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sky] 스키 강습에 대하여, 좋은 강사분 만나기
안녕하세요, 닥팍 회원님들
이곳에서 이런 저런 정보도 많이 얻고 흥미로운 이야기도 잘 보고있습니다.
특히 해외 투어 다녀오시는 분들 글을 보며 자연과 함께하는 스킹이 인상 깊었네요.
저도 혹시 도움을 드릴만한 것이 없을까 생각해보다 개인적인 경험을 적어보렵니다. 여러분의 시간과 돈은 소중하니까요.
바로 스키 강습에 대한 이야긴데요..
스키든 보드든 정말 뛰어난 운동신경을 가진자가 아니라면 무조건 강습을 받아야 하는것 같습니다. 아마 천재도 배우면 스키 실력이 훨씬 빨리 향상될것 입니다.
저는 원래 보드를 타던 사람이었습니다. 20대에는 힙합패션인 보드가 멋져보였습니다.
그러다 서른이 넘으니까 허리도 아프고.. 어느날 앉아서 바인딩을 묶다가 문득 스키로 전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드 탈때 아쉬웠던 점이 제대로 된 강습을 몇번 못받고 아는 형동생끼리 배웠던 것이었습니다.
처음 버릇이 잘못들면 잘 고쳐지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처음부터 강습을 받아서 제대로 된 자세로 타보자, 나쁜자세 아예 만들지도 말자를 목표로 정했죠.
스키 강습을 열심히 알아봤습니다. 생각보다 강사님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여기도 강습에 대한 광고는 있지만 후기라던지 어느 분이 좋다는 이야기는 잘 없더라구요..
이제 개인강습도 받았고, 리조트에서 스키학교도 다녀보고 한 시즌이 지났습니다.
그간 느낀점과 스키강습 선택시 고려할 점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1. 본인의 체력을 고려하세요.
저같은 경우에는 처음엔 1회 4시간, 주2~3회 정도 강습을 받았는데요,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습니다.
일단 강사분의 경우 얼른 횟수를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 입니다. 강습을 강행합니다.
초보분들은 난생 처음해보는 운동에, 장비도 익숙하지 않고, 날씨는 춥고, 무섭고 하면 생각보다 힘듭니다.
나중에는 집중력도 흐려지고 체력도 고갈되면 될것도 잘 안됩니다. 여기저기 아픕니다..ㅠ
2. 나의 신체와 장비를 고려해주는분
스키는 장비로 하는 운동입니다. 실력에 맞는 적절한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지는 아주 중요한것 같습니다.
장비에 관한 이야기는 저도 잘 모르고 여기에 글도 많으니 넘어가겠습니다.
다만 몸에 관한 이야기가 별로 없네요...
운동을 전공하지 않는 일반인분들 생각보다 신체적 문제가 많습니다. 골반이 틀어졌다거나 척추가 휘었거나, 또는 유연성이 부족하거나.
이런것들이 지상에서 걸어다닐때는 큰 문제가 안됩니다만, 슬로프위에선 신체 밸런스와 유연성이 스킹에 아주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는 밸런스 문제는 커스텀 인솔로 어느정도 해결을 했습니다. 즉 부츠의 튜닝과 조정으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하다보면 밸런스가 좋아지는게 아니라 밸런스를 맞춰놓고 해야 훨씬 쉽고 빠르게 실력이 향상됩니다.
유연성 문제는 쉽게 좋아지지 않습니다. 스트레칭도 꾸준하게 해야되고..특히 저같은 남자분들 뻣뻣한 사람 많습니다.
저의 경우는 고관절이 뻣뻣하고 태생이 팔자걸음이어서 보겐이 잘 안됩니다. 고관절 가동범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자세가 나오지 않는것이죠.
스키를 처음배우면 하는게 보겐인데 이게 잘 안되니 큰 낭패였죠. 여기서 강사 두분이 생각나는군요.
어떤분은 보겐이 안된다고 강습 1회부터 5회때까지 보겐만 하더군요. 보겐만 계속했더니 몸에 무리도 많이오고 체력적으로 진짜 힘들었습니다.
또 스키가 진짜 재미없고 난 왜이렇게 안되나 좌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나의 문제인지 강습법의 문제인지 알아보기 위해 잠시 강습을 쉬고 다른 강사분을 찾아갔습니다.
그분은 보겐이 안되는걸 보자 몸이 뻣뻣하시군요 하더니 사활강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다가 A를 만들어보라더군요. 잘됐습니다.
무엇보다 스킹의 재미가 생겼습니다.
강습받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어느정도 잘타고 즐겁게 스킹하기 위해 배우는 걸겁니다. 나는 데몬스트레이터가 되겠어, 레이싱 선수가 될거야 이런분 거의 없습니다.
