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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파주 화석정에 간 지연이
2001.08.18 19:23

너도 마찬가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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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제목 : 너도 마찬가지구나... / 박순백 - 2001-08-18 19:23:10  조회 : 2189 나...'

[哀悼의 場]에 있는
지연이의 사촌 동생 지예가 쓴 글을 읽었다.

[박지예] 잊을 만하면...

지예의 글을 읽으니,
그날의 기막힌 일들이 떠올랐다.

지예가 그날을 그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하긴 우리 집안의 그 누구도
서로 지연이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그런 얘길 꺼낼 수 없는 것은
그런 행동이 자학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결론이 뻔한 그런 일을 할 리가 없다.
지예의 심정도 이 글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이다.

'그래도 지연이는 지예의 꿈에 나타나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난 지연이가 떠난 후 단 한 번도 그 앨 꿈에서 본 일이 없다.
지연이가 정을 떼려고 안 나타나는 거란 얘길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난 그런 게 아님을 안다.
이유는 내가 독한 놈인 때문이다.

나이 든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제 난 꿈을 꾸다가도 그게 꿈인 걸 인식하며 깨어난다.

연이를 만나 기뻐하다가
꿈이란 걸 알면서 희미하게 사라질 연이를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꿈꾸기를 거부해 왔다.
그래도 언젠가는 내 의지와 달리 꿈을 꿀 줄 알았다.

하지만 난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꿈을 꾸지 않았다.
지연이에 관한 꿈 만이 아니라, 꿈 자체를 꾸지 않았다.

'혹시 연이가 발붙일 자리가 없게 만든 건 아닌가?
독한 아빠가 꿈에 찾아 온 딸을 박대한 건 아닌가?'

하지만 그 애가 이 아빠의 심정을 이해해 줄 것으로 믿는다.
아빠의 딸이므로 그 앤 날 이해해 줘야 한다.

지예의 사촌 언니를 애도하는 글을 보며,
'그래... 너도 그랬구나. 다 마찬가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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