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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2 18:12

볼의 궤적을 잡아라.

조회 수 4770 좋아요 585 댓글 9


* 이 게시물은 홈페이지 관리자에 의하여 " Prof. Koh"란으로부터 이동되었습니다.(2012-05-09 14:01)



스포츠 사진, 특히 볼을 이용하는 구기종목을 촬영할 때의 핵심은 반드시 볼이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볼을 임팩트 하는 순간을 잡는다면 훨씬 박진감 넘치는 사진이 되겠지요. 그렇지만 볼을 임팩트 하는 순간만 잡은 사진보다는, 플래시를 이용해서 볼을 임팩트 하는 순간과 더불어 볼의 궤적까지 표현한다면 더 좋은 사진이라 할 수 있겠지요?

여기 등장하는 모델은 아마추어로는 최고수준에 해당하는 1부 리그 김종석 코치님입니다. 성실하고 부지런하며 술과 담배 등을 일절 하지 않는 크리스찬입니다.  토끼띠인데 운동에 빠져서 아직 결혼을 못했으며 애인조차 없습니다.
근사한 집에, 멋진 차에, 월수입 빵빵하고, 원만하고 차분한 성격에, 매너 좋고, 술, 담배, 도박 등에 관심이 전혀 없고, 자상하고 성실한데다, 매일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라 신체 건강한 일등 신랑감입니다. 단점은 수줍음을 많이 타서 약간 낮을 가린다는 것인데 아마 이 이유 때문에 아직 애인이 없는 듯 합니다.  
관심 있는 30세 이상 40세 이하 여성께서는 제게(018-356-4784)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으익! 얘기가 옆길로 샜네요.^^

일단 볼의 궤적과 볼을 임팩트 하는 순간을 함께 표현한 사진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위의 사진은 드라이브 타구시의 모습입니다. 안정된 스탠스에 적절히 낮은 자세로 볼을 끝까지 지켜보며 몸 안쪽 깊숙이 끌어들인 다음, 정확하게 볼을 잡아서 임팩트 하고 있습니다. 자세와 시선처리가 교과서적이라 할 만 합니다.

사진기술 설명은 안하고 느닷없이 왜 이런 설명을 드리는지 궁금하시죠?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어떤 운동이 되었건 그 운동의 가장 교과서적인 자세와 멋진 자세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혼나지 않습니다.

위의 사진을 잘 보시면 라켓이 움직인 궤적과 공의 궤적이 보입니다. 너무 조금 보인다고요? 그럼 아래의 사진을 보시지요.




위의 사진은 높은 볼의 백핸드 쇼트입니다. 이 사진에서는 볼의 궤적이 좀더 선명하고 길게 나타났지요? 다시 아래의 사진을 보시기 바랍니다.




위의 사진은 낮은 볼의 백핸드 푸시입니다. 안정된 스탠스를 바탕으로 이미 바운드 위치를 잡아서 몸을 고정시킨 다음 볼의 궤적을 끝까지 추적하면서 라켓의 위치와 각도를 임팩트 하는 순간까지 수정해가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볼의 궤적이 좀 더 길어졌지요? 이것은 셔터 속도로 조절 가능합니다.

찍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1. 먼저 촬영할 장소의 노출을 측정합니다. 여기서는 사람의 얼굴을 측정했으며 이때의 노출 값은 셔터속도 1/15sec, 조리개 값은 f=2.8과 f=4의 중간 값, 즉 f=2.8½ 이 나왔습니다. 이 노출 값대로 촬영하면 적정 노출이 되기는 하겠지만, 셔터속도가 느려서 탁구공을 임팩트 하는 순간의 모습은 흔들리게 됩니다. 탁구공을 흔들리지 않고 찍으려면 아주 빠른 셔터속도로 찍거나 플래시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 경우 실내의 노출을 1 스톱 어둡게 하기 위해 셔터나 조리개 값을 1 스톱 줄여줍니다. 실내가 플래시 값보다 1 스톱 어두울 경우 플래시 빛이 닿는 부분은 적정 노출이 되고 나머지 실내는 1 스톱이 부족하므로 약간 어둡게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하면 배경이 되는 실내와 공의 궤적은 1 스톱 어둡게 찍히고 플래시가 발광하는 순간에 찍힌 탁구공과 사람은 적정 노출로 찍히므로 배경과 공의 궤적보다 약간 부각되어 보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내를 1 스톱 어둡게 하기 위해 적정 측정값보다 1 스톱 어두워지도록 셔터속도를 1/45로, 조리개 값은 f=2.8로 설정했습니다. 수동 설정입니다.

