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후기
2009.06.21 13:45

캐나다 동부여행 (4박5일)

조회 수 4263 좋아요 284 댓글 6
* 09 캐나다 동부여행 : 첫 날 (5월 30일) - 1


얼마 안 있으면 한국에 돌아가셔야 하는 어머님을 위해 큰 맘 먹고 캐나다 가족여행을 하기로 했다. 아직 서양식 음식에 익숙지 않은 어머님을 위해 전날 한인 마트에 들러 장만한 먹을거리를 트렁크에 싣고, 서둘러 출발한 것이 아침 9시를 훌쩍 넘었다.


첫 목적지는 뉴욕주 나이아가라 폭포. 가는 동안 펼쳐진 도로변 멋진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운전하는 나 자신이 낯설기만 하다. 7시간쯤 후에 도착한 관광안내소. 안내원의 친절함과 제스처에 넘어가 마눌이 덜컥 숙소와 패키지 여행을 예약했다.


단체여행 버스를 타고 안개속의 숙녀호 승차장으로 이동 나눠 준 우비를 입고 보니 다 스머프같다. 폭포로 다가갈수록 물보라에 휘날리는 우비를 주체할 수가 없다. 큰 놈은 우비가 뒤집어져 머리가 옴팡 젖었고 어머님은 모자 줄을 너무 꼭 매셔서 눈만 보인다. 여튼 폭포의 웅장함과 아름다운 무지개와 물보라에 연신 감탄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이 월풀이다. 사실 나이아가라 폭포는 나이아가라강에 있는 말굽폭포와 아메리칸폭포 두개를 지칭하는 말이다.월풀은 이 두 폭포에서 흐른 물이 좁게 흐르다가 갑자기 물줄기가 넓어지면서 물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소용돌이 치는 지역을 말하여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세탁기가 월풀세탁기 이다


말로 들을 때는 실감이 안 났는데 직접 보니 물의 역류가 신기하기만 했다.







월풀을 구경하고 뉴욕주에 위치한 세자매 섬을 찾았다. 관광가이드 말이 멀리 갈 수록 경치가 좋단다.  나름 아름다운 경치를 뽐낸다.







차로 돌아오니 소나기가 차창을 적신다. 출발전 일기예보를 통해 날씨가 궂을 걸 예상했지만 연로하신 어머님을 모시고 온 탓에 좀 걱정이 앞섰다. 다행이 다음 관광지가 아메리칸 폭포 동굴을 내려가 폭포를 직접 맞는 어차피 물을 맞아야 하는 코스^^* 바람의 동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샌달과 우비를 받아야 하는데 신발사이즈를 말해야 한다.(Broken English만 하는 상황이라 마눌한테 패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니 굴 같은 곳이 나오고 곧 폭포에 직면한 나무계단이 나온다.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면 폭포의 굉음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무 생각없이 올라가다 폭포수를 직방으로 맞는 곳이 나왔다. 단단히 각오하고 바지 걷고 했는데도 생쥐꼴을 면치 못했다. 아이들은 신나하며 다시 갔다 온다.



  

마지막 코스는 폭포 야경인데 생각보다는 별로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모텔에 와서 아이들은 피자헛 피자로 어머님과 마눌은 가져온 라면과 햇반으로 저녁식사를 마쳤다. 어머님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들을 보며 흐뭇해 한 여행 첫 날이었다.



* 09 캐나다 동부여행 : 둘째 날 (5월 31일) - 2


미국식 아침의 기대를 갖고 아침이 준비된 호텔식당을 찾았을 때 우리를 반긴건 머핀, 쿠키 몇 개, 커피, 차 이게 전부였다. 가지고 가서 방에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캐나다쪽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레이보우 브리지로 건넌다기에 우리도 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같은 부스에 상냥한 입국심사관이 잡담 비슷한 대화 후에 도장을 찍어 준다.





예전에 TV에서 방영한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타고 싶어하는 래프팅 장소를 마눌이 알아보러 갔다. 홍보지에는 가까운 것으로 보였는데 다른 동네라고 하니 아이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찬 물살로 깎인 평평한 폭포 상단에서 수직으로 떨어져내리는 물줄기, 다시 튀어 오르는 장엄한 물보라. 말로는 설명이 버겁다. 너무 좋다는 말을 연발하시는 어머님. 먼 이국땅 미국까지 오셔서 울 가족을 위해 헌신을 다하시는, 나에게 정말 소중한 분이시다.



