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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2082 좋아요 0 댓글 6

제가 요즘 초가집을 하나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집필실" 혹은 "집 밖의 또 하나의 서재"로 부르는 작은 집입니다. 이름은 "초당"입니다. 초가집이란 의미 그대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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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이되 main(?)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짓는 sub 집입니다. 23평짜리 작은 집이지요. 제가 살고 있는 천호동에서 조금 떨어진 잠실 몽촌토성역 2번 출구 바로 옆의 자바 시티(Java City) 건물 19층 06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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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호동 현대백화점 로터리에서 잠실을 향해 달리다 보면 몽촌토성역 로터리의 왼편에 바로 자바시티 건물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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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의 "초당"은 Java City라 쓰인 글자 중 "J" 자에서 두 번째의 불켜진 창문입니다. 20층 건물의 맨 위층엔 맨 오른쪽의 방 하나만 빼고는 다 불이 켜져있네요. 1906호의 초당에 불이 밝혀진 것은 인테리어 공사 때문입니다. 공사가 3주는 걸려야 한다니 11월 중순경이 되어야 제대로 오픈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10/17(목) 오후에 그곳에 들렀습니다. 인테리어 작업에 앞서서 기본적인 사항을 점검하는 미팅을 해야한다고 하여 갔던 것입니다. 가 보니 기존의 인테리어를 모두 걷어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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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까지의 높이가 3.7m라고 하더군요. 꽤 높습니다. 전 천장을 따로 만들지 않고, 최근의 인테리어 경향처럼 상부를 그냥 드러나게 할 참입니다. 물론 색깔은 검정 등으로 처리해야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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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가의 라지에타 커버도 제거된 상태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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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편엔 잠실의 비교적 새로운 아파트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미팅을 하면서 중요한 일 한 가지가 있더군요. 바로 오디오의 배치 문제였습니다. 원래 잡았던 자리에서 오디오 랙을 왼편으로 옮겨서 TV 밑에 위치시키기로 했습니다. 대부분의 전기선들은 벽이나 마루 밑으로 매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창가 왼편 쪽의 PC용 책상에서 전면에 보이는 벽까지 오디오용 케이블과 비디오용 HDMI 코드가 이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길이를 재 보니 대략 10m의 오디오 케이블이 필요하더군요.

 

HDMI 케이블은 인테리어하는 분들이 알아서 설치한다고 하는데, 자신들이 오디오는 모르기 때문에 그 케이블을 구매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광진구에 있는 테크노 마트(TM)에 가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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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 철교 옆길을 건너는 중이고, 길 끝 바로 오른쪽에 TM 건물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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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과 함께 갔는데, 점심이 늦어서 허기진다고 하여 TM 9층의 동신참치부터 먼저 들렀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4층에 있는 진영공구(010-7671-3339 김미옥 사장)에 갔습니다. 그곳은 일제 까나레 동선 전문점입니다. 각종 공구는 물론 전기 부품들을 다 갖춘 곳입니다. 거기서 오디오용 인터 케이블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 때 제 머리속엔 이런 생각이 살짝 들었죠. '이거 스피커 선도 아닌데, 인터 케이블이 10m면 노이즈 영향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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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나레 케이블에 까나레 단자를...

이 케이블을 가지고 다시 공사 현장으로 가니 이미 밤이 되어 버렸습니다. 거기서 창문 아래 펼쳐지는 야경을 봅니다. 야경은 이 날 처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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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편은 천호동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편 아래에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이 보이는군요.


아침 나절에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불안합니다. 제가 인터 케이블로 사용한 것 중 가장 긴 것이 2m이고, 그것도 한두 번일 뿐입니다. 대개는 길어봤자 1.5m이고, 짧은 것은 50cm입니다. 그런데 아날로그 신호를 과연 10m나 되는 긴 선을 통해서 보내는 게 가능한가요???

 

제가 사용하려는 오디오는 전면 벽 아래 비교적 낮은 3단짜리 랙을 양옆으로 두 개 놓고 거기에 여러 개의 오디오 컴포넌트들을 올려놓게 됩니다. CDP나 LP용 턴테이블 등의 소스 기기들은 다 거기 놓이게 되지요. 그런데 다른 한 가지, PC-Fi용 소스기기는 몇 m 떨어진 책상 위에 놓이게 되고 그 때문에 벽 내부를 통해 매립되는 선의 길이가 10m가 되는 것입니다.

