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TB/Road Bike
2011.04.26 10:22

어느 아이폰 3Gs의 배경 화면

profile
조회 수 3075 좋아요 145 댓글 4
지난 목요일, 얼마 전에 부문장 회의 후에 회사 사람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들러 봤던  회사 부근의 "카페 안젤라"에 갔다. 팀 바플의 팀원 조혜연 양이 구의동 부근의 제약회사에 일이 있어서 왔다가 점심 시간에 잠시 들른 것이다.  



근데 이 카페 안젤라 앞에는 현대에서 지은 연립주택들이 있었고, 그 왼편에 성동초등학교와 선경 유치원이 있었다. '아니 저 학교가 이리 옮겼었나??'하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내가 살던 천호동 한 켠에 있었던 초등학교였다.

그 학교와 유치원에 대한 기억은 내가 어린 시절인 60년대의 일들을 생각나게 한다. 지금은 강동구이나, 천호동은 그 오래 전 한 때는 경기도 광주군 구천면 곡교리(曲橋里)에 속해 있었고, 서울에 편입된 후에는 성동구에 속했었다. 성동초등학교란 이름은 거기서 기인한다. 이 학교와 선경유치원은 60년대 초 한국전쟁 유가족 수용 시설인 에덴모자원을 설립한 육군대령 예편자 김기인(金基寅) 선생이 설립한 교육기관이다.(김기인 선생은 광문고등학교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내가 어린 시절에 천호동(아마도 지금의 성내동)에 있던 에덴모자원에 한 번 간 일이 있다.(에덴모자원의 모자는 어머니와 자식을 의미. 전쟁 미망인과 그 아이들을 수용하던 곳이었다.) 당시에 그곳에서 살던 초등학교 친구(이름은 기억 나지 않고, 그의 별명이 "고구마"였던 것만...^^;)의 초대로 에덴모자원의 운동장에서 방영된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어린 내겐 꽤 감동적인 영화였고, 그 제목은 "이 생명 다하도록"이었다.

나중에 영화가 끝나고, 그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 등장하여 관람객들에게 인사를 했는데, 그게 바로 에덴모자원의 설립자인 김기인 대령이었다.

제목 : [이 생명 다하도록 To the last day](1960년)
감독 : 신상옥
각본 : 임희재
출연 : 최은희, 김진규, 남궁원, 신성일, 전영선(아역) 등



- 최은희, 김진규, 그리고 아역 전영선.

그 영화에 등장했던 아역 전영선을 내가 그 때부터 좋아했다.^^ 내 또래의 전영선은 한동안 한국 영화의 모든 아역을 도맡아 연기했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도 당시에 잘 나가던 이 세 사람이 함께 출연했다.(전영선은 나중에 성장하여 다시 연예계 복귀를 꾀했으나 어린시절의 귀여움이 사라져서인지 그냥 흐지부지 사라져 버렸다.)



줄거리:  6·25 전쟁으로 하반신 불구가 된 김 대위(김진규), 아내 혜경(최은희)은 이런 남편을 극진히 간호한다. 피난길에서 둘째 딸을 잃고 다시 병원에 입원한 김 대위. 혜경은 좌판 장사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던 중, 옆에서 물건을 파는 미스터 조(남궁원)를 알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미스터 조는 혜경에게 같이 살자고 제안한다. 미스터 조를 사랑하지만 딸과 남편을 떠날 수 없는 혜경.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김 대위는 혜경에게 떠나지 말라고 애원한다. 결국 미스터 조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온 혜경 부부. 그들은 전쟁미망인과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일을 준비하며 희망을 꿈꾼다. 하지만 첫째 딸 선경이마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다시 절망에 빠지고 마는데…….

선경유치원의 "선경"은 바로 김기인 대령의 먼저 간 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에덴모자원은 나중에 사라졌고, 강동구 상일동에 주몽재활원이라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6.25때 두 다리를 잃고 38년간 휠체어에 의지해 지낸 김기인 대령은 꿈속에서라도 천하를 주유하며 마음껏 내닫고 싶은 열망에 호를 주몽(走夢)이라 지었다고 한다.

카페 안젤라의 소파에 앉아 난 잠시 그런저런 생각에 잠겼었다. 조혜연 양이 들고 있는 아이폰 3Gs를 보니 그 배경화면이 아주 눈에 익다. 예전 팀 바플과의 한강 라이딩 시에 내가 찍어준 사진이다.



