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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날짜 1997/1/8, 01:44:45
제 목 [스키장] 한국의 스키장 상향 산업인가?

원전: http://old.drspark.co.kr/cgi-bin/fabbsview.cgi?section=sparkski&start=40&pos=25

월간 {스키 저널} 96년 2월호
'저널 지상 논단' - 릴레이 연재 3

- 지난해 11월과 12월 오랜만에 찾아온 강추위를 등에 업고 11개소의 스키장이 화려하게 오픈
하며 본격적인 스키 시즌으로 돌입했다. 이번 겨울은 대규모로 건설된 2개소의 스키장의 오픈으
로 국내 스키계에 많은 활력소가 된 것은 사실이며, 앞으로도 2개의 스키장이 건설될 예정에 있
다.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스키장이 건설되고 있는 한국의 스키 산업은 과연 상향 산업인가? 스
키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한 발치 물러난 개관적인 입장에서 우리 나라의 스키장 사업
의 미래를 살펴본다. - 스키 저널


한국의 스키장 상향 산업인가?
- 스키장 산업의 현실 -

세 번 째 제안자/박순백(주)한글과컴퓨터 상무이사, 언론학박사

상향 산업이라는 엄연한 증거

우리 나라의 스키장 산업이 과연 사양 산업인가, 상향 산업인가에 대해 논의하는 이 연재에서
필자는 스키장을 운영하는 주체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그 스키장을 찾는 객체인 이용자의 측면에
서 이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필자는 위에서 거론된 질문에 대해서 매우 명쾌한 답을 가지고 있음을 밝히고 싶다. 스키
장 산업은 당연히 상향 산업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논리에 대한 근거로 나날이 늘어나는 스키
어의 수를 가지고 판단할 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스키장 산업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하나의 증
거에 지나지 않고, 또한 그것은 매우 비과학적인 판단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이 상향 산업이라는 사실은 보다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
는 이에 대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나의 스키장을 신설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규모의 선 투
자가 행해져야 하며, 그 투자에 앞서서 매우 분석적이면서도 합리적인 판단의 준거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어떤 판단을 토대로 해서 장단기적으로 투자 수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으면
새로운 스키장들은 생겨날 수 없다. 그러므로 매년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신설 스키장의 존재는
스키장 산업이 경영 혹은 투자 전문가들에 의하여 사양 산업으로 평가되지 않고 있음을 역설적으
로 잘 나타내 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스키장 산업의 미래를 논하기 위해서는 이를 관광 산업의 하나라는 원론적인 관점에
서 입지며, 시설이며, 투자 조건 등을 다시 살피는 접근은 피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이미 답이
나와 있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다시 찾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물론 더 좋은 답에 대한 추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 보다는 스키장 산업의 현주소를 이용자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이미 설립된
혹은 신설될 스키장을 어찌하면 계속적인 흑자 경영으로 이끌 수 있는가의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고 생각된다.
레저 산업의 필요성, 좋은 입지, 확실한 투자 여력 등이 받쳐 주어 생겨난 훌륭한 스키장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그 대상인 스키어들에게 외면 받으면 그 스키장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거의 모든 물리적인 조건이 충족된 상태에서 만들어진 스키장이 실패한다면 그것
은 경영상의 실패라는 한 가지 문제에 기인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실제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없어 기울어 가는 스키장들이 현존하고 있
는 현실에서 잘 증명되고 있다.