< 미국쪽에 위치한 아메리칸 폭포 >




< 캐나다쪽에 위치한 말굽 폭포 >





토론토로 이동하기로 계획했기에 아쉽지만 발걸음을 옮겼다. 토론토의 명물 CN타워. 가장 높은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는 표를 구입하여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한면이 유리여서 창밖으로 보이는 해안 풍경이 아름다웠다. 날씨가 좋아서 제법 먼 곳까지 조망할 수 있었는데 CN타워 측의 말대로 나이아가라 폭포가 보이지는 않았다. 바닥 일부를 유리로 만들어 놓은 곳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전망대에 올라가기 전에 가족사진을 찍었는데 무척 비쌌지만 어머님을 위해 구입했다. CN 타워 관람은 가격에 비해 제값을 못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토론토 시내를 활보하는 울 가족 >







점심을 먹기 위해 토론토 코리아타운을 찾았다. 미국의 한인타운보다 더 옛날 분위기가 물씬 난다. 나름 음식은 먹을만 했다.





숙소를 정하기 위해 미리 조사해 온 곳 중 한 곳을 찾았는데 의외로 친절하게 대해주고 조식포함 캐나다달러 90을 제시해 전날보다 저렴하게 숙박했다. 아이스박스를 옮길 수 없어 반찬을 꺼내다가 김치를 쏟았다. 호텔 마당을 가득 메운 퀴퀴한 냄새 때문에 미안한 생각에 도망치듯 숙소로 올라갔지만 내내 찝찝했다.^^*



* 09 캐나다 동부여행 : 셋째 날 (6월 1일) - 3


아침에는 와플기계와 정수기, 커피, 차, 머핀 등이 있는 곳에서 먹었는데 한국어가 쓰여있는 정수기를 보니 웬지 반가운 생각이 드었다. 식사를 마치고 로비로 나오니, 한국인처럼 보이는 직원이 있어,혹시 한국인인지 물어보니 그렇다면서 반갑게 인사한다. 여기 모텔 주인이 한국인이라면서 알았으면 더 잘 해 주었을텐데 하며 아쉬워 한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전에는 토론토의 명소 중 하나인 시청을 찾았다.







다음 목적지인 몬트리올로 향했다. 도착하니 이미 저녁이라 숙소를 잡기 위해 시내를 돌았는데 상당히 비싸다. 별다를 수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2인 조식 포함한 시내 호텔을 잡았다. 아이들과 멋진 식사를 하기 위해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데도 호텔을 나섰다. 호텔 지배인이 말한 이태리 식당 밀집지역을 찾기가 말처럼 쉽지 않고 꽤 멀었다. 반쯤 걸었을 때 다시 발걸음을 돌려 숙소에서 가져온 음식으로 식사를 해야했다.



* 09 캐나다 동부여행 : 넷째 날 (6월 2일) - 4


처음 찾은 곳은 노틀담 성당. 성당이 입장료를 받는 게 거부감이 가긴 했지만 그래도 몬트리올에서 꼭 보아야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서 찾았다. 파리의 성당과 거의 비슷한 양식이지만 아무래도 규모가 적다.





성당안에서 한 무리의 한국인 관광객들을 만났다. 현지 지리에 익숙치 못해 그 사람들을 따라 다니려고 했는데 아들이 몹시 거부감을 보인다.


몽르아얄 광장을 찾아가려고 지도와 거리명을 맞춰 보는데 이건 불어라 그런지 마눌이 푸념을 한다. 마침 한무리의 외국인 노인들이 우리가 가는 것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길래 따라가 봤더니 세워놓은 버스를 타러가는 것이었다. ㅜ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보니 아까 성당에서 만났던 한국 관광객들이 보인다. 아들의 궁시렁거림에도 아랑곳없이 따라 나서서 제대로 찾았다.







파리보다 더 파리스러운 상점과 도로, 광장들 더 느끼고 싶었지만 아이들 성화에 성요셉성당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주차비로 기부를 받는다. 미사가 진행 중이어서 조용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성당내부를 돌았다.


병자들이 병이 나아 놓고 갔다는 수많은 지팡이들과 나는 잘 알지 못하는 유명한 성인의 무덤이 인상적이다. 잠시 내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 몬트리올 차들은 앞번호판이~~  >





< 몬트리올 경기장에서 기념 한 컷^^* >





아이들의 보챔에 주위 식당을 네비로 검색하여 한 부페를 찾았다.다양한 음식과 스시가 있어 나름 만족하며 먹었다.







마지막 목적지인 퀘백으로 향했다. 불어로 된 도로표지, 미터제 표기, 물음표 관광안내소. 퀘백은 몬트리올보다 더 파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몬트리올 시내에서 호텔비가 너무 비쌌던 탓에 퀘백에서는 시내에 들어가기 전 보이는 이정표를 따라 숙소를 구하기로 해서 베스트 웨스틴 간판을 따라 들어갔다. 깨끗하고 시설이 좋아 보여 숙박하기로 하였다.