 

PC-Fi 기기는 당연히 "PC를 이용한 하이-Fi"이므로 PC가 필요한데, 전 책상 위에 PC를 놓을 생각이 아닙니다. 전 거기 PC가 아닌 PC-Fi 전용으로 만든 세련된 기기인 Bann Studio Zero Mark II와 역시 Bann에서 출시한 192kHz까지 지원하는 DAC인 FireBird를 올려놓을 예정이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여러 대의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무손실 음악 파일들을 이용하여 마치 CD Player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그 Studio Zero Mark II라는 것이 말하자면 아주 비싼, 마치 오디오 컴포넌트 같은 모양의 파워플한 PC입니다. 다른 분들은 그걸 PC-Fi 전용기기로만 쓰시는 듯한데, 전 집에서 그걸 PC로도 겸용하고 있습니다. 원래 사용하던 비교적 성능이 좋은 PC가 있었는데, 마크 II를 PC로 활용해 보니 워낙 성능이 좋아서 그걸 쓰게 된 것입니다.

 

처음엔 마크 II와 FireBird를 책상 위에 두고, 거기서 나오는 출력을 인터케이블로 오디오 랙까지 뽑으려던 것인데, 그 전문가인 홍진표 사장님께 연락해 보니 "아날로그 케이블로는 절대 안 됩니다!"라는 답이 나오더군요. 10m짜리 인터 케이블은 말짱 헛 일을 한 거란 소리죠.-_-

 

책상을 오디오 시스템 부근으로 가져갈 수는 없는 일이므로 그렇다면 아날로그 케이블이 아닌 디지털 케이블을 써야만 했습니다. 그런 경우 책상 위에 마크 II를 두고 FireBird를 멀리 떨어진 오디오 랙에 둔 후에 그걸 디지털 케이블로 연결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 둘을 연결하는  USB 단자를 써야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USB 케이블의 거리는 3m가 한계이니 문제가 쉽지 않습니다. 그걸 써야만 한다면 중간에 신호를 증폭시켜 주는 중계기를 3m마다 설치해야 한다는 거죠. 그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독립 전원부가 그 중계기마다 설치되어야 하구요.

 

그런데 다행히 두 기기에는 그걸 서로 연결할 수 있는 디지털 단자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바로 뉴트릭의 디지털 밸런스용 캐논 단자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이었죠. 그래서 다시 진영공구에 연락하니 기존의 아날로그 케이블과 새 디지털 케이블을 맞교환해 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 TM으로 가서 제가 가는 중에 만들어 놓은 디지털 밸런스 케이블을 가져왔습니다.(이것은 디지털 케이블이므로 한 가닥만 사용하면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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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각 기기에 있는 단자가 마크 II에는 암놈 단자를 끼워야 하고, FireBird에는 숫놈 단자를 끼워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케이블의 양단에 서로 다른 단자를 달아야 하는 것이지요. 근데 헷갈리는 일이 생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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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보기엔 이게 숫놈 같습니다. 아래 있는 건 암놈 같고요. 생김으로 보면 그렇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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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게 아니랍니다. 핀이 나온 것(위의 두 사진 중 아래 것)이 숫놈이고, 구멍이 뚫려 있는 위의 것이 암놈이랍니다.^^; 생김을 척 보아서는 저의 첫인상이 맞을 것 같은데, 그렇게 했다가는 큰 일이 나는 것이었죠.ㅋ 이 케이블이 벽으로 매립될 것이기 때문에 한 번 매립하고 나면 낭패를 보게 됩니다. 하긴 이 케이블을 거꾸로 매립하는 경우, 벽을 다시 뜯어낼 수는 없으니 케이블에서 단자만 떼어서 다시 옳은 배선으로 납땜을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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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케이블 한 편 끝에 볼펜으로 PC/Desk라고 썼습니다. 인테리어하시는 분이 그걸 보고 잘 매립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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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 길에 잠실 로터리 쪽에서 본 신축 중인 제2 롯데 월드의 102층 건물입니다. 저 건물이 완성되면 잠실 로터리는 교통 지옥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로터리에 지하 통로나 오버패스를 만들 것이란 얘기는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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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 롯데 월드의 부속 건물도 웅장하게 지어지는 듯합니다.(저 앞에 신축 중인 것도 그 부속 건물.)