이 사진은 미사리 강변의 자전거 도로에서 찍은 건데, 비가 온 직후에 도로가 말라가는 상황에서 하늘은 여전히 찌푸려 있어서 매우 exotic한 풍경을 자아 낸다. 주변의 푸르름 가운데 달려가는 자전거, 그리고 그걸 탄 붉은 색 져지와 검정 팬츠의 라이더(조혜연) 모습이 조화롭게 아주 멋진 구도로 잡혀있다.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혜연 양의 저 사진을 보는 순간 “아~~호~”라는 감탄이 절로 났던 사진입니다. 내가 너무 멋지다고 했더니 박사님께서 찍어준 사진이라고 하더군요.ㅋㅋ 저는 사진 많이 찍어도 이렇게 느낌이 오는 사진을 찍지 못 하는데...ㅋㅋ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이 사진을 보고 느낀 게 하나있어요~ 역시 사진도 함께하며 찍어야 한다는 걸요.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역시 사진을 아는 사람은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이 사진의 진가를 아는구나.ㅋㅋ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이게 내가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찍은 거야.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근데 이렇게 나왔지. 크롭을 한 것도 아님.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네... 적절한 속도감과 색감 그리고 구도...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모두 멋졌습니다.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단지 하나 손을 댄 것은 길 끝에 걸어가는 사람 둘이 있어서...-_-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그건 할 수 없이 지웠음.ㅋㅋ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저도 앞으로 인라인이나 스키도 타면서 찍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어요.ㅎㅎㅎ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ㅋㅋㅋ 전혀 눈치 못 챘습니다.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저 길이 좀 더 뾰족하게 끝이 닿아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건데, 그게 그리 안 된 것이 유감.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ㅎㅎㅎ 그래도 충분히 길어 보입니다.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저는 파란 하늘이 좀더 청명한 가운데 구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근데 이 사진의 기묘한(exotic) 느낌이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그 구름 낀 배경 하늘에서 와.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마치 모나리자 초상 뒤의 그 어둡고, 신비한 길처럼...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네 ..ㅎㅎㅎ 맞아요.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그래서 원색의 주인공이 더 살아나구요.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그렇지.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길이 말라가는데,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희한하게 그게 혜연이 자전거 바로 앞에서부터 말라있어.ㅋㅋㅋ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ㅎㅎㅎ 그래서 더 색감의 통일성이 보이고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아주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던 듯해요.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그렇지.ㅋ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현실에서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맞아.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뽀샾 좀 하면 아주 재밌는 사진이 될 수도 있겠어요.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진짜로 액자 속으로 혜연양이 들어가는듯하게~ㅎㅎ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시간되면 제가 재미삼아 만들어 보겠습니다.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그래.^^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예전 에쎄랄클럽에서 재미삼아 만들었던 사진을 본 듯해요.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아, 그런 것도 있었구나.
노기삼 ( nokisam@nate.com ) 님의 말 :
찾아서 비슷하게 따라해 볼게요.
박순백 ( spark@dreamwiz.com ) 님의 말 :
^^ 그래.
Comment '4'
  • ?
    박용호 2011.04.26 10:50
    [ hl4gmd@dreamwiz.com ]

    이건 그야말로 작품사진이군요. 하늘도 도와주시고...

    박사님도 라이딩 도중에 찍은 것일 텐데, 그것이 더 놀랍습니다.
  • ?
    박순백 2011.04.26 17:28
    [ spark@dreamwiz.com ]

    위의 대화에서 얘기한 노기삼 선생이 "이런 분위기"라며 만들어 보내 온 사진.

  • ?
    박용호 2011.04.26 17:33
    [ hl4gmd@dreamwiz.com ]

    기사미, 재주도 좋다,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말이 정확할 듯.

    '그림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혜연이' 말이 되네.^^*
  • ?
    박순백 2011.04.26 17:38
    [ spark@dreamwiz.com ]

    박용호 선생, 제가 자전거를 타고 따라 가면서 사진을 찍는 건데, 카메라의 LCD를 보면서 대충 구도를 생각해서 찍습니다. 나중에 크롭핑을 하려면 귀찮으니까 한 몫에 다 해결하기 위해서...ㅋ 눈 좋은 거 뒀다 언제 써 먹겠어요?ㅋ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21 MTB/Road Bike 자출사의 카페 이름이 BikeCity였다니...^^; 2 file 박순백 2013.05.23 4170 0
20 MTB/Road Bike 수학펭귄 김진 선생님에 대한 초대장 file 박순백 2013.05.13 1554 0
19 MTB/Road Bike 저명한 "상오기" 님에 대한 초대 file 박순백 2013.05.10 1308 0
18 MTB/Road Bike 썼다가 지운... 4 file 박순백 2011.10.27 1616 116
17 MTB/Road Bike 디지털 온습도계 구입 박순백 2011.08.30 1334 67
16 MTB/Road Bike 남산 국립극장 계단 앞에서... 2 file 박순백 2011.08.28 1472 104
15 MTB/Road Bike 캣아이 스트라다 - 전지 교환 하기 4 박순백 2011.08.24 3432 127
14 MTB/Road Bike 도싸 잡담 박순백 2011.07.04 1235 86
13 MTB/Road Bike Pinarello Dogma 6.01 조립 얘기 - from Bike Planet 박순백 2011.04.26 1694 114
» MTB/Road Bike 어느 아이폰 3Gs의 배경 화면 4 박순백 2011.04.26 3075 145
11 MTB/Road Bike 추천사 for 《자전거로 건강해진다》 박순백 2011.02.22 1292 81
10 MTB/Road Bike [뤼엘] 지 12월 호 “뤼엘로그“ 원고 “자전거의 라이프 스타일” 박순백 2010.11.10 1442 142
9 MTB/Road Bike 바플 게시판의 정보란과 Q&A 삭제 file 박순백 2010.10.12 1425 174
8 MTB/Road Bike 08/11/15(토)의 한강 및 올림픽 공원 라이딩 박순백 2008.11.18 2973 498
7 MTB/Road Bike 지난 일요일 밤의 야간 라이딩과 클릿(cleat) 신발의 사용. 3 박순백 2008.10.01 4116 453
6 MTB/Road Bike 온다 월드 MTB 의류를 수입하고자 하는 회사에 대한 조언 박순백 2007.11.20 4374 736
5 MTB/Road Bike 최여진의 CF 촬영은 바로 "곡물 이야기" 1 박순백 2007.08.06 4118 851
4 MTB/Road Bike 잔차 업체 홍보란 박순백 2007.07.05 3113 638
3 MTB/Road Bike Visiting Jane 박순백 2007.06.11 3450 653
2 MTB/Road Bike R# 후기를 위한 댓글 캡춰 박순백 2007.05.03 3191 67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