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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바다가 보고싶다고 했지.

네가 원했던 다도해의 멋진 구름바다는 아니지만...'


'회색빛 도시위로 해일같은 구름파도가 덮쳐오고...

그 회색빛 도시가 구름바다 아래로 가라앉고 있네'


'그리고 저멀리 그 거친 물결위로...

외로운 섬하나 등대하나 떠있고...'


'망망대해를 항해하다 선로를 잃어버린 우리들에겐 저 조그마한

등대의 불빛이 커다란 구원이 되고 희망이 될 수도 있으니...

어딘가에 숨어있음직한 우리들 희망의 등대를 두눈 크게 뜨고 한번 찾아보자구'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분명 존재하고 있을거야.

과한 욕심을 버리고 조바심내며 허둥거리지만 않는다면...

분명 가까운 곳에서  너무나 쉽게 찾을 수 있을지도...'


회색빛 도시 거대한 구름바다속으로 가라앉다.


8년만에 지리산을 간다했더니...

그멋진 운해에 갖힌 수많은 산봉우리를 보고싶다고 했던 녀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한때는 내가 유능한 항해사인줄 알았어.

나를 믿고 따라주는 내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유능해야했고

항상 믿음을 주여야 했으며 또한 동시에 항상 깊은 고민을 해야했지.

나의 결정과 행동이 잘못되지 않기를, 틀리지 않기를...

의연한 미소와 함께...

하지만 언제나 불안한 마음으로 기원했으며...

어깨에 짊어진 더한 무게감이 아무렇지도 않다라는 그런 자신감을,

그런 평정심을 항상 유지해야만 했지.

그런데 나는 그런 신뢰받고 칭송받는 항해사는 아니었나봐.

그래서 이젠 내자리를 유능한 다른이에게 내어주고 물러나려 해.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그런 아쉬움의 미련을 던지지 못하여

나는 이제 조그마한 불빛만을 밝혀낼 수 있는

외로운 등대가 되려해.

내 사랑하는 이들의 희망이 빛이 될수 있는,

아무런 댓가를 원하지 않는...

이젠 곁에서 잘돌봐줄 수는 없지만

지켜줄 수는 있을거야.

그저 일말의 욕심이 있다면...

사랑하는 내사람들이 나를 지표로 삼아 다시금 저 거친 파도를 헤치고

옳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그렇게 내옆을 멀리서나마 스쳐 지나갈 때 나를 향해 이쁜미소를 보이며

반가이 손한번 흔들어 주었으면 해.

그렇게 미소지으며 다정히... 손을 한번만...'

(등대가 되려했던 어떤 항해사의 묵시록)


요즘들어 우울한 모습으로 축쳐진 어깨가 보기 안스러었던 한 녀석이

추석 때 으악이 한테 보낸  메시지.


' 연휴에 놀지도 못하게 비가 오내여.

명절 잘보내시고 보름달의 기운을 팍팍 받으세요^^'

라며 나를 위로하려한다.


'비... 잘됐다...캬캬캬

난 일하는 중이라 비가 오든 말든...캬캬캬

음... 넘 우울하게 다니지 말고 활기차게 좀 다녀봐.

술친구 말친구 필요하면 언제든 내 해줄 수 있지...캬캬캬

보름달에 소원 꼭 빌고 희망을 가져봐.

희망을 가지면 행복해 질 수 있어.'


'난 요즘들어 사는 방식을 또하나 배웠어.

그건그건 말이지 화가나고 우울하고 짜증스러운 생각을 안해버리면 되더라구.

일부러라도 행복하고 즐거운 상상만 하면 되더라구.

앞에 닥치지도 않은 먼 미래의 일...

또는 극한의 감정을 가졌던 지난날을 생각말고

내 눈앞에 벌어진 일들에 천천히 순응하며 살면 되는거더라구.

너무 앞서갈 필요도 없고 감정부터 앞세울 필요 없고...

조금더 단순해지고 솔직해지면 되더라구.

