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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평 레인보우 1번 급경사면의 운무 속으로)

 

초중급자가 효율적으로 콘트롤할 수 있는 방법과 기술들에 대해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방법이 상급자로 가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또 상급자가 꼭 구사해야만 하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여하튼 이 글이 조금이라도 여러분들의 스킹과 안전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재미삼아 스피드가 나는 조건들을 열거해보면 이렇습니다.

 

완경사 < 급경사

스키딩 < 카빙

많은 산돌기 < 적은 산돌기

소프트한 눈 < 하드한 눈

왁싱이 되어 있지 않는 스키 < 왁싱이 되어 있는 스키

많은 피보팅 < 적은 피보팅

버(burr)가 살아 있는 스키 < 버(burr)가 제거된 스키

힘이 들어가 있는 상태 < 힘이 빠져 있는 상태

체중이 앞쪽에 실림 < 체중이 복사뼈 위에 실림

급한 엣지 체인징 < 부드러운 엣지 체인징

덜덜 떨려가는 스킹 < 매끄러운 호의 스킹

 

이런 상황들과 특히 바람의 저항에 영향을 주는 요소 등 스피드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수십 가지가 넘을 것입니다.

리스트의 왼쪽에 있는 것들만 다 모으면 가장 느리게 갈 수 있을 것입니다만, 여기에서는 정상적으로

타면서도 스피드를 쉽게 콘트롤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들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른 조건들이 같다고 했을 때 스피드 콘트롤을 쉽게 하기 위해서 중요한 요소들은 다음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1. 돌아가는 바깥발에 체중이 완전히 실려야 한다.

--- 몸턴하지 말아야 한다.

2. 스키딩되며 타야 한다.

--- 체중이 실린 피보팅을 하며 스키딩시켜야 한다.

3. 몸축이 꺾이지 말아야 한다.

--- 특히 무릎을 세워 엣지각을 많이 주면 카빙으로 되면서 폭주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4. 여유있는 엣지 체인징을 해야 스피드 콘트롤이 쉬워진다.

--- 사활강을 여유있게 가져가야 스피드 콘트롤이 오히려 쉬워진다.

 

위의 얘기가 너무 당연한 것 같지만 위의 사항들을 본능적으로 반대로 하는 경우가 오히려 많습니다.

 

1. 빠르게 엣지 체인징을 하며 스키를 돌려야 천천히 갈 수 있다는 착각에 몸을 돌리고 빨리 넘기는 경우

--- 안발에 체중이 실리며 스키는 폭주 내지는 넘어짐

2. 엣지가 많이 세워져야 저항이 더 많아질 것 같은 느낌에 무릎과 몸을 써 각도를 많이 세움

--- 의도치 않은 카빙이 되면서 폭주

3. 몸축이 꺾이지 않아야 체중이 온전히 다 실리는데

--- 다운자세와 외향자세를 억지로 만들면서 몸에 힘만 들어가며 스키 콘트롤은 어려워짐

4. 턴을 많이 자주 또 빨리 만들어야 스피드 콘트롤이 된다고 생각해 폴라인으로 스키를 빨리 떨어뜨리는 경우

--- 엣지 체인징시 사활강 구간을 여유있게 가져가야 오히려 콘트롤이 쉬워짐

 

몸의 느낌이 기분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운동에서는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예로 힘을 줘서 때리면 더 세게 갈 것 같은데 힘을 빼야 골프에서 공이 오히려 더 멀리 나가는 것 같이 말입니다.

 

각설하고 제대로 타고 연습하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돌아가는 바깥발에 체중을 실고, 스키딩되며, 몸축이 꺾이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연습은

사이드슬립입니다

 

몸에 힘을 빼고 몸축이 꺾이지 않은 제대로 된 사이드슬립을 하시면 어떤 상태의

급경사도 쉽게 내려오실 수 있는 건 분명합니다.



(꺾이지 않은 몸 전체 체중을 계곡 쪽 안쪽엣지에 집중시킴)



사이드슬립을 하다가 그 사이드슬립을 표시 안 나게 하면 그게 곧 예쁜 패러럴 턴인 것이고, 그 패러럴 턴을 스키 가는 대로 그대로 진행시키면 그게 곧 카빙턴인 것이지 스키가 단계별로 어마머마한 기술의 변화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스키기술은 배우고 익히기 쉬워야만하고 그래야 스키가 국민스포츠거 될 수 있다고 믿는 1인입니다.) 스키딩턴이나 카빙턴이나 타는 방법은 같습니다. 가는 길만 다를 뿐~~

 

이때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체축입니다. 제가 12월 6일에 연재하였던 힘의 집중과 분산편에서도 강조하였듯이 

스키를 쉽게 콘트롤하기 위한 첫 번째는 '꺾이지 않은 체축을 이용해 힘을 스키에 집중시킨다.'는 것입니다.

(조만간에 체축에 관해서는 따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체축이 잘 살아 있는 상태에서 뒤꿈치에 힘이 집중되어야 4번에서 얘기한 체중이 실린 제대로 된

피보팅 동작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사이드슬립 동작에서 부드럽게 피보팅시키며 타면 그것이 곧 패러럴턴이 됩니다. 여기에 피보팅 요소를 빼면 카빙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브레이크 잡는 동작과 피보팅 시키며 스키를 제대로 콘트롤하는 기술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스키의 스피드를 줄이기 위해 하키스탑(Hockey stop)처럼 브레이크를 잡는 동작을 하게 되면 (물리적인 제 1법칙, 관성의 법칙 때문에) 몸을 산쪽으로 기울이는 대응동작을 해야 합니다. 이는 브레이크를 잡는 데는 효과적이나 정상적인 활주 방법으로는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관성에 대응하며 몸의 중심점이 센터에 있지 못 하게 되어서 몸의 움직임이 과다해지고 효율적인 스키 콘트롤은 어려워집니다.(숏턴시 리듬을 살리기 위해 하는 보조연습 정도로는 좋을지 모르겠지만요.)