 

자바 시티 1906호에 올라가니 뭔가 조금씩 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벽에 뭘 댔군요.

 

* 건축 및 디자인 - "EAST4"( http://www.east4.org / east4korea@gmail.com )
* 인테리어 시공 - "세원디자인"(대표 서유식 010-8985-2651 / ryousick@hot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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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서 공사가 끝나길 빕니다.(하지만 공사는 한 달 소요 예정.-_-)

 

어제는 "초당"에서 사용할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결정했습니다. 드립 커피를 싫어하고, 손이 많이 가는 걸 싫어하는 저이기에 커피 머신은 전자동으로 갑니다.^^

 

 

Comment '6'
  • profile
    apple 2013.10.19 03:19

    멋진 집필실이 되시길 공사진전이 빠르네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진행 할수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미국은 너무 공사가 힘듭니다 사실 저의 직업이 인터리어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펄밋서부터 시작해서 너무 힘듭니다 

    와이어는 XLR 케이블인데 왜 벽에다 넣으시는가 해서요????? 

  • profile
    apple 2013.10.19 03:26

    천정을 아무 것도 안 하시면 높고 좋지만 실내의 사운드가 어쿠스틱이 없어서 음악 들으시기에 부담이 되실 것 같네요. 요즈음 새로 나온 어쿠스틱 천으로 부분 드랍실링을 해 주시면 모양새도 이쁘지요. Clipso라는 것을 확인해 보셔요. 이것은 불란서제입니다. 제가 이것을 인테리어에 많이 씁니다.

  • profile
    Dr.Spark 2013.10.19 04:26
    천장은 높게 하고 드러나게 하는 것이 멋지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고, 방음 관련해서는 일단 기본 조치만 하고, 세부적인 것은 앰프를 설치한 후에 천천히 소리를 잡아가면서 할 예정입니다.
  • profile
    Dr.Spark 2013.10.20 18:18
    살펴 보니 Clipso나 유사 제품 바리솔 등은 제 용도에 맞는 게 아니었습니다.

    전 천장이 높으면 소위 소금창고 효과가 나서 제가 원하는 소리가 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천장이 높은 가운데 alive한 느낌의 소리가 제가 원하는 거라서요. 문제는 저음이 반사되지 않게 오디오의 반대편에 흡음재를 넣은 패널을 나중에 설치해야할 것 같다는 거죠. 처음부터 할 수도 있지만, 그건 공사 중에 오디오를 가져다 놓고 시험을 해야 하니 그럴 수도 없고...(그리고 거기가 본격적으로 오디오의 쾌감을 느낄 만큼의 큰 볼륨으로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곳이어서 제가 그 문제를 그처럼 심각하게 생각지 않고 있습니다.)

    파주 헤이리의 황인용 선생이 운영하는 음악실 카메라타가 바로 소금창고의 묘한 울림을 재현키 위한 현대 건축 방법을 채택한 겁니다. 어쩌다 목욕탕에서 노래하면 자신의 목소리가 진짜 멋지게 들리는 수가 있는데 거긴 방음장치가 전혀 없이 울리기만 하는데도 그런 거죠. 음이란 건 그것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으면 되는 것이겠죠. 방음이 너무 돼서 dead한 소리가 나면 그게 더 큰 문제죠.^^

    그래서 일단 지금 상태로 공사를 마친 후에 적당한 정도의 음향 반사나 흡음 관련 작업을 저 스스로 할까합니다.
  • profile
    Dr.Spark 2013.10.19 04:24

    케이블을 벽 안으로 넣는 것은 선이 밖으로 드러나면 걸리적대기도 하고, 보기 싫어서 벽 안쪽으로 넣어 오디오 세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 profile

    2013-10-21의 작업.

     

    * 건축 및 디자인 - "EAST4"( http://www.east4.org / east4korea@gmail.com )
    * 인테리어 시공 - "세원디자인"(대표 서유식 010-8985-2651 / ryousick@hotmail.com )

     

    뭘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지만 조금씩 진척이 되는 듯. 오디오 케이블과 HDMI 케이블의 매립이 된 사진도 보이고, 다른 곳은 천장이 없는데, 천장이 만들어진 곳을 보니 거긴 나중에 화장실과 샤워장, 세면장이 들어설 곳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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