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말없이 빙긋한 미소만 지으면서 날 바라보고 있네요.

끊이지 않는 조문객을 맞이 하며 생전에 남기고 간 지인들의 알고리즘에 넋을 빼앗기고...

사진을 찍어 일일이 알리고 싶지만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글로 대신합니다만..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고려대학교 총동문회 상조 깃발이 휘날리는 게 무슨 상관있겠습니까만

남은 조카들과 홀로 남은 제부는 남은 인생 어찌 살라고....

포스코 재무 회계담당 세무사가 무슨 벼슬이라고 빈소앞에 늘어선 조화들이

빈틈이 없을 정도로 복도가 가득찼네....

어린시절 유독 나를 많이 따랐던 아인데 이리도 일찍 세상을 등질줄은 꿈에도 몰랐다.

선하디 선한 마음씨며 총명한 두뇌는 최고학부를 척척 합격시키는 명강의로 많은 이에게

존경받던 아인데 이젠 이세상 사람이 아님을 순간 느낀다...

착잡하며 허탈한 심경을 뭐라 표현하기 힘든 지금 상황이 너무도 싫다.....

아해야 청산이 너를 반기며 손짓하거든 어여 바삐 네 길을 가거라.

아해야 수심이 편치 않거든 이제 다 내려 놓거라...

아해야 혹시 모를 인생의 미련이 있거든 다 버리고 떠나거라...

아해야 이생의 고통이 너무 괴로웠다면 이제 고통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거라...

아해야 이 오빠는 네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정말 하지 못한 한마디를 꼭 하라 하면...

그말은 너를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지난 3년여 병마와의 싸움에서 온갖 고통을 이겨 내며 오직 자녀들만 바라보고

그 힘든 시간을 홀로 싸워온 시간들...

이젠 편히 가거라... 그리고 모두 잊어라...그리고.. 그리고...

내 너를 놓아 주리라....

- 동생이 평소 좋아하던 에이미 노래 / Amy Winehouse - Reh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