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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스키장들
2018.03.12 11:44

레벨스톡 스키장 여행기: 마지막 스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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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숙소에서의 마지막 식사시간이다. 내일은 새벽 3시 반 전에 출발해야되므로 아침식사는 공항에서 해결해야 한다. 주인내외와 아침에 인사하는 것도 마지막이다. 오늘아침에도 은퇴여행중인 부부와 아침식사를 같이 했다. 어제 힘들게 스키를 타서 오늘은 가볍게 크로스컨트리스키를 탄다고 한다. 스키를 종류별로 가지고 와서 골라서 탄다고 했다. 다시 한 번 느꼈지만 대단하다.

오늘도 역시 파란 하늘. 설레고도 무거운 마음으로 슬로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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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타보지 않은 슬로프들을 다 타보기로 했다. 일단은 Stoke 체어리프트 정상으로 올라가서 체어리프트 바로 아래의 SWF를 탔다. 보기에는 꽤 지미있어 보이는 슬로프인데, 체력이 많이 고갈된 상태라서인지 생각보다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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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per connector를 통해서 Stop at the road glades를 통해서 North bowl 지역으로 진입했다. 상단부터 진입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트리런위주로 스킹을 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서 진입하는 것도 아주 재미있다. 먼저 좌우의 Powder monkey glades와 Glades of glory 지역을 돌았다. 그리고 의외로 진입하기 어려웠던 Back 40 glades로 들어갔다. 들어가보니 이 지역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진입했던 흔적이 많지 않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슬로프 맵에서 보이는 것 보다 훨씬 크다. 점점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더 재미있고 다이나믹한 지형이 많이 나타났다. 어떤 곳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큰 나무가 쓰러져있어서 패트롤들이 수습할 준비를 하고 있기도 하고, 어떤 곳은 바위와 계곡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는 등 조금 더 야생에 가까운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계속 하단부를 통해 내려가니 Big woody슬로프 하단부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Ripper 체어리프트를 타고 South 지역으로 향했다.

 

일단은 또 점심을 먹을 시간. Mackenzie outpost에서 마지막 점심식사를 했다.

마지막 샌드위치는 매점 옆 휴게소에서 먹었다. 마지막 식사를 하면서 사람들을 둘러보니 여러 사람들이 있다. 굉장한 백컨트리 장비를 하고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있는 사람들, 도시락을 싸와서 오순도순 먹고 있는 사람들. 그 중에 한 커플이 있었는데, 둘 다 고가의 장비와 의류를 입고 있는 것이 최상급자의 분위기가 난다. 그런데 남자가 손으로 열심히 여자의 발을 주물러주고 있다. 여자는 왠지 시무룩하고 남자는 계속 눈치를 본다. 이내 둘이 밖으로 나가고 출발을 하는 모습을 보니 여자는 꽤 초보이다. ‘남자는 스키를 좋아하는데 여자는 싫어해서, 어떻게든 설득하느라고 좋은 옷도 사입고 좋은 장비도 장만하고 해서 여기까지 왔건만, 역시나 힘들어서 여자가 화가 났나보다.’ 라는 얘기를 아내와 하면서 웃었다. 생각해보면 남얘기가 아니건만.

 

다시 스키를 타고 Separate reality와 Tasty glades로 진행한다. 이 지역은 아무리 타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제 평이하게 내려갈 것인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할 것인가의 기로에서 아내와 함께 Kill the banker 옆쪽의 Critical path glade 더블블랙 코스로 진입하기로 했다. 이 곳의 입구는 바로 Stoke 체어리프트 승차장 뒤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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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진입부분은 완만하다. 그리고 조금 더 진행하니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한다. 이 지역이 더블블랙코스인 이유는 아마도 꽤 급한 경사에 트리런이 더해져있기 때문인가보다. 위쪽에서는 진행할 루트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 코스 역시 자세히 보면 돌아서 진행할 수 있는 길이 보인다. 나는 가능한 재미있어보이는 루트로 진행하고 아내는 가끔은 안전한 루트로 돌아가면서 재미있게 즐겼다. 하단부로 올수록 다시 경사가 완만해지고 Last spike코스가 보인다. 이 스키장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상급코스의 대부분이 리프트 승/하차장이 입/출구이고, 어려운 코스도 대부분 잘 보면 우회로가 보인다.

이로서 아내는 두 군데의 더블블랙 코스를 무리없이 내려왔다. 뭔가 해냈다는 충실감과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에 환호성을 지르면서 Last spike코스로 진입했다.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아쉬움과 고마움에 스키장에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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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저녁식사는 다시 Quatermaster eatery로 정했다. 이제는 마음껏 고기를 먹을 기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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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무알콜 칵테일 한 잔과 Stickey maple duck을 전채로 주문했다. 콩피한 오리 다리를 튀겨 메이플시럽으로 마무리한 요리다. 아주 맛있었지만 평소에 오리풍미를 아주 싫어하지 않는 나도 약간 거북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오리풍미를 너무 싫어하는 아내는 아무렇지 않다고 한다. 희한한 일일세....

메인으로 원없이 먹으려고 나는 Steak frites를 주문했고 아내는 Surf & turf를 주문했다. 꽤 많은 양의 고기와 랍스터가 눈앞에 있다. 두 요리 모두 드라이에이징 Striploin인데 풍미가 정말 좋았다. 고기향과 숙성된 향이 적절히 조화가 되어 씹는맛과 부드러움 모두 충분했다. 이곳은 정말 육류요리 수준이 아주 높다. 그동안 과식하여 위장이 늘어났는지 둘 다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그렇다고 디저트를 빼놓을 수는 없으니 다시 한 번 크로넛을 먹으며 마지막 저녁식사를 마무리했다.

 

이제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내일 아침 9시 비행기를 킬로나에서 타려면 7시 전에는 공항에 도착하여 렌트카도 반납하고 수속과 보안검색을 해야한다. 게다가 오늘 밤에서 내일 아침까지 눈이 예보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도착하려면 3시 30분 즈음에는 출발해야한다.

 

그동안 고마웠던 주인내외와 미리 작별인사를 했다. 그동안 정말 편안하게 해주고 좋은 집, 좋은 방에서 불편없이 맛있는 아침식사를 먹으며 지낼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 좋겠다. 혹시 레벨스톡에 갈 계획이 있다면 Cornerstone B&B를 기억하시라!

 

아쉬운 마음에 짐을 꾸린 후 미리 차에 짐을 실어넣었다. 새벽에 쿵쾅대다간 다른 손님들 잠을 다 깨울테니. 그리고 동계올림픽 소식을 들으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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