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얼을 돌려 '정확한 BOA 핏'을 경험하세요. - BOA Fit(Closure) System: Series 3
BOA Fit(Closure) System - 다이얼을 돌려 '정확한 핏'을 경험하세요!
https://www.drspark.net/ski_info/6062232
https://www.drspark.net/ski_info/6067849
BOA란 이름은 보아 뱀(Boa Constrictor)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아 뱀은 왕뱀과 왕뱀속의 유일종으로 미국, 아프리카, 아시아 및 일부 태평양 섬에 서식하며 몸집이 꽤 커지는 구렁이류이다. 한국에서는 이 뱀을 보기가 힘들지만 사람들은 이 보아 뱀과 어릴 적부터 친숙하다. 어른을 위한 동화를 통해 귀에 익었기 때문이다. 보아 뱀은 생 떽쥐베리(Antoine de Saint-Exupery)의 "어린왕자(The Little Prince)"에 상징적인 동물로 출연한다. 떽쥐베리는 틀에 갇히지 않는 상상력을 표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삽화를 그렸다. 모자처럼 보이는 그림은 실은 코끼리를 삼킨 보아 왕뱀인 것이다.
대체 무엇 때문에 보아 테크놀로지 사는 "BOA"란 단어를 사용했을까? 그건 이 장치가 덮개(housing)의 용도이기도 한 둥근 손잡이(knob) 속에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블이 돌돌 말려들어가 잠기는 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개발자인 개리(Gary)가 이걸 보아 뱀이 똬리(또아리)를 틀고 앉아있는 모습으로 보았던 것이다. 아래, 초기 스노우보드화에 장착된 보아 시스템에 그려진 그림을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 보아 클로져 시스템이 사용된 초기 스노우보드화. 중간의 그림을 보면 보아 왕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있고, 거기 BOA란 단어가 쓰여있다. 위엔 당시에 이미 정한 회사의 이름이 적혀있고, 그 아래엔 "스팀보트 스프링스, CO(Steamboat Springs, CO)"라 쓰여있다. CO는 COmpany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한 주(州)인 콜로라도(COlardo)를 의미하는 것이다. "콜로라도의 스팀보트 스프링스"란 보아 테크놀로지 사의 주소지를 그리 표현한 것이다. 보아의 창립자 개리는 그곳의 "스팀보트 스키장"에서 보딩을 하며 이 장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럼 이 장치가 가진 기제(機制)는 어떠한 것일까? 기제란 "기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조직이나 공식 따위의 내부 구성"을 의미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에 대한 특허를 살펴보는 것이다. 특허를 출원하기 위해서는 관련 장치의 자세한 도면을 그리고, 그 장치 각 부위의 역할이나 기능을 설명해야하기 때문이다. 보아 테크놀로지 사는 초기의 특허 말고도 상당히 많은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이 특허들은 지금도 계속 출원되고, 또 획득되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는 그중 하나인 특허번호 US11492228B2의 내용을 일부만 살펴보기로 한다.
보아 핏 시스템은 "릴(reel) 기반의 잠금 장치"이다. 실이나 전선 혹은 필름 등을 감아 길이와 부피를 줄이고, 조직화하는 장치를 순우리말로 "얼레"라 부른다.(방패연을 날릴 때 사용하는 얼레 장치를 생각하면 된다.) 흔히 서양 낚시 도구에서 낚시대 끝에 장착되어 낚시줄을 감는 장치가 얼레이고, 이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가 "릴"이다. 이 릴은 물고기를 당겨올리면서 손잡이를 돌려 낚시줄을 조임 방향으로 감게 되는데, 감긴 낚시줄은 잠금장치(closure system)에 의해 풀리지 않고 한 방향으로 계속 감겨있게 된다. 이런 낚시줄을 일시에 풀어지게 하는 장치도 있는데, 이것은 보아의 잠금 장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US11492228B2의 특허 출원 초록(abstract)은 아래와 같이 작성되어 있다. 이의 복잡한 작동기제는 수많은 도면들과 함께 상세하게 기술되는데, 그걸 요약한 것이 이 초록과 몇 개의 도면이다.
릴 기반 잠금 장치(Reel-based Closure System)
릴 기반 잠금 장치는 하우징과 그 내부 영역 내에 배치된 스풀(spool / 실패), 스풀 및 덮개(housing), 작동 가능하게 결합되는 손잡이, 손잡이와 작동 가능하게 결합되는 회전 제어 구성 요소를 포함한다. 손잡이는 조임 방향으로 회전 가능하여 스풀이 덮개 내에서 회전하도록 하여 장력 장치를 스풀 주위로 감는다. 손잡이는 또한 느슨해지는 방향으로 회전하여 스풀이 덮개 내에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하여 스풀 주변에서 감겨진 부속을 풀 수 있다. 회전 제어 구성 요소는 풀림 방향으로 손잡이에 충분한 회전력이 가해질 때까지 풀림 방향으로 손잡이의 회전을 억제하여 장력을 일으키는 부속이 우발적으로 풀리는 것을 방지하도록 구성된다.
뭐가 뭔소린지 기계치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이게 대충 뭘 하자는 건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장치와 관련된 여러 도면들이 있지만 그중 몇 개만 소개한다. 혹자는 간단한 장치라 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에겐 엄청나게 복잡한 장치로 여겨진다. 보아 스키화용의 장치는 꽤 크지만 일반 운동화나 등산화 등에 쓰이는 장치는 꽤 작은데 그 안이 이 정도로 복잡한 구조라는 건 매우 놀랍다.