개선해야 할 서비스 문제들

스키장을 상향 산업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유일한 방법은 고객 중심의 경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산업의 형태를 갖춘 스키장이 나타난 것이 이미 20년전임을 생
각한다면, 또한 서비스가 경영의 최우선 과제임을 강조하는 고객 만족의 경영이 자리 잡아가는
현시점을 인정한다면, 실제로 고객의 편에서 경영되는 우리 나라 스키장의 수는 필자의 사견으로
는 많아야 두 개에 불과하다. 그럼, 이제부터 고객인 스키장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는 서비스의 문
제점을 지적해 본다.
스키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불평 중 가장 많은 것은 아무래도 꽤나 비싼 시설 이용 요금이라
고 할 것이다. 스키에 오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자주 "우린 봉이다."라고 말한다. 스키장의 이용
요금을 한 여름 해변 가의 바가지 요금에 비유하기도 한다. 매년 변치 않는 해변의 바가지 요금
은 군말 없이 감수하는 사람들이 스키장 요금에 대해서 불평하는 것은 언뜻 보면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이상할 게 하나도 없다. 해변의 시설물 대여자들은 뜨내기 장사꾼이므로 한철 벌어서 사
철을 먹고 살아야 하는 서민들인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스키장과 같은 대단위의 사업자들에 대
해서 겨울 한철 벌어서 일년 내내 먹고사는 사업자들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돈
많은 사업자들에게 바가지를 쓰는 듯한 느낌이 들면 그 스키장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는 천천히
땅에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스키 시즌인 겨울철에 높은 사용료를 받는 경우, 어찌 보면 경영상
더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는 기간, 즉 스키 시즌의 3배나 되는 9개월 동안의 영업에 지장을 받
을 수도 있다. '스키장의 부대 사용료는 비싸다.'는 인식이 보편화되면 그것을 겁내는 스키장 내방
객 및 그들의 친지들은 다른 시즌에도 스키장에서의 휴양 및 휴식을 피하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스키 인구의 태반은 매년 새로 늘어나는 초보들이다. 이들 중 극히 일부만이 오랜 기간 스키를
즐기는 진짜 스키어로 남고, 많은 사람들은 단지 스키의 맛만 한두 번 본 채로 비스키인이 되어
버린다. 새로운 스키어들은 이용 요금 체계에 대해 무관심하다. 이미 스키는 돈이 좀 드는 운동이
라고 생각하도록 사전 교육(?)이 행해져 있는 까닭도 있고, 지난 몇 년간의 이용 요금 변화 추세
를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스키 시즌이 올 때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스키가 주는
즐거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올해에는 또 얼마나 오르려나?'하는 스트레스성 불안감을 함께 가지
게 된다. 이들에게 저항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새로운 가격이 책정되면 다행인데, 항상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이다. 다른 상품은 날이 가면 값이 내려가기도 하는데 스키장의 이용 요금은 단
한 차례도 내려간 일이 없다. 금년처럼 이유를 종잡을 수 없는 대폭적인 인상은 이용자들을 놀라
게 할뿐이다.
3개월의 짧은 스키 시즌 동안에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 스키장 사업자들의 일반적인 자세
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키장이 좁을 만큼 몰리는 스키어들, 매년 대폭적으로 늘어나는
스키 인구를 보면서 스키장으로서는 고객들에 대하여 아쉬울 것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아
쉬움을 잊는 순간부터 그 스키장은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들처럼 단지 현재에만 집착하는
오류에 빠지기 쉽고, 비전(vision)을 잃게 될 것이다. 현대는 처절한 경쟁의 시대이다. 현재로서는
경쟁이 심하지 않다고 하여 고객의 뜻에서 벗어나는 방만한 경영을 한다면 그 스키장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러 스키장들의 단합을 통하여 일정한 요금 체
계를 유지하는 안이한 자세도 지양되어야 한다. 가격 경쟁의 시대에 있어서는 나은 품질을 더 저
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려는 자세 이상의 생존 방법이 없다.
물론 많은 스키장들이 그 나름대로는 3개월의 짧은 스키 시즌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이벤트의
개최나 골프장, 체력 훈련장, 회사 연수 과정의 유치 등을 통하여 다각적인 경영 방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안다. 하지만 그 모든 부대 사업들은 앞서 말했듯이 짧은 겨울철에 확립된 스키장에 대한
이미지에 따라서 성공 여부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회사원들이 그곳에서 연수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연수장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특별한 개념을 정립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
에게는 연수장의 질을 평가하는 방법이 특정의 스키장으로부터 받은 인상, 혹은 그 스키장에 대
한 소문밖에는 없는 것이다. 즉 스키와는 관계가 없는 다른 사업을 많이 벌인다고 하더라도 그
사업체에 대한 이미지는 "스키장"이라는 테두리 내에서 성립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잊혀져서는
안 된다. 한 겨울에 나빠진 이미지는 1년을 가고, 10년을 간다. 설령 나쁜 이미지를 가진 스키장
그 자체는 망해서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해도 분명한 것 한 가지는 당시에 그 스키장을 경영하던
사람들은 무능함에 대한 책임 추궁을 못 견디고 밀려나 버릴 것이다. 그리고 한 번 나빠진 이미
지는 개선하려면 10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므로 그 후임자들도 계속 고생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밀려난 전임자들을 욕하게 될 것이다.
계속해서 대 고객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점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고객에 대한 자세