인생 뭐 있어!...캬캬캬

맘가는되로 물 흐르듯이, 감정가는 되로 순응하며 살면되고

멀리보며 앞서갈 필요없어. 좀 단순해지자구. 화이팅!'


추석의 며칠간을...

그 엄청난 비를 퍼붓고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렇게 토요일 저물어가는 석양빛을 보고는...

달리던 차를 세우고 도로의 가장자리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


단순해진다는 것...

그건그건 복잡해진다라는 말의 반대가 아니라...

나에게 있어서는 그 의문의 꼬리를 물고 계속 일어나는

일련의 연속된 사고에 대한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며...

생각이 깊어지고 사고의 영역이 확장됨으로써 일어나는

오해와 분노와 시기를 사전에 끊어버리자는 선조치이기도 하다.


다시금 차를 몰고 한산한 도로를 달리면서도 여전히 그 하늘빛과 구름의 끝선을 계속 쫒는다.


"왜 눈앞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하십니까?"

"왜 그 뒤에 숨겨져 있는 나름의 다양한 사고를 보지 않으시려 하십니까?"

"반대급부적인 의견을 개연하지 않고 그동안 침묵과 무관심으로만 보였던 내행동은...

내가 당신의 방식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자기만의 생각과 방식이 오랜 시간을 거쳐 만들어진 것을 이제는 깨달았기에...

스스로가 고치려 하지않는다면... 남이 강요만 한다면...

서로간 악감정만 깊어가는건데... 그래서 스스로 멀어지는 것 뿐인데..."

"그래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적당한 타협점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이었고

그렇게 둥글게 굴려가려고 했다는 것을..."


이세상 서로가 살아가는 방식이 너무나도 달랐고...

살아온 시대와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나도 틀렸는데...

억지로 누구를 가르치고 누구에게 강요할수 있겠습니까?

배움이 필요하면 스스로가 그 길을 찾을 것이고...

도움이 필요하면 스스로가 손길을 내밀 수 있도록...

한곳에 서서 중심을 잃지말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세요.

강요가 아닌 본인 스스로가 찾을 수 있도록...

찾는이가 주저하고 부담스럽지 않도록 온화한 미소를 얼굴에 띄워주세요.  


저렇게 길을 달리던 어떤 이방인이 호기심으로 즐거움으로 행복함으로

저 구름의 끝을 향해 스스로 달려갈 수 있도록...



내일은 내 생일이다.

어려서부터 생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관심받는 것도 싫었고...

그 부산스러움이 또한 싫었고...

또한 생일날은 이상하리만큼 우울해지는 날이었기에...


추석 연휴를 계속 일하고 맞는 일요일...

천안의 광덕사를 찾았고 우리나라 최초의 호두나무엔 아직도 푸른잎이 만연하다.

'처음', '최초', 아마도 세상에 첫발을 내딘 무언가라는 그런 단어로만 기억될 것이다.

나는 단지 내생일 전날 광덕산을 찾은 것 뿐이었고 그아래 광덕사를 거친 것 뿐이었고...

또한 그 문앞의 우리나라 최초의 호두나무를 지나친 것 뿐인데...

최초라는 그 단어에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무언가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아마도 그 처음의 어떤 계기가 있었을 것이고 그 최초의 어떤 시도가 있었을 것이다.

하나의 인간이 되었고 세월속에서 그 계기와 시도의 연속으로 이만큼 살아온 것인데...

아직도 그 무엇하나 익숙해 진 것은 없는 듯하다...캬캬캬


꽉찬 회색빛 구름사이로 하얀 빛이 빼곰히 살짝 그 빛을 드리운다.

그 빛이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한마리 하얀새로 내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연리목...

같은종이 엉키고 설키어 한 밑둥을 이루는 것은 보아왔지만...

서로 다른종이 이렇게 엮이어 한밑둥이 된 것은 처음보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이견이 하나의 목적으로 잘 모여질 수만 있다면...

그렇게 상생의 목적으로 잘 융화될 수만 있다면...


그리고 그 나무위에는 지나가는 한세월을 안타까워하는 어떤 푸르름도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너무나 커다란 강아지풀의 징그러움도 함께하며...