먼저, 짐을 풀고는 퀘백 앞에 놓인 오를레앙 섬을 차로 일주하기로 했다. 섬 전체가 그림이다. 섬 주민들은 정말 축복받은 사람들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 지상에 천국이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섬을 나오면서 인근의 몽모렝시 폭포를 들렀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들른 후라 그런지 영 규모가 그렇다. 섬일주를 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 09 캐나다 동부여행 : 다섯째 날 (6월 3일) - 5


샤토프론트낙 호텔 인근 공원에 차를 주차하고 프띠 샹플렝 거리, 화가의 거리 등을 돌아보았다. 마치 몽마르트 언덕을 오르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캐나다 속의 완전한 파리였다. 4박 5일간에 여행 기간중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를 꼽으라면 "퀘백"이라 할 수 있다.








* 여행 후기를 마치면서...




긴 여정을 별 탈없이 소화해 내신 어머님...



.
.
.

울 가족에게 멋진 추억을 마련한 마눌...



.
.
.


그리고,
나이아가라강에서 울 가족을 반겼듯이,
무사히 집에 돌아가도록 마중 나온 ? 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



Comment '6'
  • ?
    안재왕 2009.06.21 21:33
    [ ajw0506@msn.com ]

    Thousand Islands 천섬(1,000섬)은 안다녀 오셨나 봐요? 거기까지 가셨으면 오고 가는 길목에 있어서 들리시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말 그대로 섬 1,000개에 고급 별장들이 있고, 최고급 요트, 모터보드들도 많아 물놀이하기 좋은 곳입니다만.
  • ?
    안재왕 2009.06.21 21:50
    [ ajw0506@msn.com ]

    사진을 보니 5년 전 추억이 생각나는군요.
    저도 사랑하는 가족들과 제가 직접운전을 하면서 비슷한 루트로 여행했었답니다. ^ ^
  • ?
    이민규 2009.06.22 08:46
    [ pillar5@daum.넷 ]

    자전거로 여행하신 줄 알고 제목보고 배부터 아팠습니다. ㅎㅎ

    정말 자상한 아빠...
    멋진 남편...
    훌륭한 아드님이십니다. ^-^
  • ?
    유진복 2009.06.23 00:40
    [ tjdgus304@paran.com ]

    제가 목사님처럼 짐승이신줄 아시네...
  • ?
    박순백 2009.06.23 00:59
    [ spark@dreamwiz.com ]

    아드님이 이젠 건장한 청년처럼 보입니다.^^
    그 몇 년 사이에...

    단란한 가족이 아름답습니다.^^
  • ?
    유진복 2009.06.23 03:33
    [ tjdgus304@paran.com ]

    박사님 갓산후기 벤칭마킹하고, 인철 샘 글 모방하고, 인터넷 자료검색하고,
    낯가림을 무릅쓰고 최종 마눌한테 교정보고, ㅜㅜ

    역시,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닌 거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111 후기 향일암 13 조승목 2009.10.19 4042 282
110 후기 한국 최대의 습지, 우포 자전거 여행과 대가야 축제 김민욱 2012.04.23 1076 18
109 후기 파주 헤이리 12 유인철 2007.10.10 4529 610
108 후기 퇴근 후의 갈마재 라이딩. 23 이민주 2007.05.02 4367 327
107 후기 캐나다 휘슬러 여행기 (5박 6일) 7 유진복 2009.07.03 5535 381
» 후기 캐나다 동부여행 (4박5일) 6 유진복 2009.06.21 4263 284
105 후기 지난 추석 연휴의 자전거 여행기 2-1, 이제야 청평에서 남이섬 까지 간 이야기를 올립니다. 6 황인규 2009.11.25 3866 415
104 후기 지난 일요일 8 file 김용경 2007.05.29 3913 542
103 후기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8 조승목 2008.02.16 3660 477
102 후기 제18회 삼천리배 무주대회 참가 2 file 조석현 2010.05.20 2604 292
101 후기 저녁 후의 산뽀~ 6 file 오세웅 2007.06.29 4217 627
100 후기 자출 예행 연습 - 6 한상률 2008.05.02 4890 726
99 후기 자전거 타다 한 번 가 볼 만한 옹진군 시도 수기해변의 카페 솔향 2 file 박순백 2019.05.29 1106 0
98 후기 자전거 언제 타요? 9 강호익 2008.08.10 4406 481
97 후기 일본의 명산, 돗토리현의 다이센 산악 자전거 라이딩 후기 김민욱 2012.05.24 2404 28
96 후기 우연한 업힐... 7 오세웅 2007.07.10 4041 518
95 후기 우면산 엠티비 싱글 초급교육 라이딩 후기 1 file 하성식 2017.06.19 737 0
94 후기 오뚜기가 R# MTB 입문했음을 보고 드립니다. 21 박용호 2008.05.04 4417 305
93 후기 어제 먹벙 22 유인철 2007.09.06 3556 285
92 후기 앗피리조트 스킹 후기(08년 2월 13~17일) 17 공천규 2008.02.24 4856 36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