 

(화면상에 큰 차이는 없어 보이나요? 브레이크를 잡는 동작보다는 전체 체중이 실린 뒤꿈치로 스키를 짓이기고 뭉개는 느낌의 피보팅이 스키 콘트롤에는 확실히 유리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대로 하는 피보팅은 바깥발로 체중을 다 싣고 뒤꿈치로 눈을 뭉개듯이 짓이기며, 스키의 방향을 바꾸면서 동시에 스피드 콘트롤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몸은 바깥발스키에 온전히 실려있고 무게중심도 센터에 그대로 있게 됩니다. 이것이 스키를 제대로 콘트롤할 수 있는 고급 스키딩 기술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이 연습을 일반인들이나 선수들에게 많이 시킵니다만 대부분의 스키어들은 브레이크를 잡는 동작과 제대로 타는 동작이 뒤섞여 스키를 타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대로 체중을 실은 피보팅을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냥 스키를 돌리는 것도 물론 피보팅이지만 제 관점에서 제대로 된 피보팅 기술은 체중을 제대로 싣고 하는 것이고, 사실 이것만 되면 어떤 슬로프에서도 고수소리 들으시면서 쉽게 스키를 타실 수 있을 것입니다만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제 경우에도 카빙으로 그냥 달리는 게 쉽지 제대로 된 스키딩턴을 매끄럽게 하기는 여전히 어렵고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닙니다.)



(엣지가 필요 이상으로 세워진 상태나 몸이 꺾인 상태, 체중이 앞에 실린 상태에서는 위의 설명처럼 짓이기며 하는 피보팅은 잘 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연습방법은 사이드슬립과 점프턴 연습, 그리고 한 발 들고 반대발로 타면서 온전히 체중을 돌아가는 스키에 다 실어서 스키를 피보팅시켜 보는 것입니다.

 

스키를 피보팅시키는 기술은 선수들에게도 엄청나게 중요한 기술입니다.(이 기술이 없다면 스키 타면서 속도제어를 못 하게 됩니다.) 이 기술이 발전되면서 고수가 되는 것이지 고수의 기술이 따로 있는 건 아닙니다. 제가 얘기하고 있는 딛고 일어서기도 결국 체중을 제대로 싣는 이 동작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 동작이 가장 기초기술이지만 동시에 가장 고급기술이라고 믿고 있기도 합니다.



(효율적인 스피드 콘트롤을 위한 한 발턴 연습

아웃엣지 상태에서 인엣지로 변환되며 스키 콘트롤)

 

한 발턴 연습할 때 유의할 점은 스키에 똑바로 서 있지 못 하면 턴마무리까지 한 발로 유지하기가 힘들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때 아웃엣지 상태에서 체중이 바로 실리고 뉴트럴에서 인엣지로 부드럽게 전환이 되면 좀 더 쉽게 콘트롤 할 수 있게 됩니다.



다음번 글에서는 체중이동의 시점에 따른 장단점에 관한 글을 쓰면서 범프가 많고 망가진 눈에서 어렵지 않게 타는

방법도 함께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2023년 01월 18일

스키환자 이재학 드림

 

 

ps. 2월 4일~5일 용평강습에 많은 분들이 관심가지고 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도 그때 위에서 얘기한 이 내용들을 많이 연습하게 될 겁니다.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고 가능하면 영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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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뚱땡곰팅 2023.01.20 16:43

    탈수록 스키딩 패러럴은 어렵게 느껴집니다.

    정말 부드럽고 정확한 패러럴을 보여주시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축이 꺾이지 않고 몸 넘김 없는 업 동작만으로 이루어지는 에지 체인지와 턴 도입에서부터 시작되는 가압과 피보팅은 올바른 사이드슬립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는 말씀 명심하고 있습니다. 

    저도 언젠간 잘 타는 날이 오겠지요. ^^

     

    조만간 있을 강습회도 근거리(?)에서 응원하겠습니다. 

     

  • ?
    빠다플라이 2023.02.20 16:19

    강습 후기 입니다.

    이틀간의 강습 마지막에 모글밭으로 변한 오후 레드슬로프에 올라갔을때 처음 겁이나긴 했지만 이재학 스승님이 먼저 보여주시겠다며 거침없이 모글을 타고 점프하며 툭툭 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강습생 모두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들 하는 말이 "너무쉽게 내려가신다." 였습니다. 강습때 배운대로 런을하니 모글이 있어도 자세가 불안하거나 힘들지 않게 내려온 제 자신이 너무 신기하였습니다. 

    강습 받은 후 한 주 거르고 토요일(18일) 용평다녀왔습니다.

    가르쳐 주신 폼이 안 나오면 어쩌나 걱정 스런 마음으로 레드로 바로 가지 못하고 골드로 올라가 강습 때 배운걸 상기하며 첫 런을 하는 순간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나름 오전을 골드에서 연습하고 오후에는 레인보우로 올라가 런을 하였습니다. 레인보우에서 중간 중간에 쉬거나 망설이는 사람이 보여도 저는 힘이들거나 망설여지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스승님이 가르쳐주신 [딛고일어서기가] 있기 때문이죠..ㅎㅎ 그렇게 범프 투성인 오후의 레인보우와 레드 슬로프를  재밌게 탈 수 있었습니다. 다만 스승님이 안계셔서 A/S를 못받아 아쉬웠습니다..ㅎㅎ

     

    PS: 이재학 스승님을 어떻게 호칭을 해야할지 몰라 처음에는 선생님, 데몬님 이렇게 불렀는데 허락해 주신다면 이제부터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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