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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ota-logo.png 2015.07.10 21:21에 쓴 제 글이 내일부터는 새 자전거 쿠오타 칸(Khan)으로 탑니다.^^입니다. 제가 이탈리아 브랜드인 쿠오타(Kuota) 사의 2015년 판 기함(flagship) 제품 칸(Khan)을 타게 된 것에 대한 얘기였죠. 여기서도 밝히지만 그 쿠오타 칸 프레임은 수입상인 파르마 인터내셔널(Parma Int'l)과 분당의 자전거 샵 "어썸(Awesome)"이 반반씩 투자하여 제게 스폰서링을 한 것입니다.

 

이제 두 달여 동안에 제가 쿠오타 칸을 타면서 느꼈던 바에 대하여 적어 보려 합니다. 자전거야 제 전공 분야도 아니고, 저는 동호인 일반 사용자의 측면에서 라이딩 느낌만을 적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문성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저야 뭐 자전거 부품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 정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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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다른 분들과 팀 라이딩을 할 때 자전거를 이렇게 놓습니다. 그럼 다른 분들이 "와, 좋네요. 이 비싼 자전거도 스폰을 받으시더니 이렇게 막 다루실 수 있고 말입니다."하고 농담을 합니다. 근데 그건 오해이십니다. 이유는 이게 제게 비싼 프레임을 스폰서링해 준 분들의 고마운 마음을 길이 간직하려는 저의 노력이거든요. 이렇게 자전거를 거치(?)하는 이유는 이 가벼운 자전거를 다른 방식으로 벽에 세워놓거나 거치용 스탠드에 걸쳐 놓았을 때 강한 바람이 부니까 이게 넘어지려고 하더라는 겁니다. 그 이후에 보다 확실하게 자전거를 보관하는 방법이 MTB처럼 이렇게 땅에 뉘어 놓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로드 바이크 리뷰라니...-_-

 

그간 제가 자전거에 대한 리뷰랍시고 쓴 글은 피나렐로 도그마 60.1 - “이룰 수 있는 꿈”라는 것 한 가지였습니다. 그래도 MTB를 다년간 타왔었는데, 로드 바이크로 넘어오면서 워낙 달라진 것들이 많다 보니 할 말이 꽤 많았었기에 주저리주저리 많은 얘기를 했던 것이지요. 뭔가 다른 점이 많다는 것은 두 가지를 비교할 수 있는 측면이 있었다는 것인데... 그게 이 리뷰에서도 중요한 관건입니다. 즉, 제가 이번에 리뷰하는 쿠오타 칸은 제가 오랫동안 타 온 피나렐로 도그마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다른 점들이 있더라는 것이죠. 그래서 쿠오타 칸의 색다름에 대해서 제가 빠르게 파악을 할 수 있었던 것이거든요.

 

우선 쿠오타에 관하여...

 

쿠오타는 가끔 그 이름 때문에 '일본제가 아닌가?'하는 오해를 받곤 합니다. 저도 처음엔 낯선 이름이고, 또 이름에서 느껴지는 게 일본 느낌이라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자전거가 너무나도 여성적인 디자인이고, 가볍고도 허약한 느낌이라 그걸 디자인에만 신경을 쓴 일본제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간사한 것이 이 회사가 자전거의 명가인 이탈리아의 제품이라고 하니 그 때부터 제품이 좀 달라보이기 시작하더군요.^^; d이렇게 편견으로 시작한 첫 인상이 쿠오타 제품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쿠오타의 디자인을 제가 여성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이유가 있더군요. 제가 처음에 이 자전거를 본 것이 방이동의 바이크 플래닛(Bike Planet)이란 샵이었는데, 그 팀 라이딩에서 본 여러 대의 쿠오타가 모두 여성용이었기 때문입니다. 차체도 작고, 가볍고, 여성적인 아름다움과 허약함(?) 같은 것을 느끼면서 그걸 왠지 일본제 같다고 착각을 했던 것입니다.

