래전이죠....

그 부츠를 만나고 처음으로 스킹이 즐거웠고 실력이 팍팍 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전... 부츠가 6할이고 스키가 4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04/05 시즌을 끝으로 스키를 접었습니다.

첫애가 태어나고 시간도 없고, 돈도 없어서... 도저히 할 수가 없더군요.

이번 15/16 시즌 전까지 딱 한번 장비를 꺼내 봤네요.

미국 출장때 휴가를 내서 2박 3일 타호 근처 스키장들을 갔었습니다.

 

이번 연휴 마지막에 집사람과 상의 후 스키장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결혼 전부터 꿈꿔 오던 가족 스킹을 시작하기로 한 거죠.

올해로 11살과 10살이 된 아들 두녀석의 역사적인 첫 스킹을 준비하면서 골동품들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허걱... 제 부츠가 이상한 겁니다.

이너 안쪽이 끈끈한 것이... 뭔가 녹아 내린 것 같은 느낌?

Gorgon dry pack 이라고 기억하시는 분 계시려나요.. 그걸 넣어 두었었는데

그게 오히려 문제가 된 건지... 아님 때가 되어서 그렇게 된 건지... 암튼.. 이너가 강을 건너셨더군요.

어쩔 수 없이 그냥 신고 가족 첫 스킹을 했습니다.

뭐, 신고 벗기가 너무나도, 죽을 만큼, 안하던 욕에 저주까지 퍼부을 정도로 힘들어서 그렇지...

신고 나니 탈 만은 하더군요. ^^;

2월 말에 한번 더 가기로 했는데....... msn010.gif  어떻게든 되겠지요.

 

집에 와서 폭풍 검색을 합니다.

가격에 좌절하지만... 이내 지름신을 영접하사 간땡이를 부풀려 봅니다.

오오~~~ 헤드 Challenger 시리즈가 딱 맘에 듭니다.

head1516.jpg

 

볼도 넓은 것 같고... 이쁘고... 막 사랑에 빠지려는 순간 다시 좌절합니다.

사이즈가 없네요... 250부터... 나오는 군요...

제가 245 신거든요.

발에도 분명 배만큼 살이 쪘을 꺼야... 하면서 길이를 재고 늘리고 또 재고 늘려 보지만... 250은 절대 안나오네요.

아무리봐도 245가 딱 제 사이즈 맞습니다... (사실 240과 245가 같은 쉘을 쓰죠.)

순간 우울해 집니다.

 

날씨만큼이나 꿀꿀한 기분으로 이틀을 보냈네요.

지금은... 이베이등등에서 M103R 중고라도 있나 찾아보고 있는데... 별 성과는 없어요.

 

부츠 맘대로 고르시는 분들, 너무 부럽네요.

와이프님 기분 좋으시라고 고글 새로 질러 주고, 답답해서 오~~~~랫만에 글 하나 남깁니다.

비록 비가 왔지만... 남은 시즌 마무리 잘 하시고 항상 안전운전, 안전스킹 하시기 바랍니다.

Comment '10'
  • profile
    일월여신|한상률 2016.02.13 23:44
    부츠 수명은 제조일로부터 약 7년, 길어야 10년입니다. 플라스틱이 시간이 지나며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사용 횟수 무관합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매년 타던 부츠보다 안 쓰고 처박아 둔 것이 더 위험하고요. 이후엔 무조건 폐기하셔야 됩니다. 구모델 중고품 사 봐야 폐품입니다. ^^
    저도 발이 짧고 넓고 높습니다. 실측 245 247mm라 250 사서 맞춤 깔창 씁니다.
    부츠 피팅 전문가를 찾아가 보세요. 브랜드 따지지 마시고 추천하는 것 신으십시오. 맞추는 것도 어떤 방법을 쓰든 해 줄 겁니다.



    끝으로... 몸에 살이 찌면 발에도 살 붙기 때문에 사이즈가 달라집니다. 몸이 십 킬로그램쯤  늘었다면 한 사이즈 이상 까지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체중에 의해 발바닥 아치가 주저앉으며 발 길이가 늘어나기도 합니다)
  • ?
    어쩌다투온 2016.02.14 21:05
    하아~, 전 살이 많이 붙었는데도 발 사이즈는 변화가 없네요.
    간땡이 불려 새부츠 장만하기로 했습니다.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 ?
    곽기혁 2016.02.15 09:03

    부츠는 검색하시고 모양만 보시는건 절때 안된다는건 잘 아시잖아요...

