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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길을 달린다.

긴박함을 알리는 적색경보등과 같은 강렬한 붉은색...

네거리 교차로 신호등에 차를 멈추어선다.

백미러로 보여지는 뒷편 자동차의 여성운전자는 내눈길을 의식하지 못한 채,

잠시의 그틈을 이용하여 붉은 립스틱을 꺼내어 연실 입술에 바르고 있다.

그 잠시의 여유스러움...

그리고 다시 다급함의 녹색 불빛이 점등하는 순간 우리는 그 뜨거운 아스팔트위를 또다시 서둘러 달린다.


순간순간 바뀌어가는 하늘의 색과 바람의 아우성이 모두를 혼란스럽게 하는 지금...

그렇게 변화무쌍한 변심을 보이는 하늘아래의  길을 아무 느낌없이 내달리고 있는 요즈음...  







길을 걷는다. 그리고 잠시 멈추어선다.

잠시 멈춘 그틈을 이용하여 분주히 붉은색 립스틱을 바르는 그 여인네와는 달리...

나는 발걸음을 멈추어서고 호흡을 가담듬고 차분히 주변을 둘러본다.

반가운 지난 여름날의 기억들...

찔레꽃, 청보리, 큰까치수염(영), 개망초, 백일홍 그리고 산수국.


'요사이 예전에 읽다만 책을 읽고 있어.

보통 시간이 조금 흐르면 내용이 희미해지고 전체 문맥을 이해하기 어려운데도

지금 읽는 책은 또렷하지는 않더라도 전체를 파악하기에는 어렵지 않을만큼 기억에 많이 남아있네.

인생을 살면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인연들을 불현듯 만났을 때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어색하지 않고 곧 익숙해 질 수 있는 그런 인연들...'


사랑하는 이에게 보낸 짤막한 문자메시지 속에서...


일년만에 만나보는 이런 풍광들에 살며시 스며들어 익숙해진다는 것...

그렇게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살 수만 있다면...  



익숙해진다는 것...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본다.

아무 생각없이, 아무 느낌없이, 무미건조하게 바라보는 하늘은 늘상 익숙함의 연속이다.



한참을 쏟아내고 금새 시미치를 뚝떼는 세상을 밝게 비추어내는 파란하늘, 하얀빛과 회색빛 구름.

곧있을 거센 비바람을 머금은 회색빛 하늘...

그제서야 하늘을 유심히 보게되고 떠있는 구름을 자세히 보게 된다.

그렇게 너무 익숙해져 버려지는 것이 너무도 많은 요즈음.


잘아는 한 여인네가 카페 마담이 되었다며 한번 들려달라던 문자...


때마침 그 근처 볼일을 마치고 지나치다가 불현 듯 생각이 떠오르고...

기왕에 생각난 김에 살짝 들려본다.


아이스커피 한잔에 세상 모두를 가질 수 있었던

징허디 징한 폭염이 내리쳤던 지난 한여름의 어느날...



한잔의 시원한 커피향이 어느덧 다양한 커피의 향연으로...

한동안 그 자유스러운 여유로움속에 빠져본다.


인생의 여유란 이런 것이 아닐까?

부러진 나뭇가지가 내를 통해 강으로 흘러가면서...

그저 스쳐지나가듯 흘러흘러 지나가는 굴곡진 흐름속에서 뜻밖의 장애물을 만나...

그 힘든 유영을 멈추고 가뿐 호흡을 이겨내고 그렇게 잠시 편하게 내 흘러온 물길을 바라볼 수 있는 것.

특별한 계획이나 필연이 아닌 우연속에서 내 잠시 몸을 의탁하고 쉬어갈 수 있는 자리.  

그렇다면 이 잠시의 여유란 그얼마나 달콤한 것일까?

우연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속된말로 꽁으로 잠시 즐길 수 있는 삶의 활력소들...

오늘은 그런 하루로 마무리 되려한다.


그렇게 진한 커피향속에서도 습관적으로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세상을 걷다보면 한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종종 길을 잃을 때가 있지.

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도...

불안스럽고 당황스러운 진한 두려움속, 길을 잃고 헤매일 때

살며시 내가 너의 손을 잡아줄 수 있었으면 한다.

비록 너를 옳은 길로 이끌어 줄 수는 없다할지라도...

가쁜 숨을 몰아 쉬는 네가 잠시나마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

그리고 주변을 살며시 둘러보며 마음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그렇게 다시금 힘을 내어 네길을 걸어가보는 거다.

차분히 용기내어 한발짝 한발짝  전진해 보는 거다.

다시금 지치고 힘들면 잠시 멈추어서서 가뿐 호흡을 가다듬고 주변을 둘러보렴.

너의 한걸음 한걸음을 응원해주는 나를 언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을테니...'


갑자기 하던 일을 접었다며 불안해하고 징징거리던...

