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스킹의 숨겨진 비밀
호수에 떠 있는 아름다운 백조를 상상해 보십시오.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여유 있게 호수 위를 떠다닙니다. 하지만 수중카메라가 있어 물속에서 백조를 바라본다면 쉬지 않고 움직이는 발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여유 있는 상체의 모습과 무척 대조되는 모습이죠?
스킹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체는 안정되고 우아한 자세를 유지한 채, 하체를 이용해 턴을 만들어 낸다면 누구나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멋진 스킹을 하실 수 있답니다.
이번 칼럼은 두 번째 주제인 '하체를 이용해 턴 만들기(Turning with Lower Body)'를 다루어 보겠습니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스키강습을 받지 않고 본능에 따라 스킹을 하면 누구나 몸턴을 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스키에 묶여 있는 하체보다는 자유로운 상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스키를 다루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이때부터는 하체를 이용해 턴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하체를 이용해 턴을 만드는 기술을 피벗팅(Pivoting)이라 부릅니다. 피벗팅을 쉽게 이해해보죠.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두 팔을 앞으로 뻗어 손바닥을 정면을 향합니다. 그리고 부드럽게 두 손을 와이퍼처럼 좌우로 움직여 봅니다. 자, 이때 어깨 관절 안에서 팔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서거나 앉은 자세에서 뒤꿈치를 축으로 해서 두 발을 좌우로 와이퍼처럼 움직여 봅니다. 상체와 고관절은 거의 움직임이 없고 다리만 좌우로 비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피벗팅을 이용해 하체로 턴을 만들면 상체와 골반의 움직임이 최소화 됩니다. 즉, 안정된 상체를 유지하면서 하체를 위주로 한 턴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이 피벗팅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습방법으로는 '브라카쥐(Braquage:'회전'을 의미하는 프랑스 말)'가 대표적입니다.
'브라카쥐'를 익히기 전에 먼저 사이드 슬립핑(Side Slipping)을 연습해 보죠.
<사이드 슬립핑 자세>
정설이 잘 된 중급사면에서 옆으로 멈춰선 채 골반을 포함한 상체를 폴라인(산의 아래쪽)으로 향합니다. 골반을 축으로 해서 상체와 하체가 꼬여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상체는 무리하게 비틀지 말고 자연스럽게 꼬임을 느낄 정도로 45도 방향을 취합니다. 이 상태로 자연스럽게 산의 아래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이때 무게중심은 아래쪽 스키에 주로 실려야 합니다.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위의 사진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답니다. 일행 중 누군가가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계신다면 찍어서 위 사진과 비교해 보시고 비슷한 자세가 나올때까지 연습하세요. 한쪽 방향이 익숙해 지셨다면 반대 방향도 연습해 주세요.
자, 이렇게 사이드 슬립핑을 통해 상체와 하체의 꼬임이 어떤 느낌인지 감을 잡으셨나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브라카쥐(Braquage)'를 연습해 보죠. 한쪽방향으로 사이드 슬립핑을 하다가 꼬임을 풀면서 스키를 반대방향으로 돌려주면 상체와 하체의 꼬임이 또다시 발생합니다. 이와같이 상체를 고정한 채 하체만을 돌려줌으로써 꼬임과 풀림이 반복해서 만들어지면 '브라카쥐'가 완성됩니다.
<브라카쥐 앞모습>
처음엔 두 스키를 동시에 돌려주기가 힘들고 회전 이후에 사이드 슬립핑이 불안할 것입니다. 하지만 꼬임과 풀림의 느낌에 익숙해지면서 점차 스키의 회전도 용이해지고 안정적인 자세의 유지도 가능해집니다. 특히 골반 아래에서 두 스키를 동시에 돌려준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연습해야합니다.
<브라카쥐 옆 모습>
이 연습에 익숙해지시면 하체를 이용해 턴을 만드는 피벗팅 기술을 이해하실 수 있고 피벗팅 기술에 익숙해져야 온 몸을 이용해 턴을 만들던 몸턴의 단계에서 벗어나실 수 있습니다. 초보자도 중급슬로프에서 안정된 스킹을 하실 수 있고, 중급자라면 숏턴에서 부드럽고 안정적인 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상급슬로프나 딱딱한 아이스에서도 이 '브라카쥐'를 응용해 턴을 만드시면 중급자도 쉽게 안정된 속도컨트롤을 할 수 있습니다.
자, 오늘부터 모두 설원의 백조가 되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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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봇슬립, 거의 만병 통치약이라고 생각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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