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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 중 보호 장비의 역할 =

은 승 표
정형외과/스포츠의학 전문의
코리아 정형외과
blog.naver.com/kosmed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선수들의 몸에는 다양한 장비들이 붙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간단한 보호대부터 복잡하게 생긴 보조기, 헬멧까지. 이런 장비들의 역할이 무엇이며 실제 효과는 얼마나 될지도 알아보자.

# 먼저 어떤 보호 장비들이 있는지 살펴 보자.

일단 공이 딱딱하고 몸 싸움이 많은 구기 종목에 보호 장비가 많이 필요하다. 대표 종목이 아이스하키. 슬랩샷의 속도는 시속 160킬로를 넘어간다. 보호 장비 없는 곳에 맞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헬멧, 가슴보호대, 관절보호대 등 장비 무게만 15kg 정도 되는데, 하키 하는 사람들은 ‘무장’이라고 부른다. 스틱 들고 등장하면 전쟁터에 나가는 분위기라서 그런 것 같다.

야구도 만만치 않다. 투구 속도가 시속150킬로를 넘나들기 때문에 맞으면 골절상을 입는다. 이종범 선수가 일본에서 위협구에 맞아 팔꿈치 골절을 당한 다음 적응에 실패한 적도 있다. 김광현 선수도 타구에 맞아 손가락 골절이 생겨 아직도 고생. 그래서 타자들은 팔꿈치, 발목 보호대, 헬멧 등을 착용한다.

공에 얼굴 맞아 본 타자는 헬멧에 턱 보호대까지 부착하는 경우도 있다. 은퇴한 심정수 선수가 그랬다. 추신수 선수는 양쪽에 귀 보호대가 달린 헬멧을 쓴다. 왼손 타자가 주루 중에는 왼쪽 귀에 공을 맞을 염려가 있기 때문. 귀엽다.

심지어 메이저 리그에서 활약하던 존•올루드(John Garrett Olerud) 라는 선수는 수비를 볼 때에도 헬멧을 쓰고 나왔다. 요즘은 주루 코치도 헬멧을 쓰는 분위기. 2007년도에 주루 코치가 타구에 맞아 사망한 사고가 있은 이후부터.

# 눈에 띄지 않는 보호 장비도 많던데.

숨어 있는 보호 장비들도 많다. 요즘 농구, 축구, 야구 선수들 보면 팔다리에 맨 살이 아니고 내복을 하나씩 더 입고 있다. 추워서 입는 것이 아니고, 기능형 내의라고 해서 필요한 근육을 보강해주는 역할. 부상을 예방하고 경기력을 높이려는 목적. 조금이라고 도움이 되면 총 동원하는 프로 선수들의 심정이 보인다.

숏트랙 선수들의 경기복은 얇지만 안 쪽으로 패딩이 되어있다. 넘어질 때 뒤 엉기며 펜스에 부딪힐 때 날에 팔다리를 찍혀서 심하면 혈관이 끊어지는 경우까지 발생하기 때문. 실내 경기이지만 고글도 비슷한 목적에서 쓴다.

정말 눈에 띄지 않는 장비는 팬티 안에 들어가는 고추 보호대. 하키나 권투 시합 중 착용한다. 하키 하러 갈 때 장비가 많아서 가끔 빼먹는 경우가 생기는데, 고추 보호대 빼 놓고 갔다 오면 아내에게 엄청 혼난다.^^

# 관절을 보호하는 장비는?

축구, 농구 시합 전에 선수들 라커룸에 가보면 트레이너들이 부지런히 관절에 테이프를 감아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미 다쳐서 재활 중인 환자이거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것. 배구 선수들은 브로킹 할 때 꺾이니까 손가락에도 테이핑을 한다. 사실 효과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안 하면 심적으로 불안해서 습관적으로 하게 된다.

이를 악 물고 해야 하는 종목에서는 턱 관절에 문제가 생기거나 치아가 갈릴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 스포츠 용으로 제작된 마우스피스를 낀다. 이를 악 물면 더 힘을 낼 수 있으니까 경기력 향상 효과도 있다. 역도, 스키 같이 순간 파워가 중요한 종목에서는 이미 마우스피스의 효과가 검증되어 있어서 선수들이 실제 착용하고 있다.

# 장미란 선수가 허리에 매는 벨트의 역할은?

웨이트 벨트라고 하는데, 순간적으로 힘을 모든 몰아 써야 할 때 허리를 곧게 유지하는 것을 도와준다. 조여 맨 벨트의 도움으로 복근에 힘을 주면 더 효과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효과도 있다.

체육관에서 고강도의 웨이트 트레이닝 할 때 일반인들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항상 착용하는 것은 허리 힘을 키우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 보호 장비의 효과는 얼마나 되는가?

이상을 종합해 보자면, 머리에는 헬멧, 마스크에 몸통에는 척추 보호기, 각 관절에 보조기, 테이핑 등등, 마치 로보캅 같은 모양으로 운동을 한다는 것인데, 무리한 과잉 보호.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런 보호 장비가 몸을 완전히 보호해 줄 수는 없으며, 신체라는 것이 너무 과보호를 하면 자신의 자연적인 보호 본능이 저하되어 역효과를 낸다. 심지어 어설프게 보호 장비만 착용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부상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스키장에서 헬멧 착용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인정. 하지만 스키장에서 머리를 다쳐서 사망한 사람들을 조사해 보면 어처구니 없게도 헬멧을 쓴 사람의 비율이 더 높다는 통계가 나온다. 일종의 스포츠 ‘안전 불감증’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에어백 달려있는 자동차가 사고를 더 많이 내는 것이나, 암벽 등반 시 앞 뒤 사람을 줄로 묶어 놓으면 실수가 더 많이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

이런 문제는 해석을 잘 해야 한다. 헬멧이나 에어백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안전 장비를 착용한 결과 긴장이 풀어져서 벌어지는 일. 또 헬멧을 써서 나는 이제 안전하니까 좀 달려 보자는 식으로 위험한 행동을 더 많이 해서 사고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안전 문제에서는 하드웨어, 즉 안전 장비 보다 소프트 웨어, 즉 마음 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 보호 장비는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운동하겠다는 마음으로 착용하면 예기치 않은 부상의 피해를 줄여줄 수 있는 중요한 도구이지만, 무모한 나를 무작정 보호해 주리라는 보디 가드의 역할을 기대하고 착용하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 부상 방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조기보다 더 좋은 보호 장비가 있다. 바로 관절 주변의 근육이다. 근육은 ‘자연산 보조기’로서 기계 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관절을 보호한다. 체력 훈련을 통해 근육을 열심히 키워서 보조기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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