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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에 관한 "질문"[스키 Q&A]에 하시기 바랍니다.

화통한 지피(김현진, 현 동해안 금진항 부근의 "지피지가" 게스트하우스 쥔장), 마음 넓기로는 웬간한 남자 찜쪄먹을 지피가 오래 전(이제 보니 5년전)에 열을 받았었죠. 자신의 스킹을 제 멋 대로 평가하는 다른 스키어의 별 생각 없는 언행이 그 원인이었고요. 이렇게 폼나게 잘 타는 여자인데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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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지피의 이 사진을 보고 처음엔 김창근 강사인 줄 알았습니다. 뭔가 비슷한 폼이라서요.


당시의 글(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옮긴 것)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건 링크로만... --> http://www.drspark.net/index.php?document_srl=1302457&mid=ski_talk#comment_3710467

 

이번에 지피가 추가로 쓴 글의 내용은 이런 것입니다. 같은 얘기를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한 것인데, 옛 일을 되뇌어 보면서도 아직도 화가 안 풀린  듯합니다.^^ 근데 저라도 그랬겠어요.

 

 


 

Zipy/김현진:

 

한 해가 지났으니, 무려 5년 전에 썼던 글이다.


그 5년 전조차 이미 스트레스에 참다참다 결국 글로 써버린 것. 내 페북글을 박순백 박사님이 Dr.Spark칼럼으로 퍼가셨고, 그 글을 지금 다시 가져오는 이 요상한 몰골이긴 하다만 말이다.

 

어제 내 가까운 지인조차 예의를 안갖추고 지적질부터 하는 상대방에게 넘 불쾌해져서 상대방과 페친을 끊어버린 사건이 있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나 또한 최근 비슷한 일을 겪으며 몇년 만의 재회 스킹을 단 세번의 리프트를 끝으로 도저히 당신과 함께 스키 못타겠노라 대놓고 직언을 내뱉아버리며 헤어졌던 일도 있었고 말이다.

 

댓글을 보면, 박사님은 자신에 대한 조언은 마다하지 않겠다고 진지하게 글 쓰셨던데, 차이는 이거다. 아마 박사님께 조언하는 모든 이들은 최소한 정중히 예의를 갖춰 스킹을 조언해 줄 것이다. 우리가 겪은 "우위에 선 자처럼 앞뒤없이 대뜸 타인부터 평가하는" 그런 태도를 박사님께서 겪으실 리가 만무하므로.

 

일례로, 15여년 전 아마추어 스키대회를 열심히 쫓아다닐 때, 나처럼 레이싱 대회 체이서들이 몇몇 있었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대회장에서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만나면 안녕하세요, 또 뵙네요. 이 정도만 인사하는게 전부였던 게 아는 사이의 전부였었다. 그리곤 기억 속에서 까맣게 잊은 채 무려 15년이 흘렀다.

 

우연히 어떤 스키행사에서 다시 만났는데, 나는 얼굴도 잘 구분이 안갈만큼 그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 지인이 인사시켜줘서야 비로소 기억을 더듬어 생각났는데 아직도 생생하다. 나를 15여년 만에 처음 만난 그 지인의 첫마디.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뭐 이런 인사가 아니었다. 그의 첫마디는 대뜸 "어떻게 지피님은 15년 전과 스키가 똑같으시네요."였다.

 

물론 내가 스킹이 현저히 늘어 첫마디를 "많이 바뀌셨네요. 정말 잘타십니다."라고 들었다면 당연히 기분이 좋아져 어떤 불만도 가지지 않았을런지도 모른다. 사람의 심리가 이렇게 간사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바꿔 말하면 상대방에 대한 단점을 말할 때는 그만큼 조심해야 하고 예의를 갖춰야 하는게 당연하다. 좋지 못한 소리에 대해선 누구나 다 예민하고 좋은 기분이 아니니까 말이다.

 

무려 15년 만에 만난 사람인데, 마치 날 항상 지켜본 듯한 감독관인양, 내 스승이라도 되는 양, 날 잘아는 사람인양 앞뒤없이 저 하고 싶은 말부터 툭 내뱉았던 것. 상대방의 인격이 아주 저질스럽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

 

위에 언급한 내 지인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친하지는 않고 스키장에서 자주보니 딱 그 정도의 거리로만 알던 상대가, 어느날 지나가며 앞뒤없이 대뜸 한마디 던지더랜다. 당신은 엣지를 못쓴다느니, 이렇게저렇게 잘못 타고 있다느니.

 

저기 당신께서 괜찮으시다면 당신을 계속 지켜보며 제가 좀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 실례가 안될지 모르겠습니다. 실은 기술에 대한 애기라서 혹시 지금 그냥 즐겁게 스키 타시는 거면 나중에 말씀드려도 되구요... 뭐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태도가 아닌, 대뜸 "이봐, 내가 보니까 넌 지금 잘못타잖아! 이걸 고쳐야 돼! 그러니 이렇게 해!"하고 상대방 상황 입장 생각 안중없이 갑자기 나타나 저 하고 싶은 대로만 이기적으로 도발하는 꼴이다.