 

어쨌건 쿠오타는 이탈리아제이고, 작은 회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는 한데, 그 작은 회사는 De Rosa, Pinarello 혹은 Bianchi 등의 덩치 큰 회사들이 못 하는 일을 많이 해 온 회사인 걸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덩치가 크면 굼되기 마련이라 큰 회사들은 함부로 몸을 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량 다품종 전략을 구사하기가 힘듭니다. 그에 비해서 작은 회사는 보다 모험적일 수 있고, 숫자치기에 대한 부담이 적으므로 보다 다양한 시험을 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량의 자전거를 만들면서 전문성이 높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지요. 모든 작은 자전거 회사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쿠오타는 이런 성격이 아주 강한 매우 공격적인 회사이고, 첨단 기술을 과감하게 제품에 적용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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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의 쿠오타에 대한 정보를 살펴 보면 이 회사는 하이엔드(High-End)의 로드 바이크, MTB, 트라이애슬론 자전거를 생산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2013년에 만들어진 자료이기 때문인 것 같고, 쿠오타는 이제 TT(Time Trial) 차와 싸이클로 크로스 차도 생산하고, 쿠오타 브랜드의 져지 및 팬츠의 의류와 스포츠글라스 및 핸들바, 스템(stem), 싯 포스트 등의 기타 액세서리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제품의 다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중인 듯합니다.

 

2000년대 초까지는 겨우 1년에 48대의 프레임을 팔았지만, 이들은 2007년에는 그 숫자를 3,000대 이상으로 늘립니다. 이는 2004년에 하와이에서 열린 Ironman Triathlon World Championship에서 노먼 스태들러(Norman Stadler)가 쿠오타 칼리버(Kalibur)를 타고 우승한 이후에 생긴 극적인 변화입니다.

 

그리고 위키피디아의 정보를 보면 이 회사는 여러 자전거 팀을 적극적으로 스폰서링하는 회사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그 정보의 리스트를 살피면 과거에 꽤 많은 스폰서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통해서 자사 제품에 대한 개선점에 관해 리포트를 받아 계속적인 제품 개선을 해온 것입니다.

 

현재 쿠오타는 아래와 같은 팀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 중 안드로니/죠카톨리(Androni/Giocattoli)는 매우 유명한 팀이고, 아스타나(Astana) 여성 팀도 꽤 유명합니다. 아스타나 여성팀은 기함인 칸을 타지 않고, 쿠가(Kougar)란 에어로 타입의 신차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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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져지를 착용하는 안드로니/죠카톨리 팀엔 나름 유명한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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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은 3년만인 올해 2015 지로 디탈리아에 다시 출전했습니다. 그들이 사용한 차가 쿠오타 칸입니다. 안드로니/죠카톨리 팀이 사용한 차는 팀을 위한 특별한 버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검정/회색의 콤보가 아니고 흰색/검정의 콤보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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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로니/죠카톨리 팀의 지원 차량(support 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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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차, 쿠오타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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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도대체 얼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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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칸(Khan)입니다.

 

왠지 막강한 프로팀에서 사용하는 차의 디자인부터 보고 나니까 이 흰색/검정의 콤보가 멋져 보이기는 합니다만, 우리 일반인들이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차는 디자인은 완전히 같지만 색상이 다릅니다.

 

Kuota KHAN

 

원래 'KHAN'라는 이름은 KUOTA 사가 창업한 지 얼마되지 않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 동안 자사의 기함 모델로 라인업했던 모델명입니다. 당시는 소재가 알루미늄이나 크로몰리로 만들어졌었지요. 신생의 칸은 값비싼 고탄성의 1K 카본을 소재로 채택하여 카본 자전거로서는 최고급을 지향한 제품이고, 카본 소재의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칸(Khan)이라는 이름은 징기스 칸(Ghengis Khan)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동서양을 한꺼번에 정복한 정복자의 이름이지요. 쿠오타는 작은 자전거 회사이지만, 그런 야망을 가진 회사라는 게 그들의 기함급 경기용 로드 바이크에 붙인 이름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특히 2015 칸은 검정과 회색의 조화만으로 엄청나게 카리스마가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모양입니다.

