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이면 꼭 한번 이상은 자다가 일어나 밖을 내다보고 흐믓한 생각으로 다시 잠을 청하곤 했습니다.
예전에는 밤사이 눈이 좀 내리면 새벽부터 서둘러 용평스키장으로 달려 갔더랬죠.

때론 많은 눈이 내려 춤추는 듯한 파우더 스킹 맛을 좀 보기도 했습니다. 뭐 제대로 타는 것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슬로프 정지작업을 새벽에 하다보니 밤사이 열심히 내려준 눈이 아쉽게도 신설로 남아 있지를 않습니다.

어쨋든 그럭저럭 스키를 좀 오래 타다보니 눈에서 즐기는 방법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며칠 전 용평에 올림픽이 끝나고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하지만 때미침 심한 감기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슬로프엔 가보지 못했죠.
대신 어제 오늘 강풍이 불어 잔 나뭇가지가 다 떨어진 근처 산에서 워킹을 즐겼습니다.
슬로프에서 얻는 즐거움과 숲 속에서 얻는 즐거움의 차이는 내게 얼마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