과연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그들은 스스로 합당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할까? 필자의 경우
라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스키장들은 이제 대부분이 콘도를 갖추고 있어서 가족 회원권이
나 스키 회원권 등을 발행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도 한 스키장의 회원권을 가지고 있는데, 불만이
많은 편이다. 그러므로 일반 고객의 경우는 차치하고 각 스키장들이 특별 관리를 한다고 하는 이
러한 회원들에 대하여 우선 생각해 보기로 하자. 성수기에 모처럼 콘도나 호텔들을 예약하려고
스키장으로 전화를 해보면 답은 안 들어도 뻔하다. "벌써부터 예약이 꽉 찼습니다."라는 대답. 하
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회원권의 판매를 알선한 중개업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애로 사항을 호
소하면 "걱정 마세요. 해 드려야죠."라는 시원스런 대답이 나온다. 몇 분, 혹은 몇 시간 내에 "예
약이 됐습니다. 열심히 봉사하고 있으니 딴 분들에게 저 좀 많이 소개해 주세요."라는 부탁이 곁
들여 진다. 이럴 때 필자는 허탈해 진다. 역무원들이 추석이나 기타 명절에 귀성표를 다수 확보하
고 장사를 하는 일이 있었다더니 이제는 스키장에서까지도 이런 일이 생기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키장 회원권 판매 사후의 회원 관리라는 면에서 보면 비일비재한 위의 경우를 제외한다고 해
도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다른 스키장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듣고 있는데, 필자가
회원으로 있는 한 스키장의 경우에는 그 스키장으로부터 1년에 단 한 번도 어떠한 형태의 연락조
차 없다. 스키어들은 항상 새로운 정보에 목말라 한다. 새 시즌을 맞아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스
키장이 어떻게 변화하였는가에 대하여 알고 싶어하며, 앞으로는 어떤 서비스의 개선 등이 있을
것인가를 기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회원의 주소 관리조차 하지 않는지, 아무런 우편물조차도 보내
지 않고 있다. 답답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시즌이 가까워져서 스포츠 신문 등의 지면을 통해서나
그 스키장의 새로운 코스의 개설 등의 변화 소식, 또는 사용료 인상 등에 관한 반갑지 않은 정보
를 습득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2년마다 회원증을 갱신하는 바람에 사진 한 장을 지참하고 그 스
키장의 서울 사무소로 직접 가거나 아니면 사진과 주민등록 등본을 떼어서 대리인이 가야 한다.
일년 내내 아무런 연락이 없었기에 한 번은 전의 회원증을 그 대로 가지고 시즌 초에 스키장에
갔다가 구 회원증을 빼앗겼다.(?) 그 날은 스키를 탈 수 있도록 회원 티켓을 팔겠으나 구 회원증
은 반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당장에 리프트 티켓 창구에서 구 회원증을 압수(?)하는
것이었다. 기가 막혀서 잠시 실랑이를 벌였으나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아서 회원증을 반납하고 매
우 기분이 상한 상태에서 스킹을 했다.(그 이후에는 기분이 안 좋아서 당해 시즌 동안에는 단 한
번도 그 스키장을 이용하지 않았다.) 회원에 대한 대접이 이러할 진데 일반 내방객들에게는 오죽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서도 말한 바 있지만, 현재와 같은 스키장의 태부족 상황에서는 이렇게 해도 영업에 지장이
없다.(아니,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앞으로 벌어질 스키장의 서비스 경쟁에 있어서 이러한
스키장의 앞날은 뻔하다고 할 수 있다. 회원으로서의 특권이란 것도 별로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
서 목돈을 들여 구입한 회원권이 아까워서 1년에 한두 번은 그 스키장을 찾는다. 또 별로 가지도
않으면서도 회원증만 갱신하는 수고를 하거나 불편을 겪는다.(이젠 매년 필자가 미리 알아서 시
즌 전에 회원증을 갱신해야 하는가의 여부를 전화로 확인하고, 사진 한 장을 들고 그 스키장의
서울 사무소를 찾는다.)