 

 

 

khan-bw-gray_0.png

 

 

이 사진에서 보면 다운 튜브에 KUOTA라 크게 쓰여 있고, 탑 튜브에 작게 KHAN이라 작게 쓰여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근데 실은 이게 사진에서 그 부위를 강조해서 보이도록 한 것이라 그렇지, 실제 자전거를 보면 그 글자들이 위의 사진에서처럼 선명하게 보이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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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제가 타는 쿠오타 칸의 실사입니다. Team HanRide가 항상 모이는 광진정보도서관 앞에 세운 걸 찍은 것입니다. 언뜻보면 그냥 검정 차입니다. 그렇게, 왠지 나대지 않는 점잖음이 느껴져서 좋고, 또 그래서 자전거가 카리스마가 있어 보인다고 좋은 말씀을 해 주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 촌스러워도 KUOTA와 KHAN을 흰색으로 좀 눈에 띄게 써줬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하다 못 해 KHAN이란 작은 글자만이라도 흰색으로...ㅋ

 

전 이 차를 만나기 전에 2015 신제품인 쿠가(Kougar)를 먼저 만나봤습니다. 위에서 여성 아스타나 팀이 타는 차가 쿠가임을 말씀드린 일이 있는데, 작년까지는 집사람이 쿠오타의 카르마(Kharma)를 타다가 올해 들어서 쿠가로 변경했기에 그것부터 보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칸이 샘플로는 2월에 들어온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는 본 제품이 비교적 늦게 수입이 되었거든요.(제가 그걸 7월에 만났으니까요.)

 

제가 처음 만나본 쿠가는 상당히 멋져 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것이 에어로(Aero) 타입의 로드 바이크였기 때문에 바람에 대한 영향을 극소화할 수 있는 많은 디자인적인 요소가 여기저기 숨어있었고, 가벼우면서도 남자가 타도 아무 문제가 없을 만큼 강인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전 이걸 아스타나 여성팀이 탄다고 하여 "여성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성 프로 선수들은 아무리 강한 남성 로드 바이크 동호인이라도 그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체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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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 타입의 TT 자전거를 많이 봐 왔기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쿠가가 채택한 기술 중에서 무엇보다도 제 맘에 들었던 것은 브레이크 시스템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이것이 외부 제품인 시마노 브레이킹 시스템 등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간 일부 TT 차에서 보아왔던 것과 같은 자체 내장(built-in)의 브레이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점수를 줬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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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앞 브레이크입니다. 왼편이 포크 뒤쪽입니다. 이 브레이크가 포크 윗단이 살짝 파여있는데 그 안에 내장 브레이크가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브레이크의 성능은 대단히 좋습니다. 하긴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여성 프로팀이 이 차를 쓸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포크 상단에 "AERO"라 쓰인 것이 보이는데, 물론 이것은 포크를 에어로 타입으로 만든 것을 의미하지만, 바퀴의 앞, 위쪽에 설치되는 앞 브레이크 파츠(parts)를 이렇게 포크 뒤에 숨김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에어로다이내믹한 효과를 고려한다면 그 에어로란 단어는 포크의 모양과 브레이크의 역할 두 개를 다 지칭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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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뒷 브레이크입니다. 뒷브레이크는 BB 쉘 바로 아래쪽에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체인 스테이 시작 지점 바로 밑에서 자전거 휠의 끝부분에 닿아 효과적인 브레이킹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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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멋지지 않습니까? 왠지 뒷 브레이크의 위치가 바뀌고, 이것이 숨어 버리니까 자전거가 더욱 깔끔해 보이고, 왠지 그 단순미와 에어로다이내믹한 배려 때문에 자전거의 성능이 대폭 향상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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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타 온 피나렐로 도그마에 비할 때, 어쩌면 일반적인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이것도 특별해 보이는 싯 스테이(sit stay)입니다. 두 개의 가지(tubes)가 올라가 그것이 합쳐지는 부분이 평평하고 넙적한 것이 전의 제 차에서 보던 강인한 디자인과는 워낙 달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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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싯 스테이를 옆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는데, 아래쪽에서 가늘게 올라가다가 두 가지가 합쳐지는 곳에서 둥글게 굵어지는 이유는 짐작할 만하군요. 이 싯 스테이는 뒷바퀴에 주어지는 지면으로부터의 충격을 저곳에서 분산시키는 것이네요.

