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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파주 화석정에 간 지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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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제목 : 비목(悲木), 비목(碑木)과 추억 여행 / 박순백 - 2001-06-25 17:26:20  조회 : 2767

 

비목(悲木), 비목(碑木)과 추억 여행



항상 조용했던 그 애.
항상 말이 없던 연(娟)이.
기뻐도 내색을 않던 아이.
어쩌다 겨우 한 번
활짝 웃던 아이.

그래서
난 그 애의 웃는 모습이 좋다.
내가 찍은 것임에도
그 애의 웃는 모습이 담겨 있는
사진 하날 잊고 있었다.



지연이의 "V" 사인과
그 맑은 웃음이 그립다.


- 2000년 7월 인라인 클럽 "올팍 리스트"의 강촌 MT에서...

지연이와 둘이서
강촌 MT에 갔던 기억.
그래서 난 강촌이 그립다.
강촌은 지연일 생각나게 할
추억 여행지.

위의 사진을 상기시켜 준
진남우 선생의 글,
지연이의 다소곳했던 미소를 기억하며...

그 글의 끝에 쓰여진
[悲木]이란 낯선 단어.

나무로 만든 비(碑).
그래서 비목(碑木).
그런데 비목(悲木).
"슬픈 나무."
"슬픈 남우."

이 슬픔을 함께 나눠 주신
이 아픔을 함께 나눠 가볍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아마도 진남우 선생은
내 글 비목(碑木), 그리고
비목(碑木)과 평화의 댐을 읽고,
내가 그리워 할 그곳,
비목의 고장에 연결시키신 듯.

지연이와 함께 여행한 비목의 고장,
강원도 화천.
평화의 댐 위 비목 공원 앞에서
엄마와 얘기하며 깔깔대던
지연이의 모습이 그립다.
그 환한 미소가 그립다.

묵현상 선생의 글.
추억을 멀리하시고,
음악을 듣지 마세요.

음악은 마음을 정화시키는
매체가 아닌가?
오히려 이런 때 필요한 거 아닌가?

추억을 멀리 하라셨으나
난 추억을 돌이키는 일에
주저하지 않기로 했었다.
그래서 추억을 멀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음악을 듣지 마세요."
그건 왠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젠 그 이유를 안다.
나나, 지연 엄마나
이젠 음악을 듣지 않는다.
전에 즐겨 듣던 음악 모두가 싫다.
우린 음악을 듣지 말라는 조언 이전에
이미 음악을 멀리하고 있었다.

내가 어쩌다 듣는 유일한 음악.
그건 비목이다.
국민가곡 비목을 들으면
비목 공원에서 본
철모가 얹혀진 비목과
지연이의 영상이 겹쳐 온다.

사랑하는 지연이.
언제까지나 사랑할 지연이.
내가 죽을 때에도
나직하게 부를 그 이름.

난 지연이의 환한 웃음소리가 들리던
비목 공원에 가고 싶다.
먼 강원도 화천 땅,
그 "비목의 고장"에 가고 싶다.



우리 부부의 마음속에
비목의 영상과 함께 하는
지연이와의 추억 여행을 위해...

우린 이제
현충일 이전 3일간의 연례 행사
"비목 문화제"에 가려 한다.
그 비목의 고장과
비목 공원에 가려 한다.
추억을 찾는 여행.
추억을 멀리하는
도피는 싫다.


- 비목 문화제 현장의 연이.

그 자리에 가면 슬프겠지.
가슴 아픈 추억에 아프겠지.
하지만 연이의 환한 웃음을 볼 수 있겠지.
그 애가 깔깔대던 그 자리에 서면,
아려오는 가슴이야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그땐 1년이 흐른 뒤.
우리의 슬픔도 침잠한 때이리라.


- http://www.bim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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