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안전/경험
2007.01.15 15:25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다면...(2)...어린이 안전...
조회 수 7205 좋아요 999 댓글 2
이런 사고 사례를 전파하게 되어서 개인적으로 좀 민망하지만...
사고란 언제든지 그리고 너무도 가당찮게 일어나는 것인지라, 널리 알려야 할 것 같아서요.
결론은 어린이 헬멧은 반드시 씌우라는 것이고, 제 아이는 헬멧효과로 무사했다는 것입니다. 참, 다행...
우리 둘째 아이, 크게 다칠 뻔했다는 것인데요. 제가 전해 들은 바로는 헬멧때문에 다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찌 전해들었다고 말하느냐 하면, 저는 그 시간에 다른 데서 쏘느라... 물론, 제가 비인간적으로 아이를 방치했느냐, 그것은 아니고요... 마침 어제는 아이 엄마가 만 5살 먹게 되는 둘째넘을 가르clf 차례라서, 아이 엄마와 형이 함께 사고 및 구출현장에 있었습니다. 어쨋든, 아비로서 저는 좀 멋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 그런 상황에서 아비가 뭔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인데요. 5살때 일은 아이들이 커서도 대부분 뚜렷히 기억할 것이므로... 영웅적인 아빠, 뭐 그럴 수 있는 기회였는데...
사고 정황은 이렇습니다.
때는 1.14일 밤 6:30. 장소는 지산스키장 초중급(뉴오렌지) 리프트. 사고 형태는, 리프트에서 추락. 사고 이유는, 엄마가 아이를 잘 잡고 리프트에 태우는 것이 보통인데, 리프트 운영요원(승차를 도와주는 알바 학생)의 부적절한 조치(후술)로 인해, 엄마가 아이를 보호하기 곤란한 상황 발생했다는 군요. 지산 운영요원들도 참 친절하기는 한데, 보통 아이들이 리프트 대기줄에 있으면 대략 7~8세 이하다 싶으면 승차를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거든요. 리프트 뒤에서 대기하다가, 아이가 리프트에 탈 상황이 되면, 뒤에서 아이 어깨를 들어서 앉히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우리 아이 사고와 연루된 이 운영요원은, 갑자기 리프트 앞으로 가서 더 친절하게도 아이를 앞에서 안아서 엄마와 한칸 떨어진 곳으로 편안하게 앉히더라는 겁니다. 아이 엄마가 "그럴 필요 없다. 내가 안으면 된다. 내가 붙잡으면 돼..." 뭐 그러는 사이에, 리프트는 이동하기 시작했고, 아이는 미끄러지며 앞으로 떨어지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였다는군요. 엄마는 오른손으로는 리프트 바를 잡은 채, 왼손으로 미끄러지는 아이의 오른손을 냅다 붙잡기는 했지만, 이제 매달려 대롱거리는 아이는 몸무게와 움직이는 리프트의 불안정으로 인해, 자꾸 미끄러지며 손에서 떨어져 나가는 상황이 진행되었구요. 엄마와 큰 아이는 소리치며, 안전요원에게 리프트를 멈출 것과 어서 아이를 잡아 줄 것으로 외쳤으나, 너무나도 놀라버린 운영요원은 망연자실... 손도 못쓰고, 겨우 리프트를 감속조치는 하였나 보더군요. 이미 10여 미터이상 운행되어서 이제는 지면에서 1.5M이상 높이 떠 있는 리프트에서는, 엄마의 손가락 두세마디에 의존하여 위험천만 시계추처럼 매달려 있던, 오늘 이 사고의 주인공은 리프트가 감속/정지하는 충격때문에 결국 추락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추락지점이 공교롭게도 하수시설 맨홀뚜껑(철제)위로서 눈도 덮혀 있지 않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아이는 으레 그렇든 무거운 머리부터 지면을 충격하였다고 하고, 떨어진 아이는 울음을 폭발했구요. 지금도 천지신명께 감사하는 것은, 천만다행으로, 형에게 물려받은 헬멧과 고글을 제대로 착용하고 있어서, 오늘 아침에 체크해 본 것으로는 외상도 없고 목도 팔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고가 확률적으로 많이는 발생하지는 않을 테지만,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는 그런 불행을 회피할 수 있어서 우리 가족은 참으로 안도하고 있답니다.
여기서, 조금 더 구출 및 사고처리 과정을 말씀드려 보면, 아이 엄마는 아이를 놓쳤으나, 바로 숨이 멎는 기분으로 리프트에서 그대로 도약, 멋지게 착지한 후, 아이를 들쳐 엎고 냅다 뛰어서, 리프트 운영실로 들어가서 아이를 살피고 또 살펴 문제 없는 지를 확인하며 아이를 달래고 그랬답니다. 계속 아이가 크렁크렁 울었기에 주변사람들이 극도로 긴장하고 걱정하는 가운데, 마침 운영실에 있는 TV에서 방영중인 애니메이션에 아이의 시선이 간 후, 이제는 그냥 그렇게 키덕키덕 웃고 그러더랍니다. 아프냐는 말에도, 어깨를 주무르는 어른들에게도 괜찮다고 하면서요...
