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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지혜] 무더위에 차량의 블랙박스가 자꾸 떨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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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의 더위가 만만치가 않네요. 역대급의 더위가 올 것이라고도 하고요. 근데 이 더위로 인한 작은 피해를 입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앞창에 붙여놓은 블랙박스가 떨어지는 사고죠.제가 올해 들어 몇 번 이런 문제를 겪었습니다. 무더워진 5월 말부터 생긴 일인데 차를 햇볕이 강한 날 지상주차장에서 직사광선에 노출시켰더니 생긴 문제입니다. 장시간 주차를 했다가 차를 타는데 블랙박스가 떨어져 전선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것이었습니다. 몇 년간 블랙박스를 썼어도 처음 당하는 경우였습니다.

 

이 게 블랙박스를 양면 테이프로 창 유리에 고정하기 때문에 생긴 일인데, 떨어진 걸 다시 압력을 가해서 붙이고 에어컨을 켜면 잘 붙어있습니다. 문제는 한 번 떨어졌던 블랙박스는 강한 햇살을 받는 같은 조건에서는 또 떨어진다는 거죠. 어느 날은 다시 붙여놓은 상태에서 지하 주차장에 차를 뒀는데 다음 날 아침에 보니 그게 또 떨어져 있더군요. 블랙박스의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전선에 매달려있는 걸 다시 붙이면 되지만 이건 정말 성가신 일입니다. 그 놈의 양면 테이프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양면 테이프를 사용하면서 이와 비슷한 일을 수도 없이 겪어서 말입니다. 차라리 석션 컵(suction cup)을 사용하는 블랙박스라면 떨어진 걸 붙이기도 편하고, 간만에 한 번씩 석션 컵의 레버를 풀었다가 다시 조여주기만 하면 될 겁니다. 근데 거의 대부분의 블랙박스들은 양면 테이프로 고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건 당연히 양면 테이프에 사용하는 접착제, 정확히는 점탄성 물질로 구성된 점착(粘着)제가 열에 약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점착은 상온에서 단시간에 약간의 압력을 가하는 것 만으로도 접착되는 것이고 끈적하게 '달라붙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의 장점은 응집력과 탄성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강한 접착력을 보유하면서도 경질의 평활면에서는 부착한 후에 벗겨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즉, 점착은 액상(액체)으로 물리적인 압력을 받아 달라붙은 후에도 액상으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장점이 때로는 단점이 되는 것이지요. 웬만한 경우에는 이렇게 접착된 것은 떨어지지 않지만 이게 강한 열을 오래 받거나 하중이 많이 걸리는 경우에는 접착면에서 조금씩 박리가 일어나면서 결국엔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블랙박스의 무게가 걸린 가운데 올해처럼 강한 무더위가 온 상황에서 강한 직사광선에 노출되어 밀폐된 차안의 온도가 60-70도로 올라가면 견뎌내질 못 하고 떨어지는 것이지요.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의 해결방법입니다. 제가 제시하는 것은 세 가지의 방법인데, 제가 강추하는 것은 맨 마지막 방법입니다.

