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에 켠 등(燈)
오늘 아침 운전을 하는데 비가 억수 같이 쏟아졌다.
정말 샤워장에서 샤워를 할 때처럼 비가 퍼 부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늦여름 비가 만든 꿉꿉한 환경을 바꾸려고 파라핀 오일 램프에 불을 붙였다.
일부러 사무실의 전기불을 껐는데 거기서 비치는 램프불의 은은함이 좋았다.
축축한 기분도 서서히 걷혀지는 듯하다.^^
SNS로 램프 주변의 것들이 뭔가 물은 분이 있었다. 그래서 몇 가지 사진을 찍었다. 2014-08-22
- 차를 끓이는 무쇠 주전자이다. 이런 무쇠 주전자는 일본에서만 만든다. 그 아래는 주전가의 끓는 물이 식지 않도록 촛불로 데우는 장치.(그건 구리와 놋쇠로 만든 것이다.)
- 뒤에 있던 머그 컵은 덴마크의 로얄 코펜하겐 제품이다. 그리고 그걸 받치고 있는 접시는 역시 로얄 코펜하겐의 1975, 1977년 기념 접시. 손으로 페인팅한 이 75년 작품이 가장 그림이 가장 정교하고도 세밀하고, 또 멋지게 그려진 것이다.(내가 가진 이런 류의 접시 중에서는...)
- 무쇠 접시의 손잡이는 내가 이런 식으로 장난을 쳐 놨다.^^; 은색으로 반짝이는 불꽃처럼...
- 그런 장난을 친 건 하나 더 있다. 이건 좀 작은 주전자인데 거긴 금색으로 발랐다. 이게 손잡이에 에폭시를 개어 바른 후에 금모래를 뿌려서 만든 것이다.
- 램프 부근의 안 보이는 곳엔 칼리타 핸드 밀(mill)이 있다. 이건 1958년에 설립된 일본의 칼리타 사가 60년대 후반에 만든 Cast Iron(주물 쇠) 제품이다. 물론 지금도 잘 작동하고, 갈려나오는 커피의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다. 이건 무척 무거운데 요즘은 이런 제품을 보기 힘들다. 만들기도 힘들고, 굳이 이렇게 원가가 많이 들어가는 제품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 이런 큰 물레바퀴 같은 것에 손잡이가 달려있는데, 요즘 같으면 누가 이렇게 만들겠는가? 크랭크의 막대 끝에 손잡이를 달아 돌리면 같은 효과가 나올 텐데... 맨 위의 커피를 넣는 뚜껑을 열면 그 안쪽은 법랑질로 되어 있어서 위생적이기도 하다. 이런 제품은 70년대 중반까지 생산되었다고 한다.
- 가끔 페퍼민트를 끓여서 식힌 후에 유리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마시기도 한다. 집사람이 요즘은 토마토를 많이 먹으라고 이렇게 생으로도 주고, 스테이크와 함께 구워주기도 한다. 토마토 아래에 있는 접시는 1814년에 설립된 독일의 후첸로이터 사가 1979년에 만든 기념접시이다. 원래 위의 로얄 코펜하겐 기념접시나 이런 접시들은 수제 접시로 만들어져 벽에 걸도록 밑에 고리가 있지만, 아무리 귀해봤자 이게 접시이니 이런 건 열심히 써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놓고 쓴다.ㅋ 깨지면 아깝지 않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접시가 깨질 수 있다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쓰는 게 남는 거다.^^;
- 토마토에 곁들이곤 하는 코스트코의 달디단 호두파이. 이건 정말 달아도 너무 달다.-_- 단 걸 좋아하는 내가 달다고 할 정도면 그건 정말 심하게 단 것이다.
- 이 주전자. 앞엔 네잎 클로버를 문 새가 있고, 뒤엔 세잎 클로버를 문 새 둘이 있다.
- 열면 알루미늄 필터가 있다. 근데 이 필터는 다른, 최근에 만든 무쇠 주전자에 있던 걸 여기 올려 놓은 것이다. 이것도 나름 규격품이라서 이런 류의 다른 주전자에도 딱맞게 만들어져 있다.
- 내부엔 폴리프로필렌 코팅이 되어 있다. 폴리프로필렌이라야 환경 호르몬이 나오지 않고, 열에도 잘 견딘다.
- 그 뚜껑 안에 쓰여있는 소화 44년 10월이란 글씨. 이게 삼부건재상사의 신축낙성기념으로 만들어 선물로 돌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난 이 소화 44년이 언젤까하는 생각으로 연대표를 찾아보니 이게 1969년이었다. 꽤 오래된 주전자이다.
- 이 주전자 뒤에 있는 것. 저건 뭘까??
- 펭귄이다. 펭귄 모양으로 대나무로 엮어 만든 차통이다.
- 펭귄 머리를 열면 안엔 이런 법랑질의 뚜껑이 나온다.
- 펭귄 몸통과 1mm도 차이가 안 나게 담겨있는 법랑(철제 위에 유약을 발라 구은 용기)으로 만든 차통이다. 하지만 난 밀폐형 차통이 많아서 이건 그냥 조그만 물건들을 담는 용기로 사용 중이다. SD 카드나 USB 등등 안 쓰고 있는 것들을 담는 통으로 사용한다.
-
-
세우는 듯,
서는 듯하더니
다시 가라 앉았다.-_- -
어젠 사무실에 계속 앉아 있으니 살짝 추운 기분까지 들어서 에어컨을 잠시 난방 모우드에서 가동키도...ㅋ
근데 오늘은 냉방으로 다시 고쳐놨음.ㅋ
-
에휴... 뇐네.
제습기 잠깐 돌리면 될 일을.
꼭 9 순 다 된 울 엄니 보는 거 같네.
구구절절 사연도 많은 구식 살림살이도 글코.
싹 갖다 버려야 말끔할 낀데.
-
추운 게 제습기 돌린다고 무슨 해결이 되겠어요?? 난로켜야지.ㅋ
그리고 사연 많은 살림살이들은 버리지 않고 나중에 아들내미에게
물려줘야지요. -
아니 촛불 대신요.
제습기 틀어 놓으면 아주 따뜻해집니다.
쾌적하고요.
암튼 제습기 강추드립니다.
글고 현근 군에게 살림살이 절대 물려주지 마세요.
그 사연이 박사님 사연이지 아드님 사연인가요. 헷.
에구... 현찰과 금덩이 외엔... 줘도 싫어!
다 짐입니다요. 짐.맘대로 버리지도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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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청승궂네.
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