그 시간에 저는 지산의 중상급 슬로프인 5번에서, 멋진 롱턴, 기막힌 미들턴, 날렵한 숏턴을 구사하고 있었구요. 그날따라 좀 많이 오신 여러 상급자들을 의식하며, 이렇게 저렇게 요리 조리 카빙 또 카빙을 하고 있었고, 7시쯤 되어 이제는 허벅지도 뻐근하고, 좀 턴도 터지기 시작하는 지라, 아이 스킹강습을 핑계로 쉴 겸해서 전화를 했던 것인데, 엄마와 아이들은 그런 난리법석을 펴고 있었던 것이죠. 고글속에 차오는 뿌엿한 김처럼 순간 차오르는 뒤늦은 자괴감에, 아빠도 스키를 이내 접고 가족을 추스려 하산하게 되었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얘기, "그래도 우리가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인가, 그래도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들인가" 뭐 그런 얘기도 하고, 곧 다가오는 아이 생일에는 PSP CD도 사주고 레고도 몇 개 더 사주자고 약속도 하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놀란 엄마 가슴의 생채기도 쓸어내려 주고..., 착지는 멋졌느냐고 큰 아이에게 짖궂은 질문도 하고...
아이 엄마는 당분간 뉴오렌지 리프트에는 안 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어찌, 또 가겠냐구... 그 소동을 펴 놓고... 그래도 둘째 녀석 스키 가르치기가 워낙 즐거웠고 재미가 붙기 시작했는데, 어쩌면 좋겠냐구... 철지난 스키복으로 변장하고 또 안면마스크로 가리고, 둘째녀석과는 보더들이 쓰는 chain으로 묶고난 후라면 몰라도...
오늘의 결론은, "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라는 것이고, 스키/보드 Kid는 헬멧을 써야 할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엄마아빠는요? 엄마아빠가 헬멧 안 쓰는데, 아이가 쓸 것 같습니까?!
벌써 시즌 중반입니다. 애타게 기다려 맞은 시즌, 그만큼 쉬이 덧없이 떠나 갈 겁니다. 다들 안전 스킹하시고, 실력도 일취월장하시기 바랍니다. 리프트에서 떨어지지 마시구요. 안녕히...
* 박순백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1-15 16:57)
사고란 언제든지 그리고 너무도 가당찮게 일어나는 것인지라, 널리 알려야 할 것 같아서요.
결론은 어린이 헬멧은 반드시 씌우라는 것이고, 제 아이는 헬멧효과로 무사했다는 것입니다. 참, 다행...
우리 둘째 아이, 크게 다칠 뻔했다는 것인데요. 제가 전해 들은 바로는 헬멧때문에 다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찌 전해들었다고 말하느냐 하면, 저는 그 시간에 다른 데서 쏘느라... 물론, 제가 비인간적으로 아이를 방치했느냐, 그것은 아니고요... 마침 어제는 아이 엄마가 만 5살 먹게 되는 둘째넘을 가르clf 차례라서, 아이 엄마와 형이 함께 사고 및 구출현장에 있었습니다. 어쨋든, 아비로서 저는 좀 멋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 그런 상황에서 아비가 뭔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인데요. 5살때 일은 아이들이 커서도 대부분 뚜렷히 기억할 것이므로... 영웅적인 아빠, 뭐 그럴 수 있는 기회였는데...
사고 정황은 이렇습니다.
때는 1.14일 밤 6:30. 장소는 지산스키장 초중급(뉴오렌지) 리프트. 사고 형태는, 리프트에서 추락. 사고 이유는, 엄마가 아이를 잘 잡고 리프트에 태우는 것이 보통인데, 리프트 운영요원(승차를 도와주는 알바 학생)의 부적절한 조치(후술)로 인해, 엄마가 아이를 보호하기 곤란한 상황 발생했다는 군요. 지산 운영요원들도 참 친절하기는 한데, 보통 아이들이 리프트 대기줄에 있으면 대략 7~8세 이하다 싶으면 승차를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거든요. 리프트 뒤에서 대기하다가, 아이가 리프트에 탈 상황이 되면, 뒤에서 아이 어깨를 들어서 앉히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우리 아이 사고와 연루된 이 운영요원은, 갑자기 리프트 앞으로 가서 더 친절하게도 아이를 앞에서 안아서 엄마와 한칸 떨어진 곳으로 편안하게 앉히더라는 겁니다. 아이 엄마가 "그럴 필요 없다. 내가 안으면 된다. 내가 붙잡으면 돼..." 뭐 그러는 사이에, 리프트는 이동하기 시작했고, 아이는 미끄러지며 앞으로 떨어지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하였다는군요. 엄마는 오른손으로는 리프트 바를 잡은 채, 왼손으로 미끄러지는 아이의 오른손을 냅다 붙잡기는 했지만, 이제 매달려 대롱거리는 아이는 몸무게와 움직이는 리프트의 불안정으로 인해, 자꾸 미끄러지며 손에서 떨어져 나가는 상황이 진행되었구요. 엄마와 큰 아이는 소리치며, 안전요원에게 리프트를 멈출 것과 어서 아이를 잡아 줄 것으로 외쳤으나, 너무나도 놀라버린 운영요원은 망연자실... 손도 못쓰고, 겨우 리프트를 감속조치는 하였나 보더군요. 이미 10여 미터이상 운행되어서 이제는 지면에서 1.5M이상 높이 떠 있는 리프트에서는, 엄마의 손가락 두세마디에 의존하여 위험천만 시계추처럼 매달려 있던, 오늘 이 사고의 주인공은 리프트가 감속/정지하는 충격때문에 결국 추락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추락지점이 공교롭게도 하수시설 맨홀뚜껑(철제)위로서 눈도 덮혀 있지 않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아이는 으레 그렇든 무거운 머리부터 지면을 충격하였다고 하고, 떨어진 아이는 울음을 폭발했구요. 지금도 천지신명께 감사하는 것은, 천만다행으로, 형에게 물려받은 헬멧과 고글을 제대로 착용하고 있어서, 오늘 아침에 체크해 본 것으로는 외상도 없고 목도 팔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런 사고가 확률적으로 많이는 발생하지는 않을 테지만,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는 그런 불행을 회피할 수 있어서 우리 가족은 참으로 안도하고 있답니다.
