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사람
2014.08.21 20:10

정의와 한국인의 정(情)에 대하여

조회 수 1019 좋아요 0 댓글 2

정의와 한국인의 정(情)에 대하여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히는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정의)’를 바탕으로 쓴『정의란 무엇인가』란 저서가 있다. 7천명도 채 안 되는 학부생 가운데 무려 천 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듣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Justice(정의)’강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고 영향력 있는 수업으로 손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며 ‘자유사회의 시민은 타인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자유시장은 공정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이 잘못인 때도 있는가’, ‘도덕적으로 살인을 해야 하는 때도 있는가’와 같은 우리가 이 당에 와서 살아가며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설득력 있게 풀어 가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과 우리의 행동이나 사회규범이 정의로우냐는 것에 대해서는 다분히 회의적이 현실에서, 정의롭게 살아가려면 무엇을 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느냐는 문제는 여전히 답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물론이고 국가가 정의로우냐를 질문받았을 때 과연 정의롭다고 답을 명료하게 할 수 있을까?

정의롭다고 답을 했다면 진실을 외면한 것이다. 왜 국가나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답을 내릴 수밖에 없느냐는 확실한 증거는 대통령이 말하는 ‘관피아 척결’로도 확인되지 않는가.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발생할 수 없는 일이 바로 이런 현상이라 본다.

정의롭다는 것은 부조리하지 않으며 불편부당하지 않은 상태다. 타인에게 불편부당함을 지우는 사회, 책임을 지지 않는 공무원들이나 정부와 정치인들이 도처에서 물의를 빚는 사회를 정의로운 사회라 할 수 없다.

 osaekphoto2014a0184.jpg

 <한국인의 마음, 그 몹쓸 사랑 정이란 무엇인가>를 집필하신 정운현 선배님(경상남도 남해군 독일마을에서)


2011년 마이클 샌델 교수의 이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이 널리 읽힐 때 또 다른 한 권의 책이 지역적 억양 때문에 출판되었는데, 전 초대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을 지냈고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을 역임한 정운현 선생께서 지인들과 술 한 잔을 나누던 도중 한 출판사 대표에게 “요즘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이 무엇인가요?”라 물었을 때 그 출판사 대표의 지독한 경상도 억양 때문에 ‘정의(正義)’가 ‘정(情)이’로 전달되면서 과연 한국인의 정서에 가장 널리 자리한 ‘정이란 무엇인가’하는 정리 된 책 하나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오며 정운현 선생께서 집필을 하셨다.

그렇게 출판된 책의 제목이 <한국인의 마음, 그 몹쓸 사랑 정이란 무엇인가>다. 이 책은 우리들의 마음 ‘정’의 의미를 되짚어본 정에 관한 종합 담론서로, 먼저 ‘정’의 복잡 다양한 양태와 속성을 살펴보고, 정에 살고 정에 울며 정을 노래해온 한국인의 삶을 찾아본다. 그리고 정은 어디서 어떻게 생겨나는 것인지, 정이 어떻게 ‘용서’라는 이름으로 승화되는지 생생한 사례를 통해 정이 주는 감동을 전하고 있다. 또한 왜 갈수록 ‘비정’한 한국사회의 그늘이 깊어 가는지도 짚어놓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와 ‘정이란 무엇인가’ 두 권의 책을 읽으며 우리는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서 용케도 끈끈한 정 때문에 서로 감싸고 지켜주며 살아왔고 살아가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야 조금 덜 정의롭다 하더라도 정 하나로 서로를 감싸고 어루며 살 수 있으나, 사회와 국가는 시민과 국민을 상대하여 조금이라도 정의롭지 못하면 지독한 고통을 줄 수밖에 없다.

권력이 정의로울 때 국민은 정치를 모르고 살아가며, 사회가 정의로우면 사람들은 이웃과 더 큰 나눔을 베풀며 살아간다.


osaekphoto2014a245.jpg


Comment '2'
  • profile
    Dr.Spark 2014.08.22 13:10

     

     "권력이 정의로울 때 국민은 정치를 모르고 살아가며, 사회가 정의로우면 사람들은 이웃과 더 큰 나눔을 베풀며 살아간다."

     

    아주 좋은 말씀입니다. 썩기 마련인 정치에 종사하는 짐승들이 꼭 되뇌면서 살면 좋은 경구입니다.

  • ?
    한사정덕수 2014.08.23 20:59
    맞습니다.
    정말 세상일에 대해 잊고 가족과 이웃간의 정만 나누며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36 여행/사람 자연의 소리를 오롯이 풀어내는 피앗고의 명인 임동창 file 정덕수 2016.10.19 760 0
35 여행/사람 국민만 깨끗하라고 억지 부리는 정부에게! 16 file 정덕수 2016.09.04 1267 1
34 여행/사람 양양군에 역사 기록에 없는 자기소가 있었다면? 2 file 정덕수 2016.08.30 817 1
33 여행/사람 오색삭도설치 찬반 입장을 들어보며 3 file 정덕수 2015.08.27 1191 0
32 여행/사람 자연의 품성을 닮아가는 이들의 삶 2 file 정덕수 2015.05.13 1030 0
31 여행/사람 임동창 선생님과 나누는 텅 빈 소통 2 file 정덕수 2015.04.23 859 0
30 여행/사람 임동창 사랑방 풍류 “인류의 보물과 놀자” 4 file 정덕수 2015.04.12 1023 0
29 여행/사람 인고의 시간에서 길어 올린 그리움이나… 4 file 정덕수 2015.02.12 716 0
28 여행/사람 13년 전 어느 날을 기억하게 한 상자 하나 2 file 정덕수 2015.01.24 477 0
27 여행/사람 기사로 다루어주면 좋아할 줄 알았는가? 9 file 정덕수 2015.01.09 984 0
26 여행/사람 뼈저린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스승 7 file 정덕수 2014.12.31 1164 3
25 여행/사람 정보화 교육을 받으려면 기본은 먼저 익히고! 4 file 정덕수 2014.12.15 392 0
24 여행/사람 결과가 아닌 성과를, 틀림이 아닌 다름을! 1 file 정덕수 2014.11.27 523 0
23 여행/사람 늦게서야 배우며 일하는 이유 3 file 정덕수 2014.11.15 591 0
22 여행/사람 진영단감의 달콤함에 젖은 가을 여행 file 정덕수 2014.10.29 1822 0
21 여행/사람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4 file 정덕수 2014.09.03 1948 0
» 여행/사람 정의와 한국인의 정(情)에 대하여 2 file 정덕수 2014.08.21 1019 0
19 여행/사람 이 시대 우리는 모두 ‘방관자’라는 죄를… 2 file 정덕수 2014.05.01 1193 0
18 여행/사람 수학여행 취소… 아이들아 미안하다 2 file 정덕수 2014.04.24 973 0
17 여행/사람 세월호 사고 시점, 수학여행 반드시 가야하나? 6 file 정덕수 2014.04.18 2258 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