 

이런 2015 쿠가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전 2015 칸에 대해서도 아주 큰 기대를 하고, 그것이 제게 전달될 두어 달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칸을 만나게 됐고, 약간 실망을 했다가 나중에 다시 이 자전거의 성능에 열광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

 

칸의 스펙과 특성들

 

일단 칸의 사진을 다시 봅니다. 이건 칸이 어떤 개념과 기술을 가지고 만들었는가를 예시하고자하는 쿠오타 사의 그래픽입니다.

 

 

Khan-Stealths.jpg

 

칸의 전체적인 모양을 봅니다. 언뜻 보면 다른 로드 바이크에 비해서 특별해 보이는 부분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자세히 보세요. 앞 포크와 뒤쪽 싯 스테이에서 뭔가 현격한 변화가 보입니다. 아주 가느다란 포크가 위로 올라가서 아주 굵은 헤드 튜브(headset)를 만납니다. 그리고 도대체 저 가느다란 싯 스테이는 뭔가요????? 너무 가늘어서 휘청대다 부러질 것 같은 모양이네요?? 아니 자전거를 저렇게 만들어도 되나요??

 

일단 그건 직접 타 봐야 아니까 쿠오타 사가 자랑하고 싶어하는 개념과 기술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도록 하지요. 위의 자전거 밑에는 그들이 자랑하고픈 11개의 기술이 아이콘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 있는 기술이 쿠오타 만의 특별한 기술이 아닌 최근에 생산되는 기함급 타사 로드 바이크에도 있는 것들이 나열된 것도 있고 하니 그 중 겹쳐도 중요한 기술과 쿠오타 만의 특색이 있는 것 6가지만으로 추려보지요.

 

 

6-concept.png

 

Internal cable routing은 케이블을 튜브 안으로 내장하는 기술인데, 이건 뭐 일반적인 추세를 따른 것이지요. BB386은 그래도 이를 채택하지 않은 회사들도 있으니 자랑할 만하고... Oversize headset은 나름 자랑할 만하다고 보겠습니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그 효과가 느껴졌으니까요. Front triangle and front fork Monocoque construction, 이건 나름 구조공학적인 장점을 지닌 듯합니다. 의외로 허약해 보이는 포크이나 구조적으로 탄탄하고, 비틀림도 없으며, 힘 전달에 유용하고, 이 부위 전체가 한 통(모노코크)으로 만들어져 가볍고도 강한 것이 특징이니까요. HLS는 Hidden seatpost clamp인데, 클램프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숨어있어서 보기 좋으면서도 클램프가 정확하고도 확실하게 싯 포스트(sit post)를 고정할 수 있는 점에서 큰 장점이라고 생각됩니다. KOSM는 각 부위를 전향적인 디자인으로 서로 다른 래미네이션을 하여 합목적적인 구조를 만드는 데 치중했다는 것입니다. 자전거 회사들은 대개 다 이런 자랑을 하지만요.

 

칸의 스펙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런 차트는 자전거를 꽤 오래 탄 사람이라야 그 지오메트리(geometry)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이므로 일반 사용자들은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갈 부분. 이런 차트는 샵에서는 꽤 필요한 것이지만 말입니다.

 

khan-specs.png

 

 

 

칸 프레임의 무게 등

 

로드 바이크를 타는 분들의 가장 많이 따지는 것은 그 무게입니다. "일단 가벼운 것이 무조건 좋다."는 원칙이 통하는 것이 이 로드 바이크의 세계이지요. 물론 가볍되 견고해야만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입니다만... 그리고 스키는 비싼 경기용이라고 해도 초보나 중급자는 탈 수 없는(결코 권장되지 않는) 것이지만 자전거를 비싼 것일수록 좋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닙니다. 가볍고, 다루기 편하고, 견고하며 기타 좋은 특성들이 많으니까요.(너무 차체가 단단해서 진동에 취약한 것들이 있는데, 그런 건 일반인들이 타기엔 좀 애로가 있겠지만...) 

