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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07.08.08 18:14

부조화가 주는 편안함

조회 수 3757 좋아요 596 댓글 9
어제, 오늘은 비가 옵니다만,
일전에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린 날

찾아 온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고나서
더위도 식힐겸 찾은 까페

사무실 근처에 가끔 지나가는 곳이었지만,
뭐하는 곳인지 관심이 없어 한번도 들어가보지는 않았었습니다.

탐색전.



고양이 한마리가 팔자좋게 늘어져 있습니다.
녀석, 의자를 건드려도 꿈쩍도 안합니다.
딱밤을 한대 가볍게 때려주니..
그제서야 뒤척이는데, 그래도 눈은 안뜹니다. -_-


뭔 까페가 손님앉는 의자에 고양이가 뒤비져 있누?
까페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고양이 치워드릴까요?"

제가 개나 고양이를 싫어하지는 않는 터라..

"아뇨, 괜찮습니다." ^^


고양이 옆에 앉으려 하다가,
그래도 날 더운데 기왕이면 에어컨 바람이나 쐬자 하고
들어가 본 까페.



뭐이 이런고?
  
그래도, 명색이 요즘 날로 언론에서 뽐뿌질 하고 있는
신사동 가로수길 근처의 까페인데..


정리가 된겨~ 아닌겨.
개업한지도 꽤 된 것 같은데..

의자도 각양각색

생뚱맞은 반합도 놓여있고..




뭐 하나 걸맞는 것이 없습니다.



한약방에서 쓰는 한약수납장 같은 것이 있는가 하면..
옛날 사무실에서 쓰던 서류함.
군대에서 훈련장에 국 나를 때 쓰는
국통 같은 놈도 보입니다.


제가 미적 감각은 젬병이긴 합니다만..



어울리지 않는 강렬한 빨간색의 철제 캐비넷
다 먹고 비워진 깡통들도 진열되어 있고..


앉아있던 의자뒤로는..



어디 여행에서 막 돌아온 듯한 여행용 트렁크에..
소주박스 같은 놈도 놓여있습니다. -_-



그렇습니다.
저는 창고에 들어와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_-

그런데, 이리 편안한 기분은 뭔지?


제가 기본적으로 정리를 잘 안하고 주변 잡다하니 지저분한 성격이긴 합니다만..
그 때문일까요?

창고,
안쓰는 물건 쳐박아 놓은 골방 같은 느낌을 주는
의도된 인테리어와 집기.


ㅎㅎ..

참 사람들 다양하고 컨셉 좋네요.
마치 창고에서 커피를 마시는 듯한 안락함이 좋습니다.

뭔가 부담이 가는 곳이 아니라,
편안하게 해주는 까페.


부조화가 주는 편안함인 것 같습니다.

나오면서 생각하길..
박순백 박사님과, 이민주 선생님 같이
한 깔끔하시는 분들은 불편해 하실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_-





고양이 녀석.
그 자리에 그대로 방향만 바꾸어서
나올때까지 꿈나라에 빠져있습니다. ㅋ
Comment '9'
  • ?
    박순백 2007.08.08 18:45
    [ spark@dreamwiz.com ]

    전 전혀 깔끔하지 않습니다.-_-
    우리 집에 와 보시면 기절하실 터.

    제가 우리 집에 손님 초대를 못 하
    는 가장 큰 이유가 마루에 들어서
    면 거기가 마룬지, 공구상인지, 인
    라인 샵인지 구분을 못 하기 때문
    입니다.

    사람 데려 온다면 우리 집사람이
    기절합니다.

    "니가 이거 다 치우고 데려오던지
    말던지 해!!!"라고 말만 안 할 뿐,
    그 얼굴에 비치는 얘기는 대략 그
    런 겁니다.
  • ?
    이승상 2007.08.08 18:59
    [ lsse1836@dreamwiz.com ]

    글을 읽기 전 까지는 유샘 작업장(?)인 줄 알았습니다^^
    저런 카페도 있군요 그래서 세상은 요지경 인가요? ㅎㅎ
    사소한 것도 기록으로 남기니 부럽습니다
    전 언제나 이런 부지런을 떨어볼 지 ㅋㅋ
  • ?
    정선희 2007.08.08 19:19
    [ raon@dreamwiz.com ]

    제가 개나 고양이를 싫어하지는 않는 터라..
    유인철님은 그러하시군요.
    외동딸 한개가 개누무시키 사달라고 단식투쟁해도 꿋꿋하게 전 버티고 있습니다.
    딱 싫어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게 좋치,털 부슬부슬 날리는 눔들은 다 싫어합니다.

