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스키(번외편)-스키스쿨에서 느낀 점
내가 사랑한 스키(번외편)-스키스쿨에서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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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도 아르바이트를 스키장에서 하게 되었고, 수많은 부서 중에 스키 스쿨에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이때까지 있었던 환경과 달랐다. 새로운 장소에서 나는 많은 것을 느끼고 얻어서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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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는 진부할 수 있지만(동시에 생생하게 알기 힘들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배웠다. 그 전까지 당연히 중요한 존재이긴 한데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다. 근데 확실히 떨어져 있으니까 엄마 아빠가 정말 좋아지고, 집이 주는 안정감이 참말로 가치 있었다. 또 나는 엄마아빠가 평범하다고 여겼는데, 집 나가서 여러 사람 겪어보니까 오 괜찮은 분들이구나... 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친한 언니에게 말 했었다. 그랬더니 언니가 배를 붙잡고 꺌꺌 웃으면서 “야이씨 너네 부모님 정도면 그냥 멀쩡, 괜찮 이런 게 아니라 상위 1퍼센트다.” 라고 말하더라. 어쨌거나 그런 깨달음을 얻은 후로 내 핸드폰 배경 화면은 가족 사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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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이야기가 나왔기에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이번에 생활하면서 부모님의 양육 방식에 큰 감사를 드렸다. 솔직히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고 지내는 게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아무도 아는 사람 없는 곳에서.. 이런 게 쉬운 사람도 있고 잘 해내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엄마아빠가 그렇게 키워서 그나마 살아남았던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주체적으로 사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서 나를 뭐든 혼자하게 하셨다. 데리러 오고 가고 이런 건 거의 없었다. 중학생 때부터 외국에 선생님 댁에 혼자 찾아 가거나, 고등학생 때 혼자 유럽여행을 보내거나, 중요한 일이라도 부모님이 판단하지 않고 내 스스로 장단점을 따져서 결정하도록 하셨다. 스키스쿨에서 나를 보던 몇몇 분이 오래 못 버틸 것 같다고 하셨는데, 어릴 때부터 스스로 하도록 단련되어서 예상과는 다르게 끝까지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을 떠올리면, 충분히 학원 데려다 주고 태우러 오고 모든 걸 다 해주는 엄마아빠가 되는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주변 환경도 그랬고. 근데 부모님이 교육적인 목적을 가지고 그렇게 안 하셨는데, 괜찮은 결단이었다. 다 해주는 엄마아빠에 익숙해 져 있다면 올 엄두도 못 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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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스쿨에서 강사 일을 하면서 내 인생에 없었던 감정을 하나 느꼈다. ‘보람’이다. 캠프의 초등학생이 엉엉 울면서 스키를 타다가, 잘 타지니까 진심으로 나에게 선생님 덕분에 스키를 탄다고 인사를 하고 갔었다. 또 학부모님들도 정말 많은 고마운 마음을 전해 주셨다. 팁도 받고 선물도 받았었다. 그런 경험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뜻 깊은 일이라는 걸 몸소 알게 되었다. 이건 내 기준 큰 발전이다. 그 전에는 음 나는 그냥 숨만 쉬고 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는 게 제일 좋아~ 라는 애 같은 마음이 한 가득이었는데..
배움의 방식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검토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연관된 금전에 대해서도! 나 같은 경우는 예전처럼 강습이나 받고 유유자적 스키나 즐기고 싶었다. 근데 돈이 없는 거다. 그래서 짱구를 열심히 굴려서 스키스쿨로 들어가서 스키도 실컷 배우고 열심히 타게 되었다. 그러면서 돈이 중요하긴 한데, 없어도 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매번 뭘 하면 돈이 있어야 무조건 된다, 가 상식이었는데 이번 일은 그걸 뒤집었다. 이걸 교훈 삼아 앞으로 무엇을 할 때 돈이 없더라도 다른 방식을 찾고 탐구하는 걸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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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대한 것도 여러 장면을 보았다. 나는 즐거움 이런 걸 떠올리면 젊었을 때의 짜릿한 것만 생각났다. 그게 행복이다. 라는 판단도 은연 중에 했다. 근데 스키장에서 보니까 다른 색깔의 행복도 있었다. 가족끼리 여유롭게 스포츠를 즐기고 이런 것이다. 그런 잔잔한 기쁨들이 일을 하면서 눈에 보였다. 그러면서 나도 저런 감정을 충분히 누리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런 게 당연한 일일 줄 알았는데, 스키장에서 가족끼리 보내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 지 이번에 알고 나니... 준비가 필요하겠더라. 그래서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지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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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화를 경험해 보고(스키 스쿨만의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체대 같기도 하고, 군대 같다는 사람도 있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색다를 자극을 받았다. 같이 스키를 탈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긴 것과 언제든지 스키에 대해 물어볼 사람이 많은 것도 기쁘다. 그렇게 나의 스키스쿨 생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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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스키스쿨에서는 더 이상 일 하지 않습니다.
대학 연맹 소속으로, 용평에서 겨울을 보낼 예정입니다.
따뜻한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원에 힘 입어 배웠던 것 잊지 않고 잘 살아 볼께요!
언제나 건강하게 스키 타시길 기원합니다:)
손녀같은 나이인데 참 생각하는게
애할머니같은게 대견하네요
그런 자세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세상은온통 핑크빛의 아름다운 세상일거에요
앞날에 좋은일만 있기를
올시즌에도 스키스쿨에 있나요?
너무대견해서 기회가되면 이할아버지가 커피한잔 쏘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