 

프레임의 무게는 860g입니다. 상당히 가벼운 편입니다. 쿠오타 사가 이를 처음 발표했을 때는 845g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슬그머니 이를 860g으로 고쳐놓더군요.^^ 제가 재 본 바로는 860g으로 발표 제원과 마찬가지로 나왔습니다만, 이의 무게를 재 본 다른 분들의 자료를 보면 최대 870g까지 나오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포크를 자르기 전의 무게로 보면 352g으로서 이것은 전에 비하여 대체로 30g 정도 경량화된 것입니다. 싯 포스트는 195g으로 이 역시 경량화되었습니다. 자전거를 시마노 듀라에이스 구동계(Di2)를 장착하니 다른 것 없이 6.2kg 정도가 나왔고, 필요 액세서리를 장착하면 6.7~8kg이 됩니다.

 

칸이 완성차로는 아래와 같이 출시된 듯합니다. 저는 프레임만 받은 후에 다른 액세서리들은 데다의 수퍼레제라로, 구동계는 시마노 듀라에이스(Di2 포함)로 했습니다만...

 

khan-various.png

 

부위 별로 몇 가지를 살펴보면...

 

안장을 설치하면서 전 이 안장을 원하는 만큼 앞뒤로 조절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 좋았습니다. '그건 뭐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전에 제가 사용하던 자전거는 자사 싯 포스트를 사용하는데 어떤 안장을 가져다 올려도 저의 치수에 맞게 안장의 위치를 조정하는 데는 애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건 그런 문제가 전혀 없었습니다.

 

DSC04420.jpg

- 사진을 찍을 때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하는 건데... 이유는 기왕 이런 사진을 찍을 때 위에서 얘기한 숨겨진 싯 포스트 클램프가 어떤 것인지도 보여줄 수 있게 찍었더라면 일거양득이 아니었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래 쿠오타 사의 자료를...

 

 

Khan-Stealths-Rear.jpg

- 이 사진에서 싯 포스트가 싯 튜브 안으로 들어가는 곳을 보시면 클램프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깔끔해보입니다. 싯 포스트 파이프의 바로 오른쪽에 살짝 나온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플라스틱 부위이고, 그 안에 위에서 렌치로 돌릴 수 있는 육각나사가 있습니다. 그걸 돌리면 내장 클램프가 싯 포스트를 아주 안전하고도 확실하게 고정해 줍니다.(한 가지 흠은 이를 고정하는 육각나사가 녹이 슨다는 것입니다. 소재 선택을 잘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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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빗길을 좀 달려온 상태에서 찍은 사진이라서 자전거의 상태는 깔끔하지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테스트를 한 흔적이라는 걸 감안하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선 제가 앞서 약간 실망했다고 한 것은 칸이 쿠가처럼 내장 브레이크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 쿠오타가 워낙 신기술의 채용에 과감성을 보이는 회사이기 때문에 2015 쿠가에서처럼 기함급 경기용 차에도 당연히 그런 시스템을 도입하리라 기대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그래서 약간 실망을 했었다는 것입니다.

 

수직적인 유연함과 수평적인 견고함

 

Meantime, 위 사진에서 보시듯 포크의 상단이 굵직합니다. 이 사진으로는 그게 확실하지 않은데 그럼 아래 사진을 보세요.

 

DSC04416.jpg

- 상단이 대단히 굵고, 둥글며, 근육질의 남자 팔을 연상시킵니다. 이것과 포크 하단의 형상이 칸의 상하로의 유연함을 보장하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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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크 하단은 이렇게 가느다랗습니다. 사진으로는 그게 잘 표현이 안 된 것 같기도 합니다만, 실은 상당히 가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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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가느다란 포크 하단에서 근육질의 넓고도 큰 상단으로 가면서 힘 전달에는 문제가 없으면서도 앞바퀴에 가해지는 저주파 진동을 잡아주는 기능이 발휘됩니다. 저주파 진동은 말하자면 밑에서 올라오는 충격이고, 이 포크 전체와 그것이 고정되는 오버사이즈의 헤드 튜브에서 그 진동이 잡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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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람한 헤드 튜브와 근육질의 포크 상단.

 

제가 오랫동안 타 온 피나렐로 도그마(Pinarello Dogma) 60.1은 세간에 알려진 대로 아마도 시중에 나온 모든 로드 바이크 중에서 가장 단단한 프레임을 가진 자전거일 것입니다. 도그마의 포크나 싯 스테이를 보면 완전히 상 근육남을 보는 듯한 힘이 느껴지고, 실제 그처럼 단단합니다. 그것이 가진 장점은 라이더의 동작과 밸런싱 정도 및 페달링에 쏟는 힘 등이 그대로 자전거 프레임과 바퀴에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근데 그 반대 급부가 문제입니다. 도그마를 타다 보면 노면이 조금만 거칠어도 자전거 전체가 달달대는 느낌을 받으면서 아주 작은 충격에서부터 큰 충격이 그대로 전해져 옵니다.