나를 정말 난감하게 만들었던 내 사랑하는 이에게 보냈던 문자메시지...    


희망이 없다는 것.

아니 점점 나의 꿈이 빛바랜 사진처럼 퇴색해져 희미해져가고...

목표가 사라져가며 또한 점차로 희망이 없어져 간다는 것.

요즈음 그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

점차로 무미건조해져가는 일상의 나락에서 몸부림치는 내가 싫어지며...

어둠속에 빠져버린 나의 미래로 인해 힘들어하던 내가...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보낸 문자를 몇번을 다시 읽어보는데 마음이 마음이 무척 시려온다.

마치 내가 나자신에게 보내는 듯한 너무나도 간절한 희망을 품고 있는 말들로 가득차 있었기에...캬캬캬


'묵묵히 열심히 정말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언젠가는...'

이런 내마음속 품고있던 절실했던 언어들이 산산히 부셔져 버린날...

그렇게 내가슴속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꺼내어 내동댕이 쳐버린다...캬캬캬



한적한 주중의 점심무렵...

잠깐 시간을 내어 여름의 지산 포레스트리조트를 찾아가본다.(지산 워터점프)  




묵묵히 열심히 정말 열심히 앞을 향해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은 그런 사람들 옆에서 기생하며 그 성취감을, 그 행복함을  살며시 빨아먹을 수도 있다...캬캬캬

서정화... 이곳에서 그녀의 환한 웃음과 겁없이 들이대는 V질과 환상의 뛰어오름을 볼 수 있었다.


모글 국대 서명준 선수

나도 저 나이 때는 몸이 저랬쥐.

지금은... 에효ㅠ.ㅜ


모글 쥬니어 국대

좌로부터 우희승, 이승희 선수.

깜찍 발랄함은 요친구들에게 기생하면서 살짝 빨아먹어야겠당...캬캬캬


점심식사 후 오는 식곤증엔 역쉬 오수를 겸한 텐닝이 최고죠.

모글 국대 김지헌 선수의 잘익은 등판...캬캬캬


뜨거운 한여름을 열심히 살아내는

이들과의 잠깐의 조우...

모두들 화이팅!!!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진정 그들이 알 수 있을까요?

행복함에 몸부림치며 하루하루가 꿈만 같았던 그런 날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하나하나를 힘들고 어렵게 배워나가던 때의

그 흥분감에 들뜬 짜릿짜릿한 전율속에서의 삶.

하나의 목표가 생기고 또다른 희망이 생기던 그런 날들이 그리워집니다.    



지난 09-10 봄 스프링 시즌...

그당시 이들의 환한 웃음이 그립습니다.


늘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배고픈 자들을 위해 웃으며 자원봉사하던 이의 환한 웃음도 생각나고...



새로운 무언가를 배워간다는 것...

그것만큼 우리들 심장을 요동치게 만드는 것이 있을까요?

지금쯤은 두배로 불어났을 법한 에어님의 모습도 그립고...캬캬캬


지금 이들은 그새로움에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09-10 스프링시즌 귀한시간 내시어 무료 수요 모글클리닉을 진행하셨던 박순백 박사님과 강습생들.

(묵혀 있던 지난 봄사진을 약속한대로 한여름에 시원하게 풀어놓습니다.)


지난봄은 때늦은 잦은 폭설로 인해 무척이나 즐거웠던 날들로 기억됩니다.



회상(回想)... 그 그리움의 출발역.

설국(雪國)... 그 그리움의 종착역.



그 환한 설국에서 으악이를 알아봐주시고 먼저 인사를 하셨던 분...

성함은 기억이... 죄송합니다.

이제서야 시원한(?) 사진 시원하게 올려드립니다.


다지나버린 봄시즌을 무척이나 아쉬워하셨던 눈송이님의 쓸쓸해 보였던 뒷태도...캬캬캬



아쉬운 봄시즌에 27번째 생일을 맞으신 살구빛 아2꼬님의 수줍은 미소도 그립고...

또한 본인이 직접 만들었다는 호두파이를 아낌없이 베푸신 아2꼬님 옆의 여인네의 자상한 마음씀씀이도 그립고...


역쉬나 먹을 것에 악착같은 집념을 보이시는 에어님의 터질 듯한 볼살과 투턱도 그립습니다.


아쒸! 야~~~ 겨울! 너 언제 올꺼얌.

하지만 으악이 전화기는 이렇게 늘,  항시, 언제나  겨울이었습니다...캬캬캬

(지난시즌 대회에 출전하고 겨우 얻어낸 으악이의 대회전 사진)



묵혀두웠던 지난 봄사진을 꺼내었습니다.

그간 비가 억수로 내렸고 그사이 사이 뜨거운 태양빛과 습한 날씨로 만신창이가 되신 몸들을

잘 추스리시어 9월의 여름속 가을을 행복하게 보내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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