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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8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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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처음 접한 것은 음복이었다. 그리고 사회 초년 시절에는 생맥주 500cc 한잔이 최대 주량이었다. 술을 못 마시는 것이 원망스러웠던 시절이었다. 그 후에는 조금씩 늘었으며, 현재 주량은 맥주 500cc +소주 2잔 =소맥. 이정도가 가장 적당한 주량이라고 생각되고 수년간 그래왔다.

 

술에 취한 적은 세 번 정도 있었다.

첫 번째, 대학 초년 때 친구 세 명이 각자 소주 두 병씩을 마셨다. 다른 친구들은 멀쩡한데 나는 친구 집에서 밤새워 혼수상태에 토하기를 반복했다는 말을 들었고 다음 날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친구 집을 나섰던 기억이 난다. 물론 친구의 부축을 받고 귀가했지만.

 

두 번째, 중견 사원 시절 술을 매우 좋아하는 상대방을 접대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우리 측 세 명과 상대방 한 명이 양주를 마시는데 초저녁부터 새벽 3시까지 술 접대 전쟁. 마시고 화장실 가서 토하고 마시고 토하길 몇 번인지 기억도 없다. 후배 사원이 여관에 데려다 놓고 다음 날 출근시키러 왔을 때까지 한 번도 깨어나질 못했다.

 

세 번째, 회사 파트너와 둘이서 초저녁 6시쯤 회사 근처 생맥줏집에서 미팅이 시작되었다. 아주 가벼운 시작이었다. 그날따라 가게에 손님이 우리 둘뿐이었다. 왜 그렇게 의견 일치가 안 되는지 다음 날 아침 7시가 돼서야 자리를 일어나게 되었다. 주인에게 참으로 미안한 일이었다. 집사람 말로는 술 냄새가 조금 나는 정도였고 세수하고 멀쩡히 자더란다. 다음날 저녁때까지 잤다. 둘이서 마신 술이 생맥주 이만cc+병맥주 1.5박스.

 

그 후로는 술을 취할 정도로 마셔본 적이 거의 없다. 주량이 적으니까 귀가하면 술을 먹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잦은 술자리를 수용할 수가 있었다. 술을 취할 정도로 마시지 않기 때문에 타인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가정경제가 휘청거리는 일이 발생하여 딱 세 명이 피해를 봤다. 그 후 몹시 나쁜 술버릇임을 반성하고는 술을 엄격히 자제하여 일가친척과 아주 친한 친구 외에는 술을 함께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피해자 중 한 명이 아주 친한 친구이지만…….

 

나의 술값 계산 공식은 무조건 1/n이다. 내가 계산하고 한 달 후 내 계좌로 송금하면 된다. 몹시 나쁜 술버릇은 별거 없다. 한 해에 백몇십여 일 양주를 먹으러 다녔을 뿐이다. 물론 나는 소주 두 잔에 맥주 500cc.

 

아주 친한 친구도 몹시 나쁜 술버릇을 깊이 반성하고 지금은 부인의 감시아래 여행 동호회에 가입해서 아주 싼값에 부부동반으로 히말라야 트래킹, 중국여행, 일본여행 등등 건전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친구들과 친구부인들은 나에게 무한한 감사와 신뢰를 지금도 하고 있다. 비록 가정경제를 해치기는 하지만 가정을 파괴하지는 않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그들에게 일말의 질투심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말술을 먹고 유쾌하고 호탕하게 노는 그들에 비해서 주량이 쥐꼬리만 하니 자격지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래서 그들과 잦은 술자리를 유도하기 위해 술값 계산을 1/n으로 하지는 않았는지! 주량은 적지만 참석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 한다고 생각하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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