적극적인 홍보

각 스키장들은 시즌이 되면 대대적인 광고 전략을 구사한다. 물론 필요한 일이다. 그것조차 없
으면 스키어들의 새로운 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 줄 방법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은 방법은 때가 닥쳐서 마지못해 하는 광고가 아닌 사전 홍보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다.
여기에도 만고의 진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바로 "평소에 잘 하라!"는 것이다. 광고는 필요
하나 돈이 많이 들고, 장사꾼의 천박함을 담게 된다. 하지만 평소에 하는 홍보 활동은 이와는 다
르다. 홍보는 광고보다는 훨씬 더 적은 돈을 들여서 넓게는 대고객 관계(public relations), 즉 PR
의 목적인 기업 광고의 역할을 하게 하고, 공표(publicity)의 성격을 지니게 하여, 무료로 행하면
서도 귀한 정보 제공의 역할까지 병행케 하는 것이다.
스키장의 회원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인 홍보 대행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미 확보된 그
들 스키광들의 주소를 이용한 사전 홍보 활동은 그 회원 당사자의 스키장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
시킴은 물론 - 그들은 스키계의 의견 지도자인 경우가 많으므로 - 그들의 권위에 의한 대대적이
고도 효과적인 홍보가 행해진다. 그것만이 아니다. 그보다도 더 적극적이면서도 전향적인 자세로
고객에게 서비스하겠다면 내방객들에 대한 고객 설문 조사 등을 행할 필요가 있다.(스키 타는 데
정신이 팔린 사람들은 이런 설문에 응할 의사가 없을 것이므로 설문에 응한 사람에게는 스키장과
관련된 조그만 기념품을 하나 선사하면 스키장 광고도 되고, 내방객의 호감도 얻을 수 있을 것이
다.) 하지만 조심할 것은 아전인수격의 설문 내용을 만들어 자사의 홍보용 자료를 만들고자 해서
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시도를 꿈꾸는 순간 그 스키장의 미래는 없음을 인식하고, 충분한 사
전 조사를 통해 자신의 결점에 대한 비판의 정도를 파악해 볼 수 있는 효과적인 설문 내용을 구
성하고 그 실상을 조사하여, 스키장 발판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적극적인 해외 손님 유치를 위해서도 홍보가 필요하다. 스키장 이용자들 중에는 스키장 내 숙
박 시설을 이용하는 손님과 당일파가 있으며, 당일파들보다는 숙박 손님들이 스키장에 남겨 주는
것이 많다. 그러므로 스키장에서는 후자를 선호한다. 하지만 해외에서 내방한 손님들의 경우는 모
두가 숙박하면서 스키를 즐기고 부대 시설을 이용하게 되므로 후자에 속하는 바람직한(?) 손님들
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스키장들에 관심을 지니고 있는 일본을 포함한 동남아의 관광객들을 대
상으로 한 유치 활동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손님이 알아서 찾아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나서서 손님을 맞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 예로 우리 나라에서는 누구도 중미의 멕시코나 남
미의 아르헨티나 등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멕시코
의 관광 안내 책자를 보면 스키장 광고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관광 홍보용 비
디오를 보면 여러 스키장에 대한 자세한 안내가 자주 나와서 마치 알프스 지역 어느 국가의 홍보
용 비디오를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모든 스키장들이
연합하여 그런 국제적인 홍보 활동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스키장을 신설하거나 기존의 스키장을 확장하려는 회사들에 있어서 가장 커다란 걸림돌은 자연
보호론자들의 무조건적인 자연보호에 대한 주장이라 할 것이다. 한 번 파괴하면 원래대로의 복원
이 힘든 자연의 속성을 생각할 때 자연보호를 위한 운동을 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양자가
충돌하여 공방을 벌이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필자는 다른 자연보호 운동에 있어서는 "자연의
친구"에 속하지만 스키장과의 충돌 시에는 아무래도 스키장 측의 입장에 서게 된다. 양측의 입장
표명을 보면 둘 다 그 나름대로 분명한 명분이 있는 것을 볼 수 잇다. 하지만 대체로 결과는 자
연보호론자들의 입장이 옹호되는 쪽이다. 일반인들의 정서나 매스 미디어의 정서가 자연보호에
기울어 있는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렇듯 이기기 힘든 싸움에 있어서는 좋은 의미의 사전 로비나
사전, 사후의 지속적인 홍보 활동이 필수적인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별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스키장 신설 및 확장 시도의 과정을 살펴보면 역시 평소의 홍보 활동에 등한시 한
스키장 측의 무관심이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태반이다.