 

그래서 도그마를 장시간 타다 보면 온몸의 근육이 떨리고 몸 전체가 피로해 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게 저만 그런가하고 다른 사람에게 제 차를 태워준 적이 많은데, 다른 분들도 다 저와 같은 불평을 했습니다. 로드 바이크를 타는 목적 중의 하나가 더 빠른 스피드라는 걸 감안하면 도그마는 대단히 좋은 차입니다. 다른 어떤 자전거보다도 빠를 수 있는 차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단점에 대한 긍정도 있어야 하겠지요.

 

쿠오타 칸이 가진 수직 방향으로의  유연성은 싯 스테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앞서의 쿠오타 사진 자료에서 보셨듯이 그 싯 스테이는 옆에서 보면 너무 가늘어서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DSC04426.jpg

- 싯 스테이를 옆에서, 가까이 두고 찍은 사진입니다. 워낙 근접해서 사진을 찍으니 이게 좀 굵어보이는데 멀리서 보면 손가락 굵기로 보일 만큼 가늘게 보입니다.

 

DSC04421.jpg

- 그런데 옆에서는 가늘게 보여도 그게 싯 스테이가 시작되는 부분, 즉 아래쪽에서 두 개의 가느다란 파이프가 상단에 와서 만나는 지점에서는 넙적한 판으로 바뀝니다. 둥근 파이프를 모노코크 방식으로 성형하면서 이를 납작한 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이것은 위의 사진에서 보실 수 있듯이 구조적으로 싯 튜브와 강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에 견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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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싯 스테이의 하단은 다시 굵어지고, 체인 스테이의 끝단과 결합되어 있습니다. 체인 스테이의 끝단 역시 굵직합니다.

 

가느다란 싯 스테이가 주는 이점들

 

위에서 보셨듯이 칸의 싯 스테이는 전체적으로 가늘어서 수직 방향으로의 유연성이 크게 구조적인 디자인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 역시 바퀴에서 올라오는 저주파 진동을 잡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 효과는 자전거를 몇 번 타보면 당장 느낄 수 있습니다. 일단 바닥이 고르지 못 한 지면을 빠르게 달려갈 때 도그마처럼 강한 프레임에서는 매우 달달대며 진동을 몰아오는데 이것은 그런 진동이 엄청나게 감쇄된 후에 전해져 옴을 알 수 있습니다. 달릴 때의 소리부터 다릅니다. 약간 둔탁한 소리가 나면서 강한 진동이 전해져 오는 도그마를 탈 때와는 다른 안정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도그마를 탈 때는 지면이 아주 거친 곳을 빨리 달려가는 경우에 핸들까지 튀는 느낌이어서 아주 불안한 적이 많았습니다. 스티어링에서의 작은 실수는 큰 사고의 지름길이니까요.)

 

이 자전거를 타면서 제가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아무리 장거리를 타고 와도 허리가 아프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직 방향의 유연함은 자전거의 앞바퀴와 뒷바퀴에 다 관여하는 것입니다만, 비상식적으로 가늘게 뽑은 싯 스테이의 튜브가 특히 뒤에서 올라오는 허리에 대한 충격을 대폭 줄여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그럼 이런 수직 방향으로의 유연성 때문에 이 자전거가 힘 전달의 문제를 가지는 것은 아닐까를 염려하는 분들이 많겠지요? 아무래도 수직 방향으로의 유연성이 적은 도그마처럼 딱딱한 자전거에 비해서는 그런 희생이 수반되겠지요. 하지만 그게 염려할 정도는 아닙니다. 만약 그런 문제가 현저하다면 이 차가 프로 로드 바이크 팀의 팀차로 쓰일 수가 없었을 테니까요.