- 손잡이가 달린 위쪽 하우징은 이렇게 분리될 수 있고, 비교적 간단히 교체할 수 있다. 아래쪽 하우징만 운동화나 스키화에 부착되는 것이다.
아래는 교체용으로 판매되는 부속들인데, 이를 교체용 메커니즘 휠(mechanism wheel)이라고 부른다. 이를 교체할 때 사용하는 T6 규격의 렌치가 함께 제공된다.
툭하면 보아 시스템이 쉽게 망가지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이 많은데, 앞서 얘기한 대로 그런 일은 흔치 않다. 그리고 고장이 난다고 해도 그걸 손보는 게 쉽다. 그래서 위와 같은 교체용의 메커니즘 휠이 있는 것이다.(이 Trial TechCOMP boot용의 보아 교체 부속은 외국의 샵에서 대략 3만 원 정도에 판매되는데, 왜 그렇게 비싼 지 모르겠다.)
보아 스키화는 위의 교체 부속과는 크기나 구성이 다르다. 그리고 보아 시스템이 고장나면 그건 판매점에서 쉽게 교체할 수 있고 이는 무상 수리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물론 스키는 타는 와중에 보아 시스템이 망가지면 난감하겠지만... 그건 복불복이다.) 아래 사진은 보아 스키화 판매상들이 보유하고 있는 "H+i1 스페어 파츠 킷(Spare Parts Kit)"이다.(스키화용은 신형 시스템인 H+i1이다.)
- 보아 핏 시스템의 스페어 파츠 킷
- 상자에 내용물이 이렇게 표시되어 있다.
- 스페어 파츠들이 이렇게 담겨 있다.
- 파츠 신청서
상기한 것처럼 보아 핏 시스템이 고장나면 그 교체용 부속은 무상으로 공급된다. 개인도 이를 우편으로 제공받아 직접 교체할 수 있다. 이의 교체 방법은 매우 간단한데, 그에 관한 수많은 유튜브 영상들이 있으니 그걸 참고하면 된다.
- 보아 핏 시스템의 구성도. 위쪽 하우징인 다이얼을 아래쪽 하우징에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블과 함께 끼운다. 이 케이블은 스키화의 좌우측에 고정된 몇 개의 리벳 가이드(rivet guide)를 거쳐가며 다이얼을 돌리면 조여진다.(맨끝에 있는 부속은 종단에 있다는 의미로 '터미네이터'라 부른다.)
보아 핏 시스템.
전례 없는 내구성을 위해 설계된 세 가지 구성 요소.
다이얼: H+i1 다이얼 플랫폼은 양방향 25mm의 미세 조절 가능성을 제공하여 궁극의 맞춤형 핏을 선사한다.
끈(스테인리스 스틸 케이블):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SS3는 254kg 이상의 인장 강도를 자랑하며, 튼튼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가이드: 마찰이 적은 가이드가 케이블(끈)의 장력을 조절하여 균일하게 감싸고 모든 개인의 발 모양에 맞게 조정한다.
작동방식
눌러서 결합
돌려서 조이기
반대로 돌려서 풀기
당겨서 빠르게 풀기
보아® 핏 시스템 구성 요소.
H+i1 다이얼 플랫폼: 베이요넷(bayonet)과 카트리지 시스템으로 충격을 최대한 보호한다. 양방향으로 미세 조절이 가능하여 정밀하게 조이고 풀 수 있다.
레이스(끈, 스테인리스 케이블): 19가닥의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코어를 추가로 90가닥으로 감쌌다. 인장 강도 254kg 이상으로 가장 혹독한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다.
레이스 가이드: 저마찰 가이드가 레이스 장력을 조절하여 균일하게 감싸고 모든 발 모양에 맞게 조정된다.
보아 핏 시스템.
다이얼을 돌림: 미세 조절이 가능한 정밀한 핏.
고정력: 균일하게 감쌈으로써 뛰어난 뒤꿈치 고정력과 에지 투 에지 컨트롤.
자신감: 가장 혹독한 조건에서도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
보아 핏 시스템
보아 H+i1 다이얼은 성능 손실 없이 3,000번 여닫을 수 있다.
53명의 보아 필드 테스터가 두 시즌에 걸쳐 온-피스트 및 오지 환경에서 제품을 테스트했다.
5년간 50,000시간 이상의 디자인, 엔지니어링, 브랜드 파트너와의 공동 개발, 제품 내구성 및 성능 테스트.
보아 핏 시스템은 통합된 제품의 수명 기간 동안 보증된다.
알파인 스키 부츠에 사용된 H+il 기반의 보아 핏 시스템(다이얼, 레이스, 가이드)은 200kg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하다.(대충 4인용 곤돌라에 탄 사람 무게)
이 정도면 대단한 클로져 시스템 아닌가? 위의 내용들로 보아 신뢰할 수 있는 기제와 스펙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이런 장치가 나오기까지 오래전부터 여러 가지 방식의 스키화들이 선을 보였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지금의 보아 시스템보다도 부분적으로는 더 효율적인 것도 있었다. 이런 사실과 관련된 뒷 얘기는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다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