언제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스키장이라야...

매년 가 봐도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는 스키장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재작년도, 작년도, 올해도,
뭐 하나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인 스키장을 보는 것만큼 짜증나는 일도 없다. 실제로 손님이 많은
걸 보면 수익이 나는 것 같은데, 스키장 사업으로 번 돈을 다른 데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
게 그럴 수가 있는가 의문이 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어느 사업이든 간에 그 사업이 잘되면
계속해서 재투자가 이루어져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지, 그 사업이 잘된다고 하여 거기서
번 돈을 딴 곳으로 전용하기 시작하면 잘되던 사업마저도 실패로 전락하는 예가 많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체로 재투자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스키장들은 근교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용자
들은 스키장의 서비스보다는 교통 편의를 생각하여 어쩔 수 없어서(?) 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불
평에 대하여 해당 사업자들은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입지 조건도 좋고, 서비스가 좋
으며, 계속적인 재투자를 통해서 딴 생각을 버리고 스키장 사업에서는 최고가 되어 보겠다는 강
력한 경쟁자가 나타나면 불평을 사던 기존 업체들은 경영상의 큰 곤란을 겪을 것이 분명하다.
과연 스키 혹은 스키장에 대해 아는 사람이 경영자가 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이는 경우도 있
다. 스키처럼 전문성을 가진 스포츠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당연히 스키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
이 경영해야 한다. 단지 돈만 가지고 스키장의 개설을 꿈꿔서는 안 된다. 좋은 주차장 시설, 대도
시에서 가까운 좋은 교통 여건, 나아가 뛰어난 서비스 자세 등을 갖추고서도 영업 실적이 안 좋
아서 고전하는 스키장이 있다. 왜 그런가 하고 그 스키장엘 가보면 역시 이유가 있다. 첫 째, 스
키 코스가 엉망이다. 초보자를 위한 코스가 따로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상급자가 즐거울 만
한 코스를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초중고급 스키어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만능 슬로프란 것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상급자들도 가끔은 다양한 경사를 가진 코스
에서 쉬엄쉬엄 스킹을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어중간한 슬로프로 일관되어 각 슬로프간의 차별
성이 느껴지지 않는 문제, 이리 돌고, 저리 꺾이고, 가끔 경사가 급하기도 하고, 가끔 완만한 경사
에서 다리를 쉴 수도 있는 그런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코스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문제의 스
키장은 코스의 내리닫이 각도가 거의 변화가 없어서 스키어들은 어느 정도에서 페이스를 늦추거
나 쉬어야 할 지를 알 수 없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스키어들은 가속력을 이기지 못하고 공
포를 느끼거나 넘어져 사고를 낼 수 있다. 코스 중간에 서서 쉬는 사람들조차도 가속을 이기지
못하고 달려들거나 미끄러지는 사람들에 의하여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근무자들의 복무 자세는
매우 좋은 편이다. 하지만 패트롤들의 지나친 걱정 역시 짜증스럽다. 너무나도 자주 호각을 불어
대니 불안해서 스키를 타기 힘들고, 패트롤들에 대한 믿음직스러움보다는 패트롤을 보면 무슨 시
비에 휘말리지 않을까, 호각을 불어 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까지 느끼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즐
거운 스킹이 될 리 없다. 또한 리프트는 계곡 쪽으로 설치되어 리프트를 탄 사람은 설원을 달리
는 다른 스키어들을 볼 수도 없고, 추운 골바람(계곡에서 부는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시선을 둘
데도 없이 우울한 마음이 되고 만다. 스키는 과시적인 경향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리프트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을 의식하며 스킹 자세를 가다듬는 효과도 크고, 스키를 타는 친구나 연인의 모
습을 보는 즐거움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골바람을 맞으며 처량하게 정상으로 가다 보면 느끼는
것은 한 겨울의 냉기뿐이다.
올 시즌에 들어서면서 스키어들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소식을 접했다. 그것은 리프트 사고이
다. 전에도 리프트의 사전 점검을 소홀히 하여 운행 중에 장시간 정지하여 리프트를 탄 스키어들
을 추위와 공포에 떨게 한 스키장이 올해 들어서도 이미 12월 달에 두 번이나 그같은 사고를 일
으켰으며, 1월에 들어서서도 그런 일이 반복되었다. 참으로 희극 같으나 웃지 못할 사태이다. 물
론 리프트도 기계이니 노후하면 그럴 수 있겠으나 매년 시즌 오픈에 앞서서 이런 기계 장치는 철
저히 점검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특히 리프트는 매년 점검할 대상이 아니라 매일의 점검 사항
에 속하는 기계이다. 그런데 시즌 개막과 함께 리프트가 서고, 그런 일이 있은 지 한 달이 못되어
그런 사태가 반복되었으니 이를 이용자의 측면에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달라지는 스키장들