     

    저도 남들이 편하다 좋다 하는거 다 신어 봤지만 결국은 제발에 편한것만 찾게 됩니다..

     

    검색X, 매장방문 O  그리고 위에 한상률 선생님 말씀처럼 부츠 전문 튜너를 찾아가서 상담을 받아 보시는것 강력히 추천합니다.

  • ?
    어쩌다투온 2016.02.17 12:42
    조언 감사드립니다. 매장 가보겠습니다.
  • ?
    blueice 2016.02.16 09:03

    요즘은 엣날과 달리 거의 모든 브렌드에서 last가 넓은 모델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의 샵들이 그 모든 모델들을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서 나에게 맞는부츠를 찾기 위해서는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합니다.

    샵들도 예전처럼 "그 정도면 맞는거다. 스키부츠라는게 원래 그렇다"라는 식의 적당히 얼버무리고 강요하는 그런식의 판매상담은 예전보다는 많이 없어진 것 같더군요.

    저도 발이 245mm에 last가 105mm로 발볼이 보통사람보다 많이 넓은 편입니다.

    대부분의 삽들이 250이상은 많이 있는데 245는 수량을 많이 들여오지 않아서 요즘 제고가 있는 샵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래서 저도 이월모델 저렴하게 구입해야지 하고 샵에 갔다가 결국은 신상을 지르게 되더라구요. ^^;

    그러나 요즘은 부츠성형 기술도 더 좋아지고... 아뭇튼 예전보다는 구매여건과 선택의 폭이 넓어진 건 사실인듯 합니다.

    결론은... 발품 많이 파세요. ^^;

  • ?
    어쩌다투온 2016.02.17 12:45
    이번에 가서 보니 ... 제 발 실측이 245보다는 240에 가깝더라구요. ^^;
    나이 들면서 발도 쪼그라든 모양입니다.
    일단 챌린저 120 업어 왔는데.. 250이라... 발가락이 놀아 좀 어색합니다.
    발볼과 발등은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 ?
    anli 2016.02.16 10:01

    전 발볼이 넓고 높은 발을 가진 남자인데 평소 구두 250신는데 지난 시즌에 부츠를 바꾸려 자쿠X에 갔는데 제 발을실측하더니 235인데 노르디카 도베르망 230을 권하더군요.어떻게 그리 작은 부츠를 신을 수있냐 놀라니 직원 분 왈 충분히 신을 수있다하며 240인 다른 직원에게 두어번 신고 벗게 하더니 제게 신어보라 하더군요.그리하여 스키장에 가서 몇번 신고 벗을 때 마다 애를 먹었는데-스킹할 땐 불편하지 않았음.-몇 번 신어보니 이너가 자리를 잡아선지 요령이 생겨서인지 신고 벗는데 그닥 애를 먹지 않습니다.돌이켜 생각컨데 제게 230을 신긴 그 샾의 직원 분이 대단한 안목이 있는 분이라 생각이 들더군요.제게 분명 신을 수 있다고 확신을 주던 그 분이 탁월한 선택을 해 주어 지금 좋은 부츠 편히 잘 신고 있습니다.

    님께서도 저보다 큰발이니 얼마든지 편한 부츠 고르실 수있을 겁니다.

    물론 직접 신어 보시고 선택하시는 것이 젤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 다른 부츠도 몇 시즌 안 신고 보관했더니 안에서 끈끈한 것이 묻어 나오더군요.

  • ?
    어쩌다투온 2016.02.17 12:47
    역시 부츠는 ... 딱 맞거나 살짝 작게 신는게 매력인데 말이죠... ^^;
    평소에는 발가락이 살짝 구부러져 있다가 다운 들어갈때 펴지는 그 느낌~~

    당장 전화해서 어제 산 부츠 다른 걸로 바꿔 가도 되냐고 물어봐야겠습니다.
    살로몬 X pro 도 있었는데.. 제가 부츠는 너무 헤드 빠돌이라서... 신어보지도 않고 왔네요.. ^^;
  • ?
    해버 2016.02.16 23:05

    제 경험이 도움이 될까 하여 적어요.

