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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하시면서 등산화에 자꾸 신경이 쓰이시지 않던가요? 목이 낮은 (low cut) 등산화이건 중간 높이(mid cut)의 등산화이건 걷다보면 안쪽의 텅(혀/tongue)이 위쪽으로 밀려올라가는 문제를 겪지 않으셨던가요? 말하자면 아래와 같이 사진의 왼편은 끈을 묶는 보아 클로져 시스템(Boa closure system)이 장착된 바깥쪽이고, 오른쪽이 안쪽이죠. 등산화를 처음 신을 때는 괜찮지만 좀 걷다보면 항상 안쪽의 텅이 밀려 올라와 버립니다. 아래 박스 안의 형태처럼... 

 

tongue_03.jpg

 

tongue_04.jpg

- 오른쪽은 텅이 밀려나오지 않습니다. 제자리를 잘 지키고 있습니다. 

 

tongue_05.jpg

 

그런데 위의 사진에서와 같이 이상하게도 안쪽 텅만 밀려올라옵니다. 누구나 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게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텅이 밀려서 안쪽 벽(?) 위로 올라오면 그게 미세한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안쪽 발이 텅에 의해 지지되지 못 하는 약간의 불안감 같은 느낌이 옵니다.(이거 참 성가십니다.^^;) 그리고 실제로 발목 안쪽이 그 부위에서 뭔가  집히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가끔은 서서 텅을 등산화 안쪽으로 다시 집어넣고, 끈을 더 세게 묶는 일이 생깁니다. 근데 아무리 세게 묶어도 안쪽 텅이 밀려올라오는 건 막을 수 없지요. 

 

그래서... 
 

_DSC0001.jpg

 

전 위와 같이 텅 안쪽을 신발에 고정해 버렸습니다. 내부를 실로 되는 대로 꿰맨 후에 그걸 접착제로 굳혀 버렸습니다. 이럴 경우에 '한쪽 텅이 고정되어 있어서 등산화를 신을 때 문제가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고 몇 번 테스트해 보니 별 문제가 없기에 꿰매 버린 것입니다. 

 

_DSC0003.jpg

 

이런 식으로 꿰매고, 접착제로 굳혀 버리니 이건 당현히 밀려올라올 수가 없죠. 

 

_DSC0004.jpg

 

처음엔 위와 같이 나일론 실로 꿰매기만 했는데, 등산을 하면서 보니까 안쪽 텅이 아무리 걸어도 밀려올라오지 않으니까 상당히 편하더군요. 이걸 꿰맨 후에 약 10km 등산로를 걸었는데, 집에 와 보니 한쪽 상단의 실밥이 튿어져있기에 그걸 다시 꿰맨 후에 실밥 처음과 끝을 미량의 순간접착제로 더이상 튿어지지 않게 고정했고, 다시 다목적 접착제로 꿰맨 부분 전체를 굳혀버렸습니다. 

 

IMG_0255.jpg

 

이렇게 하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텅이 완전히 고정되어 밀려올라오는 일이 없더군요. 사실 텅이 밀려올라오는 현상은 경사가 센 곳을 올라갈 때 많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한쪽이 밀려올라오면 그쪽으로 발목이 약간 비틀립니다. 텅의 기능 중 하나가 발목을 굽혔을 때 발의 수평을 정확히 유지해 주는 것도 있는데, 그게 양쪽 높낮이가 달라지면 당연히 불안정해지고, 제대로 지지를 해주지 못 하니 발목 부상의 위험에도 연결이 될 수 있지요.

 

IMG_0256.jpg

 

그리고 한쪽 텅이 밀려올라오면 그 때문에 그 부위가 느슨해 지는 느낌을 가지게 되고, 그 때문에 보아 다이얼을 더 돌리거나 끈을 더 세게 묶는 일이 반복되게 됩니다. 끈은 적당한 세기로 묶어야 혈액순환에도 좋은 건데, 발목을 고정하겠답시고 자꾸만 조이게 되면 좋을 리가 없죠. 

 

tongue_01.jpg

- 처음에 양쪽 등산화의 안쪽만 이렇게 꿰맸습니다.(접착제로 굳히기 전) 

 

tongue_02.jpg

 

하여튼 이렇게 하고 나서 하루 등산로를 걸어보고 튿어진 부분만 더 꿰맨 후, 접착제로 굳히고 나니 그 후엔 아무 문제가 없어졌습니다. 전혀 등산화에 신경을 쓸 일이 없이 잘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근데 다른 분들은 그런 고충들이 없으신가봐요??^^; 아무도 이런 얘기를 하시는 분들이 없는 걸 보면... 근데 전 이런 문제를 아이스하키나 인라인 스케이팅을 하던 시절에 이미 겪었거든요. 그 땐 그런 문제로 인해서 발목 안쪽이 까져서 항상 양쪽의 발목 안쪽이 멍이 든 채로 운동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스케이팅을 할 때는 에지를 많이 주느라고 발목의 각도를 많이 꺾다보니 그 부위에 힘이 집중되어 상처까지 나는 것이죠. 

그러다가 호주의 인라인 스케이트 제작사인 본트(Bont)에서 그 문제를 해결한 부츠를 생산해 주더군요. 안쪽 텅에 후크(hook)를 달아서 그게 움직이지 못 하게 고정을 해줬던 것입니다. 세계적인 부츠 전문 제작사에서 그런 해결책을 낸 걸 보면 같은 문제로 고생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에 대한 어필이 없어서 그런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산화 회사는 아직도 없더군요. 그냥 민감한 사람만 그런 문제를 겪으면서 불편함을 느끼고 사용자 스스로 해결을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개는 이런 일로 고민을 않으시는 것 같지만 저는 엄청나게 불편한 일이었기에 혹시 같은 고민을 하셨던 분들은 없는가하여 이 글을 씁니다.^^ 그 경우, 골아파하실 필요 없이 그냥 안쪽을 꿰매 버리면 됩니다. 근데 그게 경사각이 센 곳을 등산하다보면 힘을 받아서 실밥이 터지니 실밥이 안 터지게 미량의 순간접착제로 실끝을 고정하시거나 꿰맨 부위 전체를 (절대 순간접착제가 아닌) 다목적 접착제(소위 본드)로 접착하세요. 더 확실한 방법은 아주 강하게 에폭시(Epoxy)로 접착하시는 것입니다.^^

 

-----

* 혹시 '이렇게 하면 등산화 하나 버리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나요? 그런 경우는 일단 꿰매기만 해서 사용해 보시고 아니다싶으면 꿰맨 걸 다시 튿어내면 됩니다. 만약 괜찮다 싶으면 그 다음 단계로 접착을 해서 쓰시고요. 전 당연히 꿰매고, 접착한 등산화로 여러 달째 아무 문제 없이 편한 마음으로 등산을 하고 있습니다.^^

 

Comment '2'
  • profile
    apple 2021.10.21 03:51

    와 ! 너무 섬세 하시게 말씀 해 주십니다 짱!! 모두들 기뻐 하겠습니다 

     

  • profile
    Dr.Spark 2021.10.23 14:43
    제가 좀 별나서(?) 그런 작은 불편을 참지 못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일단 남들이 뭐라건 전 제 식 대로 사는 거죠.^^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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