위에서는 이용자로서의 많은 요청 사항에 대하여 논해 보았다.(필자는 이러한 요청 사항들이 단
순한 '불만 사항'으로 곡해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하여 모든 스키장들이 이용자의 불만만을 자아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 시대에
있어서 남들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힘쓰는 스키장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몇 가지를 지적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인정하는 움직임이 있어서 다행스럽다. 이번 시즌에 접어들면서 몇 개의 스키
장들은 스노우보드 코스의 개설은 물론 스노우보드의 대여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서비스를 개시하
였다.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작년까지는 아무런 대책도 세워 주지 않은 채 스노우보딩을 금지시
킴으로써 스노우보더들의 가슴을 태웠던 것이다.(이 때문에 속이 탔던 사람들은 서퍼들 뿐만 아
니라 스노우보드를 수입한 업자들과 스키 프로 숍들도 포함된다.) 단지 위험하다는 극히 비과학적
인 판단에 의하여 스노우보딩이 금지된 것은 스키장들의 서비스 자세 부족과 귀찮은 일은 피하고
보자는 안일한 생각을 토대로 한 전시 행정의 소신이라고 하겠다. 모든 스포츠에는 위험이 뒤따
른다. 스키의 경우도 그 즐거움의 반은 어찌 보면 그 위험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모
글(mogul) 코스의 개설도 마찬가지다. 모를 코스의 개설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제 한국의
스키가 제 궤도에 올라섰음을 뜻하는 것이다. 모글 코스는 상급자들을 위한 코스이다. 이러한 코
스의 개설은 우리도 이제 충분히 많은 스키 상급자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스키
장 사업자들이 스키어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
다. 스노우보딩이나 모글이나 이제는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최될 만큼 인기 있는 새로운 스포츠 종
목이 된 것이므로 이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면 우리는 지금까지 다져 온 겨울 스포츠의 기반을
또다시 무너뜨릴 지도 모른다.
기타, 스노우 모빌의 대여, 산악 자전거(MTB) 코스의 개설 등도 위의 예에 비견될 수 있는 매
우 좋은 경향이라고 하겠다. 본격적인 시즌에 접어들어 몇 스키장을 돌아보니 리프트 타워 등에
시계를 설치하여 스키어들이 쉽게 시간의 경과를 알아볼 수 있도록 한다든지, 코스 시작 부근에
화장실을 만들고, 펜스 등 안전 시설을 제대로 설치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특히 초보자 코스의 티
바(T-bar)가 있던 자리에 췌어 리프트를 교체 설치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주차장의 확장이라든가,
과도한 인원의 유입시 입장을 정중하게 차단하려는 노력은 물론 계절을 타지 않는 실내 스키장을
개설하겠다는 원대한 포부의 발표 등도 매우 고무적인 변화 중 하나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항상 기본적인 일을 해결하려는 자세에 있다. 한 예를 들면 티켓팅에 있어
서의 고질적인 문제는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런 대책이 안 보이는 것 같다. 개장 시간이 임박하면
성질이 급한 스키어들은 매표소 앞에 긴 줄로 늘어서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시간대에만 일시적
으로 몰렸다가 그 시간만 지나면 한산한 티켓 창구에 타부서의 인원을 동원해서라도 티켓 창구를
늘리거나 기타 다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스키장은 없는 것 같다. 전처럼 늘어서게 해
도 불만을 표할 공식적인 채널이 없는 이용자들에게 굳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
고 생각하는 것이리라.(아니면 전혀 그런 문제는 눈에 띠지도 않는 것이거나...) 하지만 스키장 경