    제 발이 실측은 255이고, 과거에 다녔던 두 곳의 전문점에서는 발 볼이 넓다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 가게들에서 권해주는 모델들로, 길이는 실측과 같은 255에 발볼은 넓은,100이나 102 모델의 부츠를 3개를 몇 년 간격으로 신었었는데요.

    3개의 부츠 모두 발이 아팠어요. 그 가게들이 어느 정도는 아픈 것이다. 라고 하여 계속 참고 탔는데.. 하루 3시간 정도 밖에 탈 수 없을 정도였어요.

    당연히 스키도 잘 늘지 않았고, 재미도 덜했지요.

     

    그런데 아무래도 이상하기도 하고, 튜닝을 잘한다고 추천 받은 래드스토어(신데렐라 핏으로 유명했던)에 가서 부츠 추천을 받아 보니,

    발 모양을 딱 보시고 추천해 주신 부츠는 실측보다 큰 260에, 발볼은 가장 좁은 98인 헤드 랩터 였어요.

    딱 가게에서 신어 보는데, 의외로 하나도 아프지 않더군요.

    이전에 신었던 부츠들은 발 볼이 넓어서 아팠던 것이 아니고, 낮아서 아팠을 것이라고 하면서요.

    그 뒤로 발에 딱 맞는 부츠처럼 편안하고, 스키도 더욱 즐겁고.. 종일 타도 탈 수 있고요.

    인솔은 구입할 때 함께 했지만, 열 성형은 아픈 곳이 없으니 하지 않았고요. 지금까지도 열 성형은 하지 않았어요.

     

    가장 드리고 싶은 얘기는, 실측의 부츠로 아프다면 과감히 한 치수 위의 부츠로도 잘 맞을 수 있다는 거에요.

    뒤꿈치만 잘 잡아 주고 양 옆으로 발이 놀지 않는다면, 본인에게 맞는 부츠는 전혀 다른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 ?
    어쩌다투온 2016.02.17 12:41
    축하드립니다.
    자기발에 맞는 부츠를 찾았다는 것은 진짜 최고의 행운인것 같습니다.
    250 챌린저, 발볼 제일 넓혀서 신고 있어 보니..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1.5치수 큰데도 말이죠... (제 발이 실측 245 안되더라구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664 -_- 스키 중고거래 넋두리... 맑은산 2021.12.28 1138 4
663 -_- 스키장의 바바리맨. 2 file 이정환 2018.02.26 1765 2
» -_- 발이 이상한 사람의 비애..... ㅠ.ㅠ 10 file 이현철 2016.02.13 2120 0
661 -_- 이 사이트 실명제 아니었던가요? 36 file 한상률 2016.02.02 4044 2
660 -_- 알펜시아에서 가벨 폴 잘못 가져가신 분 찾습니다. 1 김용록 2015.02.26 1259 0
659 -_- 도와주세요~ 16 이광호 2015.01.02 3084 3
658 -_- [퍼 온 글] 벤츠 트럭. 읽으면서 제 혈압이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4 이정환 2014.09.24 2492 0
657 -_- 제발 리프트나 곤돌라에선 금연을... 9 file 조민 2014.01.16 2876 4
656 -_- 살로몬 기선전에서 폴이 바뀐것 같습니다. 1 임호정 2014.01.15 2386 0
655 -_- 이 넘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몰라... 10 file 최규헌 2013.06.11 2663 0
654 -_- 요즘 제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입니다. 2 이정환 2013.05.02 2547 0
653 -_- 아빠나 애들이나.. 2 file 이정환 2013.04.27 2920 0
652 -_- 인간이라 부르기에 아까운 것들. 1 file 이정환 2013.02.09 3795 9
651 -_- 마음과 스킹 5 김윤식 2013.02.05 2881 5
650 -_- 남자의 얼굴(끝) 5 김윤식 2013.01.03 3145 11
649 -_- 남자의 얼굴 4 김윤식 2012.12.26 2960 20
648 -_- 미인 2 5 김윤식 2012.11.28 3123 21
647 -_- 100% 상대과실 교통사고...그런데 맘이 무거워요. 9 홍성택 2012.11.22 9792 22
646 -_- 골뱅이 12 김윤식 2012.11.20 3072 15
645 -_- 홍어 새끼, 에일리언, 딸 13 김윤식 2012.11.15 8185 2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 34 Next
/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