    저희집 같은 경우는 치울게 없습니다.
    뭘 꾸미고 이런걸 싫어해서 아예 사다 날르지 않으니 치울게 없을 수 밖에요.
    같은 평수인데도 훨씬 넓어 보이고, 청소기로 밀기만 해도 깨끗 ^^
    게으른 여자들이 이렇게 산답니다 .
  • ?
    이민주 2007.08.08 20:14
    [ zoomini@gmail.com ]


    잠에 취한 암쾡이 사진말고...
    예쁜 까페 여주인이나 여종업원 사진은 없나요?
  • ?
    유진복 2007.08.08 20:22
    [ tjdgus304@paran.com ]

    ㅋㅋㅋ
    요즘 이민주샘이 넘 망가지십니다요.^^*

    제자리로 돌아오세요-_-;;;

  • ?
    박순백 2007.08.08 20:37
    [ spark@dreamwiz.com ]

    [유진복 선생님] 무슨 말씀을요?-_-

    이민주 선생님은 제 자리를 지키고 계실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지금 그 자리에 계십니다.
  • ?
    하성식 2007.08.08 21:11
    [ fastride@paran.com ]

    인철형님//횟집모임도 좋지만, 저런데서 점심때 차나 한잔 사주세요. ㅋㅋㅋ

    민주형님//상태를 보아하니, 종업원이 티셔츠 입은 아저씨일듯 한데요?

    유샘//민주형님이 바이러스성으로 저러시는지, 더위를 먹으신건지,
    잔차를 제대로 못타서 저러시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마 ㄲㄸㅅ virus인듯 합니다.
    치유법은 이 글을 프린트해서 염산 한병과 함께 집으로 배달해드리는겁니다. ㅎㅎㅎㅎ
  • ?
    유인철 2007.08.09 00:04
    [ richell@엠팔.컴 ]

    에이~ 말씀은 그리 하셔도 박사님 깔끔하신거 세상이 다 압니다.
    전, 스키복 시즌내내 안 빨아입어요.
    검은색을 선호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지요. -_-

    이승상 선생님.
    누드집 언제 나오나요?
    기다리는 아줌마들 많은신 것 같던데..
    .........
    정선희 선생님.
    개나 고양이는 밖에서 키워야지요.
    도시에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안에서 키우고들 계시긴 합니다만..
    제 어릴 때 고양이 한마리 키워봤고, 강아지들도 키워봤지요.
    개들은 장례도 많이 치뤄주고.. ㅜ.ㅡ
    제가 보기에, 딸내미 독립하고 나면..
    정선생님 아마 한마리 키우실 것 같은데요?

    민주 형님.
    저희 사무실 근처에 러시안 속옷 모델들 에이전시 사무실이 있습니다.
    숙식도 같이 하는 것 같다지요?
    그리도 궁하시면 오세요.
    제가 그 사무실 앞에 평상 하나 깔아드립죠. -_-
    정말 인형 같지요. 걔네들.. 모델인데

    성식 아우.
    언제든 오세요. 잔차타고 5분 거리구만.. ㅎㅎ
    저는 션하게 생맥주 몇 잔 마시고, 아우님은 션한 아이스라떼 드시고..
    계산은 서로 사주기로 하고.. ㅋㅋ
  • ?
    박순백 2007.08.09 06:29
    [ spark@dreamwiz.com ]

    궁한 저나 이민주 선생님(?)은 곧
    유인철 선생님 사무실에서 삼자대
    면을 하게 될 듯.^^;

    그런 훌륭한 근무지 주변 환경을
    가진 곳도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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