그렇다면 fun sky, 즐거운 스키와 기술적 향상을 함께 도모하는건 어떨까요? 물론 실력 향상에서 오는 성취감도 스킹의 큰 재미 중 하나입니다.
강습자의 신체적인 특성과 흥미를 고려한 커리큘럼의 유연한 조정은 강사분이 가져야할 필수적 조건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스키인 대부분은 생업이 있고 레저이자 취미로서의 스킹을 하고 있습니다.
왜 처음에 보겐만 할까요? 기초가 중요해서 일까요? 너무 빨리 배우면 안되서일까요? 답은 아직 모르겠습니다.
얼마전에 여기서 스키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어떤 분의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제 생각으론 스키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늘어나야, 친구도 데려오고 나중에 가족도 데려오고 강습 인구도 늘고 그럴것 같습니다.
3. 안전이 중요합니다.
사고가 나에게도 일어날까? 저는 스키장에 다니는 동안 작게 다치는 사람, 크게 다치는 사람 많이 보았습니다.
강습을 받는 중에도 사고가 날까요? 많이 나더군요.. 특히 초보분들 강습 받을 때 초중급 슬로프에서 합니다.
거기있는 사람들 다 초보구 강습자를 피해갈 능력이 별로 없습니다. 폭탄 투하입니다.
저는 강습 중 자세 신경쓰며 활강하다가 뒤에서 쏟아지는 스키보더와 충돌 여러번 났네요.
일단은 사고가 나면 몸도 다치지만 법적인 문제 갈등도 골치아픕니다.
안전이 최고 입니다.
4. 제일 잘타는 사람이 제일 잘가르치는 사람은 아니다.
제가 많은 강사분을 만난건 아니었지만 경험적으로 이야기해보자면,
레이싱 대회, 스키대회 상위 입상자 이런분들 일단 성격이 급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잘타기 때문에 못타는 사람에 대해서 이해를 못합니다.
강습 경험이 많은 분이 좋습니다. 사람들이 어느 부분에서 안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적절한 조언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강습자의 자세가 잘못되었다는건 알지만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 어떤 주문을 할것인지는 강사분들마다 매우 다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숏턴이 잘 안됐었는데 이유는 사면에 수직하게 서있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강사분에 따라 두가지 주문이 있었습니다.
1) 무섭지만 중심(신체)를 자꾸 계곡으로 던지려고 해보세요.
2) (큰소리로) 후경빠지면 안됩니다!!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분이 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신체적 조작 방법, 요령에 대해 알려주는 분이 있습니다.
어느경우 스킹이 잘될까요?
5. 인내심 있는 강사분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강사분들이 강습자를 만나며 했던말 또 하고 매년 무한 반복일겁니다.
강사분께는 무한반복의 일상중 하루지만, 강습자에게는 처음이자 귀중한 시간입니다.
이걸 못참아하고 귀찮아하는 분을 만나면 안됩니다. 공짜로 배우는거 아니잖아요.
내가 저사람을 잘타게 만들겠다. 나한테 배우면 무조건 잘탄다. 이런분이 있었고요, 귀찮아서 시간 때우려는분이 있었습니다.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6. 이론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머리속에서 이해가 되어야 정확한 실행이 가능하더군요. 그러지 않고 따라한 동작은 곧 잊혀졌습니다. 수없이 많은 반복을 한다면 모르겠지만요..
어떤분은 리프트에서 스키 이론을 쉽고 간단하게 잘 알려줍니다. 머리속에서 스킹이 그려지는것 같았습니다.
어떤분은 스키는 잘타고 자세도 좋은데 무슨 설명인지 전달이 잘 안되어 머리속이 엉키는 느낌이었습니다.
같은 내용인데 전달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더군요.
7. 리조트 스키학교를 고려하라
개인 강습이 진짜 잘받으면 좋긴한데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저야 하는것 같습니다. 일단 비용적인 문제 크구요,
1:1 강습으로 계속타면 좋을것 같지만 그만한 체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스키학교의 경우 커리큘럼이 정해져 있고 체계적인 가르침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명이 강습받는것이 집중도는 떨어지겠으나 다른 사람타는것도 보고 대화도 나누며 배우는것이 많은것 같습니다.
사설 강습의 경우 리조트에서 허가받지 않은 경우도 많고, 보험도 없어서 안전 사고가 난 경우 대책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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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제가 지난 시즌 스키를 배웠던 경험을 적어보았는데요,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니 꼭 정답이 아닐것입니다.
다만 저처럼 스키를 배우고 싶었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잘 모르겠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부디 즐거운 스킹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