 

즉, 칸은 수평적으로는 대단히 강한 특성을 보이고 있고, 그 때문에 비틀림(torsion)에 대한 강성(rigidity)이 대단히 크다는 것입니다. 상하로 전달되는 힘이 만약 수평적인 비틀림이 있는 자전거에 전해진다면 그건 아주 비효과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되겠지요. 하지만 칸은 구조적으로 그런 문제를 없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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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 쉘 위쪽의 구조를 보시면 이게 얼마나 구조적인 강성을 유지하고 있는 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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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세히 보면 이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대개는 윗단의 브리지가 없는데, 이것은 다운 튜브와 싯 튜브의 연결 부위에서 이중으로 그 강성을 보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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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싯 스테이를 보십시오. 이건 위에서 본 것인데, 이게 엄청 굵고 단단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DSC04434.jpg

- 옆에서 보면 싯 스테이가 엄청나게 넓고 큽니다. 거기 High Stiffness Performance라고 쓰인 것처럼, 그 부위를 대단히 딱딱하게 만들어 놨습니다. 그래서 수평적으로는 전혀 비틀리지도 않고, 힘 전달이 잘 되게 만들어 놓은 것이지요.

 

DSC04582.jpg

- 제 칸의 탑 튜브에 제 닉네임을 새긴 시트지를 붙였습니다. 이 시트지가 흰색, 노랑색, 그리고 검정색의 세 가지인데, 제가 일부러 칸의 일반 모델이 추구한 디자인 개념에 따라서 검정색 시트지를 붙였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자전거 보호용의 투명 PPF 테입을 덧붙였습니다. 그랬더니 각 단어의 끝부분이 미세하게 올라와 있어서 마치 아웃라인 폰트(outline fonts)를 사용해서 닉네임을 써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참고: 2015 Kuota 관련 동영상

 

 

DSC04600.jpg

- 그냥 보면 까만 차. 아주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색상면에서...)입니다.

 

쿠오타 칸은 위에서 기술한 것처럼 카본 소재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잘 살리고 있고, 디자인과 구조 설계에 있어서 프론트 포크의 남다른 형상과 넓은 싯 스테이의 설계(얇고도 아름다운 리어 트라이앵글)로 앞뒤의 저주파 진동 흡수성을 높이면서도 비틀림에 강하여 힘 전달과 응답성이 좋아 편한 주행을 할 수 있는 자전거라 할 수 있습니다. 힘 전달이나 응답성보다는 수직 방향의 유연함으로 충격 흡수를 하는데 더 신경을 썼다고 보면 아마도 맞을 듯합니다. 하지만 프로 선수들이 탈 만큼 그 비례에 적정화를 기한 제품이겠지요.

 

지금까지 2015 신제품 쿠오타 칸에 대한 리뷰였습니다.^^

 

 

Khan-Stealths-Front.jpg

 

 

이 프레임을 사용하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지만, 저는 위와 같이 느꼈고, 아마추어 자전거 동호인 중 한 명으로서 위에서 기술한 것과 같은 도움을 실제로 받았으며, 현재까지 만족스럽게 타고 있습니다. 저와 함께 라이딩을 하는 자전거 친구들은 제가 쿠오타 칸으로 자전거를 바꾼 이후에 라이딩 폼이 무척 편해졌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바로 알 수 있더군요. 칸이 도그마에 비해서 무척 타기 편한 자전거라는 얘기인 거죠.^^

 

물론 가끔은 아주 단단한 프레임이 그리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건 좀 긴장해서 타게 되는 경향이 있고, 가끔은 그런 자세가 요청되는 때도 있으니까요.(그래서 언제 한 번 도그마를 다시 한 번만 타봄으로써 이 두 프레임의 차이가 어떤 것인가를 그 현격한 차이를 통해 느껴볼 참입니다.)

 

 

제품에 관한 문의:

 

http://awesomemal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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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어썸컴퍼니

463-420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52번길 9-11 (백현동) / 대표 : 이봉조

전화: 070-8849-6033

 

 

_DSC0187.jpg

- 헤이리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한향림 갤러리 앞에서...

 

IMG_6372.JPG

Comment '1'
  • ?
    관광모드/하성식 2015.09.17 22:08

    역시 박사님의 감각과 리뷰는 수준급. 

    형상에서 주는 특징적인 것들을 다 잡아내셨군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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