영자들이 이용자의 입장이 되어 보면 리프트가 움직이기 전에 티켓을 사 놓을 수 있고, 리프트의
가동과 함께 그것을 탈 수 있다는 것이 이용자에게 보다 정신적인 여유를 주고, 짜증을 줄여 준
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스키장 경영자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 간의 같은 문제에 대한 인
식이 다르다는 것은 굳이 그 책임 소재를 따지자면 스키장에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끝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스키장 사업자들은 홍보라는 측면에 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
다. 현대는 정보화 사회이다. 정보가 모든 것을 좌우하는 이 시점에서는 어찌 보면 정보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너무나도 과도한 정보가 주어져서 소위 정보의 소화 불량증이란 역기
능을 유발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과연 어떤 정보가 유용
한 것인가를 찾아내는 방안의 모색에 혈안이 되어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통탄할 일은 유독 스키
장에 대한 정보는 과다는커녕 구하려고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안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같은 정보 부족의 단계에서는 스키장 사업자들이 보다 적극적인 홍보를 한다면 대단한 효과를 기
대할 수 있다. 회원들에게 일상적인 정보조차 제공치 않는 현재의 관행을 버리고, 비시즌 중에도
새로운 시즌을 맞는 스키장의 변화 모습은 물론 스키장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종류 및 예
상 이용료 등의 기본적인 정보라도 미리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각 스키장들은 그 나름의 지역적, 경영적인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것이 요
청된다. 새해에 들어서서 몇 개의 새로운 스키장들이 생겨나면서 기존 스키장들과의 차별화 전략
을 구사하게 되니, 기존의 선배 스키장들이 마지못해 뒤따라가는 것을 보게 된다. 당연한 일이라
생각되면서도 동생만도 못한 형의 모습을 보는 듯한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좋은 입지 조건을 가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몇 번이나 이름까지 바꿔 가면서 존폐의 기로를 넘나들던
한 스키장이 96년 스키 시즌의 개막과 함께 가격 파괴의 차별화 전략을 필두로 하여 새롭게 도약
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키장은 모든 것이 비싸다는 구태를 벗어 던지고 대중이 즐기
는 스포츠의 장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그들의 저가 전략(이는 가격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가
격 창조'라 하겠다.)은 매우 신선하며, 그런 노력을 분명 소비자로부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
을 것으로 생각된다. 뭔가 안 풀리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엄연한 진리이다. 많은 스키장 사업자들은 이제라도 기존 관념을 타파하고, 이용자의 입장에
서 찾고픈 스키장을 만드는 일에 열중해야 할 것이다.
"스키장 산업은 상향 산업인가?"라는 질문은 그 뒤에 '혹시 스키장 산업은 사양 산업이 아닌
가?'라는 의문을 깔고 있다. 이러한 질문이 나오는 것에 대한 책임은 모든 스키장 사업자들이 져
야 한다. 필자는 묻고 싶다. "당신은 진정한 스키장 사업자인가? 아니면 단순한 사업가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우리는 전자에 속한다."고 자부하는 스키장들이 많다면 스키장 사업은
필시 상향 산업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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