2. 플래시의 노출값을 설정합니다. 천정에 바운스(bounce) 시켜서 피사체에 부드러운 확산광이 닿도록 했으며 노출값은 f=2.8이 되도록 설정했습니다. 물론 수동 설정입니다.

3. 셔터속도는 1/45로, 조리개 값은 f=2.8로 하여 플래시 동조 촬영했습니다. 사용한 카메라는 캐논 D-30 인데 이게 셔터를 누르면 한참 있다 반응하는 놈이라서 초점도 수동으로 설정했습니다. 자동으로 초점을 설정하면 초점 맞추느라 셔터 래그가 더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4. 카메라에 셔터 래그가 있으므로 백스윙이 이루어지는 즉시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래야만, 임팩트 순간을 잡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Mark 2 라면 촬영하기 훨씬 쉬웠겠지요.^^

5. 이렇게 설정하면 실내의 조명이 플래시보다 1스톱 어두운 상태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 플래시를 동조하여 촬영하면 플래시 노출 값은 적정이 되고 실내는 1 stop 어두운 상태로 찍힙니다.
실내를 밝히고 있는 광원은 지속적으로 켜져 있는 3파장 형광등입니다. 1/45sec로 셔터 값을 설정했으므로 탁구공이 날아가는 순간의 궤적이 찍힙니다. 그게 사진에서 궤적으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셔터속도를 길게 하면 공의 궤적은 더 길게 표현됩니다만, 사람이 너무 흔들려 보여서 초점이 맞지 않은 것처럼 보이므로 보기에 좋지 않습니다. 대략 1/30~1/45 정도가 가장 보기 좋더군요.
이렇게 공의 궤적이 찍히면서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은 고정된 상태로 찍히므로 대상이 선명하게 보이며 공이 날아가다가 멈춘 것 같은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자! 이것은 과제입니다. 한번 해보시고 찍은 사진을 갤러리에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이것도 콘테스트 심사 대상입니다. 공이 나오고 그 궤적을 찍은 것이라면 꼭 탁구사진이 아니라도 관계없습니다.^^
Comment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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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찬 2004.07.12 18:25
    으~벌써 머리가 아파옵니다. 시험 본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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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준 2004.07.12 21:28
    후막싱크로 예제군요.. d70은 내장플래시로 후막싱크로 됩니다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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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석 2004.07.12 23:47
    용탁이군요. 교수님 경기하시는 동영상도 구경했습니다. 잘 하시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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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형모 2004.07.13 00:30
    [임재석선생님] 한눈에 용탁을 알아보시는 것으로 보아 예전에 다녀가신 모양이군요.^^ 언제 오시거든 한 수 지도해 주세요. 음료수와 아이스께끼 쏘겠습니다.^^
  • ?
    최성군 2004.07.13 10:21
    무식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
    촬영장소의 노출을 측정하는 것은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해야하나요? 노출계를 사용하지 않고 카메라 내장 노출값을 이용할 때 방법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셨으면...
    그리고, 셔터랙의 감각은 많이 찍어보는 수 밖에 없겠죠. ^^;
  • ?
    고형모 2004.07.13 11:32
    촬영장소의 노출 측정은 찍고자 하는 주 피사체의 앞에서 카메라를 가지고 측정하면 됩니다. 역광에서 사람을 찍을 때 노출을 측정하는 것처럼 찍고자 하는 사람이나 대상 앞에 다가가서 그 대상을 화면에 가득 채운 다음 카메라로 노출 값을 측정하여 그 노출 값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나머지는 본문 1에 설명을 추가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셔터랙의 감각은 말씀하신 대로 많이 찍으면서 익혀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 ?
    나용문 2004.07.13 11:34
    교수님 강좌 올리시는거 제 블로그에 좀 퍼가도 될런지요?? 물론 출처는 밝히지요. ^^;;
    안된다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이미 이글은 퍼갔습니다.^^;)
  • ?
    고형모 2004.07.13 11:55
    예! 퍼가셔도 됩니다만, 사진 속의 주인공이 자신의 초상권을 주장할지 모르니 이 사진의 주인공께 소개팅 한 건 성사시켜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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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용문 2004.07.13 14:01
    헛~ 소개팅... 그 쪽엔 재능이 없는지라 못들은걸로 하면 맞을까요?? ㅡㅡ;;
    탁구치시는걸 보니 탁구 치고싶네요. 사촌누나가 탁구선수출신이라 탁구를 한동안 배웠었는데... 이젠 치면 뻘짓만 할것 가텡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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