첫 번째는 접착력이 더 강하거나 고온에 강한 양면 테이프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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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 사의 양면 테이프 중에 2X, 3X, 4X 등이 표기된 VHB 양면 테이프가 있습니다. 그건 숫자가 클수록 접착강도가 강해지는 것으로서 중간의 3X는 제한하중이 1.7kg/3cm/3cm라는 걸 의미합니다. 3M 사의 초고내열도 양면 테이프(품번 9077)를 사용하셔도 됩니다. - 근데 문제는 값이 대단히 비쌉니다. 만 원을 훌쩍 넘기며 양도 많지 않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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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접착을 증진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사실 처음으로 블랙박스를 부착할 때 사용해야하는 것이나 부착하여 사용하다가 떨어지는 경우에도 효과를 볼 수는 있습니다. 대개 블랙박스 마운트의 접착면이 좁아서 하중을 못 견디는 것이므로 부착면을 넓히는 효과를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이건 프라이머(primer)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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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도 화장을 하면서 프라이머를 사용하는데, 화장품에서의 프라이머는 얼굴에 모공이 많아서 화장품을 사용했을 때 화장이 잘 안 먹기에 그걸 사용합니다. 이는 피부 표면이 고르지 않고 울퉁불퉁하기에 이를 메워주는 프라이머를 바른 후에 화장품을 바르면 모공이나 울퉁불퉁한 피부면이 없어지고, 고르게 되어 화장이 잘 먹게 되는 것입니다. 모공이나 잔주름 등 피부 표면의 요철이 메워져 매끈한 피부가 되게 하는 기초 화장품인 것이지요. 이 프라이머란 것은 원래 화가들이 우툴두툴한 캔버스 위에 발라 표면을 매끈하게 만들어주는 처리제에서 비롯된 말입니다.이런 용도로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 중에 슈퍼프라이머란 제품이 있습니다. 양면 접착을 하기 전(물론 모든 접착에서도 마찬가지)에 미리 바르는 것입니다. 이 접착 증진제를 바른 후에 양면 테이프를 사용하면 접착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판매되는 것은 두 가지 형태인데, 대개는 거즈 형태로 되어 있어서 작업면적이 40x70cm 정도되는 곳에 일회용으로 바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런 용도가 많은 곳에서 사용하는 작은 플라스틱 병에 담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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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제가 강추하는 방법입니다. 블랙박스를 처음 부착할 때는 물론 그게 열에 의해 떨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있고, 효과가 대단히 좋습니다. 이것은 양면 테이프의 접착면 네 귀퉁이에 소량의 순간접착제를 바른 후에 접착시키는 것입니다. 이건 점착제에 의한 부착력에 양면 테이프의 표면과 마운트의 플라스틱 사이에 작은 못 네 개를 박아넣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됩니다.(주의할 것은 테이프 전체에 순간접착제를 바르면 오히려 접착력이 떨어져서 안 된다는 것입니다. 몇 군데만 바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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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점착제는 계속 액상을 유지한다고 했는데 이게 열을 받으면 흐물흐물해지고 점차로 늘어지면서 박리가 일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순간접착제를 접작면의 네 귀퉁이에 바르면 그 부분이 고형화되어 접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부위의 점착 물질들이 열에 녹아도 그 끈적함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에 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순간접착제는 액상이 계속 유지되는 양면 테이프의 점착제의 일부를 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고체로 변하게 만드는 “접착 현상”을 일으킵니다. 테이프와 마운트 사이에 못을 박는 것과 같다고 한 것이 바로 그 말입니다. 테이프는 감압성 접착제(Pressure sensitive adhesive)인 점착제를 사용하는 것인데 그 일부를 순간접착체의 주성분인 시아노(사이아노)아크릴레이트(CA/cyanoacrylate) 분자가 고체화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화학반응에 의한 접착력이 부가되는 것이지요. 이 분자가 공기 중의 수분을 만나는 순간, 즉 물 분자가 접착액에 흡수되는 순간 CA가 분자들이 서로 결합하여 거대한 고분자 물질을 만드는 반응인 중합(重合)을 일으킵니다. 작은 분자들이 순식간에 실타래 같이 엮이면서 단단해지는 고분자 네트워크가 생성되며 액상이 고체로 바뀌는 것입니다. 순간접착제의 접착력이 강한 이유는 물체에 바르면 점도가 낮은 액체라서 부착 표면의 틈새를 다 메워 물체와 접착제가 맞닿아 있는 표면적을 매우 넓게 만들 뿐 아니라 일단 굳고 나면 아주 단단한 고체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위의 방법, 특히 세 번째로 제시한 방법을 사용하시면 무더위로 짜증나는 날 차에 타면서 앞창에 대롱대롱 매달린 블랙박스를 보는 일은 다시 없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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