사실 가족, 연인 사이의 서로 간의 스킹 강습이 힘든 이유는, 아무래도 그만큼 가깝고 편하다보니 서로에게 지켜줘야 할 예의의 부재라는걸 모두 잘 알 것이다.

 

심지어 나 역시 전 남친과 스키타면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듯 하다. 즐거운 데이트 스킹으로 탔으면 좋겠는데 이건 뭐 탈 때마다 지적질에 강습모드다. 나도 나름 내가 생각하는 연습모드와 연습촛점이 있는데, 자기가 가르치는 방식이 가장 정답이니 일단 내 말부터 들으라는 것. 이상하게 뭔가 가르치려는 사람들은 전부 다 그 논리다. 그것도 틀리지 않다만 내 방식을 먼저 해봐라. 나를 따르라. 내 말만 들으면 너 그거 금방 고쳐진다.

 

물론 스키는 원리는 결국 다 똑같아서 그저 가르치는 방식만 다를 뿐 결론은 다 똑같은 소리지만, 이상하게 하나같이 전부 머리 꼭대기에 앉아 명령하고 지령하고 타박하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 하여 전부 고집쟁이로 치부해 버린다.

 

단지 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타니 스키가 맨날 그 모양, 그 꼴이지. 그럼 평생 그렇게나 스키타라... 는 말까지 서슴치 않고 내뱉어 버린다. 단. 지. 자.신.의. 말. 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희한하게도, 그런 그들은 정작 자신의 스킹에 지적질 당하면 아예 귀를 몽땅 닫아버리고 변명이 더 많다. 심지어 조언해주는 이들까지 대놓고 무시해 버린다. 하... 네 실력에 지금 네가 날 가르치려 드는 것이냐. 너 혼자 떠들어라. 선심 써서 귀엽게 봐주기는 하마.

 

반면... 내 마음으로 정한 내 스키 스승들은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지적하기 전에 예의를 갖춰주고, 더 독려하고 더 잘봐주고 더 조심스럽게 "지적질"의 단어를 선택한다. 그리고 훨씬 더 잘 타며, 훨씬 더 잘 가르치고, 훨씬 더 많이 칭찬해 준다.

 

수없이 말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네 눈에만 보이는 전부로 평가하지 말라고. 제발 예의를 갖추라고. 제발 우위에 올라서서 사람 평가하지 말라고. 언제 나를 봤다고. 얼마나 나를 지켜봤다고. 얼만큼 나를 지속적으로 케어해 줄 수 있다고. 내가 지금 어떤 생각이고 어떤 연습이고 어떤 고민인지 당신이 얼마나 날 헤아려 줬다고.

 

이 글을 옮겨오며...


그 아래에 달린 박순백 박사님의 댓글을 보며...

 

스키도 약육강식인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이미 이 글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글을 쓰며, "개나 소나 다 와서 무조건 가르치려 드는" 그 스트레스에 대해 말한 적 있었는데, 그 때 댓글들이 전부 "부럽다"라는 글이었을 뿐, 진지하게 토로하는 그 스트레스에 대해서 공감 댓글은 단 한개, 나같은 여성스키어의 댓글 하나 뿐이었다.

 

그러니 공인 중의 공인, 연륜이면 연륜, 인지도면 인지도인 박 박사님 입장에서는 "지적질을 마다하지 않는다"라고 쓸만 하실게다. 최소 우리가 겪는 "예의의 부재"로 지적질 하는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므로.

 

상대 혼자 맨날 같은 패턴으로 탄다한들, 그래서 정말 꼭 뭘 한마디 가르쳐주고 싶어진다면 제발 이거 먼저 물어다오.

 

1. 네가 어떤 지적을 가장 많이 듣고 있으며, 어떤 관점으로 스키를 타고 있는지?
2. 넌 지금 가르침을 받을 생각이 있는지? 지금 진지한 스킹인지, 혹은 즐기는 스킹인지?
3. 네가 귀를 여는 스승은 누구인지? 내 얘기도 너의 귀에 들릴 수 있는지?
4. 혹시 내가 한마디 해도 괜찮을런지? 내게 네게 배울 시간이 있는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거다.


나보다 잘 탄다고 당신 혼자 우월주의 착각에 빠지지 말고,
말할 때는 제발 예의부터 지켜라.

 

-게다가 여자들은 말이지, 자기가 먼저 기술을 말한다한들 "가르쳐줘"라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건 스키를 가르쳐달라는 소리가 아니라, 닥치고 내 얘기나 들어주며 그냥 나를 토닥토닥 다독여 달라는 소리임... 지피(Zi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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