근데 이거 강아지풀 맞는건가요? 알쏭달쏭...캬캬캬


엄마의 목위를 올라탄 기분좋은 한 꼬마녀석.

그 옆을 지나가는데...

엄마가 얘기한다.

"이제 우리 내려서 걸을까?"

"싫어. 나 걸으면 힘들어. 안내려갈꺼야"


그리고는 두사람은 한몸이 되어 한참을 이 산길을 걸어내려간다.

엄마의 가진 삶의 무게감...

그 비탈진 산길을 내려가며 짓누르는 어깨와 등에는 수없이 흘러내리는

땀방울로 가득했을 터이고...

그렇게 우리 부모님 삶의 무게는 언제나 저렇게 무겁고 힘겨우셨을 테지.  


내가 가서 살며시 이야기한다.

"친구야! 엄마 많이 힘드시겠다. 친구는 굉장히 이뻐서 걷는 모습도 많이 이쁠거야!"

"아저씨한테 우리 친구 씩씩하게 걷는 모습 좀 보여주지 않겠니?"

"아저씨가 너무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우리친구 이쁘고 씩씩하게 걷는 모습을..."

그제서야 살며시 내려와 엄마와 손을 잡고 비닐봉지에 든 사과를 힘차게 돌리며 씩씩하게 걸어간다.

그 두삶의 모습이 너무나 이쁘다.  


하산길 시원한 계곡에 앉아 잠시 발한번 담가보고...

"아! 시원하다"

행복이란거 별거 없는거 같다.

열심히 땀흘리고 시원하게 발을 담그며 그 열기를 식히는 것.

그냥그냥 매 한순간을 열심히 즐기고 그 작은 즐거움에 기뻐하고 감사해하면 된다는 것을...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붉은 빛 가을이 우리들 곁으로 소리없이 다가선다.



안개 가득했던 어제 아침...

작업장 뒷마당을 거닐다 그 안개속에 갖힌 이쁜 코스모스를 바라본다.


그리고 또다시 핸드폰을 꺼내어...


'회색빛 안개가 꽃잎에 내려앉아 맑고 투명한 눈물이 되어 흐르다.

홀로 흩뿌려져 가리워진 시선을 만들기보다는 누군가에 기대어 서로의 마음을 모은다면...

어쩌면 투명한 이쁜 미래를 얻을 수도 있는 법.

세상은 결국에  홀로 살아가게 되겠지만...

함께 같은 길을 걷는 이가 있다면...

잠시라도 살며시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볼 수도 있는 것.

혹시라도 서로의 마음이 기댄 어깨를 타고 가슴 한곳으로 모이어 투명한 눈빛이 되고...

어쩌면 보이지 않던 미래가 살며시 보일 수도 있는법.

서로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더 열어보면서 살아보자구...캬캬캬'



그리고 다시 오늘 새벽 더 높은 곳을 올라...


또다시 핸드폰을 꺼내어...


'온세상을 다 덮어버렸네.

일명 구름 덮밥. 배고프당...캬캬캬

요즘은 하루하루가 새로워.

눈으로 보는 세상은 이렇게 언제나 새로울 수 있는데...

가슴으로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그 새로움을 거부하고

한곳에 정체되어 이젠 썩어들어 가려하네!

이젠 눈으로도 가슴으로도 늘 새로움으로

가득찼으면 좋겠어.

당신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캬캬캬'


그렇게 세상과 즐겁게 소통하고 있는

밝게 미소짓는 내가 아니 우리들이 그곳에 있었다.

또한 핸드폰 MMS전송 요금이 통화료를 넘어서는 으악이의 비어가는 씁쓸한 통장잔고도 함께...캬캬캬


된장! 내일 토요일 8년만에 지리산을 다시 찾는데...

비가 졸라 온다네요...캬캬캬

비내리는 지리산은 처음인데...

그래도 즐겁게 행복하게 다녀올께요.

벌써부터 심장이 벌렁벌렁...캬캬캬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멋진 가을을 만끽하시면서...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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