여기서, 조금 더 구출 및 사고처리 과정을 말씀드려 보면, 아이 엄마는 아이를 놓쳤으나, 바로 숨이 멎는 기분으로 리프트에서 그대로 도약, 멋지게 착지한 후, 아이를 들쳐 엎고 냅다 뛰어서, 리프트 운영실로 들어가서 아이를 살피고 또 살펴 문제 없는 지를 확인하며 아이를 달래고 그랬답니다. 계속 아이가 크렁크렁 울었기에 주변사람들이 극도로 긴장하고 걱정하는 가운데, 마침 운영실에 있는 TV에서 방영중인 애니메이션에 아이의 시선이 간 후, 이제는 그냥 그렇게 키덕키덕 웃고 그러더랍니다. 아프냐는 말에도, 어깨를 주무르는 어른들에게도 괜찮다고 하면서요...
그 시간에 저는 지산의 중상급 슬로프인 5번에서, 멋진 롱턴, 기막힌 미들턴, 날렵한 숏턴을 구사하고 있었구요. 그날따라 좀 많이 오신 여러 상급자들을 의식하며, 이렇게 저렇게 요리 조리 카빙 또 카빙을 하고 있었고, 7시쯤 되어 이제는 허벅지도 뻐근하고, 좀 턴도 터지기 시작하는 지라, 아이 스킹강습을 핑계로 쉴 겸해서 전화를 했던 것인데, 엄마와 아이들은 그런 난리법석을 펴고 있었던 것이죠. 고글속에 차오는 뿌엿한 김처럼 순간 차오르는 뒤늦은 자괴감에, 아빠도 스키를 이내 접고 가족을 추스려 하산하게 되었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얘기, "그래도 우리가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인가, 그래도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들인가" 뭐 그런 얘기도 하고, 곧 다가오는 아이 생일에는 PSP CD도 사주고 레고도 몇 개 더 사주자고 약속도 하고...,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놀란 엄마 가슴의 생채기도 쓸어내려 주고..., 착지는 멋졌느냐고 큰 아이에게 짖궂은 질문도 하고...
아이 엄마는 당분간 뉴오렌지 리프트에는 안 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어찌, 또 가겠냐구... 그 소동을 펴 놓고... 그래도 둘째 녀석 스키 가르치기가 워낙 즐거웠고 재미가 붙기 시작했는데, 어쩌면 좋겠냐구... 철지난 스키복으로 변장하고 또 안면마스크로 가리고, 둘째녀석과는 보더들이 쓰는 chain으로 묶고난 후라면 몰라도...
오늘의 결론은, "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라는 것이고, 스키/보드 Kid는 헬멧을 써야 할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엄마아빠는요? 엄마아빠가 헬멧 안 쓰는데, 아이가 쓸 것 같습니까?!
벌써 시즌 중반입니다. 애타게 기다려 맞은 시즌, 그만큼 쉬이 덧없이 떠나 갈 겁니다. 다들 안전 스킹하시고, 실력도 일취월장하시기 바랍니다. 리프트에서 떨어지지 마시구요. 안녕히...
* 박순백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7-01-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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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isner@paran.com ]
동감입니다. 저도 아이 둘에게 꼭 헬멧 씌웁니다. 심지어는 동네 자전거 탈때도 사시사철 헬멧 씌웁니다. 박사님처럼 그냥 타는 아이들 보면 저 아이의 부모는~ ..생각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았으면 합니다. 하여간 아이가 안전해서 다행이네요..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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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로군요. 우리 아이도 어릴 때 하차장에 이르기 직전에 철망으로 추락한 일이 있습니다.^^
물론 헬멧을 쓰고 있어서 아무 외상도 없었고요.
아이들, 꼭 헬멧을 씌워야 합니다. 아이가 헬멧을 안 쓴 채로 스킹하는 걸 보면, '저 아이의 부모는
무슨 생각으로???'하고, 의아해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